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71)
71화 왕의 권능 (2)
‘이게 무슨 소리야? 권능이 생겨?’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는 정말로 강민을 깜짝 놀라게 했다.
스킬도 아닌 새로운 ‘권능’이 생겼다고 해서였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 필요한 조건을 달성했다는 게 무슨 소리야?’
강민은 메시지가 나타나기 전 자신이 한 것을 떠올려 봤다.
‘분명 사람들을 모아 놓고 안심시켰지. 그리고 마지막 말이…….’
강민이 자신이 마지막으로 한 말을 떠올렸다.
– 물론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을 버리지 않을 겁니다.
순강 강민이 눈을 빛냈다.
‘버리지 않는다?’
강민의 머릿속에 뭔가가 떠올랐다.
강민은 눈앞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에 간절함과 고마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설마? 조건이 그거였던 거야?’
강민은 권능 이름을 바라봤다.
– 왕의 권능(S)
강민은 ‘왕’이라는 글자를 유심히 바라보며 생각했다.
‘왕이 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조건!’
땅? 돈? 아니었다. 왕은 백성이 있어야 했다.
강민은 조금 전 나타났던 메시지를 바라봤다.
– 이제부터 영지를 선포할 수 있습니다. 영지민을 모으십시오.
강민이 눈을 빛냈다.
‘영지민! 그게 필요조건이었어. 왕은 백성이 있어야 왕인 거야. 조금 전 말로 내가 이들을 영지민을 만드는 뭔가가 충족된 게 틀림없어.’
강민이 ‘왕’에게 필요한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눈앞에 또 다른 메시지가 떴다.
[이제부터 왕이 되기 위한 튜토리얼에 들어갑니다.> [튜토리얼 결과에 따라 ‘왕의 등급’이 달라집니다.> [‘왕의 등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권능이 달라집니다.> [첫 번째 튜토리얼입니다.> [당신은 눈앞의 사람들을 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왕의 약속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십시오.>강민은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왕의 권능은 내가 어떤 등급의 왕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구나.’
그제야 상태창을 열어 ‘왕의 권능’을 터치해도 상세 설명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를 알 거 같았다.
아직 권능이 결정되지 않은 거였다.
‘왕의 등급. 이게 핵심이야. 무조건 높은 등급을 얻어야 해. 이건 기회야.’
강민은 사람들을 바라봤다. 강민이 갑자기 말을 하지 않자 모두 불안하게 강민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건은, 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는 것!’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다. 그러지 않을 거면 구하지도 않았다.
‘튜토리얼 결과에 따라 왕의 등급이 달라진다고? 그럼 단 한 명도 포기 못 하지.’
강민은 모두에게 말했다.
“저희는 지금 이곳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중년 여자가 다시 말했다.
“네? 하지만 사람들 상태가…….”
“지금 힘드신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괴물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습니다.”
괴물들이 오고 있다는 말에 사람들이 급격하게 불안해했다.
그중 젊은 남자가 유리창 밖을 보고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요? 밖에 한강이 보이는데. 여기 유람선 아닌가요? 어떻게 나간다는 건가요?”
강민은 발아래에 방패를 하나 소환했다.
“당연히 방법이 있습니다.”
강민이 방패 위에 올라가자 모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저처럼 하늘을 밟으며 갈 겁니다. 그러니 저를 믿고 따라와 주십시오.”
* * *
강민의 말에 사람들이 일어섰다.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이 다시 주저앉았다.
작게는 며칠, 길게는 열흘 가까이 매달려 있다 보니 몸에 힘이 하나도 없는 거였다.
팔봉이 다가와 말했다.
“이런 말 하기 정말 싫지만, 아무리 봐도 모두를 살리는 건 힘들 거 같다. 선택해서 데려가야 할 거 같아. 안 그럼 모두 죽겠어.”
강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단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데려갈 겁니다.”
강민은 사람들에게 다가가 부축해 가며 사람들을 다독였다.
순간 강민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조금이라도 힘이 있는 분이 도와주십시오. 우리는 모두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원래는 힘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강민이 말한들 없던 힘이 생길 리 없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언령 ‘응원’이 발동 합니다.> [일시적으로 힘이 납니다. ‘응원’은 일주일에 한 번만 사용 가능합니다.>강민의 눈앞에 메시지가 나타나며 사람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언령이야!’
언령이 언제 생기는지는 강민도 몰랐다. 하지만 진심을 담아 간절히 원할 때 간혹 나타났었다.
‘다행이야. 지금 나타나서.’
강민의 ‘언령’ 때문인지 조금 힘이 난 사람들이 갑판으로 나왔다. ‘응원’ 언령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강민은 혹시나 남은 사람이 있을지 몰라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거 같아.’
강민은 기계실을 살펴보고 식당으로 나왔다.
그곳에는 ‘여왕 갑각 거미’의 사체가 있었다. 순간 강민은 똘망이 해 준 말이 떠올랐다.
– 주인님, 보스급 괴물들은 모두 심장에 마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민이 눈을 크게 떴다.
‘맞아! 마석!’
강민은 바로 달려가 ‘여왕 갑각 거미’의 가슴을 잘라 내고 심장을 꺼냈다.
보통 심장보다 몇 배는 큰 보라색 심장이 보였다. 강민은 심장에 손을 집어넣어 그 안에서 무언가를 끄집어 냈다.
‘어?’
보통 심장에는 마석 하나가 있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지금 강민의 손에는 두 개의 마석이 나왔다. 그것도 일반 마석이 아니었다.
‘맙소사 보라색이야!’
보라색 마석이면 바로 승급석이었다.
‘미쳤구나!’
승급석은 하나를 얻으려면 게이트 두 개를 파괴해야 얻을 수 있는 거였다.
그런데 여왕의 심장에서 2개를 얻은 거였다.
‘역시 왕이라 다르구나!’
이쯤 되자 ‘갑각 거미’들이 달려오는 것도 이해가 될 정도였다.
강민은 승급석을 아공간에 넣고 갑판으로 뛰어나갔다.
모든 사람이 불안한 눈초리로 강민을 바라봤다. 강민의 능력은 봤지만 어떻게 이곳을 빠져나갈지 몰라서였다.
“모두 가까이 모이십시오.”
강민은 그 말을 하고 방패를 소환했다. 가로 2m, 세로 2.5m 방패 6개가 나타나 하늘을 향해 길게 이어지기 시작했다.
“맙소사, 하늘에 길이 생겼어.”
믿을 수 없는 현상에 사람들은 놀라 하며 강민과 ‘하늘길’을 두리번거렸다.
“천천히, 천천히 올라가면 됩니다.”
강민의 말에 사람들이 천천히 방패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빨리 가고 싶어도 사람들은 힘이 없었다.
하지만 시간은 그들이 천천히 움직이도록 놔두지 않았다.
“갑각 거미예요!”
유람선 안에서 강민에게 계속 말을 건 중년 여성이 소리쳤다. 강민이 바로 달려갔다.
“거미라고요? 안 보이는데? 설마 보이시나요?”
“네, 제 능력이 천리안이에요. 과거 양궁 선수여서 눈이 좋아요.”
“혹시, 어디쯤 있는지 아시나요?”
“여기서 3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거미들이 오고 있어요.”
3km면 아직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 이동 속도를 생각하면 아슬아슬했다.
강민은 사람 중 가장 처진 사람들을 양어깨에 매고 소리쳤다.
“최대한 빨리 가야 합니다! 갑각 거미가 오고 있어요!”
사람들은 죽을 힘을 다해 양화 대교 위로 올라왔다.
강민은 양궁 선수였다는 중년 여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지금 어디쯤 있죠?”
“이제 1.8km 정도예요.”
강민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올라오긴 했지만, 이 수를 데리고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어디로 가지?’
먼 곳으로 움직이기에는 이들이 너무 힘이 없었다.
‘가까우면서도 피할 수 있는 곳.’
순간 강민이 눈을 빛냈다. 그런 곳이 가까운 곳에 있었다.
‘선유도!’
선유도는 양화 대교와 이어져 있는 섬이었다.
강민은 모두에게 소리쳤다.
“모두 선유도로 갑시다.”
* * *
강민은 사람들을 이끌고 선유도에 있는 건물에 들어갔다.
모두 건물에 들어가자마자 엄청난 수의 ‘갑각 거미’들이 유람선에 들이닥쳤다.
– 쿵!
성체는 6마리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보다 작은 개체들은 그 수가 수천 마리였다.
그들이 모두 모이니 유람선이 버틸 수가 없었다.
유람선이 한강 속으로 빠지자 ‘갑각 거미’들이 모두 ‘끄으으으’하는 소리를 냈다.
모두 여왕 갑각 거미의 죽음을 슬퍼하는 거 같았다.
강민은 유리창으로 그 장면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어. 게다가 삼촌의 어그로도 때마침 끝났고 말이야.’
만일 계속 ‘어그로’가 작동하고 있었다면 ‘갑각 거미’들이 선유도까지 몰려왔을 거였다.
‘우선 사람들을 모두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킨 건가?’
그런 강민의 생각은 맞아떨어졌다.
[축하합니다. 첫 번째 튜토리얼을 완수하였습니다.> [백성이 없는 왕은 존재 할 수 없습니다. 왕의 최소 자격을 얻으셨습니다.> [보상으로 52명의 영지민이 주어집니다. 이들은 시스템 적용을 받습니다.> [이제부터 영지민이 몬스터를 죽이면 그 포인트를 영주가 받게 됩니다. 충성도가 높을수록 포인트가 많아집니다.>강민의 눈이 커졌다. 안 그래도 어떻게 영지민을 얻는지 몰랐는데 그게 보상으로 나타난 거였다.
‘충성도에 따라 나를 따른다고? 게다가 포인트를 내가 얻고?’
강민의 입이 딱 벌어졌다.
안 그래도 ‘방패 스킬’과 ‘세계선 이동 스킬’을 레벨 업 시키려면 너무 많은 포인트가 필요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했었다.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생긴 거였다.
‘영지민을! 영지민을 늘려야 해!’
강민은 사람들이 있는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사무실로 보이는 곳 이곳저곳에 쓰러져 있었다.
모두 기진맥진한 모습이었지만 강민이 들어오자 모두가 강민을 바라봤다.
그 눈빛이 이전과 달랐다. 신뢰 가득한 눈빛이었다.
[두 번째 튜토리얼이 시작됩니다.> [왕은 백성을 지켜야 합니다.> [영지민들의 상태가 최악입니다. 배고픔과 병에 걸려 있습니다.> [이들을 치료하십시오.>강민이 주먹을 꽉 쥐었다. 이들이 곧 포인트였고 미래였다.
‘한 명도 죽게 해서는 안 돼!’
강민은 바깥으로 나가 아공간에서 ‘통조림’을 들고 왔다. 황도와 참치 통조림이었다.
“여기 식당을 뒤지니 통조림이 조금 있네요. 드세요. 빈속일 테니 조금씩 천천히 드세요.”
강민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통조림을 나눠 줬다.
사람들이 손을 떨며 통조림을 받았다. 그 누구보다도 식량의 중요성을 아는 그들이었다.
살려 준 것만 해도 고마운데 먹을 거까지 주니 모두가 강민에게 감격했다.
[영지민들의 충성도가 올라갔습니다.>‘응?’
생각지도 못한 메시지가 떴다.
‘이렇게 충성도를 올리는 거구나.’
결국 관건은 영지민 들이 원하는 것을 해 주는 거였다.
강민은 모두에게 통조림을 나눠 주고 마지막으로 팔봉에 왔다.
팔봉은 종남 옆에 있었는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삼촌.”
“어? 왔냐. 그놈들은 어때?”
“다행히 유람선 근처에서 맴돌고 있어요. 아직 여기로 오지는 않는 거 같아요.”
“다행이구나.”
다행이다 말하면서도 팔봉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강민아, 사람들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그런 거 같아요.”
강민은 통조림의 나눠 주며 사람들의 안색을 살폈다. 메시지로 본 것보다 사람들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종남’의 옆에 있는 여자의 상태가 심각했다.
얼굴이 창백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게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다.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병일까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상당수 사람 증상이 똑같으니 어쩌면 거미 독에 중독됐거나 비슷한 게 아닐까 한다.”
“독이요?”
“확실치는 않아. 하지만 단순히 힘이 없어서 이러는 건 아닌 거 같아. 이대로라면 오래 못 버틸 거야.”
큰일이었다. 이들은 강민에게 첫 영지민이었다. 이들이 이대로 죽게 해서는 안 되었다.
“방법이 있을까요?”
팔봉이 크게 한숨 쉬며 대답했다.
“의사나 힐러가 필요해. 하지만 어떤 독인지 모르니, 의사보다는 힐러가 있어야 해. 하지만 힐러는 귀해. 김포 공항에서도 본 적이 없어.”
“힐러요?”
강민이 아는 힐러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강북 연합에 있었고 또 하나는 김포 공항에 있었다.
하지만 강북 연합에서 데려오는 건 힘들었다. 어르신이 너무 노령이어서 장거리 이동이 쉽지 않기도 했고 거리도 멀었다.
‘당장 데려올 수 있는 곳.’
강민은 김포 공항에 있는 ‘미숙’을 떠올렸다.
“삼촌, 힐러가 있는 곳을 알아요.”
“어디? 혹시 먼 곳이냐?”
“아뇨. 가까워요. 하지만…….”
“왜?”
“있는 곳이 김포 공항이에요.”
순간 팔봉의 눈이 흔들렸다.
“공항이라고?”
강민은 자신이 미숙을 만나 이곳에 온 것을 잠시 설명했다.
“오 팀장의 아내가 의사인 건 알고 있었는데, 힐러였다니.”
팔봉은 잠시 고민하다 말을 이었다.
“강민아, 내가 살아난 걸 지금쯤 공항도 알고 있을 거다.”
“그렇겠죠.”
“그리고 네가 나온 것도 알고 있을 거야.”
강민의 눈이 흔들렸다. 팔봉을 구하기 위해 앞뒤 생각 안 하고 왔지만 이로써 자신은 김포 공항과 적이 된 거였다.
“들어갈 방법이 없을까요?”
“힘들어. 김포 공항의 보안 체계는 꽤 튼튼해. 그래서 지금까지 좀비들에게서 버틸 수 있었고. 네가 하늘을 날아가도 금방 걸릴 거다.”
암담했다. 여러 방법을 생각해 봤지만 몰래 공항에 들어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시 들어가기만 하면 어떻게든 데리고 나올 수 있을 거 같은데.”
강민이 그렇게 말할 때였다.
팔봉의 옆에 있던 종남이 입을 열었다.
“저… 그곳에 들어가기만 하면 제 아내를 구할 수 있을까요?”
그제야 강민은 종남 옆에 있던 사람이 종남의 아내인 것을 알았다.
“우선 힐러를 데려오기만 하면 지금보다 낫겠지요. 하지만 그곳 경비가 워낙 심해서…….”
강민이 들어갈 방법이 없다고 말할 때였다. 종남이 손을 뻗어 강민의 손을 잡았다.
“혹시, 제 능력이 도움이 될까요?”
“네? 능력이라뇨?”
“제 능력은…….”
종남의 능력을 들은 강민이 눈을 크게 떴다. 강민이 팔봉을 보며 말했다.
“삼촌, 잘하면 이거 될 거 같은데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