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149)
아크 더 레전드-149화(149/875)
[149] SPACE 9 엘림이여! (2) [아니, 대환란은 그 뒤에 일어났다.]“그 뒤에?”
아크의 질문에 빛의 구체가 한숨(?)을 불어내며 말을 이었다.
[카르마와의 전쟁은 외우주의 경계에서 벌어져 은하계 중심부는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직접 전쟁을 치른 네 천족은 문명이 괴멸될 정도의 타격을 입고 말았다. 그게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다…….]네 천족이 입은 타격은 또 다른 분쟁의 씨앗이 되었다.
천족은 그 타격을 복구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자원이 필요했다.
포타미아와 어리티우스는 그 자원을 그들의 관리하는 종족의 혹성에서 징발해야한다고 주장했고, 무라트와 인더스는 이제 막 발전을 시작한 종족의 혹성에서 자원을 징발하면 힘들게 키워놓은 문명이 수백 년 이상 퇴보하게 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포타미아와 어리티우스, 그리고 무라트와 인더스.
네 천족은 두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했고, 그들을 따르는 외계종족들 역시 두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했다. 그리고 마침내 대립은 작은 불씨로 인해 단숨에 전쟁으로 확대되었다.
[카르마의 침공 때와는 달랐다. 단순히 외우주의 경계가 아닌 은하계 전체가 반으로 나뉘어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한 종족이 은하계를 파괴할만한 힘을 가지고 있던 네 천족이 주축이 되어. 그 피해는 카르마의 침공 정도가 아니었지. 아니, 카르마의 침공 직후라 피해는 더욱 컸다. 모두가 알고 있었지. 그 끝은 파멸 밖에 없다는 것을.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승패가 갈렸지.]그 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네 천족을 대변하는 엘림들이었다.
엘림들은 네 천족과 은하계의 모든 종족이 참전한 대전쟁의 배후에서 또 다른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것은 무라트 족의 엘림!
[무라트를 섬기던 10여 종족, 수백 억의 생명체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갖고 태어난 라마족의 최강전사이자 무라트의 엘림, 그가 바로 자낙스다.]“……에?”
멍하니 듣고 있던 아크의 눈이 동그래졌다.
자낙스라는 이름은 《자격의 증명》퀘스트로 알게 된 단서다.
그렇다면 결국 비행기 장난감에 데이터를 숨겨놓은 사람이 무라트의 엘림이었다는 말이 아닌가?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연결되게 됐는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러나 아크가 놀란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니었다. 아크가 얻은 데이터는 라마족 언어로 되어 있었다. 그러니 그가 라마족이었다는 건 새삼 놀랄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그가 무라트의 엘림이라는 부분이었다.
아크가 벨타나 피라미드에서 본 영상.
그때 무라트 도시를 공격하던 것은 라마족이지 않았던가?
아크가 피라미드에서 본 영상에 대해 설명하자 빛의 구체가 흐려졌다.
[그게 자낙스가 모습을 감춘 이유다.]“모습을 감추다니요?”
[네 천적의 전쟁에서 무라트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았지만 회생이 힘들 정도의 타격을 받았다. 그때 그 비열한 라마족이 따르던 무라트 족을 배신한 것이다. 자낙스가 전쟁의 뒤처리를 위해 다른 항성계에 나가있는 사이에. 그리고 자낙스가 돌아왔을 때는 모든 일이 끝나 있었지. 은하전쟁에 모든 힘을 소진해버린 무라트는 전사부족인 라마족을 막을 수 없었고, 마침내 모두 전멸해버린 것이다. 자낙스는 분노했다. 그러나 라마족은 그의 종족. 자낙스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풀 방법을 찾지 못하고 결국 모습을 감춰버렸지.]아크는 그제야 항해일지의 내용을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항해일지에 적혀있던 배신이란 바로 그 사건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자신들을 지켜주던 무라트의 등에 비수를 꽂은 자기종족에 대한 배신감!
[그러나 자낙스는 그냥 모든 것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비록 자멸의 길을 걷게 됐지만 다른 종족보다 수백 년이나 앞서있던 네 천족의 문명. 자낙스는 그 문명이 호전적인 라마족의 손에 들어가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또한 은하전쟁이 일어나게 된 배후에는 당시 자낙스도 알아내지 못했던 의문점들이 있었지. 무라트의 전멸과 함께 모습을 감춘 자낙스는 남아있는 천족의 문명을 봉인하는 한편, 그 의문점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진실에 도달했지. 아니,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가 여기 왔었다는 말입니까?”
[당연하지 않은가!]빛의 구체가 폭발하듯이 강한 빛을 뿜어내며 말했다.
[이곳은 이스타나의 원주민이었던 카프레가 수십 년의 수련을 마치고 위대한 무라트 족의 첫 엘림으로 임명된 신성한 장소. 이후 수백 년에 걸쳐 계승된 무라트의 엘림들은 모두 이곳에서 선대의 가르침을 받으며 엘림의 지위를 물러 받아왔다. 이곳이야말로 엘림의 성지. 선대 엘림들의 모든 지식이 잠들어있는 곳이다.]“무라트 엘림의 성지……!”
[비록 자신의 종족에 의해 배신당해 멸망했지만, 자낙스는 자신이 무라트의 엘림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엘림으로서의 책임감도 느끼고 있었지. 네 천족의 멸종과 함께 엘림의 존재 의미도 사라졌지만, 그는 엘림마저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게 자낙스가 이곳을 마지막으로 찾아왔을 때 내게 한 약속이다.]빛의 구체가 아크를 바라보며-왠지 그런 것 같았다- 말을 이었다.
[언젠가 이곳을 찾아오는 자. 그는 은하계에서 가장 약한 종족에게도 손을 내밀 줄 아는 자이고, 자신보다 강한 적을 상대로 물러나지 않는 힘을 가졌으면서도 동심을 잃지 않는 자이고, 진실을 밝히는데 두려움이 없는 자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낙스 자신과 무라트와 만나게 될 운명을 가지고 있는 자일 거라고.]순간 아크의 머릿속에서 여기에 도달하기까지의 상황에 기묘하게 맞물렸다.
애초에 이 퀘스트는 자렌족이 가지고 있던 장난감을 얻지 못하면 시작도 못했을 퀘스트다.
가장 약한 종족에게도 손을 내밀 줄 아는 자, 그건 자렌족의 호감을 얻어 장난감을 손에 넣은 것을 뜻하는 말이리라. 그리고 동심을 잃지 않는다는 말은 장난감을 만지작거려 데이터를 찾아낸 것. 진실을 밝히는데 두려움이 없다는 것은 해킹으로 락을 해제한 것을 말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만나게 될 운명이란 벨타나에서 얻은 무라트의 힘 샤이어!
그게 바로 자낙스의 원하던 조건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격의 시험》퀘스트를 마지막으로 아크는 모든 조건을 만족시켰다.
이는 다시 말해…….
[자낙스는 이곳을 떠나기 전에 말했다. 이곳에 들어와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자, 그가 바로 그 모든 것을 갖춘 자. 자신의 뒤를 이어 엘림의 이름을 물려받을 자격을 가진 자라고. 자, 내가 해줄 말은 여기까지다. 나는 카프레가 최초의 엘림이 되었을 때부터 엘림의 역사를 지켜 봐온 ‘엘림의 기억’. 진정한 평화를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선대 엘림을 대변해 묻겠다. 휴먼족의 전사 아크여, 그대는 엘림의 운명을 받아들이겠는가?]-엘림의 기억에게 새로운 직업을 제안 받았습니다.
받아들일 경우 무라트의 엘림으로서 필요한 경험과 지식을 전수 받을 수 있습니다. 수락과 동시에 특수직업 [엘림의 계승자]를 얻게 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엘림이 될 자격을 갖추게 됐다는 뜻!
지금까지 아크는 몇 번이나 직업을 가질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스케빈저’는 그냥 쓰레기 줍는 직업이라 거절했고, ‘프라이빗’은 딱 보기에도 마틴 후작에게 질질 끌려 다니게 될 직업 같아서 거절했다. 그러나 이번 직업은 일단 그런 제약이 없었다. 게다가 천족에게 엄청난 힘을 부여받았던 엘림의 후예!
물론 이전 엘림의 든든한 백이 되어주었던 무라트는 오래 전에 사라진 상태였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유물은 남아있다. 사실 아크가 이곳에 오게 된 것도 그 유물을 찾기 위해서였다. 뭐 결과는 생각지도 못했던 직업 퀘스트와 연결되어버렸지만, 무라트 유물을 모두 모으는 것은 현재 아크의 목표 가운데 하나! 그런 무라트와 관련된 직업이다.
망설일 이유가 눈곱만큼도 없었다.
“받아들일 준비가 됐습니다!”
아크가 한쪽 무릎을 꿇으며 힘차게 대답했다.
[좋다, 아크여! 그대를 자낙스의 뜻에 따라 위대한 엘림의 계승자로 인정한다!]빛의 구체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을 때였다.
돌연 방에 늘어선 석상의 눈에서 광선이 뿜어지며 아크를 휘감았다.
동시에 아크의 눈앞에 정보창이 떠올랐다.
-《캐릭터 정보창》
이름: 아크(R-02788) 레벨: 85
종족: 인간 직업: 엘림의 계승자 명성: 5,820
생명력: 1,950(+90)+500 정신력: 1,050(+75)+250 마나:75+250 모험치: 720
힘 180(+23)+20 민첩 265+30 체력 355(+18)+20
지혜 20(+5)+20 지능 170(+15)+20 운 35+20
※칭호: 청소반장(민첩 +3)
무식한 파괴자(지혜 -10, 힘 +7, 체력 +7)
벨타나의 영웅(힘, 민첩, 체력, 지혜, 지능, 운 +3)
중재자(지혜, 지능 +15)
※공헌도: 은하연방 6,850, 아슐라트 500
※소속: 다크에덴(CEO)
※신체 코팅: 서바이버
+서바이버 코팅으로 환경 적응력이 50%상승했습니다.
+서바이버 코팅으로 만복도의 감소속도가 30%낮아졌습니다.
+서바이버 코팅으로 낙하데미지를 50%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서바이버 코팅으로 ‘투시’ 효과가 적용되었습니다.
-새로운 스킬(직업전용☆)을 익혔습니다.
카프레 검술 (유저, 액티브): 초대 엘림이었던 카프레가 무라트의 계시를 받아 수십 년의 수련 끝에 완성한 검술입니다. 카프레 검술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활용도가 높은 9식(式)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후 수세기를 거치는 사이에 엘림들이 사용하는 무기도 시대에 따라 변화되어 왔지만, 카프레 검술은 마지막 엘림이었던 자낙스에 이르기까지 엘림 전투술의 중심으로 꾸준히 전승되어 왔습니다.
-1식〈디펜스 브레이크 Lv.1〉: 적의 방어자세를 무너뜨리는 기술입니다.
-2식〈실드 이미션 Lv.1〉: 실드를 작은 조각으로 폭파시켜 적을 섬멸하는 기술입니다.
-3식〈갤럭시 소드 Lv.1〉:무수한 검의 환영을 만들어 적을 공격하는 기술입니다.
-새로운 스킬(직업전용☆☆☆)을 익혔습니다.
엘림 심법 더 포스(유저, 패시브): 엘림은 무라트를 섬기던 수많은 종족 가운데 1명을 뽑아 계승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종족에 따라 기술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능력-정신력과 마나-가 달라 기술 전승에 어려움이 있다는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카프레는 수년의 명상 끝에 정신력과 마나를 뛰어넘는 포스(Force)라는 힘을 얻었습니다. 포스는 정신력과 마나의 상위 개념으로 정신력이 필요한 스킬과 마나가 필요한 스킬, 양쪽 모두를 포스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꾸준히 수련하면 가지고 있는 정신력과 마나 역시 포스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명상을 통해 정신력이나 마나를 포스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 * *
쿠쿠쿠쿠! 쿠쿠쿠쿠!
이스타나 남부에 펼쳐진 열사의 사막.
엄청난 열기를 뿜어 올리는 모래 위로 굵은 바퀴자국을 새겨 넣으며 1대의 컨테이너 트럭이 이동하고 있었다. 바로 용병단 실버핸드의 컨테이너 트럭이었다.
용병단장 클렘이 벌게진 얼굴에 물을 뿌리며 물었다.
“어이, 몇 킬로미터나 됐지?”
“이제 30킬로미터가 넘었을 겁니다.”
어택커 대장 페드로가 대답했다.
“30킬로미터라…… 좀 빡세기는 하겠군.”
“빡센 정도겠습니까?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릅니다.”
“이 정도로는 안 죽어. 뭐 죽어도 딱히 큰일날 것도 없고. 저 녀석들이 저래 보여도 일단은 개척자거든.”
클렘이 씨익 웃으며 트럭 뒤의 사내들을 바라보았다.
개처럼 혓바닥을 길게 내밀고 헥헥거리며, 당장이라도 피를 토하고 쓰러질 듯한 표정으로 트럭을 따라 뛰어오는 10명의 사내는 바로 아크 친위대원들이었다.
“그래도 이런 사막에서 30킬로미터나 버텼으면 그럭저럭 합격이군. 근래 들어 제법 훈련도 잘 따라오고. 처음 실버핸드에 들어왔을 때와 비교하면 천지차이야.”
“당연하죠. 대장님에게 이런 짓 저런 짓, 심지어 그런 짓까지 당했으니.”
“덕분에 강해졌잖아.”
“강해졌죠. 안 강해졌으면 죽었을 테니까.”
“그럴 리가 있나? 딱 안 죽을 정도만 괴롭혔는데.”
회사 창립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실버핸드에게 팔린(?) 친위대원.
그런 친위대원들에게 지난 한 달은 매일 매일이 생사의 갈림길이었다.
바로 클렘과 페드로의 무식한 교육 때문이었다.
사자는 새끼를 강하기 키우기 위해서 일부러 절벽에 떨어뜨린다. 그러나 그것도 정도가 있는 거다. 부성애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사자도 매일 새끼를 절벽에 떨어뜨리지는 않는 것이다. 그러나 클렘과 페드로는 친위대원들을 매일 절벽으로 내던졌다.
아니, 이건 비유가 아니다. 정말 절벽으로 떨어뜨렸다.
제한시간 내에 기어올라오면 합격, 밥 먹고 잠시 쉴 수 있다.
그러나 제한시간 내에 올라오지 못하면 불합격, 굶으며 토끼뜀이나 해야한다.
이건 아주 작은 예에 불과하다. 그런 식의 비인간적, 비외계인적인 훈련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였다. 지금도 그렇다. 50도가 넘는 사막을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트럭을 따라 30킬로미터나 뛰고 있는 것이다.
‘이를 거야! 형님한테 다 일러바칠 거야!’
컨테이너에 앉아 킬킬대는 클렘과 페드로를 바라보며 친위대원들이 이를 갈아붙였다.
그러나 친위대원들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실버핸드에 이런 훈련을 의뢰한 것은 물론, 프로그램까지 짜준 사람이 바로 아크라는 사실을! 그러나 어찌됐든 친위대원들은 그런 무식 과격한 훈련 프로그램을 따라오며 확실하게 강해지고 있었다.
‘살 거다! 살아서 돌아갈 거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이제 아크가 선금으로 받아간 돈도 그럭저럭 벌충되어 가고, 훈련 프로그램도 마지막 단계까지 왔으니 곧 저 녀석들과도 헤어져야할 때가 오겠군.”
“뭐 아쉽지만 말이죠.”
페드로가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렸을 때였다.
쿠오오오오오—-!
돌연 굉음이 울리며 비행선 1대가 모래폭풍을 일으키며 다가왔다.
날개에 은하연방의 마크가 선명하게 찍혀있는 비행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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