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153)
아크 더 레전드-153화(153/875)
[153] SPACE 1. 투하投下! (3)그런 결론에 도달하자 아크의 머리는 곧바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했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은하연방의 시민. 사정이 그렇다면 거절할 수 없겠죠. 하지만 저는 이미 병역 의무―강제징용―를 마친 민간인입니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에이전트 등록을 한 사업체 다크에덴의 CEO가 되었죠.”
“알고 있다.”
“그럼 이번 제안을 은하연방의 공식 의뢰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그만한 보수를 원한다는 말이군.”
“뭐 그런 거죠.”
“그리고 잡설이 길다는 건 이미 생각해 둔 보수가 있다는 뜻이겠지?”
“역시 후작님과는 말이 통해서 편하군요.”
후작의 말대로 아크는 이미 생각해 둔 보상이 있었다.
그러나 아크가 받고 싶은 보상은 개인의 자격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다크에덴 운운하며 이제 자신이 사업체의 CEO가 됐음을 강조한 이유가 그것이었다.
아크가 원하는 보상을 받아 내기 위해서.
따지고 보면 급하게 사업체를 만든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차라리 그 편이 낫겠지. 나도 장사치처럼 흥정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그리고 네 말처럼 이번 일은 나 개인이 아닌 은하연방의 공식 의뢰. 어차피 내 주머니에서 지불할 것도 아니니 지나치지만 않다면 들어주도록 하겠다.”
“그럼…….”
아크가 은근한 표정으로 다가가 속닥거렸다.
그러자 마틴 후작이 의외라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네가 원하는 게 정말 그것인가?”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건 내무부 관할이라 문제가 좀 복잡하기는 하지만…… 좋다. 네가 은하연방이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그 정도는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 주지. 거래는 성사된 건가?”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습니다.”
“뭐지?”
“제 동료들을 모아 주십시오.”
“동료라는 건 벨타나에서 너와 함께 움직였던 병사들을 말하는 건가?”
“네, 후작님도 벨타나 전투를 치르는 동안 제가 찍었던 동영상을 보셨으니 알고 계실 겁니다. 제가 벨타나에서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을 만한 공적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타마스에도 연방군이 있겠지만 임무가 임무이니 만큼 한 번 전장에서 손발을 맞춰 봤던 동료들과 함께 움직이는 편이 성공률이 높지 않겠습니까.”
“그 문제라면 따로 얘기할 필요 없다.”
마틴 후작이 그렇게 대답하며 슬쩍 뒤쪽의 부관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부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방금 전에 연락이 왔습니다. 모두 10명, 착륙장에서 대기 중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는군.”
마틴 후작이 씨익 웃으며 아크를 바라보았다.
그 웃음에 아크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웃랜드 깊은 곳에 있던 아크를 찾아낸 것도 그렇지만, 아크조차 정확한 위치를 모르고 있던 친위대원들을 찾아내 타투인에 데려다 놓았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건 마틴 후작이 아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치밀한 정보망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새삼스럽지만 역시 적으로 삼으면 안 되는 NPC다.
“그럼 이제 협상 체결이군.”
마틴 후작이 정리하자 정보창이 떠올랐다.
《아타마스 전장으로!(에이전트 퀘스트)》
당신은 은하연방의 유력 귀족 마틴 후작으로부터 특별 임무를 의뢰 받았습니다.
벨린 성좌 제2의 주성이라고 불리는 아타마스의 연방군은 현재 라마족의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라마족이 세운 항성 급 안테나의 방해전파로 인해 아슐라트의 지원군조차 투입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마틴 후작은 벨타나의 영웅으로 명성이 높은 당신을 투입해 연방군의 사기를 북돋는 한편, 라마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붉은학살자를 상대하게 할 계획입니다. 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마틴 후작은 은하연방을 통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아 내 줄 것입니다.
※난이도 : A+
“잠깐만요!”
“아크 님, 방금 은하연방의 퀘스트를 받은 겁니까?”
그때 슬레이와 그레온이 뛰어왔다.
둘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후작의 비행정에 탄 이후로 빈부 차이에 절망하다가 얼마 전부터 ‘서민의 복수!’를 외치며 냉장고의 고급술을 물처럼 마셔 댄 탓이다.
“그 퀘스트, 저희도 공유하면 안 됩니까?”
“두 분요?”
“네, 은하연방의 퀘스트면 보상도 엄청날 것 아닙니까? 게다가 잘만 하면 아크 님처럼 전쟁영웅의 칭호를 받을 수도 있고요. 부탁입니다. 우리도 끼워 주세요!”
“하지만…….”
아크가 불편한 눈길로 마틴 후작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마틴 후작이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너희들도 당연히 아크와 함께 가게 될 것이다.”
“오오! 과연 은하연방의 대귀족! 한눈에 우리 실력을 알아보는 건가?”
슬레이와 그레온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마틴 후작이 둘을 끼워 넣은 것은 다른 이유였다.
“이번 작전은 극비리에 진행되어야 한다. 사전에 정보가 새면 여러모로 곤란하겠지. 이번 작전에 대해 주워들은 이상, 끝날 때까지 너희들도 아크와 행동을 함께할 수밖에 없다.”
“뭐야? 듣고 보니 기분 나쁘네.”
“됐어. 어쨌든 덕분에 보상이 빵빵한 퀘스트를 받게 되는 거잖아.”
“보상?”
마틴 후작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슬레이들이 퍼 마신 빈 술병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패트론 혹성에서 1년에 100병만 생산되는 500골드짜리 엑스카이드. 그게 너희들이 마신 술의 이름이다. 그걸 3병이나 마셔 댔으니 돈은 오히려 내가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에? 그, 그게 무슨? 술값을 받겠단 말입니까?”
“여기가 민간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쯤 된다고 생각하는 거냐?”
마틴 후작이 가소롭다는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선택은 두 가지다. 아크와 함께 아타마스로 가는 것. 그러면 너희들이 마신 술값은 의뢰비를 선지급 한 것으로 쳐주지. 그게 싫다면 절도죄로 죄수가 되어 아타마스에 강제징용 되는 방법도 있다. 선택은 너희들의 자유다.”
선택의 여지가 있을 리가 없었다.
-보상을 선금으로 받고 《아타마스 전장으로!》 퀘스트를 공유했습니다.
결국 슬레이와 그레온은 이런 항목이 추가된 퀘스트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역시 마틴 후작은 적으로 돌리면 안 되는 NPC였다.
귀족이란 놈들은 다 똑같다느니 뭐니 떠들어 대며 마틴 후작의 심기를 거슬렸던 슬레이와 그레온은 그 대가로 땡전 한 푼 받지 못하고 전쟁터로 끌려가게 된 것이다.
여기에 멜리나와 밀란이 추가되어 일단 5명 확보.
“빌어먹을! 네가 이 기회에 술이나 퍼 먹자고 하지 않았으면!”
“닥쳐! 3병 중 2병은 네가 마셨잖아!”
“흑흑흑, 이놈의 술이 원수야!”
……딱히 위로해 주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 뒤로 슬레이와 그레온의 술주정(?)을 들으며 비행하기를 잠시. 그야말로 빛살 같은 속도로 아웃랜드를 가로지른 비행정이 타투인의 은하연방에 도착했다.
푸슈슈슈슈-!
“형님!”
비행정의 문이 열리자 10명의 사내들이 달려왔다.
멜린과 헤겔을 위시한 친위대원들이었다.
네팔림의 은하연방 건물 앞에서 헤어지고 약 한 달 반, 그사이에 친위대원은 새까맣게 그을린 피부에 광대가 툭 튀어나올 정도로 말라 있었다. 그러나 앙상해진 몸과 달리 눈빛은 시퍼렇게 날이 서 있었다.
실버핸드의 지옥훈련이 빗어 낸 눈빛!
‘기대 이상이군.’
아크가 바라던 눈빛이다.
지옥훈련의 성과는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임무는 붉은학살자를 상대하는 거라고요?”
아크가 이번 임무를 설명해 주자 친위대원들이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웅성거렸다. 그들 역시 죄수 부대원으로 벨린 성좌의 전장에 투입된 경험이 있어 붉은학살자의 명성은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어 본 것이다.
그러나 당혹스러움도 잠시.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습니다!”
“까짓 거 죽기밖에 더하겠습니까?”
“그동안 우리가 겪은 일에 비하면 죽음 따위…….”
“어디를 가든 실버핸드를 따라다니는 것보다 낫습니다!”
친위대원들은 지옥 같은 훈련 덕분에 겁 대가리를 상실해 버린 것이다. 이로써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전사 10명!
거기에 술 3병에 팔린 레벨 80대 전사 둘 그리고 멜리나와 밀란. 아크를 포함해 15명의 파티가 만들어졌다.
파티를 조직하고 찾아간 곳은 은하연방의 병기고였다.
“은하연방의 공식 의뢰다. 필요하다면 이번 임무를 진행하는 동안 사용할 무기와 아머를 대여해 주겠다. 재량껏 필요한 병장기를 챙기도록 해라.”
마틴 후작이 광장만 한 넓이의 병기고에 가득 채워져 있는 각종 무기와 방어구를 가리키며 말했다.
역시 에이전트가 되어 정식 의뢰를 받으니 대우가 달라진다. 죄수 신분일 때는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입고 있던 병장기마저 팔아야 했지만 정식 의뢰를 받으니 병장기는 무상 대여, 탄환 같은 소모품은 9,900원짜리 뷔페처럼 무제한 리필이다.
그러나 슬레이, 그레온, 멜리나에게는 이런 특별 서비스도 큰 의미는 없었다.
병기고의 장비품들은 모든 종류와 레벨에 맞게 갖춰져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연방군에 지급하기 위해 대량생산되는 양산품. 일반 등급의 표준 장비품이라는 말이다.
이미 자신의 레벨에 맞춰 매직이나 레어 템을 갖추고 있는 유저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건 아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기―계승자의 검과 파이어 이글―는 레벨에 맞는 유니크와 매직 템. 방어구는 무기보다 운이 따라 주지 않아서 레벨 50짜리밖에 되지 않았지만 일단은 그 역시 매직 템이다.
그래도 일반 등급이라도 레벨 80대의 장비품과 비교하면 방어력이 약간 떨어지지만 매직 템에 붙어 있는 스텟 보너스까지 고려하면 대동소이, 굳이 반환해야 하는 장비품으로 바꿀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소모품은 공짜다!’
-<샷건용 화염탄 : Lv.2>×100, <샷건용 빙결탄 : Lv.2>×100, <수류탄 : Lv.2>×30…….
아크는 비싸서 구입할 엄두도 내지 못했던 Lv.2짜리 특수 탄환과 수류탄을 닥치는 대로 가방에 쓸어 담았다.
그러는 사이에 허접스러운 병장기밖에 없던 친위대원들은 연방군 표준 장비품으로 교체 완료! 옥상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거지꼴을 하고 있던 친위대원들은 모두 연방군 정예병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물론 가방도 빵빵!
아크처럼 공짜 소모품으로 빈틈없이 채워 둔 것이다.
《캐릭터 정보창》
이름 : 아크(R-02788)
레벨 : 85
종족 : 인간
직업 : 엘림의 계승자
명성 : 5,820
생명력 : 2,450(+65)
정신력 : 1,300(+315)
마나 : 325
모험치 : 720
힘 : 210(+33)
민첩 : 295(+36)
체력 : 375(+13) 지혜 : 40(+8)
지능 : 190(+63)
운 : 55(+3)
※칭호 : 청소반장(민첩 +3)
무식한 파괴자(지혜 -10, 힘 +7, 체력 +7)
벨타나의 영웅(힘, 민첩, 체력, 지혜, 지능, 운 +3)
중재자(지혜, 지능 +15)
※공헌도 : 은하연방 6,850, 아슐라트 500
※소속 : 다크에덴(CEO)
※신체 코팅 : 서바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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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품 정보창-
무기 : <계승자의 검(힘 +20, 민첩 +20, 공속 +10%>, <파이어 이글 P-40(밀어내기)>
방어구 : <하이드 헬멧(위장 기능)>, <뷰라드의 에너지 실드(힘 +3, 체력 +3)>, <하르케니언 아머(민첩 +10, 근접 데미지 10%경감)>, <개척자의 가죽 바지(환경 피해 15%경감)>, <개척자의 부츠(환경 피해 5%경감)>
장신구 : <쉐라톤의 여명(지능 +45, 마나 회복 속도 30%상승)>
보조 장비 : <자렌족의 증표 : Lv 2>, <젝슨의 공구 상자>, <회복 앰플(장착)>, <배틀슈트-하이퍼드론 : Lv 1>
캐릭터와 장비 점검까지 OK.
준비를 마치자 일행을 태운 엘리베이터는 지하 격납고로 하강했다.
“아슐라트의 스타게이트와 동기화 작업을 하는 도중에 궤도를 우회하는 포탈을 만든 것이라 게이트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 서둘러라. 자세한 전황은 현장 사령관이 설명해 줄 것이다.”
마틴 후작이 푸른빛이 요동치는 스타게이트 앞에서 말했다.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붉은학살자! 내가 간다!’
아크가 망설임 없이 요동치는 스타게이트에 뛰어들었다.
순간 아크의 몸은 작은 입자로 분해되어 벨린 성좌 제2의 주성 아타마스로 쏘아졌다.
그 뒤를 따라 14개의 빛이 광대한 우주를 가로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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