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119)
아크 더 레전드-119화(119/875)
[119] SPACE 7 불사조처럼! (3)거대한 다리와 쇳덩어리 탄환이 쏟아지면 기계설비도 순식간에 부서져 날아갔다.
“헉헉헉, 무, 무리다! 헉헉헉, 이대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 이겨!”
달리고 뛰고 구르며 생명력을 확인해본 아크의 얼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언제 어떤 공격으로 데미지를 받았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뛰어 다니는 사이에 생명력이 60%나 깎여있었다. 반면 무무의 생명력은 아직 90%. 파이어 이글로 다리를 10여 차례나 공격했는데도 고작 10%밖에 줄이지 못한 것이다.
이제 승산은 0.1%도 없었다.
“빌어먹을! 웃기지마! 난 아크다! 이대로는 안 죽어! 집탄사격!”
철컥, 철컥, 철컥, 퍼퍼퍼펑—!
아크가 폭발하는 기계장치 뒤에서 뛰어나오며 파이어 이글을 뿜었다.
그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발전시설은 거대 무무가 몇 분 동안 설쳐댄 탓에 부서진 천장의 배관에서 흘러나온 정체불명의 가스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상태에서 파이어 이글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오자 폭발이 일어나며 엄청난 불길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맙소사……!”
아크가 확 밀려오는 불길을 보며 허탈한 목소리로 중얼거릴 때였다.
갑자기 불길 속에서 그림자 하나가 튀어나와 아크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파도처럼 밀려오던 불길이 그림자를 중심으로 홍해처럼 갈라지며 흩어졌다.
-화재 확인! 화재 확인! 방화 작업을 개시합니다!
촤아아아아아—!
발전시설의 천장에서 물줄기가 뿜어지기 시작한 건 그 직후였다.
“어, 어떻게……?”
반사적으로 파이어 이글을 들어올렸던 아크가 멍청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크의 눈이 향한 곳은 불길을 뚫고 나타난, 여기저기 떨어져 나간 아머를 입은 사내의 등이었다. 커다란 체구에 불처럼 붉은 머리칼의 사내!
“프레어?”
“아란—!”
그때 뒤쪽에서 익숙한 고함이 고막을 때렸다.
움찔하며 고개를 돌린 아크의 입이 쩍 벌어졌다. 제어탑 외벽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다리를 타고 한 사내가 내려오고 있었다. 빛을 뿜어내는 구슬이 주렁주렁 붙어있는 배틀슈트를 입고 있는 사내, 놀랍게도 피닉스의 B팀장 크라크였다.
“크, 크라크? 게다가 프레어까지! 그, 그럼 다른 대원들도?”
“우리뿐이다!”
크라크가 사다리에서 뛰어내리며 무무를 향해 팔을 들어올렸다.
“에너지 블라스트!”
순간 크라크의 배틀슈트에 붙어있는 십여 개의 구슬이 일제히 빛을 뿜어냈다.
그리고 회로를 따라 이동하듯 팔목으로 모여들더니 빛의 구체가 쏘아져 날아갔다. 에스퍼 크라크의 배틀슈트가 사용하는 주력 무기, 에너지 블라스트! 마나가 응집되어 만들어진 광구(光球)는 유도탄처럼 무무의 본체로 날아가 폭발을 일으켰다.
“쿠오오오오오오!”
무무가 휘청거리며 물러나자 크라크가 달려왔다.
“아란, 괜찮나? 대체 왜 근거리 다중 통신망을 끊은 거야? 죽은 줄 알았잖아?”
“네? 하, 하지만 엘리베이터에서 습격 받은 직후에 확인해봤을 때는…….”
“그때 나는 저 놈에게 당하기 직전에 수류탄을 사용하며 워프로 공간이동을 해서 겨우 빠져나왔어. 하지만 수류탄이 폭발하며 충격을 받았는지 님프가 잠시 작동을 하지 않았지. 프레어도 마찬가지야. 프레어는 다른 대원들처럼 놈에게 먹혔었는데 화염 방사기로 불을 몸에 두르자 다시 뱉어냈다고 하더군. 아마도 네가 님프를 확인했을 때는 내 님프는 작동이 되지 않고 프레어는 놈에게 먹혔을 때였던 모양이야. 그런데 프레어와 만난 뒤에 다시 통신망에 접속해보니 너도 없어서 지금까지 죽은 줄 알았어.”
확실히 아크는 그때 이후로 피닉스의 통신망 접속을 끊었다.
엘리베이터 통로를 탈출한 직후에는 모든 대원과 접속이 끊어진 상태라 굳이 접속상태를 유지할 이유가 없었고, 그 뒤로는 계속 제이와 통신을 연결해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이후로도 크라크와 프레어는 계속 임무를 진행하고 있었단다. 그러다가 20층에 위치한 격납고 근처까지 왔을 때 갑자기 자렘이 통째로 추락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크가 입자 가속기의 전력을 차단했던 그때였다. 이에 발전시설에 뭔가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 크라크는 이곳으로 이동하다가 프로펠러에 아크가 사용하던 와이어 카메라가 엉켜있는 것을 목격, 혹시나 싶어 내려오다가 무무와 싸우고 있던 아크를 발견한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네가 여기까지 와 있을 줄은…… 게다가 저 놈과 혼자 싸우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너도 이미 눈치챘겠지만 저 놈이 전우들의 원수다. 그때…… 똑똑히 봤지. 어두운 통로를 따라 내려오던 놈의 입에 씹히고 있는 전우들을!”
크라크의 이를 갈아붙이며 무무를 노려보았다.
“이대로 못 만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괴물 자식! 피닉스 대원의 힘을 보여주지! 가자, 아란! 지금이야말로 비명에 간 대장과 동료들의 복수를 할 때다!”
“우오오오오오!”
크라크의 말에 프레어도 기합을 터뜨리며 무무에게 달려들었다.
크라크와 프레어가 난입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에너지 블라스트!”
“작열하는 불꽃, 프레임 버스터!”
광구와 불길이 무무를 향해 쏘아져 날아갔다.
판타지 세계에서는 슬라임처럼 생긴 몬스터는 대체적으로 물리타격에는 강한 반면 마법에는 취약한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갤럭시안도 마찬가지였다.
마나로 만들어진 광구와 프레어가 난사하는 불길에 휩싸이자 무무의 생명력이 아크와 싸울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빠른 속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미친 듯이 다리를 휘둘러대며 속사포처럼 쇳덩어리를 날리며 저항했다. 그리고 크라크와 프레어는 화력만 따지면 피닉스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지만 에스퍼인 크라크는 방어력이 약하고, 프레어는 화염 방사기를 장비 한 탓에 움직임이 느렸다.
‘크라크나 프레어가 당하면 무무를 이길 방법이 없어! 내가 주위를 끌어야한다!’
“이쪽이다! 집탄사격!”
철컥, 철컥, 철컥, 퍼퍼퍼펑—!
아크가 파이어 이글을 뿜으며 무무를 향해 몸을 날렸다.
머리 위에서는 스프링쿨러가 쏟아내는 물줄기가 소나기처럼 쏟아지고, 여기저기에는 채 진화되지 않은 불길이 일렁거린다. 게다가 환풍기가 멈춘 상태라 발전시설은 금세 한치 앞도 분간 어려울 정도로 짙은 연기에 휩싸였다.
그 연기 속에서 거대한 무무의 다리가 폭풍을 일으키며 날아다니고 이에 맞서는 아크와 크라크, 프레어가 뿜어내는 산탄과 에너지 블라스트, 화염 기둥이 정신 없이 터져 나왔다.
“헉헉헉, 정말 끔찍한 놈이군. 대체 어디서 저런 괴물이…….”
순식간에 너덜너덜해진 배틀슈트 속에서 크라크가 신음 같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크라크는 아직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상대가 바닥 청소부로 일하던 무무라는 사실을.
어쨌든 대체 어떤 화학작용의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직(?) 바닥 청소부라도 거대화 된 무무의 전투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크라크와 프레어가 합류했음에도 전황은 6대 4비율로 무무가 앞서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Danger! Danger!
해당 지역의 유해가스 농도가 한계치를 넘었습니다!
신속해 해당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면 신경조직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제한 시간 내에 탈출하지 못하면 각종 능력치에 페널티가 적용됩니다》
※남은 시간: 50초, 49초, 48초…….
굳이 말할 필요도 없지만 신체코팅도 무적은 아니었다.
원래 발전시설은 각종 유해 가스를 발생시키는 곳이었다. 거기에 파이프에서 새어나오는 정체불명의 가스와 불길이 솟아오르며 발생하는 각종 매연! 환풍기가 멈춰 그런 가스가 그대로 실내에 고여 육체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버린 것이다.
그나마 아크는 서바이버 코팅 덕분에 저항력이 50% 상승해 아직 페널티가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크라크와 프레어는 이미 페널티가 가해지고 있었다.
“크윽! 혀, 현기증이……!”
“우욱! 속이 울렁거려! 오, 오바이트가!”
휘청거리거나, 심하면 헬멧 아래로 토사물을 뿜어내기까지 했다.
그와 함께 이동속도나 명중률이 뚝뚝 떨어져 시간이 갈수록 전황도 불리해지고 있었다.
‘여기서 버티는 건 자살행위다! 더 늦기 전에 장소를 옮겨야해!’
아크의 눈이 제어탑 위쪽으로 연결된 구멍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출구였다. 사실 무무와 싸울 때 아크는 몇 번이나 그곳으로 탈출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무무가 그냥 지켜보고 있어줄 리가 없었다. 무턱대고 사다리를 기어올라가면 99% 무지막지하게 두들겨 맞게 뻗어버리게 되리라.
‘하지만 크라크와 프레어가 합류한 지금은 가능하다!’
“크라크, 프레어! 화력을 집중해 놈의 발목을 묶고 이곳을 벗어나야 합니다! ”
“쿨럭, 쿨럭! 젠장, 할 수 없지. 프레어!”
역시 숙련된 병사라 긴 설명이 필요 없었다.
“우어어어어! 작열하는 불꽃, 프레임 버스트!”
“에너지 블라스트!”
“집탄사격!”
프레어의 화염과 크라크의 에너지 블라스트, 파이어 이글의 산탄이 동시에 무무의 본체에서 폭발했다. 이에 무무가 휘청거리며 물러나는 사이, 세 전사는 곧바로 몸을 돌려 사다리를 향해 뛰었다. 아크가 사다리를 등지고 파이어 이글을 장전하며 몸을 돌렸다.
“저는 아직 여유가 있으니 먼저 올라가십시오!”
“알았다. 프레어, 가자!”
그렇게 크라크와 프레어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직후.
아크는 다가오는 무무를 향해 파이어 이글을 날린 뒤에 뛰어올라갔다.
“쿠어어어어어어!”
뒤에서 분노한 무무의 괴성이 빠르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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