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66)
66화 김포특별시 (3)
강민은 달려 나가며 아공간에서 ‘군용 대검’을 꺼내 들었다.
‘타이탄 썬더 쉴드를 쓰면 금방 해결하겠지만, 문제는 김포 공항 사람들이야.’
강민은 십중팔구 김포 공항 사람들이 이곳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힘을 숨겨야 해. 그래야 저 안에 들어가서 예측 못 한 일이 생겨도 대응할 수 있어.’
강민은 어떤 스킬을 쓸까 잠시 고민하다 결정했다.
‘오른팔 변환 갑옷만 보여 주는 거야.’
이 정도면 딱 적당하다고 강민은 생각했다.
‘우선 일반 좀비부터’
다가오는 좀비는 총 10마리였다. 일반 좀비는 그중 7마리.
강민은 가장 가까운 좀비를 향해 ‘대검’을 날렸다. 그런데 던지는 자세가 조금 묘했다.
그 모습이 꼭 야구 선수가 공을 던지는 자세 같았다.
– 휘이이익.
자세는 이상했지만, 대검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좀비의 머리에 꽂혔다.
– 팍!
대검이 이마를 뚫고 손잡이 부분이 들어갈 정도로 깊숙이 좀비 머리에 박혔다.
어마어마한 힘이었다.
‘대검도 통하는구나.’
이것도 ‘이해’와 ‘건강한 신체’의 효과였다. ‘커쇼’의 투구자세를 하고 공대신 ‘대검’을 던졌는데 목표를 향해 정확히 날아갔다.
게다가 변환 갑옷으로 강화된 강민의 힘까지 더해지니 위력이 엄청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금 빗나갔어. 가운데 꽂혀야 하는데 왼쪽에 꽂힌 거 같아.’
강민은 다시 대검을 던졌다. 이번에는 살짝 오른쪽이었다.
하지만 좀비가 죽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대검 일곱 자루를 던지자 더 이상 서 있는 일반 좀비가 없었다.
특히나 던질 때마다 정확도와 위력이 더해져 마지막 좀비는 대검이 머리를 뚫고 뒤통수로 반쯤 빠져나왔다.
그때였다. 어느새 다가온 보라색 좀비의 집게발이 강민을 향해 덮쳐 왔다.
– 쾅!
집게발이 논길을 파고들었다. 강민이 어느새 복싱 스텝으로 뒤로 피해서였다.
‘역시 파괴력이 엄청나네. 하지만 이 정도면 상대할 만해. 이번에는 복싱이다.’
강민은 조금 전 자신을 공격한 ‘감염된 좀비’에게 달려들었다.
땅에 박혀 있던 거대한 집게발이 다시 위로 솟구쳤다.
‘이게 총알도 막는다고? 그럼 어디 이것도 막아 봐!’
강민은 달려가는 기세를 모아 왼발을 앞으로 내밀고 허리를 틀어 오른손을 쭉 뻗었다. 스트레이트였다.
– 쾅!
강민의 손과 집게발이 부딪혔다. 그런데 거대한 돌과 돌이 부딪친 거 같은 소리가 났다.
강민이 복싱 스텝으로 뒤로 물러서 주먹을 바라봤다.
‘이거 굉장한데, 손에 조금도 충격이 없어.’
오래된 샌드백을 치는 느낌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위력은 엄청났다.
– 툭, 툭!
총알도 막는다는 집게발이 금에 갔다. 일부분은 바닥에 조각이 떨어지기도 했다.
강민의 눈이 빛났다.
‘내 주먹이 총알보다 강할 리는 없고. 스킬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다른 원인이 있는건가?’
어떤 거든 상관없었다. 지금 압도하는 게 중요했다.
강민에게 맞은 좀비가 주춤거렸다.
‘겁먹었구나!’
좀비면 겁을 먹을 리 없었다. 하지만 이들을 조종하는 건 ‘갑각 거미’였다.
‘결국 이건 갑각 거미를 상대하는 거라고!’
강민은 좀비에게 달려가 집게발을 때리고 또 때렸다.
“끄윽! 끄윽!”
집게발이 어느새 다 깨지고 속살이 드러났다. 그때였다.
좀비의 목에 붙어 있던 ‘갑각 거미’가 떨어져 내렸다.
‘어딜 도망가려고!’
강민이 대검을 던져 갑각 거미 몸체를 뚫어 버렸다.
강민이 뒤돌아섰다. 다가오던 보라색 좀비 두 마리가 주춤거리는 게 보였다.
“안 와? 그럼 내가 가지!”
강민이 달려들었다.
* * *
“5분 10초였어요. 당신이 좀비를 처리한 시간.”
미숙은 강민이 다가오자 정말로 시간을 말했다.
“두 번이나 구해 주셔서 감사해요.”
“두 번…….”
강민은 그게 무슨 소리인지 묻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강민과 좀비들의 싸우는 소리를 듣고 멀리서 좀비들이 달려오기 시작한 거였다.
“꽉 잡아요.”
강민은 미숙을 업고 김포 공항으로 뛰기 시작했다.
강민의 체력은 엄청났다. 미숙을 업고 달리는 데도 일반인이 달리는 것보다 빨랐다.
그리고 김포 공항에 거의 도착할 때쯤 하늘에서 불과 총 그리고 화살이 날아와 좀비들을 공격했다.
‘역시 능력자들이 있었어!’
강민이 김포 공항 벽 아래에 도착했다. 이미 앞서 도착한 사람들은 모두 벽을 넘어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때였다. 담벼락 위에서 경찰 특공대 복장의 한 사람이 뛰어내렸다. 그는 강민의 등에 업힌 미숙을 보며 소리쳤다.
“미숙아!”
“여보!”
그는 바로 미숙의 남편이었다. 강민은 얼른 미숙을 내려 주었다.
두 사람은 잠시 꼭 서로를 껴안았다가 포옹을 풀었다.
“아내를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멀리 있어서 아내인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위험하니 우선 안으로 들어가시죠.”
미숙 남편의 어깨에는 경감의 계급장이 붙어 있었다.
“김포 특별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강민은 경찰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물론 제일 앞에는 오창훈 경감이 있었다.
“맨손으로 ‘집게 손 좀비’를 죽이는 사람은 처음 봤습니다.”
“네? 집게 손 좀비요? 아, 그걸 그렇게 부르는군요.”
강한 사람이 인정받는 시대였다. 총으로조차 죽이기 힘든 ‘집게 손 좀비’를 맨손으로 죽이는 강민의 등장에 김포 공항 사람들은 뜨겁게 환영했다.
특히 미숙의 남편 오창훈은 강민을 은인처럼 대했다.
오창훈은 이곳 김포 특별시 순찰대 팀장이었다. 한마디로 경찰에서 가장 높은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저 새끼들 절대 편하게 두지 않겠어.”
그러다 보니 난감해진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미숙을 버리고 이곳에 온 사람들이었다.
오창훈은 경찰들에게 다가가 뭔가를 말했는데 아무래도 그들의 이곳 생활이 원활하지만은 않아 보였다.
오창훈은 강민과 아내를 데리고 직접 돌아다녔다.
제일 먼저 간 곳은 ‘수속’를 밟는 곳이었다.
이름과 주민 등록 번호를 적고 사진을 찍는 거였다. 그걸 모두 컴퓨터로 하고 있었다.
‘여기는 전기를 쓰고 있구나.’
활주로를 바라보니 태양광 패널이 길게 나열되어 있었다.
“이름이 최강민 씨?”
“네.”
수속을 담당하는 여자는 강민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러시죠? 뭐가 잘못 되었나요?”
강민의 말에 여자는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과거 동명이인이 있었는데, 그도 강민 씨와 같이 23살에 강북구에서 살았거든요.”
순간 강민이 멈칫했다. 여자는 아무 의미 없이 한 말이겠지만 강민에게는 다르게 다가왔다.
‘설마… 아니겠지?’
강민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물었다.
“와. 그래요? 강북구에 살았다니 반갑네요. 동갑이라니 혹시 만날 수 있나요?”
강민의 말에 여직원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쉽지만, 그분은 더 이상 이곳에 안 계세요.”
“아… 그렇군요.”
여직원에게 몇 가지를 더 물어봤지만 더 이상 아는 게 없었다.
수속은 간단했다. 그걸 마치고 간단한 알몸 수색을 마치니 바깥에 오창훈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속은 잘 끝나셨죠?”
강민은 눈을 빛냈다.
‘여기서 오래 계셨으니 혹시나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지 않을까?’
강민은 넌지시 말했다.
“팀장님 덕분에 빨리 끝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여기에 저랑 똑같은 이름의 사람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것도 같은 동네 살았던 거 같아요. 학교에서도 동명이인을 거의 본 적이 없는데, 여기 있었다니, 팀장님, 혹시 보신 적 있으세요?”
강민의 말에 창훈이 고개를 갸웃하다 대답했다.
“최강민? 최강민… 최강민이라! 아, 생각났다. 그 최강민 씨! 한동안 그 이름이 유명했었죠.”
“유명이요? 그 사람이 무슨 일을 저질렀나 보네요?”
“음, 솔직히 자세히는 몰라요. 워낙 조용했던 사람이거든요. 얼굴에 상처도 있어서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지 않았고요.”
강민이 눈이 번뜩였다.
‘얼굴에 상처? 진짜 동명이인인가? 아니면… 평행 세계의 나는 얼굴에 상처가 난 건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평행 세계 자신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때였다. 여자 쪽 출구에서 미숙이 나왔다.
창훈은 미숙한테 달려가 데려오더니 강민에게 말했다.
“배고프시죠? 가시죠. 이곳의 자랑인 식당으로 모시겠습니다. 자세한 건 그곳에서 말씀드리죠.”
* * *
“이야, 오늘 새로운 식구 들어왔다고 진수성찬인데요?”
밥은 배식제였다. 식판을 들고 서 있으면 주방 아줌마가 밥과 김치 몇 조각을 담아 주었다.
국은 건더기가 없는 된장국이었는데, 오늘은 특별 메뉴가 나와 있었다.
“생선 조림이 있네요.”
강민의 말에 오창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평소엔 먹지 못하는 건데, 아마 저번에 강화도에서 식량 배급 받은 것을 오늘 풀었나 보네요.”
순간 강민이 눈을 빛냈다.
“강화도요?”
“네, 강민 씨도 그 소식 듣고 여기 온 거 아니에요? ‘강화도에 가려면 김포 공항으로 모여라’라는 방송이요.”
그런 거 들은 적도 없었다. 하지만 강민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 저는 직접 듣지는 못하고 들은 사람을 통해 듣고 왔어요.”
강민은 그 말을 하며 넌지시 물었다.
“강화도에 정부가 있다는 게 정말인가요?”
오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그곳에서 이곳으로 헬기를 보내 서로 교류하고 있거든요.”
강민이 고개를 숙이며 밥을 된장국에 말아 한 숟가락 넣었다.
‘정말이었구나. 정말로 정부가 있었어!’
혹시나 망하지 않았나 걱정했었는데 보아하니 잘 있는 거 같았다.
“그런데 오 팀장님, 식량을 강화도에서 준다는 게 무슨 소리예요?”
“말 그대로요. 여기 인원인 2,000명이 넘어요. 어떻게든 자급자족하려는데 부족하죠. 그래서 정부에서 지원해 주고 있어요.”
“지원이요? 설마 정부에서 그냥 지원을 해 줘요?”
오창훈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럴 리가요. 여기에서도 무언가를 정부에 주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헬기가 식량을 싣고 오고 무언가를 가져가거든요. 그런데 그게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고위층밖에 없어요.”
강민은 눈을 빛냈다.
‘이거 냄새가 나는데?’
강민은 넌지시 보라색 아이들에 대해 창훈에게 물었었다. 그런데 창훈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 참. 아까 물어본 그거요. 생각해 보니 그거 헬기랑 연관되어 있네요.”
“네? 무슨 사건요.”
창훈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아까 물어본 거요. 동명이인 최강민 씨 이야기.”
순간 강민이 눈을 빛냈다.
“그 사람이 헬기랑 연관 있어요?.”
“네, 그 사람이 헬기에 탔어요. 아마 강화도에 갔겠죠?”
“응? 그럼 더 좋은 거 아니에요?”
창훈이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꼭 그렇지도 않은가 봐요. 그가 왜 헬기에 탔는지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 아무도 몰라요. 하지만 그때 그 사건 때문에 여기 내부에 큰일이 벌어졌죠.”
“네? 큰일이라뇨?”
그때였다.
갑자기 식당에 있는 대형 티브이가 켜지며 그 안에서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 여러분.] [지금부터 김포 특별시 선용배 시장님의 말씀이 있겠습니다.]젊은 여자 아나운서의 말이 끝나고 허름한 옷에 검버섯 가득한 얼굴이 티브이에 나타났다.
순간 강민은 두 눈을 부릅떴다.
‘저 사람이 여기 왜 나와!’
현실과 평행 세계 다 합쳐 딱 두 번째 보는 사람이었지만 강민은 저 사람을 잊을 수 없었다.
그만큼 인상이 강렬해서였다.
그는 바로 예전 ‘행복 대출’에서 강민과 만난 그 대부 업체의 전설이라던 ‘노인’이었다.
강민은 멍하니 티브이를 바라봤다.
“강민 씨 왜 그래요?”
“아… 아니에요.”
“이해합니다. 솔직히 시장님이 좀 외모가 그렇죠?”
강민이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사람을 외모로 판단할 수 있나요?”
“강민 씨는 역시 다르네요. 사실 저는 경찰인데도 시장님을 처음 봤을 때는 깜짝 놀랐거든요. 솔직히 굉장히 독해… 보이는 인상이잖아요? 어디 범죄 조직의 오래된 보스인 줄 알았다니까요.”
강민은 속으로 말했다.
‘범죄 조직은 아니고 대부 업체의 보스죠. 그런데 그게 그거려나?’
창훈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지금 김포 공항이 멀쩡한 건 모두 저 시장님 덕분이에요.”
“네?”
“시장님의 능력이 아주 특별하거든요.”
“어떤 능력인지 아시는 거예요?”
보통 스킬은 비밀로 했다.
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를 말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방송에서 선용배가 걸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 오전, 반란을 일으킨 반란자들의 처형식이 있겠습니다. 이들은 죽음과 좀비들에 쫓기는 것 중, 후자를 택했습니다.]강민은 눈만 깜빡거렸다. 텔레비전에서 나온 말이 이해가 안 돼서였다.
“저게 무슨 말이에요?”
창훈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시장님 능력이 바로 그거예요. 보통 게임에서 ‘어그로’라고 말하죠? 몬스터들이 그 사람에게 몰려들게 하는 능력이요. 시장님은 그 어그로 능력을 한 사람에게 줄 수 있어요. 그럼 그 사람에게 모든 좀비가 몰려드는 거죠.”
강민의 두 눈이 흔들렸다.
“맙소사, 그러면 그 사람은!”
“네, 이곳은 그런 사람의 희생으로 유지되고 있어요. 그래서 사형수들에게 선택하라고 하죠. 그냥 죽을래, 아니면 조금이라도 살 가능성이 있는, ‘어그로 맨’이 될래.”
* * *
‘어그로 맨이라니.’
강민은 밤새도록 잠을 자지 못했다. 새로운 환경이어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10명 가까이가 한 방에서 자니 도저히 잘 수 없었다.
결국 강민은 새벽에 바깥으로 나왔다.
새벽에도 경비는 삼엄했다.
‘운영하는 건 마음에 안 들어도, 생존 하나는 그 어떤 조직보다 탄탄하구나.’
강민은 복도를 따라 걸었다.
‘화장실이 어디야?’
이곳 사람들은 공항 청사를 사용하고 있어서 공간이 꽤 넓었다. 게다가 밤에는 형광등을 적게 켜 놓아 더욱 길 찾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여기는 출입 금지 지역입니다.”
강민의 앞을 막아서는 사람이 있었다. 경찰과 다른 군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죄송합니다.”
강민은 군인 어깨 너머로 뭐 하는 곳인가 살펴봤다.
‘다른 곳과 특별한 점은 없는 거 같은데. 하지만 특별한 게 있으니 못 들어가게 하겠지?’
“처음 와서 길을 헷갈렸나 보네요. 화장실이 어느 쪽이죠?”
군인은 한 곳을 가리켰다.
강민은 볼일을 보고 다시 나오며 ‘출입 금지’ 구역을 바라봤다.
‘저곳이 수상해. 한번 살펴봐야겠어.’
* * *
다음 날 아침. 어제 시장이 말한 것처럼 처형식이 벌어졌다.
사람들은 모두 강당이나 식당 등으로 모여들었다.
강민도 오창훈이 오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도착하니 이미 사람들이 모두를 티브이를 바라보았다.
강민도 티브이를 바라보았다.
‘저 사람이 반란자인가?’
티브이 속에는 머리를 천으로 씌워 놓은 사람이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공항 경찰대가 소총을 들고 양옆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범인은 더 왜소해 보였다.
‘저렇게 왜소한 사람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가지고 있는 능력이 대단한 거였나? 그럼 차라리 죽여서 다른 사람에게 스킬을 가지게 하는 게 낫지 않나?’
강민은 이곳을 이끌던 ‘노인’을 떠올렸다.
처음 봤을 때도 그랬지만 다시 봐도 도대체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볼수록 기분 나쁜 것도 여전하고 말이야.’
강민은 고개를 돌려 버렸다. 이곳 사람도 아닌데 굳이 이런 장면까지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나저나 그 애들은 어디에 있을까?’
분명 이곳으로 들어왔으니 여기 김포 공항 어딘가에 있을 게 분명했다.
‘잠깐 지금 기회 아니야?’
이곳에 있는 대다수 사람이 지금 이곳에 모여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화장실에 간다고 하고 찾아볼까?’
제일 먼저 어젯밤 출입 금지 지역이 떠올랐다.
강민은 사람들을 두리번거렸다. 강민을 제외한 사람들이 모두 티브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강민은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뭐야?’
티브이를 보던 몇몇 사람이 손으로 입을 막으며 오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만큼 저 사람에게 당한 게 많은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왠지 분위기가 그렇지 않은 거 같았다.
‘꼭 저 사람이 죽는 걸 슬퍼하는 거 같잖아.’
일반인만이 아니었다. 총을 들고 이곳을 경계하는 경찰들도 상당수가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혹시 저 범인이 경찰 간부였던 건가?’
궁금증이 났지만, 강민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강민은 화장실을 다녀온다는 핑계로 식당을 나섰다.
강민은 어젯밤 기억을 떠올리며 그 길을 따라갔다. 그러다 그곳에 도착했다.
군인들이 순찰하고 있지만 모두 근처에 있는 티브이 근처로 가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이야.’
강민은 안으로 들어갔다. 계단이 보여 2층으로 올라가니 쭉 이어진 복도와 빈 곳들이 보였다.
‘어디로 들어가야 하나?’
강민은 고민하다 문득 한 곳에서 사람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중년 아줌마였다. 그런데 아줌마의 손에는 아이들의 옷이 들려 있었다.
‘빙고!’
아줌마가 보이지 않자 강민은 조심스럽게 그곳으로 가 문을 조금 열었다.
안에는 별거 없어 보였다. 그냥 일반 사무실처럼 보였다.
‘사람이 없는 거 같은데.’
사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강민은 과감하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 안에 ‘그것들’이 있었다. 철창에 갇힌 채로 멍한 표정으로 있는 보라색 아이들이.
‘찾았어! 정말 있었던 거야!’
그들은 모든 멍한 모습으로 벽에 걸려 있는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강민도 저도 모르게 아이들과 똑같이 티브이를 바라봤다. 그리고 멈추고 말았다.
티브이 속에서 막 죄인 머리에 씌운 면 봉투를 벗기고 있었다.
범인의 얼굴이 드러났다. 강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맙소사, 안 돼! 이건 말도 안 돼!”
그곳에 도저히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 있었다.
“삼촌!”
바로 팔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