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44)
44화 인간의 욕심은 산을 옮긴다 (2)
‘누가 훔쳐 가진 않겠지? 뭐 그분들에게 부탁도 해 놨으니까.’
강민은 밤새 마트에 물건을 넣었다.
20kg 쌀을 1kg 단위로 봉지에 넣어 20개로 나누어 마트에 전시했고, 라면과 과자도 박스에서 꺼내 놓았다.
그렇게 정리가 완료되자 강민은 잠시 눈을 붙이고 바로 청량리 근처로 ‘근육 좀비’를 잡으러 갔다.
오패산 근처에서 좀비 웨이브가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좀비 웨이브가 일어나도 오패산이 아니라 이 근처에서 일어나도록 해야 해.’
다행히 강민에게 이제 근육 좀비를 잡는 건 어렵지 않았다. 땅에서 5m 정도 되는 높이에서 ‘방패 던지기’ 스킬로 근육 좀비를 죽이면 되었다.
오히려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것에 있었다.
‘마석을 줍기가 어려워!’
마석을 주우려면 내려가서 근육 좀비의 심장을 꺼내야 하는데, 그사이에 좀비들이 몰려왔다.
결국 근처의 모든 좀비를 어느 정도 죽여야만 마석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토네이도 방패를 쓰면 좀비 문제는 해결됐지만, 좀비가 아예 갈려 버려서 마석을 찾을 수도 없었다.
거기다 스킬을 써서 좀비를 죽일 때마다 내구도가 닳으니 결국 어느 정도 하다가 ‘강북 연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어휴, 오전 내내 해서 얻은 마석이 10개뿐이라니. 효율이 너무 안 좋은데. 마석을 얻을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어.”
강민은 고개를 흔들며 강북 연합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거대한 환호성이 강북 연합에 울렸다.
* * *
“왔어! 강민 씨가 왔어!”
“드디어 마트 여는 건가요?”
“돈 준비됐어요!”
“마트! 마트!”
강북 연합의 모든 사람이 마당으로 내려온 거 같았다. 주방 아주머니에 아이들까지 모두 나와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강민이 걸어가자 마트 앞에서 있던 민주가 뛰쳐나와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해 주었다.
‘이 사람들 모두가 마트 열리기만 기다리던 사람들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그들의 손에는 현금 뭉치와 귀금속들이 가득했다. 집에 가지고 있던 모든 걸 전부 가지고 내려온 거 같았다.
‘바로 마트를 열어야겠어. 더 기다리게 하면 큰일 나겠다.’
강민은 바로 마트로 들어갔다.
마트를 지키고 있던 ‘도봉산’ 사람들이 입구에서 비켜 주었다.
바깥을 보자 길게 한 줄로 서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강민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오세요, 한 사람씩이요.”
제일 먼저 들어온 건 홍영이었다. 그는 오만 원권 지폐 한 묶음을 들고 와 강민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 돈 성애자야, 이 쓸모없는 걸 왜 받아?”
“크크, 제 꿈이 뭔지 아시잖아요. 전 기어코 지폐로 헤엄치고 말 겁니다. 그나저나 돈이 있으셨네요?”
“기념으로 금고 열렸을 때 몇 개 챙겨 놨는데 이렇게 쓸 줄 몰랐지. 하여튼 돈으로 가져가도 되는 거지?”
“물론이죠. 현금이니 3개에 한해서요.”
홍영은 다른 것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담배 판매대에 가더니 거기서 담배 3개를 꺼내고 마트를 빠져나갔다.
“아저씨, 잔돈이요!”
“필요 없어. 그걸로 똥이나 닦아!”
그다음은 중년의 남자였다. 그는 강민이 어젯밤 밤새도록 봉투에 분배해 놓은 쌀 한 봉지와 라면 하나 그리고 과자 하나를 집더니 강민에게 가져왔다.
“제가 가진 게 이 목걸이뿐인데 이걸로 될까요? 순금입니다.”
강민이 만져 보니 묵직했다. 못해도 5돈은 넘을 거 같았다.
“과한 거 같은데요?”
“하하, 그래요? 부족하지 않으면 됐습니다. 어차피 사람들이 좀비들과 싸우게 하시려 자원봉사하시는 거잖아요? 다 알아요.”
“하… 하. 그… 게, 벌써 들켰네요?”
강민이 어색하게 대답했다. 물론 그 의도도 있었지만 반쯤은 자신이 현실로 가져가서 쓰기 위함이었다.
“사람들 다 알고 있습니다. 언제나 저희를 위해서 솔선수범해 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중년 남자가 나가고 그 뒤로 수많은 사람이 들어왔다 나갔다.
1시간이 지나자 마트에 가득했던 물건도 거의 동이 났다.
그때였다. 마트 안으로 피비린내가 확 풍겼다. 들어온 사람을 보니 그동안 움직이지 않던 정찰대 범생이였다.
마트 입구에는 3조가 모두 있었다. 그중에는 민주도 있었다. 모습을 보니 막 좀비를 잡고 온 거 같았다.
범생이가 강민에게 작은 주머니를 건넸다.
“귀금속인가?”
강민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주머니를 열었다.
“응?”
순간 강민의 입이 쫙 벌어졌다.
그 안에 마석이 가득 있었다. 마석을 꺼내 세어 보니 12개. 자신이 오전 내내 한 것보다 더 많은 마석이 그곳에 있었다.
‘아, 나는 바보였구나.’
마석을 본 강민은 그 생각이 먼저 들었다.
지금까지 강민은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그게 능사가 아니었다.
분명 돈과 귀금속 그리고 마석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필요가 없는 거였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꼭 필요했고 사람들에게는 식량이 필요했다.
‘진작에 이렇게 할걸.’
강민이 마트를 연 것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게다가 사람들이 변한 거 같아.’
그냥 오늘도 살아남았다며 살아가던 사람들의 행동에 ‘욕심’이 보였다.
쌀 한 봉지만 사 갔으면서도 연신 다른 물품에서도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런 사람은 어떻게든 돈을 구해 다음에 또 올 게 분명했다.
정찰대가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트의 모든 물건이 팔렸다.
뒤늦게 돈과 귀금속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있었지만 더 이상 물건을 살 수 없었다.
“혹시 물건들이 다시 들어올 예정이 있습니까?”
강민이 웃으며 대답했다.
“모레, 모레 다시 오십시오. 그때 2시에도 마트를 열겠습니다.”
강민에게는 아직 아공간에 500kg 정도의 식량이 더 있었다.
강민의 말은 순식간에 강북 연합에 퍼졌고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홍영은 말보로를 입에서 떼고 담배 연기를 내뱉었다.
– 후.
동그란 연기가 하늘 위로 올라갔다.
“이게 천국이구나.”
주머니 안에 있는 담배 3갑이 그렇게 든든할 수 없었다. 물론 방에는 그동안 강민이 가져다준 담배가 꽤 있었다.
“담배야말로 다다익선이지.”
홍영이 그렇게 자신만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을 때였다.
“아저씨, 또 담배 피우고 계세요?”
소리가 난 옆을 보았다. 그곳에 여자아이가 걸렸다는 표정으로 홍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예전 홍영이 구해서 이곳에 데려온 소현이었다.
홍영은 저도 모르게 담배를 뒤로 숨기고 웃었다.
“으… 응, 이건 담배가 마트에 있기에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테스트야 테스트!”
“강민 오빠가 가짜를 팔겠어요? 그냥 담배 피우고 싶었다고 말하세요.”
“이거 소현이한테 딱 걸리고 말았네.”
“건강에 안 좋으니까. 조금만 피세요.”
“알았다! 이건 꼭 약속하마.”
그때였다.
“아빠, 정말 맛있어!”
멀지 않은 곳에서 아빠가 자신의 아이에게 ‘초콜릿’을 주는 게 보였다.
이곳에 있는 아이들이 모두 고아는 아니었다. 30% 정도는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었다.
마트가 열리자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과자를 사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주기 시작했다.
소현의 눈이 아이가 든 ‘초콜릿’에서 떼어지지 못했다.
홍영은 아차 싶었다.
‘남은 돈이 있나?’
없었다. 그제야 홍영은 아까 강민에게 남은 지폐를 가지라고 한 게 후회가 되었다.
‘아니야, 잔돈은 10만 원 정도밖에 안 됐어. 그걸로는 물건을 못 사.’
홍영은 소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소현아, 초콜릿 먹고 싶니?”
소현이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아니에요. 조금 전에 과자 먹고 왔어요. 강민 오빠가 과자 한 상자 주고 갔거든요.”
한 상자라고 하더라도 아이들과 나눠 먹으면 조금밖에 못 먹었을 게 분명했다.
잠시 후 아이들이 와 소현을 부르자 소현이가 인사를 하고 뛰어나갔다.
“아무래도 돈이 필요할 거 같아.”
금고에 돈은 없었다. 돈을 구하려면 바깥으로 나가야 했다.
‘이거 바깥에 나가려는 사람들하고 힘을 합쳐야겠는데…….’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문제는 자신의 무력이 약하다는 거였다. 평소에도 운동을 안 했고 스킬조차 싸우는 것과는 백만 광년은 떨어져 있었다.
그들에게 아무리 애원한다고 하더라도 데려가지 않을 게 뻔했다.
‘잠깐만 내 스킬?’
홍영의 눈이 빛났다. 홍영의 스킬은 ‘부호의 눈’이었다. 돈이 될 만한 것을 알아보는 스킬이었다.
지금까지는 아무 쓸모없는 스킬이어서 쓰지 않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면 얘기가 달랐다.
홍영은 급히 컨테이너 위로 올라가 바깥을 바라보며 스킬을 펼쳤다.
‘부호의 눈!’
수많은 집 위로 색깔들이 나타났다. 대다수가 노란색과 파란색이었는데 그 농도가 흐릿했다.
‘노란색은 금이고 파란색은 지폐야.’
농도는 양을 뜻했다. 농도가 진할수록 많은 양이 있다는 뜻이었다.
집마다 약간의 현금과 귀금속은 다 가졌는지 흐릿하게나마 노란색과 파란색을 띄웠다.
‘저런 잔챙이 말고 대박인 곳 없을까?’
홍영은 컨테이너를 옮겨 다니며 주위를 살폈다. 그러다 홍영은 걸음을 멈췄다.
‘저긴!’
파란색으로 진한 곳이 있었다. 그건 도로 한가운데 있는 검은색 스타렉스였다.
남들 보기에는 평범한 스타렉스였지만 홍영은 그게 어떤 차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현금 수송 차량!’
대박이었다. 다만 그곳은 도로 한복판이라 좀비들이 많았다.
‘저놈의 좀비들은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구나. 하긴, 성북구 인구만 해도 30만이니.’
3분의 2만 좀비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20만이었다.
자신들과 강민이 아무리 많은 좀비를 죽였다고 한들 1만 명은 넘기지 못했을 거였다.
‘이걸 어떻게 한다?’
홍영은 잠시 고민하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향했다.
* * *
호철은 마트를 끝내고 나오는 강민과 컨테이너 위에 올라섰다.
“대표님, 어쩐 일이세요?”
강민의 말에 호철은 방긋이 웃으며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곳을 보니 정찰대가 주택가 옥상으로 움직이는 게 보였다.
사이가 좁은 곳은 그냥 뛰어넘었지만, 넓은 곳은 어디서 구한 널빤지를 대고 넘기 시작했다.
“능숙한데요? 저러면 좀비도 못 따라오겠는데요?”
“그렇지. 다들 살려고 발버둥 치면서 생각해 낸 거지.”
“게다가 정찰대 숫자가 많네요?”
예전처럼 세, 네 명이 한 조로 움직이지 않았다. 열댓 명이 한꺼번에 움직였다.
몇몇은 좀비를 상대하고 또 몇몇은 이동로를 뚫고 또 몇몇은 등에 잔뜩 배낭을 메고 있었다.
“그렇네. 사람들이 두려움을 이겨 내고 있어. 모두 자네 덕분이네.”
“헤헤, 저야 판만 깔아 준 거지 실제로 움직인 건 스스로들이죠.”
호철이 강민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 판을 깔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자네뿐이어서 그렇지.”
“설마요. 이 세상 어딘가에는 예전과 같이 사는 곳도 있지 않을까요?”
강민은 아직 이들에게 ‘강화도’와 ‘진도’에 대해 말을 하지 않았다.
“글쎄, 있다고 해도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면 없는 곳과 마찬가지지. 그리고 난 지금 생활에 만족하네.”
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화도나 진도가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지만, 이곳도 나쁘지 않았다.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었다. 도봉산과 비교하면 천국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이런 곳을 만든 게 바로 장호철과 조장들이었다. 새삼 이들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홍영이 얘기 들었나?”
“홍영 아저씨요? 그러고 보니 요즘 잘 못 봤어요.”
“하하, 그 사람 요즘 최고 인기인이 돼서 그래.”
“네? 인기인이요?”
호철은 강민에게 홍영의 스킬 ‘부자의 눈’을 얘기해 주며 그의 활약상을 말해 주었다.
“요즘 홍영 때문에 비전투 스킬을 가진 사람들의 평가가 다시 되고 있네.”
모두 강민의 마트 덕분이었다. 식자재가 조금 유통되자 관련된 스킬을 가진 사람들 인기가 치솟았다.
“그거 참 다행이네요.”
“그래, 이 모든 걸 자네가 만든 거지.”
“대표님, 아니라니까요.”
호철이 강민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호철은 한참 동안 뭔가를 망설이다 말을 꺼냈다.
“자네가 언젠가 이곳을 떠날 거라는 걸 알고 있네.”
순간 강민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표정 지을 거 없네. 우리야 이동에 제한이 있지만, 자네야 제한이 없지 않은가? 거기다 무력도 뛰어나니 한곳에 있을 필요가 없지.”
“…대표님.”
“언제 떠나도 괜찮네. 하지만 다만 하나만 알아주게.”
호철은 강민의 양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이곳이 자네의 고향이라는 것만 알아주게.”
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이곳이 제 고향입니다. 어디로 가든 언젠가 이곳으로 돌아올 겁니다.”
“하하, 그러면 됐네.”
호철과 강민은 컨테이너 위에서 먼 곳을 바라보며 얘기하다 내려왔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 먼 곳만 바라봤다. 그래서 저번에 흙 포대를 쌓아 올린 곳을 살피지 못했다.
“으으으!”
좀비들이 흙 포대를 치기 시작했다. 사실 이미 며칠 동안 좀비들이 흙 포대를 쳤었다.
그게 쌓이고 쌓여 약해진 포대에 작은 구멍을 뚫기 시작했다.
– 치이이.
포대에 담긴 흙들이 바깥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 * *
이틀 후 강민은 다시 마트를 열었다.
‘이제 가져온 물건도 이게 마지막이구나.’
사람들의 삶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쌀과 밀가루를 가지고 떡과 과자를 만드는 사람도 나타날 정도였다.
‘이게… 내가 만든 세상.’
뭔가 가슴 깊은 곳에서 뿌듯함이 올라오는 거 같았다.
돈은 엄청나게 벌었다. 마트가 끝난 뒤 ‘아공간’에 모두 넣었는데 아직 다 세지 못할 정도였다.
‘이 정도면 몇 달 치 회사 운영비와 월급으로 충분하겠어.’
강민이 씩 웃으며 막 쌀 한 봉지를 팔 때였다.
갑자기 바깥에서 사람들 비명이 들렸다.
“조… 좀비야!”
“포대가 무너졌어!”
“막아!”
“으악!”
강민이 벌떡 일어나 바깥을 바라봤다.
‘좀비?’
강민이 마트에서 뛰쳐나갔다.
‘저긴!’
그곳은 포대에 흙을 담아 쌓아 놓은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곳이 무너져 있었다.
좀비들이 하나둘 흙 포대를 넘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느리고 당장은 그 수가 많지 않았다.
‘이 정도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거 같은데?’
강민은 그렇게 생각하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왜 이러지?’
순간 강민은 떠오르는 게 있었다.
‘설마 사람들은 그때를 떠올리는 거야?’
무너진 컨테이너를 뚫고 들어오는 좀비들. 분명 그때와 달랐지만 상황이 비슷했다.
“좀… 좀비가 또 들어왔어.”
“또 뚫렸어. 죽을 거야. 그때처럼 죽을 거라고!”
사람들의 말을 들은 강민은 확신이 들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그때처럼 힘이 모자란 게 아니잖아!’
이대로 있을 수 없던 강민이 모두를 향해 소리 질렀다.
“여러분, 싸워야 합니다. 지금은 좀비가 적어요. 바깥에서 좀비와 싸울 때보다 훨씬 안전하다고요!”
강민의 외침에도 사람들은 얼어붙어 있었다.
그중에는 아파트 안으로 도망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대로는 안 돼!’
강민은 바로 방패를 소환했다.
– 쿵! 쿵! 쿵! 쿵! 쿵!
다섯 개의 방패가 무너진 흙 포대 앞을 막았다. 좀비들이 방패에 막혀 들어오지 못했다.
몇 마리 들어온 좀비들을 그나마 정신을 차린 정찰대 몇명이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사람들이 조금 진정하기 시작했다.
“방패야! 방패가 우리를 지켜 주고 있어!”
“맞아, 강민 씨가 있었어!”
“강민 씨 정도면 저 정도 좀비 정도야 문제도 아니라고!”
사람들은 모두 강민을 바라봤다. 강화 좀비가 왔을 때도 강민이 나타나 모두를 죽였던 기억이 떠오른 거였다.
그 모습을 보며 강민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아니야.’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좀비들을 죽였지만, 막상 예전과 같은 상황이 닥치자 큰 혼란에 빠져 버렸다.
‘이걸 이겨 내지 않으면 미래가 없어!’
사람들은 며칠 동안 좀비와 싸우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같이 협동하는 법도 배웠고 실력도 늘었다.
이들은 충분히 이걸 이겨 낼 힘이 있었다.
‘이들은 강해. 그걸 끌어내기만 하면 돼! 내가! 내가 그렇게 만들어 주겠어!’
강민이 모두에게 소리쳤다.
“여러분! 싸우십시오! 저 정도 좀비들은 여러분도 충분히 상대 가능합니다.”
강민의 말에 사람들은 좀비들을 바라봤다.
방패에 막혀 들어오지 못하고 있었지만 점점 많은 수의 좀비가 몰려들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겨 내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들지 않았다.
그날의 공포가 이들을 지배했다.
강민은 사람들 표정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이 정도로는 사람들 마음을 못 움직이는 건가?’
더 강한게 필요했다. 강민은 독한 마음을 먹었다.
‘어쩔 수 없어. 내가 강하게 나가야 해!’
강민이 모두를 향해 소리쳤다.
“여러분! 저는 도와 드리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이 죽어 나가도요!”
강민의 말에 사람들이 눈을 크게 떴다. 설마 그러겠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농담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강합니다. 그걸 요 며칠 여러분은 스스로 증명하셨습니다. 돈과 귀금속을 가져오고 마석을 가지고 왔습니다. 저 좀비들과 싸우면서요!”
강민의 말에 상당수 사람이 흔들렸다. 몇몇은 이를 악물고 좀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강민은 그 모습을 보고 말했다.
“하실 수 있습니다. 두려움을 이겨 내십시오. 여러분은 강합니다. 앞으로 더 강해질 거고, 언젠가는 예전의 그날을 여러분 손으로 만들게 될 겁니다!”
강민의 말에 사람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공포를 이겨 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제일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민주였다.
“죽어!”
민주가 칼로 방패 사이를 꿰뚫었다. 칼은 정확히 좀비의 목을 잘랐다.
그걸 본 강민이 더 크게 소리쳤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강합니다! 스스로를 믿으십시오. 여기는 여러분들의 만들고 지켜 낸 집입니다.”
사람들이 주먹을 꽉 쥐었다.
‘집?’
‘집이라고?’
여전히 두려웠지만 강민의 말이 가슴속을 흔들었다.
그 순간 강민의 눈앞에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용자의 ‘말’에 사람들이 동조하기 시작했습니다.>뭔가 일반 메시지와 다른 메시지였다. 메시지를 보는데 몸 깊숙한 내부에서 묵직한 울림이 퍼지는 거 같았다.
그 울림이 어린아이들을 움직였다.
아이들이 바닥에 있던 돌멩이를 주워 좀비들에게 던졌다.
“나가! 여긴 우리 집이야!”
“죽어! 죽어!”
“우리 집에 오지 마!”
아이들이 던진 돌멩이는 방패 근처에도 도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 모습은 이곳에 있는 어른들의 마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이곳의 분위기가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아파트 안에 들어갔던 사람들이 바깥으로 나왔다. 도망가려 뒤돌아섰던 사람들이 다시 좀비를 향해 몸을 돌렸다.
[동조가 의지로 발전됩니다. 의지가 자신들을 옭아매던 두려움을 이겨 내기 시작합니다.>메시지가 다시 뜨며 강민의 몸속에서 더 강한 울림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건 하나의 ‘말’이 되어 사방에 울려 퍼졌다.
[스스로 지켜라.]강민은 자신을 중심으로 뭔가가 퍼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말은 파동이 되어 사람의 가슴속에 울림을 만들었다.
[이제부터 스스로 강해지고자 하는 사람은 스킬 레벨 업 속도가 빨라집니다.>사람들이 무기를 꽉 쥐며 좀비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몇이 조금 후에는 모든 사람이 뛰쳐나갔다.
[대상은 강북 연합에 속한 모든 인간입니다.>사람들이 스스로를 이기고 좀비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 아포칼립스 시대를 바꿀 거대한 흐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