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179)
아크 더 레전드-179화(179/875)
[179] SPACE 2 갤럭시안은 지금……. (2)“자, 자, 박은우, 곽경인 씨 진정하십시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이지웅이 잽싸게 끼어 들었다.
“정말 뜨거운 설전이군요. 갤럭시안이 그만큼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반증이겠죠.”
“네, 석세스풀 퓨쳐가 전격적으로 에피소드 II를 진행한 게 이슈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면 일단 성공한 것 같네요. 지금 갤럭시안이 서비스되는 12개국의 인터넷에서는 두 분처럼 이번 에피소드 II와 거대 마법진에 대한 설전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하니까요. 어쨌든 그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혜선도 능숙하게 이지웅의 말을 받으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지웅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진행을 이어갔다.
“다음은 올해 가장 핫 한 게임으로 성장세를 보이는 갤럭시안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유저들을 소개하는 순서입니다. 갤럭시안의 인기만큼이나 두각을 드러내는 유저들에 대한 관심도 높은데요. 혜선 씨,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정혜선이 야무진 표정으로 설명했다.
“이 순위는 게임특종에서 자체적으로 은하연방과 라마족, 아슐라트, 소속 국가를 구분하지 않고 인지도 높은 유저들의 레벨과 모험치, 명성, 업적, 인지도 등 여러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입니다. 이 중 상위 50위에 대한민국 유저가 21명이나 포함되어 있죠. 갤럭시안이 12개국에 서비스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준입니다.”
“게임 강국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군요.”
“하지만 근래 들어 전통의 게임 강국인 유럽과 신흥 게임 강국인 중국의 유저들이 우주 개척지로 몰려들어 무서운 기세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유럽과 중국에서도 게임을 직업으로 삼는 프로게이머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건 그런 추세가 반영된 결과겠군요.”
“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유저는 일주일만에 순위가 30위나 오른 유럽의 마셀리온과 중국의 뢰천이라는 유저입니다. 마셀리온은 몇 년 전 세계 게임대회에서 대전 액션 부문의 우승자였던 전력이 있습니다. 그런 경력을 증명하듯이 아직까지 1대 1 전투에서는 져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정혜선의 설명에 맞춰 뒤쪽 모니터에 한 유저가 비쳐졌다.
날렵한 몸매에 팔에는 너클처럼 생긴 무기가 장착되어 있는 유저였다.
-마셀리온《유럽》
랭킹: 26
출신: 은하연방
최종 확인된 레벨: 124
특이사항: 격투계 신체코팅을 받은 것으로 추정됨. 현재까지 1대 1 전투에서는 무패. 은하연방의 4대 기업 중 하나인 라이오스사에 소속되어 있음.
※본 자료는 유저의 허가를 받아 방송되고 있습니다.
“뢰천이라는 중국 유저는 이전 경력에 대한 자료가 없습니다. 그리고 전투에 대한 데이터도 없지만 중국계 유저들의 사업체 4개가 연합된 사천세계의 회장으로 엄청난 자본과 조직력을 앞세워 우주 개척지를 공략 중인 유저입니다. 그 기세로 순위권에 진입하자마자 일주일 사이에 톱 10안에 들어온 야심가죠. 마셀리온과 달리 경력과 전투능력 등, 대부분의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해야할 유저입니다.”
-뢰천《중국》
랭킹: 22
출신: 아슐라트
최종 확인된 레벨: 140
특이사항: 4개 사업체의 연합 사천세계의 회장. 사천세계의 조직원과 보유 우주선 등의 자료와 뢰천에 대한 정보는 알려진 바 없음. 또한 캐릭터 공개를 원하지 않아 영상 자료는 없습니다.
“쟁쟁하군요. 어쩐지 본격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자료화면을 지켜보던 이지웅이 새삼 놀랍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갤럭시안이 서비스된지도 5개월이나 됐으니까요.”
“이번 주에 새로 50위권에 진입한 대한민국 유저들은 없습니까?”
“왜 없겠어요?”
뒤이어 모니터에 2명의 유저가 떠올랐다.
1명은 마치 옛날 검사처럼 등에 긴 장검 한 자루만을 차고 있는 유저였고, 다른 하나는 양손에 한 쌍의 탄창식 유탄발사기, 리볼버런쳐를 들고 어깨에는 님프 유도 방식의 스팅거, 거기에 두꺼운 헤비아머를 걸쳐 마치 전투로봇처럼 보이는 유저였다.
-아리온《한국》
랭킹: 38
출신: 라마족
최종 확인된 레벨: 121
특이사항: 검사 계열의 신체코팅을 받은 것으로 추정됨. 최근 목격한 유저의 증언에 따르면 혼자 레벨 100대의 우주몬스터 10마리를 너끈히 상대했다고 알려짐. 변경 지역으로 향하는 선박이 우주해적에게 습격 당했을 때 홀로 해적선에 돌입, 선장을 굴복시킨 사건으로 최강의 검사라는 칭호를 받아 개척지에서 인지도를 쌓음. 이후 행적은 불명.
-퍼거슨《한국》
랭킹: 18
출신: 은하연방
최종 확인된 레벨: 152
특이사항: 개인 사업체 머천드소울의 CEO. 중화기병 신체코팅을 받은 유저로 몸에 걸친 장비품의 가격만 1만 골드가 넘는 것으로 추정. 어마어마한 가격만큼이나 위력적인 장비품에서 뿜어내는 공격력은 1대 다수나 거대 우주몬스터를 상대하는데 최적화 되어있다고 알려짐. 소속 사업체 머천드소울은 무역과 혹성 개척을 활발하게 진행 중.
“대한민국 유저도 만만치 않군요.”
“게임 강국이라는 명성은 그냥 생긴 게 아니니까요.”
정혜선이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데 12개국의 유저가 한 서버에서 게임을 하니 국가 대항전 같은 느낌도 드는군요.”
“네, 각 나라별로 시작 위치가 다르게 설정되어 있었고, 또 시작 단계라 레벨 업에 전념해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조직화된 유저들이 우주개척지로 모이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개척지는 갤럭시안의 소속 국가는 별 의미가 없는 곳이죠. 자연히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운 나라별로 모일 수밖에 없으니 개척지의 판도는 국가 대항전처럼 변해 가리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말입니까?”
“저희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아직 50위권 안에 있는 유저들이 직접 충돌한 적은 없어요. 아직은 유력한 세력을 적으로 삼을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겠죠. 하지만…….”
“우주라고는 해도 개발할 만한 혹성은 많지 않으니 평화도 오래 가지는 못하겠죠. 그리고 전투가 벌어지면 세력전, 국가 대항전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겠죠?”
“맞아요.”
“이거 월드컵 때처럼 거리 응원이라도 준비해야겠는데요?”
흥미로운 표정으로 말하던 이지웅이 문득 생각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이스타나에서 꽤 관심을 끄는 유저가 있지 않았습니까? 벨타나의 영웅으로 불리던 아크. 그때 유저들 사이에서 그가 전설의 게이머로 불리는 아크 본인이 아니냐는 추측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확인됐습니까?”
“그건…….”
정혜선이 움찔하며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나 이내 본래의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 유저가 정말 뉴 월드의 아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가 명예 이사로 소속되어 있는 글로벌엑서스의 관계자에 의하면 아크가 갤럭시안을 할 이유가 없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요.”
“그렇군요.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소식입니다. 저도 한때 아크의 팬이었거든요. 갤럭시안은 같은 이름을 수백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그런 오해가 생기기도 하네요. 그래도 아크라는 이름을 사용한다면 대한민국의 유저일 테니 선전을 기대하겠습니다. 얼마 전에는 아타마스에서도 상당한 공적을 세웠다고 들었는데, 아직 개척지에서 활약하는 유저들의 종합평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죠. 좀 더 분발해서 50위권 안에 들어오면 좋겠네요.”
“동감이에요.”
정혜선이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어딘지 모르게 쓸쓸함이 묻어있는 웃음이었다.
* * *
삑—.
전자음이 울리며 화면이 꺼졌다.
그와 함께 회의실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눈길이 한 곳에 몰려들었다.
그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중년인은 문지훈. 대 테러 업무에 상당한 경력을 가진 국정원 요원으로 몇 개월 전에 발생한 ‘루시퍼 원전 테러 비상 대책 위원회’의 실무과장으로 발탁된 사내였다. 그러나 꺼진 TV를 바라보는 그의 얼굴은 곤혹스러움이 묻어있었다.
게임 특종이라는 방송 때문이었다.
“어떻게 생각하시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지 않소?”
60대 남자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우리가 이곳에 모인 이유는 제어 불가능한 인공지능이 원전의 시스템을 장악하고 폭파시키겠다며 정부를 협박하는, 전무후무한 테러 행위 때문이요.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 투입된 예산과 인원 역시 단 1건의 테러를 막기 위한 것으로는 전무후무한 수준이지. 그건 국정원의 대 테러 업무를 총괄해온 문 과장이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거요.”
“네.”
문지훈이 고개를 숙였다.
확실히 이번 일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전무후무했다.
그 역시 살아 생전 이런 임무를 맡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으니까.
한낱 컴퓨터 프로그램에 불과한 존재가 스스로의 의지로 원전 시스템을 장악하고 정부를 협박한다니? SF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이다.
더 황당한 건 인공지능의 요구사항.
-갤럭시안이라는 게임에서 나보다 먼저 궁극의 목표에 도달하는 유저가 나타난다면 정부의 관리 하로 돌아가겠다. 그러나 내가 먼저 도달한다면 원전의 안전은 보장하지 못한다. 또한 이후 나 역시 독자적인 활동을 하겠다.
‘고작 게임 결과에 한 국가의 사활이 걸려있다니…….’
문지훈은 처음 이 보고를 받았을 때는 장난인 줄 알았다. 솔직히 이런 보고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게 오히려 정상이 아니리라. 그러나 실제 상황이었다. 믿어지지 않지만. 아니, 믿고 싶지 않지만 그런 SF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만 것이다.
이에 비상 대책 위원회가 조직되었다.
지금 이 회의실에 모여있는 현직 국회의원과 관계 부서의 사무관들이 바로 위원회의 임원들이었다. 그리고 실무를 맡은 사람이 바로 그, 문지훈이었다.
이때 문지훈이 내놓은 대안은 두 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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