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85)
85화 체르노빌 (1)
모스크바 호텔에 도착한 강민은 입은 딱 벌렸다.
“이게 스위트룸? 우리 집 다 합친 것보다 큰 거 같은데?”
강민은 스위트 룸을 돌아다니다 거실 소파에 앉았다. 창밖으로 모스크바 전경이 한눈에 보였다.
‘이게 도대체 뭔지.’
푸틴 초청으로 오는 거라 특별한 대접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강민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모스크바 쉐르메티에보 공항에 도착한 강민은 그곳에서부터 엄청난 환대를 받았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어린이들이 꽃다발을 줬다. 꽃다발을 받자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공항 직원의 안내를 받아 이동했다.
수속 절차 같은 건 없었다. 모조리 무사 통과 했다.
입국 문을 나서자 군악대가 연주를 시작했고 한 사람이 다가왔다.
– 러시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세르게이 노박’ 외교부 장관입니다.
강민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자신에게 ‘마석’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개 일반인이었다.
그런데 외교부 장관이 직접 나왔다. 이건 거의 ‘국빈급’으로 환영식을 하는 거였다.
솔직히 얼떨떨 했지만 좋았다. 대우해 주는데 누가 싫겠는가?
하지만 호텔에 와서 샤워하고 나오자 정신이 번뜩 들었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지.”
분명 자신에게 이렇게 해 주는 이유가 있을 거였다.
“그게 짐작이 안 된단 말이야. 분명 태양광은 러시아 관점에서 좋아할 게 아닌데 말이야.”
러시아의 주 수입원은 천연가스와 석유의 수출이었다.
특히나 푸틴은 러시아가 재정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자원 수출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해서 더 자원에 매달렸다.
‘상식적으로 나를 싫어해야 정상인데?’
강민은 머리를 말라고 옷을 입고 곰곰이 생각했다.
‘설마? 방사능 홍차를 주려는 건 아니겠지?’
그러려면 러시아에서가 아니라 다른 국가에 있을 때 해야 했다.
‘도대체 뭘까?’
강민이 고민할 때였다. 초인종이 울리고 문을 여니 호텔 직원이었다.
“룸서비스입니다.”
“네? 룸서비스 안 시켰는데요?”
“특별한 손님을 위한 저희 호텔의 서비스입니다.”
젊어 보이는 남자가 활짝 웃으며 와인 한 병과 잔을 테이블 위에 놓고 나갔다.
“하, 미치겠네. 이것도 서비스인가? 이 정도면 부담되는데…….”
강민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며 와인병을 들었다. 그런데 와인병 아래에 있던 받침대에 무언가가 쓰여 있었다.
‘응?’
강민이 고개를 갸웃하며 받침대를 살폈다.
‘이거… 인터넷 나튜브 주소 같은데?’
뭔가 수상했다.
‘인터넷 주소를 이렇게 비밀스럽게 전한다고?’
이상했지만 동시에 강한 호기심도 들었다.
강민은 캐리어에서 노트북을 꺼내 인터넷에 연결했다. 받침대에 쓰여 있는 주소로 들어가 보니 나이가 든 남자가 나타났다.
[‘언어’ 스킬이 ‘우크라이나’ 언어를 감지하였습니다.> [우크라이나어를 습득하시겠습니까? YES, NO.>나튜브 영상에는 영어로 자막이 나와 읽는 데 문제는 없었지만, 강민은 YES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남자의 목소리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 저는 우크라이나, 리비우 대학 원자력 학과 아나톨리 교수입니다. 아니, 인제 그만뒀으니 교수가 아니지요.
영상은 자신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시작됐다. 게다가 영상은 3년 전에 제작된 영상이었다.
‘이걸 왜 이렇게 비밀스럽게 전한 거야?’
강민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영상을 계속 봤다.
– 우크라이나는 체르노빌 콘크리트 덩어리 위에 ‘안전 가둠’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안심하고 있죠.
– 하지만 ‘안전 가둠’은 체르노빌의 해결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빗물이 스며들지 못해 핵분열을 가속시킬 겁니다.
– 2021년 체르노빌에서 중성자 수가 늘어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건 당장은 아니라도 몇 년 후 대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 국제 사회는 이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합니다. 만일 체르노빌 안에 파묻혀 있는 핵연료가 핵융합을 시작한다면 그때는 이미 늦은 겁니다. 유럽 전체에 거대한 재앙이 될 것입니다.
영상은 길지 않았다. 10분 정도 나오다 끝났다.
‘이걸 왜?’
강민은 고개를 갸웃했다. 금지된 영상도 아니었고 인터넷에 버젓이 나도는 건데 이렇게 비밀스럽게 전달해야 할 이유를 알지 못했다.
‘게다가 난 러시아에 있는데, 왜? 우크라이나 문제를?’
많은 사람이 체르노빌을 러시아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체르노빌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지역 이름이었다.
과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소련으로 합쳐져 있을 때 체르노빌 사태가 터져 다들 러시아 문제로 알고 있었지만, 소련이 해체되고 나서는 우크라이나의 문제였다.
‘혹시 마석 때문인가? 그럼 우크라이나가 직접 연락해 왔을 텐데?’
강민은 자신에게 온 메일을 살펴봤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온 메일은 없었다.
‘뭔가 이상한데?’
한국과 적대적인 국가 일본마저 마석을 원하는데 그 누구보다 원할 거 같은 우크라이나가 메일을 보내지 않았다.
‘그런데 러시아에 와 있는 나한테 비밀스럽게 이 영상을 보여 준다?’
누가 봐도 이상했다. 강민은 다시 한번 받침대를 바라봤다.
그런데 글자가 바뀌어 있었다.
– 체르노빌은 이때 이후 계속 핵분열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임계점이 곧 다가옵니다.
– 부디 체르노빌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 그리고 푸틴을 믿지 마세요.
그 글자가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이제 받침대는 아무것도 없는 하얀 받침대일 뿐이었다.
‘뭐야?’
강민은 자신에게 이걸 왜 보여 주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민할 시간은 길지 않았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강민이 들어오라고 하자 문밖에 ‘세르게이’ 외교부 장관이 와 있었다.
“대표님, 시간이 되었습니다.”
강민은 푸틴과 저녁 만찬 약속이 되어 있었다.
“아, 네. 저도 막 준비 끝냈네요.”
강민은 세르게이를 따라 푸틴이 집무실로 쓰고 있는 대통령 궁으로 향했다.
“저기가 붉은 광장입니다.”
세르게이는 강민에게 모스크바 곳곳을 말해 주었다.
붉은 광장을 시작으로 크렘린궁, 그리고 나폴레옹이 후퇴할 때 버리고 간 대포들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대통령 궁으로 들어갔다. 그곳이 푸틴의 집무실이었다.
삼엄한 경비가 있었지만 아무도 강민을 막지 않았다.
강민은 화려한 복도를 지나 거대한 회의실에 들어갔다.
그곳에 그 사람이 있었다.
“반갑습니다, 최강민 대표.”
푸틴이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강민은 푸틴의 손을 꽉 잡으며 고개를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푸틴 대통령 각하.”
그렇게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 * *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지역의 날씨는 맑았다.
파블로는 언제나처럼 체르노빌의 돔을 순찰하고 있었다.
체르노빌 사태가 터진 후 널리 알려진 것과 같이 체르노빌은 거대한 콘크리트로 덮였었다.
하지만 콘크리트마저 금이 가 방사능이 새어 나오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각국의 지원을 받아 거대한 철로 된 돔을 씌워 버렸다.
그 뒤 체르노빌은 일종의 관광지가 되어 버렸다. 물론 예약해야 하고 엄격한 보안 절차가 따르지만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체르노빌을 보기 위해 왔다.
파블로는 그 덕에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여긴 정상이고.”
방사능 측정기로 주위 이곳저곳을 측정했지만 모두 기존과 똑같았다. 높은 곳은 높았고 낮은 곳은 낮았다.
‘오늘도 별일 없구나.’
위험한 곳에만 가지 않으면 이 직업 자체는 매우 편했다.
파블로는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멈칫했다. 관광객 중 동양인으로 보이는 한 명이 방사능 높은 곳으로 들어가는 게 보여서였다.
‘저긴… 요즘 방사능 수치가 올라가는 곳 아니야?’
간혹 날씨에 따라 또는 비가와 땅이 파이면 방사능 수치가 올라가는 곳이 나오곤 했다.
지금 관광객이 가는 곳이 그런 지역중 하나였다.
“거기 들어가면 안 돼요!”
파블로가 소리를 치자 관광객이 파블로에 소리쳤다.
“여기 이상한 물이 나오는데요?”
파블로가 고개를 갸웃했다.
‘저기는 물이 없는 지역인데?’
게다가 이 근처의 물은 상당수가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는 곳이었다.
“위험하니, 우선 나오세요.”
파블로는 크게 소리치며 그곳으로 다가갔다.
“진짜 물이 나오네?”
파블로는 물이 나오는 곳을 따라갔다.
“어?”
물이 나오는 곳은 철로 된 돔 근처였다.
“비도 안 왔는데? 왜 여기서…….”
말을 하던 파블로는 깜짝 놀랐다. 어마어마한 두께의 돔 아랫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던 거였다.
그것도 녹아내렸는지 붉어져 있었다.
“이건… 말이 안 되는데!”
돔 안에는 각종 경보기가 달려 있었다. 철이 녹을 정도면 경보기가 작동해야 했다.
‘설마!’
가능성은 둘 중 하나였다.
‘고장이 났거나, 작동하지 못할 상황이 안에 벌어졌거나!’
어떤 것이든 최악이었다.
파블로는 바로 핸드폰을 들었다. 윗사람에게 보고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 휘청.
파블로가 휘청거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왜 이러지?’
원인은 어렵지 않게 발견했다. 둠 아래 구멍에서 연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맙소사! 안…. 안 돼!’
안에는 콘크리트 덩어리뿐이었다. 그런데 연기가 난다면 콘크리트 덩어리 깊숙한 곳에서 나왔다는 뜻이었다.
방사능이 새어 나오는 게 틀림없었다. 그것도 잠시만 노출돼도 치명적인 강한 방사능이!
파블로는 얼마 전 사귄 여자친구가 생각났다. 직장이 생겼다며 좋아하던 부모님도 생각났다.
하지만 파블로는 이를 악물고 핸드폰을 들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이곳 사정을 알려야 했다.
“소장님, 큰일… 났습니다. 체르노빌… 돔이… 녹기 시작… 했습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파블로는 정신을 잃었다.
– 파블로! 파블로!
핸드폰에서 소장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파블로는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체르노빌에 관광하러 전 세계에 모인 관광객들이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러시아에서 몰래 온 관광객도 있었다.
* * *
‘이 사람이 푸틴.’
나이가 70이 넘은 푸틴이었지만 손아귀 힘과 위압감이 장난 아니었다. 사람을 압도하는 기세가 몸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강민도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짐작하지도 못한 전장을 뚫고 온 사람이었다.
강민은 모르지만, 강민의 몸에서도 푸틴에 못지않은 기세가 흘러나왔다.
“요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신 분을 이렇게 직접 뵈니 정말 반갑습니다.”
푸틴이 먼저 인사말을 꺼냈다.
“별말씀을요. 경제 위기로부터 러시아를 구한 푸틴 대통령 각하를 만나 뵙게 되니 제가 영광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칭찬하며 웃었다.
하지만 푸틴은 속으로 깜짝 놀라고 있었다.
‘이놈 정체가 뭐지? 한국의 비밀 요원인가? 아니야. 그랬다면 KGB가 모를 리 없는데.’
그만큼 푸틴은 강민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자, 여기 앉으시죠.”
강민이 앉자 단정한 옷을 입은 여자가 찻잔을 강민 앞에 두고 나갔다.
푸틴의 뒤에는 깔끔한 슈트를 입은 한 남자가 있었는데 푸틴이 손짓했다.
나가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나가기 전 남자가 푸틴의 귀에 속삭였다.
“방금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엘레나 아가씨가 우크라이나에 갔다고 합니다.”
“뭐라고? 감시하라고 했잖아!”
푸틴이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치다 강민을 보며 가까스로 평온을 유지했다.
“KGB 훈련까지 받으신 분입니다. 요원들을 다 따돌렸다고 합니다. 게다가 프랑스에서 움직인 거라 추적에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가만있으라니까! 어디로 갔는데?”
“아가씨 방에 체르노빌에 대한 정보가 있는 것으로 봐서, 그곳에 간 거 같습니다.”
“뭐? 체르노빌! 빌어먹을!”
푸틴은 인상을 쓰다 손짓했다. 나가라는 뜻이었다.
남자가 나가자 회의실에 두 사람만 남았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번에도 먼저 말을 꺼낸 건 푸틴이었다.
“아닙니다. 회의실이 아주 멋져서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회의실에는 역대 러시아 화가들이 그린 그림들이 잔뜩 벽에 걸려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차를 마시며 서로를 칭찬했다. 그러다 푸틴이 본론을 꺼냈다.
* * *
“듣자 하니 미국에 연구소를 설립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강민은 깜짝 놀랐다. 이제 건물을 계약한 거뿐인데 벌써 푸틴 얘기에 들어간 거였다.
강민은 가까스로 진정하며 대답했다.
“아직 건물만 사 놓은 수준입니다. 장비 들여 놓고 사람 뽑고 본격 연구에 들어가려면 아직 멀었죠.”
푸틴은 앞에 있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칼텍 근처에 연구소를 마련하셨고, 좋은 사람은 금방 뽑겠죠. 게다가 돈도 많지 않습니까? 마석 하나당 미국이 20억에 샀다는데. 혹시 저희도 마석을 살 수 있을까요?”
“하하, 안 그래도 대통령 각하를 만난다는 생각에 준비해 왔습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습니다. 저번에 통화할 때부터 무언가 통한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강민이 주머니에서 마석 하나를 꺼내 푸틴에게 건넸다.
“이게… 그 마석이군요.”
“네, 아직 많은 양을 구하지는 못하지만, 태양광 패널과 방사능 흡수에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죠.”
강민이 그 말을 할 때였다. 기다렸다는 듯이 푸틴이 말을 꺼냈다.
“그래서 말입니다. 혹시 태양광 패널 생산은 어디서 하실 예정이신가요?”
강민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본론이 나오는 거 같아서였다.
‘마석 생산을 물어보지 않고 태양광 패널을 묻네? 여우네, 노련해.’
마석은 강민이 절대 다른 곳에서 생산하지 않을 것을 푸틴은 짐작하고 태양광 패널 쪽을 말하는 거였다.
“아직 정하진 않았지만 우선 한국에서 생산할 예정입니다.”
“수요가 엄청날 겁니다. 한국에서 생산한 것만으로는 감당하지 못할 겁니다.”
강민은 그제야 푸틴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강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러시아에 생산 공장을 두기를 원하십니까?”
“물론입니다. 만일 유럽에 수출을 생각한다면 러시아만 한 곳이 없을 겁니다. 특히나 전력이 부족한 중앙아시아에 진출하는 데 러시아는 최고의 장소가 될 겁니다.”
강민이 눈을 번뜩였다.
‘중앙아시아?’
강민은 유럽과 미국 그리고 동아시아만 생각했지 중앙아시아 쪽은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확실히 그쪽에 수출하려면 러시아가 매력적인 곳이긴 해.’
강민은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연구 단계고 필수 재료인 마석이 부족합니다.”
“괜찮습니다. 러시아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사이 생산 공장을 짓고 있지요. 물론 최 대표님이 원하시는 지역에 지을 수 있게 해 드리겠습니다. 대도시가 아니라면 땅도 무상으로 대여해 드리죠. 얼마든지요!”
이때만큼은 강민도 주먹을 꽉 쥐었다.
‘엄청나잖아?’
러시아 최고 권력자에게 사업 승인과 동시에 토지까지 무료로 준다는 확답을 받았다.
강민은 바로 승낙하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았다.
‘조건이 너무 좋아. 왜지? 단지 유럽과 중앙아시아의 태양광 생산기지를 러시아에 유치하기 위해서?’
사실 생산기지에 나오는 세금과 구직 인력만 하더라도 어머어마할 테니 매력적인 건 틀림없었다.
‘아니야, 푸틴이 얘기 안 한 진짜 뭔가가 있어. 그게 뭐지?’
그때였다.
– 똑똑.
회의실에 노크 소리가 나며 푸틴의 비서실장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지? 절대 방해하지 말라고 했는데?”
조금은 화난 듯한 푸틴의 목소리에 비서실장이 순간 얼어붙었다.
하지만 그는 입술을 꽉 깨물고 푸틴에게 다가가 작게 말했다.
“대통령 각하, 죄송합니다. 워낙 다급한 일이라 무례를 무릅쓰고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슨 일인데?”
비서실장이 핸드폰을 건넸다.
“안토니우 UN 사무총장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다급한 일입니다.”
“UN 사무총장이?”
푸틴은 고개를 갸웃하며 핸드폰을 받았다. 푸틴은 먼저 강민을 향해 말했다.
“죄송하지만 급한 일이 있어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물론이지요. 저는 그럼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통화하는 걸 듣는 게 예의가 아닌 거 같아 강민은 일어나 회의실 문고리를 잡았다.
푸틴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 건 그때였다.
“네? 체르노빌이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