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91)
91화 붉은 눈 (1)
– 끼아아악!
귀곡성과 함께 민주의 검이 근육 좀비의 목을 잘랐다. 근육 좀비의 머리가 바닥을 뒹굴었다.
머리는 근처에 수북이 나 있는 풀들에 걸려 멈췄다.
민주와 같은 3조인 새미가 근육 좀비의 목을 발로 밟고 말했다.
“언니, 요즘 갑자기 풀들이 빨리 자라는 거 같지 않아요?”
“글쎄, 난 잘 모르겠는걸?”
“흠! 그럼 이건 어때요? 언니 또 레벨 업 했죠? 귀곡성인가? 언니가 말한 거, 그게 더 소름 끼쳤거든요.”
“…응.”
민주가 작게 대답하자 새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짜요? 와! 대박. 그럼 이제 레벨 몇이에요? 8레벨?”
“아니야, 아직 7레벨이야.”
새미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헉, 7레벨인데 이 정도예요? 혹시 거의 끝에 도달한 거 아니에요?”
“…아마도.”
“와! 언니 미리 축하해요. 8레벨 되면 아마 언니보다 강한 사람은 강민 오빠밖에 없을 거예요.”
새미가 혀를 내밀며 웃었다. 민주는 그게 너무 좋았다.
그동안 새미가 많이 바뀌었다. 새미만이 아니었다. 강북 연합 모두가 바뀌었다.
‘모두 강민 덕분이야.’
강민과 함께 ‘강화 좀비’를 죽인 그날 이후부터 사람들의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모두 강화 좀비를 죽여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지만, 민주는 아니었다.
‘분명 강민과 연관되어 있어.’
민주는 오패산 쪽을 바라봤다. 항상 강민이 올 때면 오던 방향이었다.
“언니, 무슨 생각 해요?”
새미가 마석을 가방에 넣으며 물었다.
“응? 아… 아니야, 아무것도.”
“에이, 말 더듬는 거 보니까 뻔하네. 강민 오빠 생각하는 거죠?”
“아니야.”
민주는 얼른 대답했다. 하지만 새미는 피식 웃으면 가방을 다시 멨다. 가방에는 마석이 수십 개 있어 묵직했다.
“네네, 아니겠죠. 그런데 언니 잘못하면 오빠 뺏길지도 몰라요. 이번에 오빠 오면 언니도 좀 적극적으로 접근해 봐요. 아민이 걔가 얼마나 적극적인데…….”
“쓸데없는 말 하지 마.”
“뭐가 쓸데없기는요. 언니, 예전에 언니가 불렀던 그 노래 기억나요? ‘내가 뺏을 거야’ 그거요. 남의 남자도 내 매력으로 뺏어버리겠다고 노래했잖아요? 그런데 현실은… 언니! 같이 가요.”
새미가 말하는데 민주는 근처 단독 주택 옥상으로 올라가 버렸다. 다른 조원들도 민주를 쫓아 올라갔다.
“아이씨! 언니!”
새미는 혀를 차더니 바로 쫓아갔다.
옥상으로 올라가니 다들 움직이고 있었다. 강북 연합이 있는 방향이었다.
“언니! 그러다 진짜 뺏긴다니까!”
새미는 큰 소리를 내며 민주를 쫓아갔다. 그 모습에 같은 3조원들이 흐뭇하게 웃었다.
모두가 행복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런 3조를 몰래 뒤쫓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이때는 몰랐다.
* * *
민주와 새미가 그걸 깨달은 것은 강북연합에 도착하고 나서였다. 그만큼 그들은 기척을 내지 않고 쫓아 왔다.
“3조장, 저들은 누구지?”
마침 컨테이너 위에서 복귀하던 사람들을 보던 장호철이 뒤를 가리키며 물었다.
“네? 누구요?”
민주는 뒤를 돌아보고 깜짝 놀랐다. 그곳에 30명 정도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들은 모두 재질을 알 수 없는 긴 회색 망토 같은 것을 걸치고 있었다. 게다가 후드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누구냐!”
민주가 소리치자 그들 중 한 사람이 다가와 새미가 멘 가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마석이 든 가방이었다.
“??? ???? ????”
그들이 뭔가를 말했지만, 알아들을 수 없었다.
“언니, 저거 어디 말이에요?”
“몰라, 그런데 느낌이 이상해. 지구인 말 같지 않아.”
민주는 똘망이가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지금 들리는 말소리가 꼭 똘망이가 말하는 것과 뭔가 느낌이 비슷했다.
“새미야, 안 되겠어. 안에 들어가서 아민이 데리고 나와 봐.”
민주는 아민의 능력을 아는 사람 중 하나였다. 혹시라도 이종족이라면 아민이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네, 언니!”
새미는 그 말을 하며 뒤돌아 달려갔다.
그런데 그때였다. 망토를 쓴 사람 중 하나가 망토 안에서 활을 들어 올렸다. 활은 새미를 향했다.
“새미야, 위험해!”
민주는 크게 소리치며 칼을 들었다. 그 순간 화살이 활을 떠났다.
“안 돼!”
민주가 화살을 보며 칼을 휘둘렀다.
– 끼아아아악!
귀곡성이 울리며 칼에서 회색빛이 뛰쳐나갔다. 회색빛은 화살을 가르고 다시 민주의 칼로 돌아왔다.
그걸 보며 회색 망토를 입은 적들이 수군수군했다.
하지만 그건 잠시였다. 수십 명이나 되는 그들이 모조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 에에에엥.
강북 연합에 비상 사이렌이 울리고 사람들이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하늘에 불꽃과 총알이 회색 망토들에 쏟아졌다.
하지만 회색 망토들은 강했다.
그들은 마법을 쓸 줄 알았다. 그들이 손을 올리자, 사방에서 물방울이 솟아올라 불꽃을 막았다.
움직임 또한 매우 빨랐다. 이미 총을 알고 있는지 총을 보더니, 몸을 피했다.
그걸 본 강북 연합 대표 장호철은 이를 악물었다.
‘보통 놈들이 아니야.’
장호철이 컨테이너 아래로 내려와 소리쳤다.
“모두 전투 대형으로 모여!”
장호철의 말에 1, 2, 3조가 전투 대형으로 모였다. 이미 적들을 대비해 수많은 대비를 해 온 강북연합이었다.
게다가 강민의 ‘권능’ 때문에 성장이 빨라진 이들은 회색 망토들에 대항해 이들은 호각지세로 싸우기 시작했다.
모두가 잘 싸웠지만, 그중에서도 민주는 압도적이었다.
“귀망(鬼網)!”
민주의 외침과 함께 칼이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1초에 한 번 움직이던 칼이 두 번, 세 번을 움직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칼이 회색 잔상이 남기 시작했다.
– 끼아아악.
칼의 잔상이 귀곡성을 내며 회색 망토들에 달려들기 시작했다.
회색 망토가 도망쳤지만, 그건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칼의 잔상은 유령이라도 된 듯 쫓아가 그들을 베어 버렸다.
“아아아악!”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비명은 비슷했다. 회색 망토들은 비명을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걸 본 회색 망토들이 당황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지도자가 있었다. 조금 전까지 장호철이 있던 컨테이너 위에 녹색 망토를 입은 사람이 나타났다.
그가 팔을 앞으로 뻗으며 소리쳤다.
“???? ????!”
그러자 나머지 회색 망토들이 ‘흡!’ 하고 외치더니 망토를 벗었다.
그 순간, 강북 연합 사람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뭐… 뭐야, 사람이 아니잖아!”
얼핏 보면 사람처럼 보였다. 그들은 순정 만화에서 바로 나온 것처럼 아름다웠다.
하지만 분명 사람은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귀가 달랐다. 인간의 귀와 달리 크고 긴 귀.
“엘… 프?”
영화나 소설 속에 보던 바로 엘프였다.
“진짜야, 엘프라고!”
“오크가 나오더니 엘프도 나오는 거야?”
사람들은 예쁜 얼굴의 엘프들을 보며 잠시 멈칫했다.
그런데 그게 실수였다.
“???? ????”
컨테이너 위에 있는 녹색 망토가 소리치자 엘프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습이다! 조심해!”
엘프들은 소설에서처럼 엄청 빨랐다.
하지만 대다수 정찰조는 기습에 익숙해 바로 대응했다. 문제는 정찰조가 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이었다.
엘프 하나가 달려가 칼로 신입 정찰조의 배를 찔렀다.
“으악!”
배에 칼이 들어오자 정찰조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건 그다음 있을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조금 전 칼을 찌른 엘프가 입을 크게 벌렸다. 그러자 송곳니가 길어지며 날카롭게 빛났다.
엘프가 정찰조의 얼굴을 잡더니 목에 송곳니를 꽂아 넣었다.
“컥!”
정찰조는 단말마를 지르며 온몸을 떨었다.
비록 다른 조원이 당하는 것을 본 민주는 눈을 부릅떴다.
당장 달려가고 싶었지만, 자신이 빠지면 전체 대형이 흐트러졌다.
‘어떡하지?’
자신들이 엘프들을 쓰러트리는 속도보다 정찰대가 쓰러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
‘이럴 때… 그라도 있었더라면!’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민주는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그에게 의존하면 안 돼! 내가! 내가 이들을 구해야 해!’
민주는 적들을 바라봤다. 비록 수가 많았지만,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면 모두를 지킬 수 있을 거 같았다.
“귀망!”
민주의 검이 점점 빨라졌다. 검에서 귀곡성이 울리며 회색 검기가 사방으로 퍼졌다.
“으악!”
엘프들이 검기에 맞고 쓰러졌다. 민주만 있는 게 아니었다. 민주를 선두로 뒤에 강북 연합 사람들이 뭉쳐 엘프들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회색의 검기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검기가 폭발했다.
– 쾅!
민주에게 달려들면 모든 엘프가 쓰러졌다.
[‘귀검’이 레벨 업 했습니다.> [8레벨이 되었습니다.> [세부 스킬 ‘귀폭’을 얻으셨습니다.그걸 본 엘프들이 몸을 멈췄다. 엄청난 스킬의 위력 때문이었다.
그들은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곳곳에 불화살을 쏘며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것만큼은 민주도 어쩌지 못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하늘에서 방패가 날아와 불화살을 쏘는 엘프의 목을 잘랐다.
* * *
‘엘프?’
강민은 정신이 없었다. 강북 연합에 도착하니 사방에 불이나 있었고 엘프들로 보이는 종족들이 강북 연합을 공격하고 있었다.
‘왜 엘프가? 사람들을 공격하지?’
의문은 잠시였다. 강민은 엘프들이 사람의 목에 송곳니를 꽂는 걸 보고 말았다.
‘엘프가 아니라? 흡혈귀야?’
뭐가 되든 상관없었다. 강북 연합을 공격한 이상, 적이었다.
다행히 민주와 강북 연합이 기대 이상으로 잘 싸우고 있었다. 다만 다급해진 그들이 불화살을 쏘아 전황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강민은 방패를 던져 불화살을 쏘는 엘프의 목을 잘랐다.
하나가 아니었다. 8개의 방패를 모두 날려 불화살을 쏘는 모든 엘프를 죽였다.
맨 마지막 엘프와 거리가 8m가 넘어 한 번에 죽이지 못했지만, 가까이 달려가 다시 한번 날려 죽여 버렸다.
‘이 정도면 불화살은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고.’
강민은 강북 연합 마당으로 뛰어들었다.
그걸 알아차린 건 홍영이었다.
“강민이야! 강민이가 돌아왔어!”
“와!”
막 불을 끄고 있던 강북 연합 사람들이 방패를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에게 방패는 희망이며 승리의 상징이었다.
장호철도 민주도 모두 강민을 바라보며 힘을 냈다.
반면 한순간에 동료들이 죽자 엘프들은 당황했다. 검을 쓰는 여자만도 버거운데, 이상한 방패를 쓰는 남자까지 나타난 거였다.
그러자 컨테이너 위에 있던 녹색 망토가 나섰다.
“??? ??? ???”
그 말을 엘프들은 고개를 숙이며 다시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전과 공격 방법이 달랐다.
강민에게 8m 앞까지 다가가지 않았다. 강민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놈들, 내 공격 거리를 알아차렸어!’
그뿐만이 아니었다.
녹색 망토가 손을 하늘로 들고 무언가를 말하자 주위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언어’ 스킬이 ‘엘프’ 언어를 감지하였습니다.> [엘프어를 습득하시겠습니까? YES, NO.>강민은 바로 YES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엘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지의 푸르름이여, 세계수의 자손인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 주소서.>그걸 들은 강민이 소리쳤다. 뭔지 모르지만, 기분이 오싹했다.
“모두 조심하세요!”
하지만 이건 조심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어?”
풀이 갑자기 자라 사람들의 다리를 묶어 버렸다. 엘프들이 달려오는데 움직일 수가 없었다.
“에잇! 방패 던지기!”
강민이 방패로 땅을 박았다. 땅에 박힌 8개의 방패가 전기를 일으켰다. 비록 흙 때문에 전기가 강하지 않았지만, 풀들의 힘을 빼기에는 충분했다.
몸이 자유로워진 사람들은 엘프들과 다시 싸웠다. 자유로워진 사람들은 어느새 엘프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그걸 본 녹색 망토가 다시 손을 위로 들어 올렸다.
강북 연합 앞마당 나무에 달려 있던 나뭇잎들이 바람에 세차게 움직이며 날아가기 시작했다.
수백, 수천의 나뭇잎들이 사람들을 휘몰아쳤다.
“으악!”
나뭇잎에 사람들의 얼굴이 베였다. 팔과 다리도 베었다.
‘안 돼!’
강민은 8개의 방패로 강북 연합 앞마당을 에워쌌다. 하지만 8개의 방패로 모든 걸 막을 수는 없었다.
‘이걸로는 안 돼! 방법을 찾아야 해!’
강민은 주위를 둘러보다 녹색 망토를 바라봤다.
‘저놈! 저놈이 원흉이야! 저놈만 죽여야 해!’
하지만 강민과 녹색 망토 사이 거리는 20m가 넘었다. 그사이에 다른 엘프들도 많았다.
‘게다가 내 공격 거리를 알고 있어. 가까이 가면 도망갈 거야. 도망갈 수 없는 곳이 필요해.’
순간 강민은 하늘을 바라봤다.
‘좋아, 저기다!’
강민이 하늘로 솟구치자 엘프들은 하늘을 바라봤다. 어떤 엘프는 화살을 쐈지만, 방패에 막혀 소용없었다.
엘프들은 강민이 무엇을 하는지 몰라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그건 강북 연합의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은 달랐다.
‘강민!’
민주는 하늘로 솟구친 강민의 아래에 녹색 망토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녹색 망토를 공격하려고 하는 거야. 그럼 내가 도와야 해!’
민주는 강민이 녹색 망토를 노릴 수 있도록 다른 엘프들을 유인하기로 마음먹었다.
“모두 공격! 귀폭!”
나뭇잎이 공격했지만, 민주가 칼을 빠르게 휘두르자 길이 나기 시작했다.
– 쾅! 쾅!
폭음에 나뭇잎이 모두 가루가 되어 날아갔다.
민주가 앞장서고 그 뒤를 정찰 조원들이 따라붙었다. 엘프들이 민주에게 달려들었지만 민주의 ‘귀폭’을 견디지 못했다.
– 쾅! 쾅!
– 으악!
엘프들이 쓰러졌다. 이제 남은 엘프는 10명도 되어 보이지 않았다.
강민은 이 모든 걸 하늘에서 바라보았다.
‘민주야 고맙다.’
강민은 마음속으로 그 말을 하며 상태창을 열었다.
’녹색 망토는 강해. 이놈을 죽이려면 허를 찔러야 해.’
강민은 상태창을 열어 ‘타이탄 썬더 쉴드’를 살폈다.
14레벨 : 8개의 방패 소환( 내구도 800 ) – 50000 포인트.
– 보유 포인트 : 52,000포인트.
’남은 마석은 17개였는데, 잘됐어.’
강민은 바로 레벨 업을 했다.
[‘타이탄 썬더 쉴드’ 스킬이 14레벨이 되었습니다.> [마석 14개를 사용해 ‘타이탄 썬더 쉴드’ 스킬을 강화하였습니다.> [사용자와 방패 거리가 9m로 늘어납니다.> [전력이 더 강해집니다.> [방패가 더 커집니다. 가로 2.4m, 세로 2.9m가 됩니다.> [이제부터 변환시킬 수 있는 갑옷의 개수가 3개로 늘어납니다.>강민은 메시지를 보며 눈을 빛냈다.
’됐어!’
강민은 하늘에서 뛰어내렸다.
정확히 녹색 망토가 있는 곳에서 20m 상공이었다.
* * *
강민이 떨어지는 것은 엘프들도 봤다. 그제야 엘프들은 강민의 목표가 무언인지 알아차렸다.
“족장님을 보호하라!”
녹색 망토의 엘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강민을 보며 주문을 외는 것을 멈췄다.
그리고 바로 몸을 바깥으로 날렸다.
그건 강민이 바라던 바였다. 강민은 허공에서 방패를 밝으며 녹색 망토를 향해 뛰었다.
녹색 망토와의 거리는 9m가 되었다. 녹색 망토는 어떻게 아는 건지 거리를 유지하며 피하고 있었다.
‘그게 네 실수다! 방패 던지기!’
방패가 녹색 망토를 향해 날아갔다.
녹색 망토는 놀란 기색이 가득했다. 하지만 녹색 망토는 앞에 붉은색 마법진을 만들었다.
– 쿵!
마법진에 방패가 멈췄다.
‘이걸 막는다고!’
강민은 또다시 방패를 날렸다. 하지만 녹색 망토는 모든 방패를 막았다.
어느새 녹색 망토는 땅으로 내려섰다. 하지만 조금 전 공격이 충격을 줬는지 몸을 휘청거리고 있었다.
‘좋아, 그럼 이것도 막아 봐!’
강민은 방패로 녹색 망토를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땅에 내려앉은 녹색 망토 주위에 방패를 박기 시작했다.
– 쿵! 쿵! 쿵! 쿵!
네 개의 방패가 녹색 망토의 동, 서, 남, 북을 모두 막아 버렸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마지막 방패 하나가 윗부분을 막아 버렸다.
강민은 하늘에서 방패 안으로 ‘쑥’ 들어갔다.
그제야 녹색 망토가 당황하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전투가 능숙한지 녹색 망토는 얼른 손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강민이 더 빨랐다.
어느새 강민이 양팔에 하얀 비늘 갑옷이 착용되어 있었다. 두 손이 녹색 망토의 양손을 잡았다.
“악!”
녹색 망토가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녹색 망토는 포기하지 않았다.
– 우두둑.
팔이 부러지는 것을 각오하고 몸을 강민에게 다가갔다. 이때만큼은 강민도 놀랐다.
강민에게 다가온 엘프가 입을 벌렸다. 때마침 후드 티가 벗겨지며 녹색 엘프의 얼굴이 보였다.
그 안에 나타난 얼굴은 미의 여신이었다. 한없이 하얀 피부에 신비스러운 녹색 눈동자를 가졌다.
눈, 코, 입이 완전한 조화를 이루며 스스로 빛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완벽한 것에 이질적인 하나가 있었다. 바로 송곳니였다.
송곳니가 강민의 목에 다가왔다.
위험한 순간이었지만 강민에게는 아직 방법이 있었다.
‘물고 싶으면 물어봐!’
강민은 마음속으로 외쳤다.
‘변환 갑옷! 얼굴!’
조금 전 레벨 업으로 3개의 변환 갑옷을 쓸 수 있었던 거였다.
순간 강민의 얼굴에 은빛의 투구가 생겨났다. 어깨부터 머리끝까지 보호하는 투구였다.
엘프가 강민의 목을 물었다.
“윽!”
다른 엘프보다 더 큰 송곳니였지만 강민의 투구를 뚫지 못했다.
엘프가 당황한 게 보였다. 이미 양팔도 못 쓰는데, 최후의 공격마저도 통하지 않은 거였다.
반면 강민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강민의 오른손이 엘프의 목을 잡아챘다.
“윽!”
녹색 망토의 엘프가 신음을 냈다.
방패 바깥에서 이 모습을 본 엘프들이 달려들었다.
– 쿵! 쿵! 쿵! 쿵! 쿵!
이들은 방패를 공격했지만, 방패를 뚫을 수는 없었다.
강민은 손아귀에 더 힘을 줘 엘프를 들어 올렸다.
“피를 빠는 엘프라니. 이건 상상조차 못 한 건데.”
“감히 내 몸을…. 건들다니! 놔! 놔라!”
엘프는 발버둥 치며 말했지만, 목이 잡혀 말을 제대로 못 했다.
“네가 우리는 죽일 때는 너도 죽을 각오를 했어야지. 죽어서 지금까지 네가 죽인 사람들에게 사죄해라!”
강민은 손목에 더 힘을 줬다.
순간 엘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바깥에 있던 엘프들이 더 발광하며 안에 들어오려 했다.
“컥… 컥…….”
숨이 막힌 엘프는 몸에서 점점 힘이 빠졌다.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바깥에 있던 엘프들이 뭔가를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노미… 처랑… 내댜… 호애… 내해…….”
뜻을 알 수 없는 노랫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그 순간 강민의 손에 목이 잡혀 있던 엘프의 눈이 변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웠던 녹색의 눈동자가 점점 붉어졌다.
그리고 눈동자 옆 하얀 부분은 작은 붉은 점이 나타났다.
그걸 본 강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