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14)
아크 더 레전드-14화(14/875)
[14] SPACE 5. R-14의 마스터 (2)쿠우우우우!
10여 분의 사투 끝에 마침내 초보 지역 최강 몬스터 레벨 7짜리 우주 벌레마저 무릎을 꿇었다.
뭐든지 처음이 어려운 법. 일단 다 자란 우주 벌레를 한 번 잡자 그 뒤부터는 어렵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하물며 문어들 덕분에 전투를 시작할 때는 항상 생명력 100%.
그야말로 최고의 사냥 환경이었다.
그러나 아크는 사냥만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
중간중간 유료 사냥터 이용객이 레벨 10을 찍으면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는 관문까지 배웅해 주고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그리고 농장 지역에서 새로운 고객을 꼬드겨 데려와야 하는 했다. 덕분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아크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돈 버는 일은 레벨 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시간 따위,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 돼!’
예전의 독기가 되살아난다.
아크는 그 독기를 풀풀 날리며 성충만 골라 파리처럼 때려잡았다. 그렇게 사냥과 고객 유치를 번갈아 하기를 장장 사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드디어……!’
경쾌한 메시지에 아크의 몸이 흥분으로 들끓었다.
마침내 레벨 10!
R-14를 벗어날 수 있는 레벨이 된 것이다.
그러나 아크 이상으로 기뻐한 것은 문어들이었다.
-오오오! 드디어 자네도 개척자가 될 자격을 갖췄군!
-후광이! 마치 후광이 비추는 것 같네!
문어들이 오버스러운 제스처까지 취하며 떠들어 댔다.
유료 사냥터를 개장하고 나흘, 이제야 사업권을 돌려받을 수 있으니 감격스러웠으리라.
그러나 아크는 곧바로 문어들의 기대를 배신했다.
서걱! 서걱!
말없이 정보창을 닫고 또다시 사냥에 몰입하기 시작한 것.
아크의 행동에 문어들이 당황한 얼굴로 꼬물꼬물 몰려들어 웅성거렸다.
-저, 저 친구가 왜 저러지?
-혹시 아직 R-14를 떠날 준비가 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아니, 그럴 리가 없어. 개척자들은 모두 그때만 기다리는데 모를 리가 없잖아.
-그럼 대체 왜 아직도 저러고 있는 거야?
-혹시…… 수입이 짭짤하니까 이대로 여기에 눌러앉으려는 거 아니야?
-뭐, 뭐라고? 그, 그럼 우리는? 우리는 어쩌라고?
문어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 버렸다.
다급해진 문어들은 틈만 나면 아크에게 몰려와 꼬드겼다.
-이, 이보게, 이제 이만하면 자네도 충분히 강해지지 않았나?
-그래, 그 정도면 이제 개척지의 몬스터들도 껌처럼 씹어 댈 수 있을 거야.
-물론 개척지로 떠나면 유료 사냥터의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는 게 아깝겠지.
-하지만 개척지는 자네 같은 개척자들에게 그야말로 황금의 땅, 기회의 땅이네. 자네처럼 똑똑하고 강하고 욕심…… 아니, 집념이 강한 개척자라면 유료 사냥터 따위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돈을 벌 수 있을 거야. 암, 그건 우리들이 보장하지.
파이프나 닦는 문어들의 보증은 딱히 고맙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러나 아크도 문어들과 같은 생각이었다.
유료 사냥터의 수입은 하루에 평균 7~8골드. 레벨 10까지 키워 R-14를 떠나는 유저들의 평균 자산이 2골드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고수익이었다.
그러나 그건 초보 지역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는 개척지에서는 엄청나다고까지 할 수 없는 금액이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수입도 늘어나는 게 게임의 상식.
일정 수준까지만 올리면 하루 7~8골드의 수입은 아무것도 아니리라. 하물며 하루에 수천 골드를 벌 때도 있었던 이전의 아크를 생각하면 말할 것도 없었다.
게다가 레벨 10이 넘어가자 이전처럼 경험치가 빨리 오르지도 않았다. 성충만 잡는다고 해도 레벨 7. 이미 3 이상 차이가 나니 획득 경험치에 페널티가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 이제 그냥 칼질만 해도 잡을 수 있는 몬스터를 상대로는 전투 연습도 되지 않는다.
유료 사냥터에서 죽치고 있는 건 쓸데없는 시간낭비다.
‘나도 알고는 있지만…….’
문어들의 말을 씹으며 계속 우주 벌레를 때려잡았다.
아크에게는 아크만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 다시 사흘이 지나갔을 때였다. 막 성충 1마리를 때려잡자 갑자기 님프에서 뷰라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크, 이곳으로 와 보게.
‘왔다!’
아크는 쏜살같이 중앙 광장으로 달려갔다.
“부르셨습니까?”
“음, 아크, 자네 뭐랄까…….”
뷰라드가 이전과 확연하게 달라진 눈으로 바라보았다.
“사실 처음 자네를 봤을 때는 정말 가망이 없는 친구라고 생각했네. 개척자가 단검을 깨 먹다니, 그런 일은 듣도 보도 못했으니까. 그런데 역시 사람은 두고 볼 일이군. 그 박봉을 받아 단검을 사고 이렇게까지 성장하다니. 나 뷰라드마저 감탄을 금치 못하겠네.”
“과찬이십니다.”
“아니, 아니야. 나는 빈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네.”
뷰라드가 새삼스러운 눈으로 님프를 살펴보며 말을 이었다.
“재기에 성공한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동안 자네가 올린 마일리지야. 우주 벌레를 잡아 올린 마일리지가 56번. 가죽과 고기를 가져와 올린 마일리지가 144번. 이건 R-14를 거쳐 간 개척자들 가운데 최고 기록이야. 아니, 지구 궤도의 우주정거장을 거쳐 간 모든 개척자를 통틀어도 최고 기록일 거네. 대체 어떻게 이렇게까지 마일리지를 쌓은 건가?”
어렵지 않았다.
일단 우주 벌레 사냥 마일리지는 그냥 죽어라 사냥하면 올라간다.
보통 레벨 10이 될 때까지 일반 유저들이 하게 되는 퀘스트 횟수는 25~30번. 그러나 아크는 레벨 10 이후로도 사흘이나 더 사냥에 매진해 56번이나 마일리지를 적립했다.
문제는 사냥보다 가죽과 고기로 쌓은 마일리지가 세 배 가까이 된다는 것. 극악한 우주 벌레의 드롭률을 생각하면 말이 되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사실 아크 입장에서는 가죽과 고기를 구하기가 더 쉬웠다. 유료 사냥터의 이용객에게 문어들이 회복을 해 주고 받는 가죽과 고기. 그 역시 몽땅 아크의 주머니로 들어왔던 것이다. 게다가 아크는 얼마 전부터 이용료를 30실버로 낮추는 대신 유료 사냥터에서 떨어지는 가죽과 고기를 모두 반납하도록 이용약관을 변경시켰다.
이 모든 것은 한 가지 목표를 위해서였다.
“아니, 어떻게 마일리지를 쌓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지. 모든 것을 결과가 말해 주는 법이니까. 어쨌든 나도 자네의 의지에게는 감탄했네. 솔직히 나는 멋도 모르고 그저 분위기에 편승해 우주로 기어 나오는 애송이들을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지만, 자네는 확실히 그런 애송이들과는 달라. 그런 의미에서 내 자네에게 선물을 하나 준비했네.”
뷰라드가 토시처럼 생긴 물건을 건네주었다.
뷰라드의 실드(매직)
아이템 타입 : 에너지 실드
착용 제한 : 레벨 10
방어력 : 25
내구도 : 30/30
실드 량 : 1,000/1,000
R-14의 훈련 센터 관리자 뷰라드가 마일리지를 한도 이상 올린 초보 개척자에게 주는 별도의 포상입니다. 에너지 실드는 우주 개척 시대의 일반적인 방어구 가운데 하나로 실드를 펼쳐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적의 공격을 받을 때마다 실드가 깎이지만 반영구적인 배터리가 장착되어 시간이 지나면 소모된 실드가 자동으로 복구됩니다.
《옵션 : 힘 +3, 체력 +3》
“이건 내가 아끼던 실드네. 오래전 타입이라 좀 낡았지만 성능은 초보 개척자가 사용하기에 충분할 거네. 그리고 이건 내가 연방정부에 자네를 추천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편지네. 자네 같은 인재라면 연방정부에서도 항상 바라는 바지. 만약 연방정부에서 일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이 추천서를 보여 주게. 미리 말해 두지만 이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행운이 아니야.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겠지만 상당한 특혜라는 것만 알아 두게.”
님프에서 정보창이 떠올랐다.
《R-14 훈련 센터 관리자 뷰라드의 추천서》
당신은 초보 개척자를 훈련시키는 R-14에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조차 힘든 자질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에 훈련 센터 관리자 뷰라드는 당신의 인내와 자질을 높이 평가하며 연방정부에 추천서를 써 주었습니다. 만약 연방정부를 스폰서로 삼을 수 있다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난이도 : –
-퀘스트 아이템 ‘뷰라드의 추천서’를 받았습니다.
‘해냈다!’
처음에는 뷰라드의 퀘스트를 무한 반복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R-14 공기 순환 파이프 청소》 퀘스트도 끝이 있었다. 그렇다면 《우주 벌레 처리》 퀘스트도 끝이 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아크가 레벨 10을 달성하고도 계속 사냥을 하며 버티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끝이 있다면 달성한다!’
끝까지 도달하자 젝슨은 아이템과 퀘스트를 주었다.
같은 방식이라면 뷰라드 역시 아이템과 퀘스트를 줄지도 모르는 일. 그런 아크의 계산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뷰라드의 실드!
초보 시절에는 구경도 하기 힘든 마법 아이템을 보상으로 받은 것이다. 게다가 추천서 관련 퀘스트까지!
‘뭐, 이건 일단 좀 더 알아봐야겠고…….’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아크는 아이템을 받아 챙기며 가방을 정리했다.
이제야 맘 편히, 뭔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찜찜함을 떨쳐 내고 R-14를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때문에 아크가 마무리를 하기 위해 다시 유료 사냥터를 찾아갔을 때였다.
-아, 아크!
머리를 맞대고 담배를 뻑뻑 피워 대던 문어들이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서로 눈치를 주고받더니 부룸이 꾸물거리며 다가왔다.
-아크, 그동안 우리가 너무 생각이 짧았네.
“네? 생각이 짧았다니요?”
-자네는 우리들에게 정말 큰 도움을 주었어. 자네를 죽이려고 했던 우리를 용서해 주는 것도 모자라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사업까지 일으켜 주었지. 그런 자네가 고작 며칠 치 수입만 받고 떠난다니, 억울한 기분이 드는 것도 당연하겠지. 그래서 의논 끝에 결심했네. 우리도 나름대로 자네에게 최선을 다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부룸이 꾸물대더니 작은 꼴뚜기 같은 물건을 내밀었다.
자렌족의 증표(특수)
아이템 타입 : 회복
자렌족이 애용하는 일종의 마스코트입니다. 이 마스코트를 부착하고 있으면 독 계열의 상태 이상이 회복되고, 이후 10분에 걸쳐 조금씩 생명력이 회복됩니다.
《독 계열의 상태 이상 회복, 10분간 3초에 1씩 생명력이 회복됩니다.》
문어들이 모여서 의논하던 게 이것이었던 모양.
아크가 완전히 눌러앉기 전에 뭐라도 줘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하!’
띠링 하며 머릿속에 ‘!’가 떠올랐다.
문어들의 행동 덕분에 오랫동안 잊고 있던 것이 떠오른 것이다.
일단 패면 뭐든지 나온다.
이전 게임을 하면서 아크가 깨달은 진리 중에 하나였다.
파이프나 닦는 문어들의 삥을 뜯을 생각은 아니었지만 성의(?)는 사양 않는 아크다.
-이게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인간에게는 의외로 쓸모가 많을 거야. 뭣보다 예쁘지 않은가? 물론 이런 물건으로 자네의 섭섭함이 모두 달래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네. 하지만 이게 지금 우리가 가진 전부야. 자네를 향한 우리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받아 주게. 그리고…… 뭐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지. 자네도 나름 꿈을 품고 우주로 나왔을 테니 이제 그만 개척지로 가는 게 어떤가?
“알겠습니다.”
-오오! 그게 정말인가? 정말 가 주는 건가?
기다리던 대답에 문어들은 온몸을 꿈틀거리며 기쁨의 춤을 추었다. 아크는 그런 문어들에게 그동안 유료 사냥터를 운영하며 익힌 고객 유치와 사냥터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길었던 파이프 생활을 마감했다.
-휴, 이제야 가는군. 지독한 놈 같으니.
그렇게 사업권을 넘겨주자 문어들이 빨판을 갈아붙이며 중얼거렸다. 파이프를 나서는 아크의 귀에도 살짝 들렸지만 굳이 따지지 않았다.
아이템을 준 NPC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워지는 아크니까.
어쨌든 아크는 그 뒤로 한참 R-14를 돌아다니며 개척지로 떠나기 전에 할 일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나서야 다음 지역으로 향했다.
레벨 10을 달성한 이용객을 배웅하기 위해 수없이 왕복했던 곳이다. 이미 절차에 익숙한 아크는 R-14의 중앙에 자리 잡은 승강기에 몸을 실었다.
-아크 신체 스캔을 시작합니다.
기계음과 함께 님프에서 정보창이 떠올랐다.
캐릭터 정보창
이름 : 아크(R-02788)
레벨 : 15
종족 : 인간
직업 : 초보 개척자
명성 : 500
생명력 : 300(+15)
정신력 : 150
힘 : 55(+3)
민첩 : 75
체력 : 55(+3)
지혜 : 15
지능 : 25
운 : 15
※칭호 : 청소반장(민첩 +3)
아크가 R-14에서 달성한 최종 레벨은 15!
이 역시 R-14가 생긴 이래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인증 절차가 끝나자 승강기가 닫히고 엄청난 속도로 솟아올라 갔다. 다시 문이 열리자 눈앞에 우주가 펼쳐져 있었다.
거대한 돔Dome 형태의 공간에 입체 영상으로 만들어진 우주 지도였다. 그 속에 들어가자 한 혹성이 하이라이트 되었다. 동시에 님프가 진동하며 정보창이 떠올랐다.
-스타게이트 시스템에 접속했습니다.
현재 은하연방에는 수십 개의 개척지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초광속 워프 시스템을 이용한 우주여행은 신체코팅을 받지 않은 개척자의 몸으로 견뎌 낼 수 없습니다.
현재 개척자가 이동할 수 있는 곳은 R-14와 스타게이트로 연결된 이스타나뿐입니다. 이스타나는 현재 개척이 완료된 은하계 외곽에 위치한, 지구 면적의 약 2.5배에 달하는 혹성으로 인류가 맞은 우주 개척 시대의 중심지입니다.
대부분 불모지에 가까운 다른 개척지와 달리 이스타나는 인간이 살기에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때문에 모든 개척자들은 모두 이스타나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은하연방을 포함한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수많은 컴퍼니의 본사도 이곳에 있습니다.
개척자가 신체코팅을 받으려면 은하연방이나 컴퍼니의 후원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당신은 먼저 이스타나에서 개척자로서의 명성을 쌓으며 후원자에게 인정받아야 합니다.
당신에게 개척자로서의 자질이 있다면 막대한 자본이나 놀라운 기술력을 가진 컴퍼니를 스폰서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빛나는 미래를 위해서.
이어 이스타나가 확대되며 혹성 여기저기가 붉은 점으로 표시되었다. R-14에서 이동할 수 있는 이스타나의 각 지역, 말하자면 선택할 수 있는 시작 지점이었다.
-타투인-
은하연방의 중앙본부가 위치한 중심지.
이스타나에서 가장 큰 도시로 주변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인구밀도 : ■■■■■
문명도 : ■■■■■
진출 스폰서 : ■■■■□
-쿠림-
타투인을 제외하면 컴퍼니가 가장 많이 운집해 있는 상업도시.
주변에 풍부한 우주 자원이 산재되어 있어 상업적으로 유리한 도시입니다. 또한 우주 개척을 주도하는 4대 컴퍼니 이외의 군소 컴퍼니도 많이 진출해 있어 스폰서를 찾기에 유리합니다.
인구밀도 : ■■■■□
문명도 : ■■■■□
진출 스폰서 : ■■■■■
표시된 도시는 대략 20여 개.
시작 지점의 선택은 중요한 문제였다.
아크는 모든 도시 정보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어 내려갔다. 그러기를 잠시,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모든 조건에 맞는 도시를 찾아낼 수 있었다.
“스타게이트 작동, 목표는 네팔림!”
명령과 함께 공간 전체가 진동하며 빛이 모여들었다.
다음 순간, 아크는 한 줄기 빛이 되어 R-14의 중심부에서 쏘아져 올라갔다.
그 빛이 우주를 가르며 쏘아지는 것은 이스타나, 우주 개척 시대의 중심지였다.
@
“뭐야? 무슨 일이지?”
아크가 이스타나로 날아간 직후.
R-14의 중앙 광장에 모여 있는 유저들이 들썩이고 있었다.
모든 모니터에서 떠오른 메시지 때문이었다.
-업적 : 최초의 R-14 임무 관련 마스터가 탄생했습니다.《아크》
“R-14의 마스터라니? 그게 무슨 소리지?”
“여기는 그냥 레벨 10만 찍고 개척지로 가면 되는 곳 아니었어?”
“퀘스트도 다 그냥 반복 퀘스트잖아. 대체 임무 관련 마스터라는 건 어떻게 되는 거야?”
“뭔가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퀘스트가 있는 건가?”
유저들이 수많은 추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들이 R-14의 마스터라는 내용보다 관심을 가진 것은 그 뒤에 붙은 이름이었다.
바로 아크!
“아크라니…….”
“설마 ‘그’ 아크는 아니겠지?”
“당연하지. 뉴월드의 최강자가 왜 굳이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겠어?”
“아니, 뉴월드를 한다고 다른 게임을 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아직 정보조차 알려지지 않은 갤럭시안에서 벌써 저렇게 이름을 알릴 정도면 진짜 아크일지도…….”
“진짜 아크가 갤럭시안에 있다고?”
유저들이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마른침을 삼키며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번뜩이는 눈으로 주위를 훑었다.
“저게 진짜 아크든 아니든 아직 R-14에는 우리가 모르는 퀘스트가 있는 게 분명해!”
“찾아라! 다른 사람들이 먼저 자리를 잡기 전에 선점해야 해!”
유저들이 파리 떼처럼 사방으로 흩어졌다.
꼬물꼬물, 꼬물꼬물.
그런 유저들 사이로 넝마를 걸친 문어 1마리가 기어가고 있었다.
-후후후, 이제 아크도 사라졌으니 이주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머지않았다!
부푼 꿈을 안고 새 고객을 찾아 나선 부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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