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89)
89화 체르노빌 (5)
체르노빌 안개 속을 본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대재앙의 시작인가? 괴물의 정체는? – 영국 BBC] [방사능으로 태어난 돌연변인 인가? 후쿠시마는 안전한가? – 일본 NHK]전 세계 모두 사람이 거대한 지렁이를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게다가 그 괴물을 상대한 게 러시아 스페츠나츠라는 사실에 더 충격을 받았다.
– 미치겠네. 스페츠나츠면 세계 최고의 특전사 아니야? 걔들도 못 죽인 거야? 그럼 그걸 누가 죽여?
– 핵이라도 떨어트려야 하지 않나?
– 위에 미친놈 아니야. 안 그래도 핵분열 때문에 방사능 가득한 곳에 핵폭탄을 떨어트려 봐라. 그때는 유럽이 아니라 전 세계가 문제가 될 거야.
전 세계 사람들이 거대 지렁이가 왜 생겼는지 그리고 그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를 얘기했다.
전 세계 언론이 모두 난리였다. 전 세계 사람들 관심사가 모두 체르노빌에 쏠리니 전 세계 모든 언론사가 체르노빌에 몰렸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 괴현상을 직접 보고 싶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모든 사람이 ‘괴물’에 대해 얘기를 할 때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유리 필라토프’ 스페츠나츠 대령이었다.
그는 주위를 살피더니 조용한 곳으로 가 핸드폰을 들었다.
“푸틴 대통령 각하. 유리 필라토프입니다.”
– 수고했소, 대령. 엘레나 상태는 어떻소?
강민이 돌아오지 못했다는 걸 보고 받은 푸틴은 엘레나가 자기 딸임을 유리 대령에게 말했다.
누군가는 자기 딸을 특별히 보호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피폭 증상이 완화되고 있습니다. 의사가 이건 기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12시간을 넘기기 힘들어야 했는데, 자꾸 그 붉은 약물에 관해 묻고 있습니다.”
– 하아.
푸틴이 긴 한숨을 내쉬다 말했다.
– 그것도 모두 최 대표 때문이죠?
“…맞습니다. 트레일러가 쓰러지고 그… 괴물 같은 지렁이가 덤볐을 때 최 대표 혼자 총을 들고 지렁이와 싸웠습니다. 정말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죠.”
유리는 자신이 보았던 것을 모두 말하기 시작했다.
“최 대표는 먼 곳으로 지렁이를 유인하고 붉은 액체가 든 병을 주었습니다. 그걸 저희에게 마시고 하고 관광객들에게 주라면서요. 특히 엘레나 양에게는 직접 붉은 액체를 마시게 했습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죠. 저희는 순간 통증을 잊었고 관광객들은 피폭 증상이 완화되었습니다.”
유리 대령의 말은 계속됐다. 붉은 물약을 마신 군인들과 강민은 힘을 합쳐 트럭을 원상대로 끌어 내렸다.
하지만 ‘마석링’이 문제였다. 출력을 최대로 올려 빛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거였다.
거기다 거대한 지렁이가 다시 나타났다. 강민은 마석 20개를 모두 사라에게 준 뒤 유리에게 말했다.
– 제가 지렁이를 유인하겠습니다. 유리 대령님은 이들을 모두 데리고 나가 주세요.
당연히 유리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민을 지키러 온 게 자신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하지만 강민은 단 한마디로 유리를 조용히 시켰다.
– 명령입니다.
강민은 그 말을 하고 뛰쳐나갔다. 사라가 앞을 못 가게 강민의 옷을 잡았지만, 강민의 명령을 받은 유리가 사라를 끌고 같다.
트럭이 움직이고 강민은 총과 수류탄을 들고 싸웠다. 그 덕에 트레일러는 무사히 멀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보고 말았다.
땅이 무너지고 거대한 지렁이와 강민이 땅속으로 떨어지는 것을.
– 강민!
사라가 소리쳤지만, 그 어떤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건 안개로 뒤덮였다. 그들은 침묵 속에 트레일러에 앉아 안개를 빠져나왔다.
– 하아.
유리 대령의 말을 들은 푸틴은 계속 한숨만 내쉬었다.
– 너무 아까운 인재가 사라졌어. 이렇게 사라지면 안 될 사람인데.
“맞습니다. 마석에… 그런 마법의 물약까지. 최 대표가 살아 있었다면 어쩌면 인류는 한 단계 더 도약했을지도 모릅니다.”
– 그렇겠지.
푸틴의 말에 유리는 입술을 꽉 깨물고 입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 각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원래 유리의 위치에서 감히 푸틴에게 뭔가를 요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됐다.
‘하지만 내 목숨은 최 대표가 아니면 체르노빌에서 끝났어. 나뿐만 아니라 내 부하들 모두도 말이지.’
– 말해 보게.
“부디… 저희가 저 안에 들어가 최 대표를 찾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 나도 그 명령을 내리고 싶지만, 마석이 없으면 안에 들어갈 수 없지 않나?
“제가 최 대표에게 들었는데 일본과 한국의 구룡 그룹에 최 대표가 마석을 팔았다고 합니다. 만일 그 마석이 있다면 안에 들어갔다 올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이런 푸틴마저도 몰랐던 내용이었다.
– 그래? 알았네. 조금 있으면 UN 긴급회의가 열려. 그곳에서 내가 그 건을 건의해 보겠네.
* * *
“맙소사, 여긴…….”
강민은 눈을 껌뻑였다. 하지만 잘못 본 게 아니었다.
눈앞에 빛으로 된 꽃밭이 있었다.
분명 복도를 지나왔으니 사람들이 만든 인공 구조물이 분명한데 빛을 내는 꽃들이 눈앞에 가득했다.
‘예뻐. 하지만 이상해.’
강민은 그 꽃들이 낯설지 않았다. 모양은 다르고 크기도 작았지만 ‘몬테나’의 꽃들과 매우 비슷했다.
불길했지만 이미 이곳까지 들어왔는데 뒤돌아 갈 수도 없었다.
‘좋아, 더 들어가 보자.’
강민은 더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눈앞에 거대한 공간이 나왔다.
처음에는 이곳이 어디인지 몰랐다. 하지만 곧 이와 비슷한 곳을 티브이에서 본 기억이 났다.
“원자로 냉각수가 있던 그곳 아니야?”
티브이에서 북한 핵폭탄을 설명할 때면 항상 나오던 장면이 있다.
냉각수 안에 핵 연료봉을 집어넣고 빼는 장면이었는데 그와 유사한 장소가 바로 눈앞에 보였다.
‘그런데 체르노빌의 연료봉이 있는 곳이면 콘크리트로 덮은 곳 아니야?’
강민은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 용암이 녹아 굳은 듯한 곳이 곳곳에 있었다.
‘콘크리트가 다 녹았구나!’
콘크리트 덩어리가 녹은 곳마다 풀이 자라고 ‘꽃’이 피어 있었다. 흙속이 아닌 방사능 용암이 녹은 곳에서 꽃이 자라고 있는 거였다.
– 꿀꺽.
저절로 목젖이 움직였다. 방호복을 입고 있어 다행이지 저 콘크리트덩이를 만지기만 해도 보통 사람은 피폭당해 죽을 게 분명했다.
‘어쩌면 저 식물도 마찬가지일지 몰라. 맙소사, 여긴 완전 지옥이잖아? 평행 세계도 이 정도 난이도는 아니라고!’
강민은 조금 더 움직여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덩굴이 많아졌다.
빛은 필요 없었다. 사방에 피어 있는 꽃이 밝게 안을 비추었다.
벽은 온통 덩굴투성이었다. 그리고 모든 덩굴이 냉각수 안쪽으로 뻗어 있었다.
강민은 냉각수가 있는 곳으로 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곳에 ‘푸른 물’이 가득 있었다. 그리고 거대한 뿌리가 있었다.
그 뿌리에서 모든 줄기가 뻗어 나오고 있었다.
‘미친!’
강민이 욕을 한 건 그곳에 뿌리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뿌리에는 수많은 알이 붙어 있었다.
그 알에서 막 부화한 지렁이들이 줄기를 타고 바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여기가 부화장이구나!’
강민은 드디어 체르노빌 사태의 실체에 한 발자국 다가선 거였다.
하지만 근본적인 물음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왜 생긴 거지? 게다가 왜 시스템이 작동한 거고?’
그걸 알고 싶어 이곳까지 온 강민이었다.
‘우선 이놈을 죽이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
강민은 냉각수 아래로 뛰어들었다.
– 텀벙.
수십 년 된 냉각수가 아직도 차갑게 유지되고 있었다.
‘응? 차?’
이상했다. 나튜브에서 말한 대로라면 지금 여기는 핵융합이 일어나는 상태였다.
그럼 물이 다 증발해야 했다.
‘게다가 이만한 덩치의 식물이 유지되려면 이 정도 물은 다 빨아들여야 했지 않나? 하루 이틀도 아니고 30년이 지났는데?’
수많은 의문이 들었지만, 강민의 지식으로는 뭔가 답이 나오지 않았다.
‘우선 이 뿌리를 죽이고 본다!’
강민은 가까이 다가가 방패를 소환했다. 강민의 머리 위에 3개의 방패가 떴다.
혹시 몰라 앞에 2개의 방패도 소환해 막았다.
그때였다.
덩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벽에 붙어 있는 덩굴들과 막 부화한 지렁이들까지 모두 강민을 바라봤다.
‘뭐야? 내 방패를 알아챘다고?’
덩굴들이 세차게 강민을 향해 뻗어 왔다. 지렁이들도 강민을 향해 달려왔다.
‘웃기지 마! 너희 따위는 몬테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방패 던지기!’
강민은 방패를 소환해 3개는 하늘로 3개는 앞으로 던졌다.
날아오던 덩굴들이 모두 잘렸다. 그뿐만이 아니라 방패가 전기를 뿜자 덩굴들이 한순간 멈칫하더니 모두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지렁이들은 연기를 내뿜으며 모두 타들어 갔다.
“별것도 아닌 놈들이!”
강민은 뿌리로 다가가 방패 하나를 소환해 치켜들었다.
뿌리는 둘레만 5m가 넘을 정도로 거대했다. 방패 던지기로 안될 거 같아 직접 방패로 치기로 했다.
강민은 ‘변환 갑옷’으로 양팔에 갑옷을 두르고 방패를 내려쳤다.
‘방패 치기!’
양팔에 생성된 변환 갑옷의 힘과 어마어마한 크기의 방패가 뿌리를 내려쳤다.
– 쾅!
엄청난 충격파가 사방을 휩쓸었다. 냉각수가 위로 솟구치고 벽에 붙어 있던 덩굴들이 모두 바닥에 떨어졌다.
방패에서 생성된 ‘전기’가 냉각수를 타고 방 전체를 감전시켰다.
– 끼익.
막 태어난 지렁이들과 알들이 모조리 터져 나갔다.
‘됐어!’
처음 해 보는 거였지만 변환 갑옷과 방패의 시너지 효과는 엄청났다.
‘이 정도 파괴력이면 웬만한 건 다 한방이겠는데?’
강민은 히죽 웃고 방패를 뽑아 올렸다. 뿌리는 거대한 방패에 깊게 파여 있었다.
‘그런데 아직도 안 죽은 거야?’
분명 뿌리가 죽으면 메시지가 나타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런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더 찍어 보면 나타나겠지!’
강민은 두 번, 세 번 방패로 더 내려찍었다.
– 쾅! 쾅!
그러자 뿌리가 더 갈라지며 뿌리 깊은 안쪽을 내보였다. 강민은 방패로 내려찍는 걸 그만두고 뿌리 안쪽을 바라봤다.
‘응? 저건 뭐지?’
그 안에 뭔가가 있는 거 같았다. 하지만 어두웠다. 깊은 곳이다 보니 꽃들의 빛으로도 보이지 않았다.
강민은 아공간에서 플래시를 꺼내 비추었다. 빛이 뿌리 안쪽 깊숙한 곳까지 보여 줬다.
순간 강민이 멈칫했다.
‘맙소사!’
그 안에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연구원 복장을 한 사람이.
* * *
사라는 오늘도 안개 경계 지역으로 나와 멍하니 안개를 바라봤다.
“사라.”
그런 딸의 모습을 크리스가 안타깝게 바라봤다.
크리스는 체르노빌에서 사고가 터졌다는 말에 만사를 제치고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
“사라, 네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만 포기해야 한다. 강민은… 힘들어.”
크리스의 말에 사라가 고개를 확 돌렸다.
“아니에요! 절대! 절대 강민은 죽지 않았어요!”
사라는 절규하듯 말했다. 하지만 사라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가득 찼다.
“하지만 너는 그 괴물을 직접 봤잖니? 그곳에 들어갔다 온 군인들의 말을 종합해서 보건대, 그건 인간이 대적할 만한 게 아니야. 게다가…….”
크리스는 사라를 데리고 뒤로 물러났다.
이들이 나온 이후로 안개가 더 넓어졌다. 지금도 안개는 더 범위를 넓혀 가고 있었다.
“학자들이 이 안개를 그 괴물과 식물들이 만들어 낸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게 사실이면 아직 그 괴물은 살아 있는 거야. 게다가 더 강해지고 있고.”
이제는 안개는 반경 30km가 넘어 40km를 넘어가고 있었다. 하루 만에 10km가 더 넓어진 거였다.
학자들은 이대로 방사능 안개를 놔두면 100km, 200km를 금세 넘을 거라 발표했다.
그렇게 되면 이제 러시아 국경까지 넘는 거였다.
“그래서 더 강민이 필요해요. 아시잖아요? 마석만이 이 안개에 대항할 수 있다는 거! 참, 아빠. 그거 어떻게 됐어요. 한국 구룡그룹과 일본에 마석이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사라의 말에 크리스가 큰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조금 전 UN 상임 이사국 긴급 회의가 열렸다. 이번 일을 논의하기 위해 세계 각국 정상이 회의했어.”
전 세계가 비상이 걸렸다. 그중 러시아를 중심으로 유럽은 초비상이 걸렸다. 모든 UN 회원국이 보여 이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사라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럼 다시 들어간대요? 강민을 구하기 위한 구조대는 만들어 진대요?”
크리스는 조금 전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UN의 결과를 듣고 이곳에 왔다.
크리스는 사라의 양어깨를 붙잡고 사라의 눈을 바라봤다.
“조금 전 UN에서 결의안을 채택했다.”
순간 사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크리스의 목소리에서 무언가를 느껴서였다.
“이대로 방사능 안개가 커지는 것을 지켜보지 않기로 했다.”
“그럼 강민을 구하러 결정한 거예요? 안개가 커지지 않으려면 강민을 구해야 하잖아요?”
사라의 말에 크리스가 고개를 흔들었다.
“UN은 강민이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 판단했다. 그래서 체르노빌에… 폭탄을 투하하기로 했다.”
사라가 손으로 입을 막았다. 안 그러면 비명을 지를 거 같아서였다.
“안 돼! 안 돼요!”
“나도 그렇단다. 하지만… 각국의 정상들도 의견이 분분했어. 한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폭탄 투하를 반대했어. 하지만 나머지 유럽 국가들과 아시아의 중국과 일본이 강력하게 폭탄 투하를 주장했어. 미국은 중립을 유지했다. 하지만 세계 여론이 좋지 않아. 모든 사람이 생방송으로 그걸 봐 버렸어. 사람들은 무서워해. 빨리 그 괴물을 죽이고 싶어 한단 말이야.”
사라가 털썩 주저앉았다.
“안 돼… 안 돼!
사라는 한참 동안 멍하니 안개를 바라보다 기어코 눈물을 터트렸다.
사라는 강민과 처음 만난 일이 떠올랐다. 공항에서 그리고 야구장에서 그리고 연구소와 안갯속에서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그게 모두 꿈만 같았다.
사라는 이를 악물었다.
‘이렇게 있을 수만은 없어.’
자신의 목숨은 강민이 아니었다면 이미 죽었을 목숨이었다.
“아빠, 폭탄은 언제 떨어져요?”
“만일 안개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넓어진다면,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후에 떨어질 거다.”
* * *
강민은 뿌리를 잡고, 양팔에 은빛 갑옷을 두른 채 있는 힘을 다 줬다.
“으악!”
나무뿌리가 더 벌어지며 그 안에 있던 사람이 더 자세히 보였다.
그는 30대 초반의 남자였다.
‘어떻게 여기에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입고 있는 옷을 보니 과거 이곳 체르노빌에 있던 연구원 같았다.
즉 30년도 더 전의 사람이라는 거였다. 그런데 30대로 보였다. 피부도 살아 있는 사람 같았다.
‘이건 말이 안 돼!’
강민은 뿌리 속을 파내고 파냈다. 그리고 남자와 마주했다.
‘맙소사.’
그제야 강민은 남자를 똑바로 볼 수 있었다.
‘이 사람 몸이 뿌리와 연결되어 있어!’
남자의 팔과 다리가 뿌리와 이어져 있었다.
어깨, 무릎까지는 사람의 모습이었지만 그 아래는 점점 나무처럼 변하더니 손가락과 발가락부터는 완전히 나무로 되어 있었다.
처음 보는 기현상에 강민은 잠시 멍해졌지만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뿌리는 죽이면 안될 거 같아.’
뿌리를 완전히 죽이려 했는데 그러면 이 남자조차 죽을 거 같았다.
‘이 남자를 살릴 방법이 없을까?’
이 남자를 살릴 수 있다면 지금 일어나는 모든 비밀을 알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사람과 나무가 이어져 있는 자체도 태어나 처음 보는 일이었다.
‘어떡하지?’
그렇게 강민이 고민할 때였다.
갑자기 남자가 눈을 떴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