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131)
아크 더 레전드-131화(131/875)
[131] SPACE 2 발로 뛰는 CEO (2) [어, 어떤가?]바쿰이 불안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에 잠시 우물거리던 아크가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대 이상입니다.”
[저, 정말인가? 정말 괜찮은 건가?]“네, 이 정도면 40. 아니, 50쿠퍼라도 팔리겠습니다.”
[오오오! 됐어! 됐다고!] [이제 우리에게도 희망이 생겼어!]아크의 대답에 바쿰과 문어들이 대가리를 울긋불긋하게 물들이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아크 역시 그런 문어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떠올렸다. 그 앞에는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회색 우주식량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아크가 자렘에서 에이전트 등록을 하는 사이 자렌족의 은신처로 옮겨온 우주식량 제조기에서 생산한 우주식량이었다.
‘솔직히 걱정되는 부분이 없지 않았는데…….’
현재 은하연방에서 파는 우주식량은 대부분 아크가 R-14에서 지긋지긋하게 잡았던 우주벌레의 고기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자렌족이 구할 수 있는 식재료는 북부 호수에서 잡히는 생선, 일반적인 재료가 아니라 결과물이 어떨지 걱정됐던 것이다.
그러나 시제품을 먹어보니 결과는 기대 이상!
우주벌레로 만들어진 일반 식량은 하나에 만복도가 20% 올라갔다.
그러나 자렌족이 만든 식량은 하나에 40%! 만복도가 2배나 더 올라가는 것이다.
30쿠퍼에 파는 고질량 우주식량과 같은 회복량이었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었다. 일반 우주식량은 무미무취, 아무런 맛도 나지 않았다. 그러나 방금 전에 먹은 식량은 생선으로 만들어져 어묵 같은 맛이 나는 것이다.
“저도 놀랐습니다.”
제이가 어묵바를 우물거리며 다가왔다.
“저도 어려서부터 우주벌레로 만들어진 우주식량을 먹어와서 그게 당연한 걸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재료가 바뀌니 맛도 달라지는군요. 그러고 보니 우주개척시대 초기에는 외계혹성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우주식량을 만들었던 적도 있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DNA조작으로 우주벌레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자 우주식량 가격이 떨어져 점차 사라졌다고 들었습니다.”
이게 우주벌레로 만들어진 식량이 일반화된 이유였다.
대량생산된 우주벌레로 하나에 10쿠퍼. 만복도를 100%채워주는 울트라 우주식량도 50쿠퍼밖에 하지 않으니 굳이 식재료를 채취해가며 다른 식량을 만들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건 NPC들만 살고 있을 때의 얘기였다.
같은 세계 속에 있어도 NPC와 유저는 엄연히 다른 존재. NPC들은 생존을 위해 먹을지 모르겠지만 유저는 좀 더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존재, 고작 20~30분의 식사를 위해 몇 시간을 들여 맛집을 찾아 더 비싼 돈을 내는 게 사람인 것이다.
50쿠퍼라고 말했지만 60, 70쿠퍼라도 충분히 팔릴만한 우주식량이었다.
‘이건 상품성이 있어!’
게다가 이건 경쟁사조차 없는 상품!
설사 다른 유저가 이 사실을 안다해도 고작 수십 쿠퍼짜리 우주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수천 골드짜리 제조기를 살 생각은 하지 못하리라. 게다가 식재료 공급에도 인건비가 들어가니 1실버에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이건 따로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는 112마리의 SCV를 거느린 아크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인 것이다.
‘결국 독점이나 다름없으니 가격도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어. 게다가 재료에 따라 성능과 맛이 달라진다면 다른 상품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는 말이잖아!’
아크의 짐작대로였다.
-우주식량(벨로스의 알)
벨로스의 알로 만들어진 우주식량입니다.
독소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영양 손실이 있었지만 상당한 영양식이 만들어졌습니다.
《만복도 +60%, 3분에 걸쳐 생명력과 정신력이 500만큼 회복됩니다.》
※1시간 동안 각종 상태이상의 저항력이 15%만큼 상승합니다.
벨로스의 알을 넣어보자 이런 우주식량이 나왔다.
‘장난 아니잖아? 이 정도 기능이면 1골드. 아니, 3~4골드라도 팔리겠어!’
이런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면 수익은 엄청나게 늘어나리라.
그러나 문어들이 아크조차 고전했던 벨로스의 알을 입수하기는 무리. 게다가 벨로스의 알은 생선처럼 많이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럴 바에는 생선을 재료로 제조기를 24시간 돌리는 편이 나은 것이다.
‘대량 생산은 무리지만 짬짬이 구하는 식재료로 이런 특수 식량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아낸 것만으로도 대박이야. 당장은 무리라도 언젠가는 사업화 시킬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시작 단계니 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게 중요하니 어묵바 판매에 집중하자.’
아크는 본격적으로 바쿰과 어묵바 사업 계획을 의논했다.
“일단 가격은 50쿠퍼로 하죠. 조금 더 비싸도 팔릴 것 같았지만 지금은 고객 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격은 일단 고정 고객이 확보된 뒤에 반응을 보고 다시 생각하죠.”
[하지만 50쿠퍼에 팔리겠는가?]“아마 처음에는 좀 힘들 겁니다. 하지만 일단 맛을 보면 분명 팔릴 겁니다. 그러니 다른 우주식량과 다르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상표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뭐 나중에는 상품을 좀 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겠지만 지금은 어묵바가 주력상품이니 문어 표 어떨까요?”
[살짝 울컥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제품과 맞아떨어지기는 하는군.]어묵바의 상표는 문어 표로 정해졌다.
“그리고 제조기 임대료는 처음에 얘기한대로 수익금의 30%입니다. 괜찮으시죠?”
[물론이네. 자네가 없었다면 시작도 못했을 일이니까.]“그럼 됐습니다.”
이로서 사업 협상 완료!
동시에 문어들이 그 사이에 잡아온 산더미 같은 생선을 제조기에 쏟아 부었다.
그와 함께 제조기가 철컹철컹 소리를 내며 앞부분의 레일을 따라 문어 표 어묵바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나에 50쿠퍼짜리 어묵바가 1시간에 120개씩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에 2,880개. 14골드 40실버!
아크에게 떨어지는 금액만 하루에 4골드 이상!
그러나 이것도 공짜는 아니었다. 자바란에게 받았어야하는 퀘스트 보상 800골드와 부품 교체비 300골드, 11,000골드나 들어갔다. 매일 4골드 씩 수입이 들어와도 투자비를 뽑는 데만 10달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그러나 고객만 제대로 확보해두면 가격을 올릴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여지도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잘만하면 투자비의 2배, 3배도 뽑아낼 수 있는 사업!
‘뭣보다 우주식량은 누구나 사용해야하는 가장 기초적인 소모품이라 안정적이라는 게 무엇보다 큰 장점이야. 적어도 망할 걱정은 없지. 다크에덴의 첫 번째 사업으로 이보다 좋은 건 없어. 게다가…….’
그 과정에서 아크는 생각지도 못했던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잠시 시간을 되돌려, 아크가 우주식량 제조사업을 제안하기 위해 찾아왔을 때였다.
[툰툰 일행의 몸값을 버는 게 목적이기는 하지만, 우리도 일자리를 구하고 싶었네. 이런 곳에서 아무런 목적도 없이 생선이나 잡아먹으며 지낸다면 우리 역시 몬스터나 다름없는 존재일 수밖에 없네. 그런데 자네 덕분에 안전이 보장되고 일자리까지 얻었어. 또한 우리 힘으로 동족을 구해낸다는 목표도 생겼네. 그게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겠는가?]바쿰이 감격한 표정으로 아크의 어깨에 문어발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이내 한숨을 불어내며 말을 이었다.
[때문에 우리 처지가 더욱 서글퍼지는군. 자네는 우리에게 생명의 은인, 그 이상의 존재네. 그런 자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할 만한 것조차 남아 있지 않으니…….]바쿰이 씁쓸한 표정으로 중얼거릴 때였다.
어린 문어 한 마리가 다가왔다.
[저…… 이거 제 보물인데…… 형 드릴게요.]그리고 쑥스러운 듯 꼬물거리다가 낡아빠진 장난감 하나를 내밀었다.
그러자 어른 문어가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이 녀석! 창피하게 무슨 짓이야? 미안하네. 아무래도 어린 마음에 자네에게 뭔가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던 모양이네. 마음쓰지 말게. 그보다…… 실은 호수를 돌아다니며 건져 올린 물건이 몇 가지 있는데…… 이런 거라도 받아주겠나?]어른 문어 몇 마리가 몇 가지 잡동사니를 들고나와 바닥에 늘어놓았다.
새삼스럽지만 아크도 자렘을 찾을 때 북부 호수를 뒤지다가 갖가지 잡템을 건져 올린 적이 있었다. 이곳에서 몇 년이나 생선을 잡아먹으며 살아온 문어들이 그런 잡템을 찾아내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문어들이 늘어놓은 것은 그런 잡템들이었다.
그 중 고르고 고른, 그나마 쓸만한 물건들.
모두 모아 가면 그래도 10골드는 받을 수 있으리라.
그러나 아크는 그런 아이템들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아닙니다.”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그런 뜻이 아닙니다.”
아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벌써 잊으셨습니까? 여러분이 노예의 고리를 쓰면서까지 이곳에 남아 일을 하려는 이유는 자바란에게 잡혀있는 동족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는 숨어사느라 이런 물건이 아무런 의미도 없었겠지만 이제 자렘에 드나들 수 있게 되지 않았습니까? 이것도 다 돈이라는 말입니다. 한 푼이 아쉬운 여러분에게 제가 어떻게 이런 물건을 받겠습니까?”
[으음…….]문어들이 숙연한 표정으로 침음성을 발했다.
그때 아크가 천천히 어린 문어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저는 그런 물건보다 진심이 담겨있는 이 장난감이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이런 장난감은 1쿠퍼도 하지 않겠지만! 아마도 이 아이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이었겠죠. 그런 선물이야말로 저와 자렌족이 우정을 나눴다는 증거로 삼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고맙다. 소중히 간직하며 이걸 볼 때마다 널 생각하마.”
아크가 붉게 상기된 어린 문어의 머리통을 쓰다듬으며 장난감을 받아들었다.
그러자 문어들이 꼬물거리며 감탄사를 터뜨렸다.
[오오…… 역시!] [과연 바쿰 대장로님의 인정을 받을만한 인간이야!] [솔직히 노예의 고리를 쓰라고 했을 때는 불쾌하고 혹시 다른 속셈이 있는 게 아닐까 의심도 했었지만…… 부끄럽군. 저런 사람의 진심을 오해하다니!] [미안하네. 우리가 생각이 짧았어.] [자네를 믿고 따르겠네!]-자렌족의 호감도가 100상승했습니다!
쭉쭉 올라가는 호감도!
사실 아크의 노예가 되는 것이나, 수익의 30%를 받기로 한 것 등등, 자렌족과의 동업 협상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이런 감동의 드라마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문어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랐다.
‘틀림없어! 이건 R-14의 어린 문어에게 받은 것과 같은 장난감이다!’
아크의 주력스킬인 ‘소닉 소드’와 ‘집탄사격’을 배울 수 있었던 항해일지가 숨겨져 있던 비행기 장난감. 어린 문어가 내민 낡은 장난감은 그것도 똑 같은 것이었다. 그러니 10골드짜리 아이템. 아니, 100골드짜리 아이템이라도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던 것!
‘설마 자렌족에게 다른 장난감이 있을 줄이야.’
이쯤 되면 우연이라고 할 수 없었다.
“이걸 어디서 구했니?”
문어들이 감격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이 아크가 슬쩍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어린 문어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아버지에게 받았어요. 예전에 자렌성에 있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장난감인데,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헤어지게 됐을 때 나누어 가졌다고 들었어요.]“혹시 이런 장난감이 더 가지고 있니?”
[아니요. 장난감을 나눠 가진 친구와는 자렌 성을 탈출할 때 헤어졌다고 들었어요.]그 나머지 하나가 R-14에서 얻은 장난감이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아크의 예상은 적중했다.
-밝혀지지 않은 메모리 칩을 얻었습니다.
갤럭시안에서는 여러 종류의 정보가 담겨있는 메모리 칩을 얻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메모리 칩은 님프에 접속시켜 담겨있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안코드를 입력하거나 인베이더를 이용해 해킹으로 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해킹을 시도하겠습니까? Y/N
이미 한 번 장난감의 퍼즐을 풀어 메모리 칩을 찾은 적이 있다.
때문에 아크는 장난감을 받고 채 10분도 되지 않아 메모리 칩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전과 달리 지금은 당장 해킹을 시도할 스킬도 가지고 있었지만…….
‘일전에 이 메모리 칩을 해킹 했을 때 님프가 맛이 갔었지.’
이번에도 같은 일이 벌어지지 말란 보장이 없었다.
때문에 메모리 칩을 얻고도 아직까지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게 아크가 제이를 붙잡아둔 이유였다. 그때 토리가 맛이 간 님프도 고칠 수 있다고 했던 말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잘리기는 했지만 제이는 자렘의 연구주임이었던 NPC, 고물상 주인이었던 토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제이 역시 가능하리라.
말하자면 제이는 만의 하나를 대비한 보험이었다.
“제이 님.”
문어들이 본격적으로 식량 제조를 시작하자 아크가 제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장난감에서 찾은 메모리 칩을 보여주며 물었다.
“여쭤 볼 게 있습니다. 이 메모리 칩의 내용을 확인하고 싶은데, 실은 예전에 이런 메모리 칩을 님프에 연결했다가 문제가 생겼던 적이 있습니다. 혹시 이 메모리의 데이터에 바이러스 같은 게 있는지 확인해 주실 수 있습니까?”
“물론이죠.”
제이가 메모리 칩을 받아들고 자신의 님프에 연결시켰다.
그리고 잠시 님프를 조작하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락은 걸려있지만 데이터에 바이러스는 없습니다. 그런데 라마족의 OS로 되어있군요.”
“라마족의 OS요?”
“네, 이전에 똑 같은 데이터 칩의 정보를 다운받아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면, 아마도 그 때문일 겁니다. 은하연방에서 제공하는 님프는 기본적으로 라마족의 OS와 충돌이 생기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힘들어서가 아닙니다. 은하연방에서 일부러 그런 기능을 붙여둔 겁니다. 어쨌든 적대국이니까요. 사실 간단한 언어 패치만 해줘도 라마족의 OS와 호환시키는 건 물론, 자동번역도 정상적으로 작동되죠.”
두둥—!
이제야 밝혀지는 님프가 맛이 갔던 이유!
‘결국 데이터의 주인은 라마족이었다는 말인가? 하지만 왜 그걸 자렌족이……?’
하나의 의문이 풀리자 또 다른 의문이 생겨났다.
그러나 장난감을 가지고 있던 문어도 모른다니 당장은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사실 아크에게는 데이터의 주인이 라마족인지 자렌족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메모리 칩의 데이터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방법!
“혹시 제 님프에 그런 패치를 설치할 방법이 있을까요?”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원래 자렘은 라마족도 많이 드나들던 곳이라 어지간한 상인들의 님프에는 다 패치가 깔려있죠. 제 님프도 패치가 되어 있으니 메모리 칩의 락을 풀어드리지는 못해도 패치 정도는 해드릴 수 있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말했듯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제이가 빙긋 웃으며 아크와 자신의 님프를 커넥터로 연결했다.
그리고 잠시 님프를 조작하다가 또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어? 이미 패치가 되어있는데요?”
“패치가 돼있다고요?”
“네, 제 님프의 패치 파일과는 다르지만 분명 라마족 언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상태입니다. 혹시 지금 통역기 없이 라마족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지 않습니까?”
“알아듣기는 합니다만…….”
“그럼 100% 패치가 되어있는 겁니다.”
‘라마족 OS호환 패치가 되어있다니…… 대체 언제…… 아, 혹시?’
막상 생각해보니 짚이는 구석이 있었다.
예전에 맛이 갔던 님프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은 기존의 OS를 삭제하고 다시 설치해서가 아니었다. 죄수가 되어 프리즈너 코팅을 받을 때 고장난 님프에 새로운 OS가 덮어쓰기 된 뒤부터 정상적으로 작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 이전에 다운로드받은 데이터가 이것처럼 라마족 OS로 만들어져 있던 거라면…… 그리고 새로운 OS를 덮어쓰기 할 때 그 OS가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상태라면…… 그래, 그때부터 통역기도 없이 라마족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됐어. 그뿐이 아니다. 난 라마족의 님프와 동기화해야 사용할 수 있는 하이퍼드론도 사용할 수 있어. 그 데이터의 영향으로 라마족 언어 패치를 한 상태가 되어버린 게 틀림없어!’
두둥—!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아있었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그럼 이대로 데이터를 다운로드받아도 문제없다는 말이죠?”
“네,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제이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됐다. 데이터도 문제없이 받을 수 있고, 식량제조 공장도 자렌족에게 맡겨 놓으면 알아서 돌아가겠지. 이제야 밀란과 무라트 유적지를 찾아갈 수 있겠구나!’
사실 자렘이 특별 무역 자치구로 등록되어 은하연방과의 통신망이 연결되었을 때, 아크는 한꺼번에 10여 통의 메일을 수신했다. 밀란이 보내온 독촉 메일이었다. 이에 아크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나베실에서 만나자는 답장을 보내두었지만 내내 쫓기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이제야 이곳의 일을 모두 끝낸 것이다.
“그런데 제이 님은 이제 어쩔 생각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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