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84)
84화 박살 (3)
인천 공항에 도착한 강민은 택시 기사에게 오만 원권 한 묶음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기사님.”
택시 기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건 너무 많습니다.”
한 묶음이 100장이니 500만 원이나 되는 큰돈이었다.
“아마 오면서 몇 번 신호 위반 걸렸을 겁니다. 그거 벌금 내고 벌점 생각하면 이 정도는 받으셔야죠.”
강민이 그래도 건네자 택시 기사는 몸을 벌벌 떨며 받았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택시 기사는 얼른 돈을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강민이 조수석에서 내리자 택시 기사도 같이 내렸다.
“어젯밤 돼지꿈을 꾸었는데, 그게 손님을 모시려고 그런 거 같습니다.”
“돼지꿈이면 이게 아니라 로또를 사셨어야죠.”
“전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택시 기사는 환하게 웃었다. 그러다 문득 뭔가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참, 그런데 손님, 저희 인천 대교 건너다가 옆에 검은 승용차 한 대 있지 않았습니까?”
강민은 기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알아들었지만 모르는 척했다.
“글쎄요? 워낙 이런저런 차들이 금방 지나가서.”
“그렇죠. 아…, 글쎄. 제가 헛것을 봤는지 옆에 있던 차가 갑자기 하늘로 올라가 바다로 떨어지는 것을 본 거 같아서요.”
“네?”
강민이 눈을 크게 뜨자 택시 운전사가 뒷머리를 긁었다.
“말이 안 되는 건 아는데… 에잇, 긴가민가해서 한번 여쭤봤습니다. 그때 차량도 거의 없었거든요.”
“혹시? 자유로 전설처럼 인천 대교 전설 그런 거 아닐까요? 아 참, 블랙박스 있잖아요?”
강민의 말에 택시 기사가 흠칫했다.
“어휴, 손님! 저 귀신 무서워합니다. 그런 말 마십시오. 그리고 블랙박스요? 지금 고장이 났거든요. 고장 난 게 다행이네요. 있어도 무서워서, 안 봤을 겁니다.”
이건 강민에게도 다행이었다. 새벽 3시라 인천 대교에 차량도 뜸해 본 사람이 없었다.
‘삼촌은 빼고 말이지.’
강신은 넉살 좋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 돈이 부적입니다. 기사님 지켜 줄 테니 안전 운전 하십시오.”
강민은 그 말을 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뒤에서 ‘좋은 여행 되십시오’라는 택시 기사의 큰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강민은 공항에 가는 게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플랫폼에 멈춰 있는 차 한 대가 보였다. 그 앞에 팔봉이 서 있었다.
“삼촌.”
강민과 팔봉의 눈이 부딪혔다. 택시 기사는 그냥 넘어갔지만, 팔봉은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삼촌이 많이 궁금해하겠지?’
강민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팔봉의 말은 전혀 달랐다.
“집으로 돌아갈 거냐?”
강민은 팔봉을 바라보다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어차피 아침에 인천 공항 오려고 했어요. 러시아 가야 해서요.”
“그럼 좀 쉬었다가 가는 게 낫겠구나.”
“네, 삼촌.”
“그래, 알았다. 그럼 난 이만 가 보마.”
팔봉이 다시 차에 타려고 할 때였다. 강민이 팔봉에 다가가 팔을 잡았다.
“삼촌, 할 말이 있어요.”
* * *
강민은 팔봉의 차를 타고 영종도를 돌았다.
영종도에는 공항 말고도 많은 시설과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와 있었지만, 아직 무성한 풀들만 있는 곳도 많았다.
“삼촌, 저기서 잠시 차 세울 수 있어요?”
강민의 말에 팔봉은 아마 대답 없이 도로 밖 흙길에 차를 세웠다.
강민은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봤다. 새벽 4시라 차도 사람도 없었다.
게다가 개발이 덜된 곳인지 주위에는 가로등 빼고 아무것도 없었다.
앞에는 꽤 높은 산이 있었다. 도로 이정표를 보니 ‘백운산’이라고 쓰여 있었다.
강민은 크게 숨을 들이마신 뒤 팔봉에 말했다.
“삼촌, 흑룡파 두목을 바다에 빠트린 건 제가 그런 거예요.”
“흠.”
팔봉은 입술을 꽉 다문 채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드디어 강민이 시인해서였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거지?”
“믿기 어렵겠지만, 제겐 초능력이 있어요. 언제 이런 힘이 생겼는지 저도 정확히 몰라요. 이걸 자각하고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대략 2달 정도 됐어요.”
강민은 방패를 소환했다. 파란빛이 도는 투명한 방패가 팔봉 앞에 나타났다.
“지금 삼촌 앞에 가로 2.3미터 세로 2.8미터의 방패가 있어요.”
“뭐라고?”
팔봉이 깜짝 놀라며 손을 뻗었다. 하지만 팔봉은 방패가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았다.
“아마 보이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이러면 믿으실 거예요.”
강민은 ‘방패 던지기’를 펼쳤다.
방패가 날아가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나무를 둘로 쪼갰다.
– 뚜둑뚜둑.
잘린 나무 윗부분이 기울어지더니 ‘쿵’ 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맙소사.”
놀란 팔봉이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만일 눈앞에서 일어난 게 아니라면 믿지 못했을 장면이었다.
– 꿀꺽.
팔봉은 조심스럽게 나무에 다가가 잘린 단면을 손으로 만졌다.
“매끄럽네. 단번에 면도 칼로 잘라 버린 것같이 말이야.”
“네.”
“이런 게 방패라고? 이건 방패가 아니라 거대한 면도날이라고 해도 믿겠어.”
강민이 팔봉 옆으로 와 말했다.
“방패 맞아요. 이런 방패를 전 8개 소환할 수 있어요. 그걸 연결해서 길을 만들어 흑룡파 두목이 탄 차를 바다에 빠트린 거예요.”
팔봉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증거를 보여 줬으니 믿어야 하는데, 솔직히 믿기지 않는 얘기구나.”
“저도 인정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죠.”
팔봉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에게 이런 힘이 생긴다면 자신도 그럴 거 같았다.
그때였다. 팔봉의 머릿속에 아직 원인을 찾지 못한 사건 하나가 떠올렸다.
“설마… 구룡 그룹 테러도?”
“네, 제가 한 거예요.”
팔봉이 크게 한숨 쉬었다.
“그랬구나. 그랬던 거였어.”
지금 본 방패의 능력이면 구룡 그룹 테러는 충분히 가능했다.
“이런 건 영화나 소설 속에서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진짜 있다니.”
팔봉은 고개를 흔들더니 말을 이어서 했다.
“솔직히 난 네가 비밀을 얘기 안 해 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말해 줘서 고맙구나.”
“진작에 말씀드려야 했는데 이제야 말씀드려서 오히려 죄송하죠. 그리고 삼촌, 이게 전부가 아니에요.”
팔봉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설마? 또 다른 초능력이 있다는 거냐?”
강민은 대답 대신 허공에 아공간을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현금 다발 하나를 꺼냈다.
* * *
조금 전 방패를 봤을 때만 해도 크게 얼굴 변화가 없던 팔봉이 이때만큼은 입을 벌리고 말았다.
“그… 그게 뭐냐!”
허공에서 갑자기 돈이 나타났다. 이때만큼은 팔봉도 귀신을 본 듯 눈을 부릅떴다.
강민은 팔봉에서 어디까지 능력을 공개해야 하나 고민하다 ‘아공간’까지는 공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야 돈과 귀금속에 관해 설명돼서였다.
“아공간이라고 해요. 게임 속 인벤토리하고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어쨌든 저만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죠.”
팔봉이 강민에게 다가와 주위를 손으로 만졌다. 하지만 만져지는 건 없었다.
“맙소사.”
“지금까지 삼촌에게 드렸던 돈 그리고 귀금속과 금, 모두 여기에 있던 거였어요.”
팔봉이 얼이 빠진 표정을 지었다.
“처음부터, 그… 안에 있었다는 거냐?”
“네, 그런데 그대로 말할 수가 없어 삼촌에게 핑계를 댄 거였어요.”
팔봉이 입을 딱 벌렸다. 이제야 모든 의문이 풀린 거였다.
“완전히… 보물 상자구나.”
“그렇죠, 보물 상자. 맞아요.”
팔봉은 빈 허공을 멍하나 바라보다 고개를 흔들었다. 너무 비현실적인 장면을 봐서 아직도 실감이 안 났다.
“그럼 그 안에 돈이 얼마나 있는 거냐?”
“셀 수 없이요. 너무 많아서 확인도 다 못 했어요.”
실제로 한국은행에서 얻은 돈은 아직도 산더미처럼 있었다.
“미치겠네. 믿기지 않는데, 눈앞에 있으니 안 믿을 수도 없고.”
그 말을 하던 팔봉은 문득 무엇이 떠올랐다.
“설마 마석도 그 안에 있는 거냐?”
“그렇긴 한데, 그건 조금 달라요. 제가 뭔가를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거라서요.”
팔봉은 이해가 안 됐지만,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물어봐서 대답을 듣는다고 해도 이해하는 게 힘들 거 같아서였다.
9월이라 그런지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팔봉은 하늘을 바라봤다. 이제야 강민에 대한 모든 의문이 풀렸다.
‘돈과 귀금속이 나오는 아공간이라니.’
헛웃음이 나왔다.
‘이 놈 아직도 무르네. 이런 건 평생 혼자만 알고 있어야지.’
자신을 믿어 얘기해 준 걸 알기에 뿌듯한 마음도 들었지만, 강민이 걱정도 되었다.
“하나만 묻자. 넌 방패라는 것만 얘기해도 되는데, 왜 아공간까지 나한테 말한 거지?”
“그야, 삼촌에게 이제 말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부탁할 것도 있어서요.”
강민은 그 말을 하며 아공간에서 ‘장부’를 꺼내 팔봉에 건넸다.
팔봉은 장부를 살피다 눈을 크게 떴다.
“이건!”
“흑룡파의 로비 장부죠. 흑룡파가 연예 매니지 사업한 게 이거 때문인 거 같더라고요.”
팔봉은 전체를 살펴보고 말했다.
“이건 왜 경찰에 넘기지 않았느냐?”
“그곳에 적힌 놈들은 제가 직접 처리할 거예요.”
“안 된다! 이미 너는 사람을 너무 많이 죽였어!”
이때만큼은 강민도 지지 않았다.
“거기 보셨잖아요? 경찰도 검찰도, 언론도 모두 접대받은 거요. 재벌은 말할 것도 없이 사회 지도층 인사들까지 모조리요! 이들이 장부를 준다고 한들 잡혀갈까요?”
새벽 밤하늘에 울분 섞인 강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팔봉은 대답하지 못했다. 성 접대로 뉴스에 나온 사람들이 그동안 꽤 있었지만, 유죄가 된 케이스는 극소수였다.
팔봉은 한참 망설이다 물었다.
“혹시… 이 피해자 중에 네가 아는 사람이 있는 거냐?”
강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지만 이미 죽었어요. 자살했죠.”
“하아.”
팔봉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이 정도면 말려 봤자 소용없었다.
‘하지만 강민의 손에 피를 더 묻히게 하면 안 돼. 형님을 봐서라도 더욱!’
팔봉이 눈을 뜨며 말했다.
“내가 도와주마. 피는 내가 묻히마. 그러니 사람을 죽이지는 마라.”
“제 일은 제가 할 겁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삼촌. 저도 무작정 죽이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쉽게 용서하지도 않을 겁니다.”
강민은 장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장부 삼촌이 보관해 주세요.”
“뭐라고?”
이건 엄청난 장부였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힐 수도 있는 거였다.
“거기 보면 흑룡파가 로비를 이용해 무엇을 얻었는지 나와요. 그중 하나가 ‘골드 썬’이 있는 호텔이죠. 엔터 회사도 마찬가지예요. 삼촌. 그 장부를 이용해 삼촌이 흑룡파의 모든 이권을 빼앗아 주세요. 협박이든 뭐든 다 이용해서요. 가능하나요?”
“…가능하다. 하지만 그래도 호텔이나 엔터 회사를 빼앗으려면 돈이 필요해.”
“말씀드렸잖아요? 저 돈 많아요. 삼촌이 지폐에서 수영할 수 있을 정도로 많아요.”
강민이 팔봉에 다가가 손을 잡았다.
“부탁이에요, 삼촌. 흑룡파의 뿌리를 아예 뽑아 주세요. 모조리요!”
* * *
팔봉이 떠나자 강민은 영종도에 있는 호텔에 가서 잠시 잠을 청했다.
몇 시간 못 자겠지만 러시아에 가야 하니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 올리기 위해서였다.
오전 10시가 되자 강민은 호텔을 나와 근처 옷가게에서 캐주얼 양복을 사 입고 머리를 손질했다.
그러니 금방 12시가 되었다. 택시를 타고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여권은 아공간에 있었다. 여권만이 아니었다. 필요한 모든 걸 강민은 아공간에 넣고 다녔다.
‘응?’
그런데 인천 공항에 들어가 티케팅을 하려는데 주위 사람들이 강민을 하나둘 바라보았다.
‘뭐지? 뭐가 묻었나?’
강민은 화장실에 들어가서 거울로 봤지만, 몸에 묻은 건 없었다.
‘이상하네? 내가 민감해진 건가?’
바깥으로 나오니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이 강민을 힐끗거렸다.
그중에는 어린아이도 있었는데 초등학생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가 강민을 향해 소리쳤다.
“와! 그 형이다! 티브이에 나오는 형아!”
아이의 소리에 주위 사람들이 이제 대놓고 강민을 바라보았다.
“진짜네? 티브이에서 봤던 그 사람이야.”
“누군데?”
“그 사고 난 클럽에서 사람들 구해 준 그 사람.”
“그래? 유명한 사람이야?”
“티브이에서 엄청난 것을 발표한 사람이라고 하던데? 전 세계가 난리래.”
사람들의 얘기를 들은 강민은 어떻게 된 일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클럽에서 있던 일이 기사로 나왔나 보구나.’
강민은 바로 티케팅을 하고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강민은 대기실 구석에서 티브이가 있는 근처 의자에 앉았다.
[안녕하십니까. 1시의 뉴스입니다.] [오늘 새벽 강북에 있는 대형 클럽, 골드 썬에서 폭력 조직 내부 싸움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경찰이 일찍 출동해 일반인들의 큰 피해는 없었지만, 조직 폭력배는 큰 피해를 보았습니다.]티브이에는 클럽 ‘골드 썬’ 내부의 모습을 보여 줬다.
잘린 계단과 타 버린 ‘사이키’를 비롯한 등들이 카메라에 담겼다.
[게다가 이번 사건에는 부실한 전원 관리로 인해 감전 사고가 일어나 더 큰 사상자를 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일명 ‘흑룡파’ 내부에서 일어난 이권 싸움으로 보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흑룡파 두목 장병수를 공개 수배로 찾고 있습니다.]티브이에는 장병수와 주요 흑룡파 인물들의 얼굴이 나타났다.
‘저렇게 생긴 놈이었구나. 저따위 늙은이 때문에 민주가 자살하다니!’
강민은 장병수의 얼굴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런데 그다음 화면에 강민이 깜짝 놀랐다. 갑자기 밝아진 앵커의 목소리와 함께 티브이에 강민의 얼굴이 나타났다.
[이번 사건은 벌어지지 말았어야 할 사건이었지만, 그래도 나쁜 소식만 있는 건 아닙니다.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사람들이 있죠.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의인이 있었습니다.]티브이에 강민의 얼굴이 사라지고 몇몇 남녀들이 나타났다.
– 그분이 깔린 저를 구해 줬어요.
– 그분이 아니었다면 팔이 부러지는 걸로 끝나지 않았을 거예요. 정말 사람들에게 밟혀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때 그분 목소리가 들렸어요.
– 갑자기 환한 빛이 나면서 그분이 말을 하는데, 정말 신의 계시 같았어요.
티브이에 나온 사람들이 모두 강민을 칭찬했다.
강민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티브이에 나온 사람들은 바로 자신이 구해준 사람들이었다.
[이분의 얼굴이 익숙하신 분도 계실 겁니다. 바로 얼마 전 미국 칼텍에서 열린 포럼에서 한국의 위상을 세운 바로 최강민 대표입니다.]또다시 화면이 바뀌고 강민 마트가 나왔다. 강민마트 앞에서 한 기자가 실장인 한대식과 인터뷰를 했다.
– 사장님이 그… 무서운 흑룡파 놈과 함께 갔어요. 자신이 모두 해결하겠다면서요.
[인터뷰 내용과 같이 이분은 자신이 운영하던 마트에 문제가 생겨 클럽에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자 사람들을 구한 거였습니다. 포럼에서 발표한 능력도 대단하지만, 의기도 대단한 거 같습니다.]강민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만히 앉아 있기가 힘들었다.
‘비행기 언제 오냐? 빨리 들어가야겠다.’
강민은 고개를 푹 숙이고 러시아 ‘쉐르메티에보 공항’행 비행기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송으로 탑승 안내가 나왔다. 다행히 비즈니스석을 예매한 강민은 일등석 다음으로 탈 수 있었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복병을 만났다. 이미 한국인들은 방송이 나오기도 전에 줄을 서고 있었던 거였다.
“어? 최강민이다!”
“어머 어머! 진짜야! 실물이 훨씬 잘생겼네?”
“그렇게 부자라면서? 돌멩이 하나가 20억인가 그런데, 서로 사 가려고 난리라는데?”
“나도 그 기사 봤어. 기사에 러시아 푸틴 만나러 간다는데? 설마 지금 가는 거야?”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기다리고 있던 사람 중에는 러시아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강민을 보며 휘파람과 환호성을 내기도 했다.
‘미치겠네.’
강민은 아는 체하는 사람들에게 작게 고개를 숙이고 멍하니 섰다. 1초가 1시간 같았다.
그리고 기다리던 입장이 시작되었다. 강민이 승무원에게 티켓을 보여 주자 승무원이 빨간색 색연필로 티켓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강민은 얼른 안으로 들어가 좌석에 앉았다. 하지만 비즈니스석은 앞, 뒤, 옆으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연신 강민을 힐끗거렸다. 스튜어디스도 다가와 굉장히 친절하게 대했다.
‘연예인들이 왜 몰래 다니는지 알겠어.’
하지만 강민은 이때 미처 몰랐다.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9시간 비행을 끝내고 강민이 모스크바 ‘쉐르메티에보 공항’에 도착했을 때 강민은 진정한 환대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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