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46)
46화 종각역 생존자들 (1)
그냥 넘기기에는 똘망의 표정이 너무 다급했다.
“무슨 얘기인데 그래?”
똘망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괴물 식물을… 발견했습니다. 그게… 이 근처까지 뿌리를 뻗고… 있어요. 그 속도면 며칠… 이면 이곳에… 도달할 겁니다.”
“괴물 식물?”
“네, 저도 정체를 알수 없었지만… 그 놈들이… 개와 고양이를 조종… 하는 거 같았… 습니다.”
중요한 얘기였지만, 똘망이가 너무 힘들어 했다.
“똘망아, 이제 됐어. 쉬어. 나중에 해.”
“안 됩니다. 정말 중요한 게… 하나 더 남았… 습니다.”
똘망이는 상처에서 통증이 나는지 얼굴을 잠시 찌푸리다 말을 이었다.
“그만하라니까!”
“주인님이 찾고 있던 걸… 발견했습니다.”
순간 강민이 멈칫했다.
“내가 찾는 거?”
강민의 머릿속에 여러가지가 생각났다. 달러, 귀금속. 하지만 가장 원하는 건 따로 있었다.
“설마?”
“네, 게이트를 찾았습니다.”
강민의 눈이 번뜩였다.
게이트야 말로 ‘방패’ 스킬을 올릴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똘망이의 치료가 먼저야.’
강민은 똘망이에게 기다리라고 한 다음에 병원에 가서 구급약을 몇 개 가지고 왔다.
구급약도 마트에 있었다는 핑계로 강민이 가져다 놓은 거였다.
‘빨간약이 고블린에게도 들려나?’
소독하는 거니 큰 문제는 없을 거란 생각에 상처에 빨간약을 발랐다.
“끼이이이익!”
똘망이가 비명을 지르다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똘망이의 눈에는 눈물이 덩그렁했다.
‘그렇게 아프나?’
아파도 별수 없었다. 강민은 빨간약을 상처에 다 바르고 밴드와 붕대로 상처를 감쌌다.
“휴, 이제 다 됐네.”
치료가 끝나자 똘망의 표정이 한결 나아 보였다.
“주인님, 게이트를 찾으러 가실 거죠?”
“당연하지. 승급석은 나한테 꼭 필요해. 게다가 여기가 위험하다면서? 그 전에 어떻게든 처리해야지.”
똘망이가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주인님, 그곳 엄청 위험합니다.”
“안 그래도 묻고 싶었어. 똘망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던거야?”
“그게…….”
똘망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기 시작했다.
* * *
똘망이는 강민과 헤어진 그날부터 차분히 이야기했다.
생각보다 똘망이는 이야기를 아주 잘했다. 덕분에 강민은 똘망의 이야기에 푹 빠져 버렸다.
“그래서, 제가 겁나 빠르게 도망쳐서 그… 큰 칼 찬 동상, 아 이순신 장군? 님 자 꼭 붙이라고요? 넵, 이순신 장군님 동상에 올라갔을 때였습니다.”
똘망이가 호흡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
“그곳에서 이 창으로 올라오는 고양이와 개들을 창으로 찌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를 무언가가 덮치는 게 아니겠습니까?”
“혹시 개나 고양이였어?”
“아뇨, 그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저를 완전히 삼켜 버렸으니까요.”
똘망이를 삼킬 정도면 그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혹시 정체를 알아?”
똘망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처음에는 정체를 몰랐습니다. 희미하게 빛이 들어오긴 했는데 어두웠거든요. 무언가 가죽 같은 게 저를 감싸고 있고 그 안에서 끈적이는 액체가 나와 제가 움직이기 힘들게 했습니다.”
‘가죽이 감싸고, 끈적이는 액체?’
똘망이의 말만 듣고는 도저히 정체를 짐작할 수 없었다.
“전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했죠. 다행히 저에게는 창이 있었습니다. 그걸로 가죽을 뚫었죠. 그러자 빛이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그게 그 괴물을 깨워 버렸습니다.”
“괴물이라니?”
“빛이 들어와 안이 보였습니다. 안은 노란 꽃잎 안이었습니다. 꽃 수술도 보였죠. 그런데 그 안 깊숙한 곳에서 갑자기 입이 벌어지더니 날카로운 수많은 이빨이 나타났습니다.”
강민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당연히 싸웠죠. 저를 감싸고 있던 꽃잎을 계속 창으로 찌르고 이빨을 창으로 찔렀습니다. 그러자 꽃수술이 늘어나 저를 잡아챘습니다. 촉수처럼요. 몸을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죠.”
이 정도면 더 이상 똘망이가 살아날 방법이 없어 보였다.
“그런 괴물한테 어떻게 살아남은거야?”
강민의 말에 똘망이가 뻔하게 강민을 바라봤다.
“어떻게라뇨. 당연히 주인님 때문이죠?”
“응? 나 때문이라고? 난 그때 이곳에 있었는데 무슨 소리야?”
똘망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주인님이 언령 마법 쓰신 거 아니에요?”
강민이 깜짝 놀라 입을 벌렸다. 자신이 언령을 쓸 수 있다는 건 그 누구도 모르는 비밀이었다.
“어… 어떻게?”
“어떻게라뇨. 처음 쓰신 것도 아닌데. 지난번에 저희 족장을 죽일 때도 ‘언령’ 마법을 쓰셨잖아요.”
강민은 눈을 크게 떴다.
‘맞아, 그때도 잠시 썼던 기억이 나. 그걸 이놈이 어떻게 아는 거지?’
강민이 물었다.
“넌 그걸 어떻게 아는 거야? 고블린이면 당연히 아는 거야?”
“그야 당연히…….”
순간 똘망이가 인상을 찌푸렸다. 똘망이는 머리를 부여 잡고 몸을 흔들더니 갑자기 바닥을 뒹굴기 시작했다.
“아악! 아파! 아파!”
“똘망아!”
강민이 가까이 가니 똘망이의 눈, 코, 입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이 증상은 설마? 언령 마법이 똘망이의 이전 주인과 연관된 건가?’
강민은 똘망이를 흔들면서 ‘아무 생각 마’라고 소리쳤다.
다행히 강민의 소리를 들었는지 똘망의 표정은 점점 괜찮아졌다. 하지만 이미 온몸은 피투성이였고 얼굴은 지쳐 보였다.
“죄… 죄송 합니다, 주인님.”
“아니야, 네 잘못도 아닌데. 그에 대해선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돼.”
“알겠습니다, 주인님. 하지만 이건 설명해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무리하지 않아도 돼.”
똘망이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주인님의 언령 마법이 이 주위에 있던 마나를 흔들어 버렸습니다. 마나가 흔들리면 마나를 사용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잠시 그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 괴물 식물도 마찬가지였죠.”
똘망이는 숨이 차는지 헉헉 거리다 다시 말을 이었다.
“덕분에 전 촉수를 자르고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빠져나오며 식물 이빨과 싸우면서 온몸에 상처를 입었지만 천신만고 끝에 주인님 곁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그제야 강민은 모든 일을 알게 되었다. 강민은 자신이 먹으려 놔둔 ‘햄버거’를 아공간에서 하나 꺼내 주며 말했다.
“고마워, 똘망아. 이제 가서 쉬어.”
강민은 은행을 나섰다. 강민의 얼굴은 한껏 굳어 있었다.
‘종로라.’
하필 종로였다.
‘달러가 그곳에 있고, 게이트가 있어. 게다가 똘망이 말에 의하면 괴물 식물이 점점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했어. 빨리 처리 안 하면 이곳까지 퍼질 거라고.’
방법이 없었다. 그 괴식물을 잡아야 했다. 하지만 그러려면 괴물 식물이 어떤 건지 정확히 알아야 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어떤 놈인지 알아 보는 거야.’
다만 그러기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 있었다.
* * *
“광화문 광장이요? 저야 좋죠!”
꽤 거리가 멀어 강민은 아민이 거절할 줄 알았는데 아민은 바로 승낙했다.
“최대한 위험하지 않게 가겠지만, 하늘 위야. 너 고소 공포증 있는데 괜찮겠어? 거리가 꽤 멀어.”
“어차피 오빠가 업어 줄 거잖아요? 눈감고 있으면 돼요.”
아민은 오히려 소풍이라도 가는 듯 신나했다.
강민은 아민 아버지에게 허락을 얻고 강북 연합을 떠났다.
아민을 업은 강민은 방패를 타며 남쪽으로 내려왔다.
‘큰길을 따라 가는 게 길을 잃지 않겠지.’
강민은 지하철 역을 따라 내려갔다. 미아사거리역에서 성신여대입구역까지 내려갔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 없었다. 문제는 그 다음역 한성대입구역에서 발생했다.
‘똘망이 말이 맞았어.’
분명 게이트가 광화문에 있으니 괴물 식물 본체도 그곳에 있다고 생각하는게 맞았다.
그런데 어느새 이곳까지 커다란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이 속도라면 며칠 내로 오패산까지 들이닥칠 게 분명했다.
“오빠… 무슨 일 있어요?”
등 뒤에 있던 아민이 문득 물었다. 아무래도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고 그걸 아민이 알아챈 거 같았다.
“아니야, 괜찮아. 나 꼭잡고 있어.”
“걱정 마요. 꽉 잡고 있을 테니까요!”
강민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조금 지나자 창덕궁이 나타나고 종묘가 보였다.
개와 고양이는 그곳부터 보였다. 그것들은 죽은 듯 바닥에 누워 있었다.
“아민아, 잠깐 눈 뜰 수 있어?”
“네, 오빠.”
강민은 개와 고양이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들을 상태창으로 봐 줄 수 있어?”
아래를 내려다본 아민은 조금 무서운지 몸을 떨면서 ‘네’라고 작게 대답하며 아래를 내려다 봤다.
‘불쌍해. 다들 먹지 못해서 죽을거 같아.’
평소에도 동물을 좋아했던 아민은 애처로운 마음으로 스킬을 펼쳤다.
[감염된 고양이]– 설명 : 기생 식물 몬테라가 뇌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 레벨 : 3
– 스킬 : 할퀴기(상처가 쉽게 낫지 않는다.)
[감염된 개]– 설명 : 기생 식물 몬테라가 뇌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 레벨 : 3
– 스킬 : 물어 뜯기(한번 물리면 절대 놓지 않는다. 출혈이 쉽게 멈추지 않는다.)
상태창을 본 아민은 깜짝 놀랐다. 일반 개와 고양이가 아니었다.
“오빠, 이거 이상해요.”
아민은 자신이 본 것을 강민에게 설명했다.
“기생 식물 몬테라에 장악당해? 혹시 아민아 몬테라가 뭔지 알수 있겠어?”
아민은 주위를 살펴보더니 곧 질린 얼굴을 했다.
“오빠, 여기에 난 식물… 저것들 모두가 기생 식물 몬테라예요.”
“뭐라고?”
아민은 바로 몬테라에 대해 알려 주었다.
[몬테라]– 설명 : 포자를 퍼트립니다. 포자가 동물들의 뇌 속에 기생하며, 그들을 조종합니다.
– 레벨 : 10
– 스킬 :
1) 조종(포자를 퍼트려 기생된 동물들을 조종합니다. 단 현재 레벨로는 개와 고양이만 가능합니다. 다른 개체는 이상 현상을 일으킵니다.)
2) 포식(생명체에 본체를 넣어 영양분을 흡수합니다.)
3) 식욕(페로몬을 발산해 동물들에게 견딜수 없는 식욕을 일으킵니다. 단 현재 레벨로는 개와 고양이만 가능합니다.)
강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떤 것은 풀처럼 보였고 어떤 것은 꽃이 펴 있었다. 모양이 달라 다른 종류인 줄 알았는데 모두가 같은 ‘몬테라’인 거였다.
‘그럼 저 많은 식물들이 다 연결된 건가? 아니면 모두 다른 개체인거야?’
거기까지는 강민도 알수 없었다.
강민이 유심히 몬테라를 바라보는데 그동안 바닥에 누워 있던 개와 고양이들이 고개를 들고 강민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흠칫한 강민이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그들도 하나둘 몸을 일으키더니 강민을 쫓아왔다.
“오… 오빠 괜찮은 거죠?”
“걱정 마. 여긴 하늘 위야 저것들이 뛰어도 여긴 못 와. 눈감고 있어!”
아민이 강민의 목을 꽉 잡았다.
강민의 장담대로 개와 고양이들은 쫓아 오기만 할 뿐 어떤 위협적인 행동도 하지 못했다.
강민은 천천히 움직여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다.
‘저거다!’
거기에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사이에 거대한 식물 덩굴이 있었다. 덩굴에는 꽤 많은 꽃들도 봉오리 져 있었다.
‘저 덩굴 안에 게이트가 있다는 거지?’
얼핏 봐도 저 덩굴을 모두 죽이기 전에는 게이트를 파괴하지 못할 거 같았다.
‘식물이면 기름을 가져와서 모두 태워 죽이면 되지 않을까?’
강민은 그런 생각을 하며 주위를 살폈다. 온통 몬테라와 개와 고양이로 가득했다.
‘좀비가 거의 보이지 않는 대신, 이놈들이 설치는구나.’
강민은 머리속에 이들 정보를 넣고 뒤돌아 섰다. 오늘은 알아보러 온 거뿐이었다.
‘다음에 올때 제대로 준비하고 와야겠어.’
그렇게 강민이 다시 돌아가기 위해 걷기 시작할 때였다.
– 치이이이.
광화문 광장 주변에 피어 있던 꽃들이 한꺼번에 무언가를 내뱉었다.
‘뭐지?’
하얗고 작은 연기 같았다.
‘설마? 꽃가루? 아냐! 포자야!’
아민에 얘기해 준 몬테라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인간은 포자를 마시면 이상 반응을 보인다고 했어!’
강민은 하늘로 더 올라갔다. 하지만 포자는 넓고 빠르게 공기 중에 퍼졌다. 강민은 옆으로 이동해 봤지만 포자는 어느새 강민을 덮쳐 버렸다.
처음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몇 분 지나자 몸에 바로 이상이 왔다.
머리가 어질어질하며 몸이 휘청거렸다. 다리가 풀리며 몸이 방패 바깥으로 떨어져 내렸다.
강민은 땅에서 10미터 정도 떠 있었는데, 이대로 떨어지면 크게 다칠 게 분명했다.
게다가 아래에는 개와 고양이들이 가득했다.
‘위험… 해!’
안간힘을 썼지만 점점 정신이 희미해졌다. 그런데 그때였다.
[자연 치유력이 ‘기절’ 상태에 저항합니다.>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다행히 6레벨에 이른 ‘건강한 신체’가 ‘기절’에 저항한 거였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강민은 바로 아래에 방패를 소환했다. 강민의 몸이 방패에 맞고 튕겨 나갔다.
이 순간에도 강민은 온 힘을 다해 아민을 잡고 있었다.
강민은 또다시 방패를 아래에 소환했다. 몸이 또다시 튕겼지만 이전보다는 작게 튕겼다.
그렇게 간신히 강민은 바닥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문제는 바닥에 개와 고양이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거였다.
강민은 바로 스킬을 펼쳤다.
‘방패 던지기!’
강민은 5개의 방패로 개와 고양이를 죽였다.
방패가 적들을 처리하는 사이 강민이 아민을 흔들며 소리쳤다.
“아민아!”
하지만 아민은 깨어나지 못했다.
* * *
‘큰일이야!’
주위를 돌아보니 수 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스팔트 위에 나 있는 풀들이 갑자기 솟아 올랐다.
식물은 줄기 부분이 금새 부풀어 오르더니 덩굴처럼 변해 강민을 향해 뻗어 왔다.
‘위험해!’
방법이 없었다. 강민은 양손으로 아민을 들고 스킬을 펼쳤다.
‘토네이도 방패!’
강민의 주위에 5개의 방패가 나타났다. 3개의 허리쯤에 2개는 머리 위 1미터쯤에 나타나 회전하기 시작했다.
– 으르렁!
– 야아아아옹!
강민에게 달려들던 개와 고양이들이 토네이도의 칼날에 잘려 나갔다.
뻗어 오던 식물 줄기도 방패에 갈려 나갔다. 하늘에 피 분수와 식물의 잔해가 퍼졌다.
하지만 그건 잠시뿐이었다.
개와 고양이들이 더 이상 덤벼들지 않았다. 식물도 마찬가지였다.
‘큰일이야.’
이게 토네이도 방패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 이성이 없이 무조건 달려만 드는 좀비들에게는 최고의 무기였지만 이성이 있는 적들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았다.
‘움직여 보자!’
강민은 천천히 움직였다. 하지만 움직이는 속도보다 더 빨리 개와 고양이들이 물러났다.
어쩔 수 없이 강민은 ‘토네이도 방패’를 멈췄다.
“하악… 하악…….”
강민은 거친 숨을 내 뱉었다.
‘빌어먹을, 방법이 없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에는 살아날 구석이 보이지 않았다. 토네이도 때문에 멈췄던 개와 고양이 그리고 식물 줄기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강민은 이를 악물었다.
‘웃기지 마! 난 포기 안 해! 방패 던지기!’
강민은 다섯 개의 방패를 사방으로 던졌다.
– 싹둑.
식물 줄기가 잘리고 개와 고양이의 몸이 절반으로 잘렸다.
[‘감염된 고양이’를 죽이셨습니다. 3포인트를 얻으셨습니다.>……
[‘감염된 개’를 죽이셨습니다. 3포인트를 얻으셨습니다.>강민은 죽이고 또 죽이며 앞으로 전진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지만 무작정 앞으로 갔다.
하지만 한계가 가까웠다.
‘방패 내구도가 50도 남지 않았어!’
내구도가 다 닳으면 그때는 끝이었다. 몇 미터 앞에 버스와 무너진 종각역이 보였다.
아무래도 초기에 버스가 종각역을 박고 무너진 거 같았다.
버스가 앞을 막고 있어서 종각역 안으로도 들어갈 수 없었다.
‘정말 방법이 없는 거야? 정말로?’
개와 고양이들이 더 많이 강민에게 달려들었다.
강민은 최선을 다해 공격했지만, 너무 적의 숫자가 많았다. 결국 틈이 생겼고 고양이가 손목을 할퀴고 지나갔다.
“악!”
손목에 불에 지진 듯한 통증이 났다.
“씨발!”
놀라 뒤로 물러났지만 어느새 막혔다. 등뒤에 버스가 있었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다.
강민은 미친 듯이 방패를 날렸다. 사방이 온통 피바다가 되었다.
‘이제 남은 내구도는 10.’
강민은 더 이상 희망은 없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다해 적을 죽이려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지하철 입구를 막은 버스문이 열리며 그 안에서 방독면을 쓴 사람이 다급히 손짓했다.
“여기요! 빨리 여기로 들어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