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132)
아크 더 레전드-132화(132/875)
[132] SPACE 2 발로 뛰는 CEO (3)나베실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아크가 문득 생각난 제이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제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실은…… 그것 때문에 아크 님과 의논해보고 싶었습니다.”
“네? 저하고요?”
“저기…… 그게 그러니까…….”
잠시 우물거리던 제이가 뭔가를 결심한 듯 와락 고개를 들어올렸다.
“아크 님, 저를 고용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에? 제, 제이 님을 요?”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오해는 마십시오. 제가 어제 자바란에게 잘려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저는 아크 님에게 감동했습니다.”
“감동이라니…… 제가 무슨…….”
“솔직히 전 자바란의 창고에 들어갔을 때 그냥 속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크 님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쓰레기더미에서 우주식량 제조기를 조립해 비열한 자바란에게 멋지게 한 방 먹여주셨죠. 그뿐이 아닙니다. 저는 자렌족 덕분에 그 지옥에서 살아남아 어떻게든 보답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저 자바란에게 매달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죠. 하지만 아크 님은 그런 저와는 달리 현실적으로 자렌족을 구해낼 방법까지 마련해주셨습니다. 솔직히 그때도 저는 그냥 우주식량 제조기를 팔아 자렌족을 구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곳에 와보고 나서야 아크 님의 깊은 뜻을 알게 됐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생선을 주기보다 낚시하는 법을 가리키는 것! 그저 구해주는 게 아니라 자렌족에게 스스로 살아나갈 방법을 만들어주기 위한 배려였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착각이다.
아크는 단지 좀 더 돈이 될만한 선택을 했을 뿐이다.
물론 굳이 그런 말을 해서 존경한다는 사람의 환상을 깨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절 고용해달라고 하는 이유는 그것 때문만이 아닙니다.”
심지어 다른 이유가 더 있단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번 자렘의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크 님 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뿐만 아니라 은하연방과 아슐라트의 외교분쟁을 해결한 사람도 아크 님이 아닙니까?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저는 결심했습니다. 이 사람이다. 이 사람이야말로 자바란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실력과 인덕을 갖춘, 내가 진심으로 따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부디 절 받아주십시오.”
“아니, 느닷없이 그렇게 말해도…….”
너무나 갑작스러운 제안이라 좀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막상 곰곰이 생각해보니 의외의 행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하지만 제이는 전직 자렘의 연구주임. 상당한 수준의 엔지니어였다. 그리고 그런 제이의 능력은 이미 자바란의 창고에서 확인되었다. 고철더미에서 부품을 모아 우주식량 제조기를 복원하자는 것은 아크의 아이디어였지만 실행한 사람은 제이. 실제로 폐품이나 다름없는 고철을 모아 우주식량 제조기를 거의 원형에 가깝게 조립해낸 것이다.
아마도 관련 스킬의 레벨도 상당한 수준이리라.
‘비록 전투 계열의 능력은 없지만 그게 오히려 장점일지도 몰라. 에이전트 등록을 끝냈으니 이제 다크에덴은 어엿한 사업체다. 초기에는 자본금이 없으니 용병 쪽 일을 주로 할 생각이었지만 용병이라도 전투원만 필요한 건 아니야. 이러쿵저러쿵해도 갤럭시안의 장르는 판타지 SF, 기계나 프로그램을 다루는 사람이 하나 쯤은 있는 게 밸런스가 맞을지도 몰라. 뭣보다 이제 자렘은 다크에덴의 거점, 이곳에서 자렘과 식량공장 상황을 보고해줄 만 한 직원이 있으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겠지. 우주식량 제조기를 24시간 풀 가동시키다가 고장이 나더라도 제이가 있으면 바로 수리할 수도 있고 말이야. 하지만 문제는…….’
역시 돈이다.
존경이니 뭐니 해도 공짜로 일해주지는 않을 테니까.
게다가 NPC의 능력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보수를 줘야하리라.
그러나 다음 순간, 제이는 아크의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주었다.
“저 역시 그냥 고용해달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일단 3개월 동안 수습사원으로 받아주십시오. 그동안 이곳에서 바쿰 장로와 함께 식량공장의 수익을 최소 50%향상시키겠습니다. 제 고용문제나 연봉은 그때 결정해 주시면 됩니다.”
그런 조건이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크가 덥석 제이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그렇게 다크에덴의 1호 사원의 영광(?)은 제이에게 돌아갔다.
-제이가 다크에덴의 수습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이름: 제이(NPC) 직업: 엔지니어 레벨: 78 관련스킬: 기계공학, 연구…….
님프에 제이의 간단 정보가 카드 형태로 등록되었다.
아크는 신입 수습사원 제이를 임시 식량공장 공장장에 임명하고 호숫가로 향했다.
“이것도 오랜만이군.”
아크가 에어보드를 꺼내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아직 자렘의 스타게이트는 정비되지 않았지만 아슐라트에서 지원해준 셔틀이 인근 도시 사이를 운항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나베실로 가는 셔틀도 있었지만 당연히 공짜는 아니었다.
뭐 그리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었지만…….
“이제부터 돈 들어갈 데가 한 두 군데가 아니야. 허리띠를 더욱 졸라 매야해!”
아크가 에어보드에 올라타며 소리쳤다.
“가자! 슈퍼보드!”
* * *
아크가 나베실로 향하던 그 시각.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자렘의 제어탑 상층부.
으슥한 장소에 웅크린 인부의 님프에서 잡음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무사히 잠입한 모양이군.
“현재 자렘은 보안체계를 정비할 상황이 아니라 어렵지 않았습니다. 위조 신분증만으로 상층부의 작업장에 배정 받는 데까지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있나?
“이곳에 물건이 없었습니다.”
-그럴 리가 없다. 그 정보는 직접 자렘의 영주 자바란에게 물건을 팔았다는 암상인에게서 얻어낸 정보다. 그 직후부터 얼마 전까지 자렘은 폐쇄되어 있었지. 아마도 자렘의 사태는 그로 인한 것. 자렘의 사태는 물건이 그곳에 있다는 증거나 다름없다.
“네, 맞습니다. 생존한 연구원들에게 은밀히 알아보니 분명 물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부서진 상태였다고 합니다.”
인부의 대답에 님프에서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대답이 흘러나온 건 한참 뒤였다.
-그것은 폭탄 따위로 부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부서져 있다면 누군가 봉인을 풀고 내용물을 손에 넣었다는 뜻이겠지. 그게 누구인지 짐작 가는 사람은 없는가?
“모든 정황을 따져봤을 때, 그런 기회가 있었던 사람은 1명밖에 없습니다. 자바란에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파견했던 부대원 가운데 유일하게 연구실까지 왔던 용병입니다.”
-이름은?
“아란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란…….
님프의 음성이 곱씹듯이 중얼거렸다.
-놈이 정말 봉인을 풀었다면 적어도 이미 두 개 이상의 아티팩트를 손에 넣었다는 말이 된다. 지금 같은 시기에 그런 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우리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걸 알아낸 것만으로도 수확은 있는 셈이군. 수고했다. 아란이라는 자는 내가 알아보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새로운 정보가 입수되었다. 급한 대로 몇 놈을 그곳에 보내두었지만 놈들은 믿을 수 없다. GPS정보를 보내줄 테니 자렘을 빠져나오는 대로 그곳으로 이동하도록 해라. 명심해라. 은하계에 진정한 안식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오직 위대한 신족뿐이고 우리는 그분들의 대행자로서 의무를 다해야한다. 그리고 이제 때가 머지 않았다.
“네, 위대한 신의 뜻을 위해서.”
-위대한 신의 뜻을 위해서.
SPACE 3 파고스 산 (1)
“후후후후.”
아크의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검붉은 아웃랜드를 쾌속으로 가로지르는 에어보드.
사실 아크가 자렘-나베실 항로의 셔틀을 이용하지 않은 것은 단순히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었다. 운항 시간을 맞춰야하고 비행선이라고 해도 한순간에 공간이동을 시켜주는 스타게이트에 비해 느리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그만큼 요금이 저렴한 것이다.
그래도 1쿠퍼에 벌벌 떠는 아크에게는 비싼 금액이지만…….
밀란에게 석판을 복원했다는 연락을 받은 지 벌써 보름이 넘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요금을 물더라도 셔틀을 이용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크가 아웃랜드를 가로질러 가기로 결정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새로운 무라트 유적을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미 찾은 걸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
자렘의 연구실에서 얻은 피라미드!
‘피라미드를 얻을 때 봤던 동영상에 의하면 여기에도 벨타나에서 얻은 피라미드처럼 새로운 룬을 익힐 수 있는 샤이어가 들어있을 거야.’
그러나 아크는 아직 피라미드를 개봉하지 않은 상태였다.
처음 피라미드를 손에 넣었을 때는 살아서 페어리에 등록할 수 있을지조차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서퍼러 사건이 정리된 뒤에도 에이전트 등록과 우주식량 제조공장 설립 건으로 바빠져서 지금까지 미루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서두를 이유도 없었다.
언제든지 손만 뻗으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맛있는 것은 나중에. 여유가 있을 때 천천히 음미하고 싶은 법이다.
‘그리고 샤이어를 얻어도 정작 사용법을 모르면 아무런 의미도 없어. 일전에도 이크람 사용법을 몰라서 한참 애먹었잖아. 사용법도 모르는 스킬을 얻어봐야 괜히 마음만 싱숭생숭할 거야. 그러니 스킬 사용법을 알아낼 여건이 됐을 때 얻는 편이 나아.’
이게 아크가 도보를 선택한 이유!
아웃랜드에 넘쳐나는 몬스터를 상대로 룬 문자를 시험해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에어보드를 타고 아웃랜드를 가로지르며 피라미드를 주물럭대기를 잠시, 역시나 아랫부분이 서랍처럼 열리며 빛이 꿈틀거렸다. 신비한 일족 무라트의 힘 샤이어!
“내게 들어와라, 샤이어!”
이미 한번 경험해본 아크는 거리낌없이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샤이어가 손으로 스며드는 순간!
-광자 생명체 [샤이어]가 흡수되었습니다!
광자 생명체 샤이어는 수많은 우주 생명체 중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신비한 생명체입니다. 오래된 문헌에 따르면 이들은 우주에 산재되어 있는 기(氣), 마나가 수억 년의 시간에 걸쳐 응집되어 만들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샤이어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무라트는 이 샤이어를 실체화시켜 종족에 전해 내려오는 ‘룬’ 문자를 사용해 숨겨져 있는 능력을 발현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샤이어를 흡수해 룬 문자 각인술을 습득했습니다.
+샤이어에 담겨있는 무라트의 기억으로 룬(이모탈)을 습득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이전과 똑 같았다.
그러나 이전 룬 문자와 새로 얻은 것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새로운 스킬(직업 공통☆☆☆☆☆)을 익혔습니다.
룬 문자 각인술-이모탈(유저, 패시브): 고대 무라트 족은 광자 생명체 샤이어를 흡수해 자신의 체질에 맞는 룬 문자로 성형해 잠재력을 끌어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이들이 사용하던 샤이어는 룬 문자의 기억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이 샤이어에 각인되어 있는 룬 문자 이모탈은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는 오시리스의 상징입니다. 따라서 샤이어를 룬 문자 이모탈로 체내에 각인시키면 생명의 근원인 마나의 힘을 얻게 됩니다. 이미 마나를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100, 마나의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은 50의 마나가 생성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샤이어를 흡수할 때마다 최대치를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룬 문자 이모탈에 의해 50의 마나가 생성되었습니다.
+이크람의 샤이어에 의해 추가로 25의 마나를 얻었습니다.
“에에?”
아크의 눈이 이따만 해졌다.
새로 얻은 룬 문자는 패시브 스킬!
생각지도 못했던 내용에 아크가 황급히 캐릭터 정보창을 열어보았다.
-《캐릭터 정보창》
이름: 아크(R-02788) 레벨: 79
종족: 인간 직업: 개척자 명성: 5,820
생명력: 1,850(+90) 정신력: 1,000(+75) 마나: 75 모험치: 720
힘 180(+23) 민첩 245 체력 335(+18) 지혜 20(+5) 지능 160(+15) 운 35
※칭호: 청소반장(민첩 +3)
무식한 파괴자(지혜 -10, 힘 +7, 체력 +7)
벨타나의 영웅(힘, 민첩, 체력, 지혜, 지능, 운 +3)
중재자(지혜, 지능 +15)
※공헌도: 은하연방 6,850, 아슐라트 500
※소속: 다크에덴(CEO)
※신체 코팅: 서바이버
+서바이버 코팅으로 환경 적응력이 50%상승했습니다.
+서바이버 코팅으로 만복도의 감소속도가 30%낮아졌습니다.
+서바이버 코팅으로 낙하데미지를 50%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서바이버 코팅으로 ‘투시’ 효과가 적용되었습니다.
자렘에서 나오기 전에 한번 확인해봤으니 다른 건 볼 필요도 없었다.
중요한 것은…….
“정말 마나 스텟이 생겼어!”
캐릭터 정보창에 당당하게 한 자리 꿰차고 들어앉은 마나 스텟!
이로서 아크는 정신력과 마나, 두 가지 힘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원래 은하연방 유저들이 가지고 있는 힘은 기본적으로 정신력. 그러나 마나를 다루는 유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마법사 계열로 분류되는 에스퍼나 비술사 신체코팅을 받으면 마나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경우 정신력은 소멸된다.
전사 계열은 정신력, 마법사 계열은 마나. 이게 갤럭시안의 상식이다.
그러나 아크는 정신력이 그대로 보존된 상태에서 마나 스텟이 추가된 것이다.
이는 전사이면서도 마법사 계열의 스킬을 익힐 수 있게 됐다는 뜻!
판타지 식으로 말하면 마법전사가 됐다는 의미였다.
물론 아직은 마법전사를 운운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보통 마법사 계열은 신체코팅을 받은 시점에 이미 200~300의 마나를 얻게 된다. 반면 아크의 마나는 75. 시작 단계의 에스퍼나 비술사와 비교해도 절반조차 되지 않는 마나였다.
‘하지만!’
생겼다는 게 어디인가!
“이제 배틀슈트를 입지 않아도 이크람을 사용할 수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