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54)
54화 LA에 가다 (1)
다음 날 아침, 강민은 항상 현실 세계로 이동할 때 오던 그 집으로 왔다.
이제는 자기 집처럼 익숙한 집이었다.
“11시인가?”
강민은 조금 일찍 왔다. 할 일이 있어서였다.
강민은 상태창을 열었다.
* 세계선 이동(SSS)
6레벨 : 5,000kg (5,000포인트.)
7레벨 : 10,000kg (10,000포인트.)
8레벨 : 50,000kg (50,000포인트.)
9레벨 : 100,000kg (100,000포인트.)
– 보유 포인트 : 18530.
18530포인트가 쌓여 있었지만, 그만큼 스킬에 드는 포인트 비용도 늘었다.
특히나 ‘타이탄 썬더 쉴드’ 같은 경우, 19레벨로 만드는데 필요한 포인트가 이백만 포인트였다.
‘예전에는 세계선 이동 포인트가 엄청 비싸 보였는데 이제는 아니네.’
강민은 남은 포인트를 사용해 세계선 이동을 레벨 업 했다.
[‘세계선 이동’ 권능을 레벨 업 하셨습니다. 7레벨이 되었습니다.>메시지를 본 강민이 눈을 빛냈다.
‘이제 만 킬로그램을 아공간에 넣을 수 있어!’
이제 식량을 가져오는 데 더 이상 무게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 정도면 정말 현실에서 무기도 사서 가져올 수 있겠는데? 아니면 자동차나 부품이라도 말이야.’
잘만 쓴다면 정말로 문명을 어느 정도 재건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명 재건이라…….’
문득 강민은 어제 아민이 한 말이 떠올랐다.
– 전 오빠가… 정말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라요. 아니 꼭 그런 사람이 될 거 같아요.
강민이 피식 웃었다.
‘내가 무슨 지배자가 된다는 거야?’
강민은 농담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아민의 그다음 말이 마음에 걸렸다.
– 오빠, 농담 아니에요. 오빠가 그러고 싶지 않아도 오빠의 능력이나 행동은 오빠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게 만들 거예요.
이건 강민이 생각지도 못한 거였다.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엔 강북 연합 사람들의 행동과 종각역 사람들의 행동이 눈에 걸렸다.
아민이 말한 것과 똑같아서였다.
– 많은 사람이 오빠에게 다가올 거예요. 그중에는 오빠를 위해 오는 사람도 있을 거고 오빠를 이용하려고 오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이 말도 맞았다. 사람 마음은 알 수 없지만, 강북 연합에는 강민이 특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 하지만 걱정 말아요. 제가 옆에서 다 정리할 테니까. 오빠는 오빠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돼요.
마지막 말 만큼은 강민도 웃었다. 어이가 없어서였다.
“고삐리가 못 하는 말이 없어.”
시계를 보니 어느새 시간이 11시 30분이 되었다.
눈앞에 이제는 익숙한 창이 떴다.
[‘본 세계’로 이동하시겠습니까? YES, NO> [본 세계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 *
구룡 병원 중환자실에는 한 사람이 산소 호흡기를 낀 채로 누워있었다.
그는 전신을 깁스한 상태였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매우 심한 상처를 입은 거 같았다.
그런 그가 입원해 있는 병실에 한 사람이 들어왔다.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안경 쓴 남자였다.
“실장님, 오셨습니까?”
마침 중환자실에 있던 의사가 임성훈에게 고개를 숙였다.
면회 시간이 아니었지만, 의사는 남자가 들어오는 게 당연한 듯 여겼다.
임성훈은 산소 호흡기를 달고 침대에 누워있는 심 부장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심 부장 상태는 어떻습니까?”
“온몸의 뼈가 부서졌습니다. 내부 장기도 크게 다치고요. 다행히 머리는 괜찮지만, 척추가 손상되어 다시… 걷는 건 힘들 거 같습니다.”
“쯧쯧.”
임성훈은 혀를 차더니 중환자실을 나섰다.
“따라올 필요 없어요.”
임성훈의 말에 의사가 멈칫하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병원에서 힘이 있다고 하지만, 결국 이 병원은 구룡 그룹 소유였다.
구룡 그룹 최고 실세 중 한 명인 임성훈의 말 한마디면 자신 정도는 내일 옷을 벗을 수도 있었다.
임성훈은 차를 타고 구룡 그룹으로 향했다.
‘누굴까?’
이건 분명 테러였다. 그룹 빌딩 한쪽에 있던 모든 엘리베이터가 박살 났다.
전문가들도 이건 한결같이 테러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왜? 하필 그 시간에?’
테러는 보통 사람들이 많은 시간대에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건 새벽 3시에 일어났단 말이야. 거기다 심 부장 혼자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말이야.’
얼핏 보면 꼭 심 부장을 노린 테러처럼 보였다.
‘그건 말이 안 돼. 심 부장을 노렸으면 훨씬 기회가 많아. 이렇게 그룹 전체를 타겟으로 소란스럽게 할 필요가 없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안 됐다.
임성훈은 차 뒷자리에서 서류를 열었다. 이번 사건을 조사한 경찰 서류였다.
– 외부에서 강한 무언가가 건물 유리창을 깨고 엘리베이터 선을 끊은 것으로 보임.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음.
– 엘리베이터 안전 장치 파손. 이유는 알 수 없음.
자료를 보며 임성훈은 와락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병신 새끼들. 이런 새끼들한테 피 같은 세금이 주다니.”
서류를 살펴봤지만, 결론은 아무것도 모른다였다.
경찰의 무능함에 임성훈은 한숨을 내 쉬다 서류를 더 넘겼다.
그곳에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스러운 사람들 목록이 쓰여 있었다.
대다수가 평소 ‘구룡 그룹’과 적대적인 행동을 해 왔던 사람들이었다.
“쓰레기 같은 놈들. 네놈들이 이만큼 사는 게 모두 우리 덕분인지도 모르고!”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은 임성훈도 모두 알 만한 사람들이었다. 회사 앞에서 몇 년 동안 시위를 하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그만큼 회사 내에서도 블랙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문서에는 그날 그 사람들의 행적도 적혀 있었는데, 모두 알리바이가 확실했다.
“미치겠네. 죽겠구먼.”
임성훈은 손을 뻗어 넥타이를 풀었다.
“빨리 범인을 못 잡으면 회장님께 내 목이 잘릴 판이야.”
하필 당한 게 심 부장인 게 문제였다. 심 부장은 회사에서 공인된 임성훈의 심복이었다.
당연히 회장과 로열패밀리의 집중포화가 임성훈에게 집중됐다.
‘만일 그날 엘리베이터에 회장이나 로얄패밀리가 타고 있었다면 난 지금쯤 바다 깊숙한 곳에 있겠지.’
임성훈은 용의자 리스트를 쭉 살피다 맨마지막에 있는 인물에게 눈길을 줬다.
“응?”
그는 사고 당시 편의점에 있던 학생이었다.
“그런데… 강민 에너지 대표?”
이상했다. 임성훈의 오랜 감각이 뭔가 이상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경찰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학생의 알리바이는 완벽했다. 하필 그날 집에 도둑이 들어 무서워서 방황하다 이곳까지 왔다는 거였다.
“도둑?”
임성훈의 눈이 빛났다. 심 부장에게 집을 조사하라 시킨 게 바로 자신이었다.
“이것 봐라?”
냄새가 났다. 아주 진한 냄새가.
“바로 조사해 봐야겠는데.”
구룡 그룹에 도착한 임성훈은 자신의 사무실로 올라갔다.
사무실에는 심 부장 대신 ‘곽재겸 부장’이 와 있었다.
임성훈은 자리에 앉자마자 곽 부장에게 말했다.
“여기 최강민이라는 놈, 자세히 조사해 봐. 모든 것을 말이야.”
“알겠습니다, 실장님.”
곽 부장은 그 말을 하고 서류를 하나 건넸다.
“이건 뭔가?”
“심 부장 일을 인수인계하던 중, 에너지 연구소 소장 임명에 관련된 일이 있었습니다.”
“아! 그거!”
이번 테러가 너무 큰 사건이라 잠시 잊고 있었지만, 이것도 큰일이었다.
“그래, 한만호 교수에게서는 반응이 있던가?”
곽 부장이 고개를 흔들었다.
“없습니다. 한 교수는 요즘 무엇에 빠졌는지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동료 교수에게 연락해 보니 연구실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에잇, 그래서 난 연구쟁이 들이 싫어. 사람처럼 안 움직인다는 말이야.”
임성훈은 투덜거리다 곽 부장에게 물었다.
“그래서 대안은?”
연구소장 자리도 빨리 채워야 했다. 모든 게 회장님의 지시였다.
“거기 문서에 적혀 있지만 다음 주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에서 ‘신에너지 포럼’이 열립니다.”
“칼텍에서? 거기 한만호 교수 모교 아니야? 혹시 거기 한 교수가 참석하는 건가?”
곽 부장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알아본 바에 의하면 아직 한 교수는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좋다 말았네. 그런데 그건 왜?”
살짝 짜증 섞인 임성훈의 말에 곽 부장이 넌지시 말했다.
“그날 참석자 중에 야구치 박사가 있다고 합니다.”
순간 임성훈의 눈이 번뜩였다. 한 교수가 영입 1순위였지만 야구치 박사도 3순위로 영입하려던 인물이었다.
“그럼?”
“저를 칼텍에 보내 주십시오. 제가 야구치 박사를 영입해 오겠습니다.”
* * *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온 강민은 제일 먼저 목욕탕으로 갔다.
물이 귀한 평행 세계에서 뜨거운 탕에 들어가는 건 꿈도 꿀 수 없는 거였다.
강민은 탕에서 나와 새 옷을 사 입고 ‘한국 대학교’로 갔다.
‘불안한 건 빨리 해결해야지.’
강민은 평행 세계로 가기 전 ‘배정구 변호사’와 ‘보안’에 대해 얘기했다. 한국 대학교 조교들 때문이었다.
배정구는 바로 대답했다.
– 보안 서약서를 작성하시면 됩니다.
메일을 여니 배정구가 보낸 ‘보안 서약서’가 와 있었다.
강민은 ‘보안 서약서’를 출력해 ‘한국 대학교’ 연구동으로 택시를 타고 갔다.
‘이거 매번 택시 타기 그런데, 이번에 아예 차를 한 대 살까?’
돈은 넘치도록 많았다. 한국 은행 금고에 있는 모든 돈을 아공간에 넣은 상태였다.
아공간에는 얼마인지도 모를 돈이 아공간에 가득 쌓여 있었다.
아공간에는 원화만 있는 게 아니었다. 달러도 있었고 위안화와 다른 국가 돈도 있었다.
‘이 정도면 현찰로 내가 우리나라 제일 부자 아니야?’
강민이 혼자서 크크 웃자 택시 기사가 말했다.
“도착했습니다, 손님.”
“아, 감사합니다.”
택시를 내려 연구실로 가니 한만호와 연구원들이 토요일에도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한 교수님, 이거 근로법 위반 아닌가요?”
강민이 커피와 디저트 세트를 들고 흔들자 조교들이 반가운 눈짓을 했다.
한 교수가 보라색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근로법 위반은 무슨 위반? 공부하는 데 무슨 끝이 있다고? 게다가 얘네들 지금 역사적인 현장에 있는 거라고. 돈을 주고 끼어도 모자랄 판에.”
한만호의 말에 강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교수님, 미국에서 공부하지 않았어요? 외국은 조금 다른 거로 아는데, 완전 한국 패치가 다 되셨는데요?”
“흥, 한국이나 외국이나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
한 교수의 말에 조교들은 조금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강민이 씩 웃으며 조교들에게 다가갔다.
“자, 그럴 줄 알고 여러분께 힘이 나는 걸 가져왔습니다.”
강민은 커피와 디저트를 테이블에 놓았다. 그리고 조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봉투를 하나씩 건넸다.
“이게… 뭡니까?”
조교의 말에 강민이 씩 웃으며 대답했다.
“저번에 약속한 거 있지 않습니까?”
강민의 말에 조교들의 눈이 커졌다.
“아직 일주일이 안 됐는데요?”
“그럼 며칠 후에 드릴까요?”
강민의 말에 조교들이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조교들은 강민이 건네준 봉투를 꺼내 그 안에 가득 있는 신사임당을 보며 눈을 부릅떴다.
“진… 진짜야. 진짜 천만 원이네.”
“맙소사, 잘해야 일이백 줄 줄 알았는데 진짜 천만 원을 주다니!”
“하하, 천만 원을 만져 보다니. 태어나 처음이야.”
조교들은 모두 믿기지 않는 듯 돈을 세고 또 셌다. 그들은 모두 흥분한 채 강민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했다.
강민이 자신들의 후배라는 것은 이미 머릿속에 없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조교들은 잔뜩 흥분된 표정을 했다.
그때 강민이 종이 한 장을 꺼내 그들에게 건넸다.
“만일 여기에 사인하시면, 일주일 후에 또 천만 원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졸업 후 원하시면 우리 회사에 스카우트하죠. 연봉은 우선 칠천만 원에서 시작할까요?”
강민의 말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또… 또… 천만 원이요? 혹시 이거 노예 계약서인가요?”
조교들은 종이를 꺼내 보더니 바로 피식 웃었다. 무슨 문서인가 보았더니 보안 서약서였다.
이건 산학 협력 연구를 할 때 항상 쓰던 거라 별것도 아니었다. 조교들은 바로 사인했다.
사실 항상 박봉에 시달리던 조교들은 지금 강민이 노예 계약서를 쓰라고 해도 쓸 정도로 기분이 업되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강민은 ‘돈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그때였다. 조교들과 강민을 본 한만호가 투덜거렸다.
“에잇, 이건 너무 많은데. 보안 서약서야 당연한 거잖아.”
“하하, 그냥 제 마음입니다.”
“뭐, 돈이야 강민 군… 아니 이제 최 대표라 불러야겠지. 최 대표 마음이니까 내가 뭐라 할 순 없지.”
한만호의 말에 조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건 돈을 받아도 된다는 허락의 뜻이었다.
“어휴, 돈이 그렇게 좋냐? 연구가 더 좋아야지!”
그때였다.
한만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누구야? 응? 스티븐이잖아.”
한만호는 핸드폰의 발신자를 보더니 묘한 표정을 지었다.
“잠깐 통화하고 오겠네.”
한만호는 연구실 바깥으로 나갔다가 한참 후에 들어왔다.
한만호는 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강민에게 다가왔다.
“교수님, 무슨 일이 있습니까?”
강민의 말에 한만호가 대답했다.
“흠, 일이야 있긴 한데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네.”
“무슨 일이신데요?”
강민의 말에 한만호가 물었다.
“최 대표, 혹시 다음 주에 나하고 미국 칼텍에 갈 수 있겠나?”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