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200)
아크 더 레전드-200화(200/875)
[200] SPACE 9 사건! 사건! 사건! (3)헥스에게 스케빈저 수업을 받은 헤겔은 던전이나 사냥터를 찾는데도 일가견이 있었다.
S-20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헤겔이 찍은 지역을 조사하면 십중팔구 던전이나 전리품이 짭짤한 사냥터를 찾을 수 있었다.
-던전 정보: 식인 몬스터의 둥지
S-20에서 서북향으로 5킬로미터 지점.
《출몰 몬스터: 카라낙(대형, 레벨 100~120)》
-사냥터 정보: 초록 평원
S-20에서 남쪽으로 13킬로미터 지점.
《출몰 몬스터: 바라쿤(중형, 레벨 130~150)》
그때마다 S-20의 사무실 팻말 옆에 새로운 팻말이 늘어났다.
다른 유저는 던전이나 사냥터를 찾아도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사냥감을 독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아크의 목적은 사냥보다는 S-20의 발전. 더 많은 개척자를 S-20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던전과 사냥터 정보를 더 많이 알릴 필요가 있었다.
일종의 무료 서비스!
그러나 아크도 찾자마자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유저에게 던전이란 보물창고. 어떤 아이템이 숨겨져 있을지 모르는 것이다.
당연히 아크는 먼저 던전을 공략해 한 번 밑바닥까지 샅샅이 훑어본 뒤에야 정보를 공개했다. 대부분 이미 다른 유저가 한 번 다녀간 곳이라 모험치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꾸준히 던전을 공략하자 나름 쓸만한 아이템이 모이기 시작했다.
-특수 합성 섬유 망토(매직)
아이템 타입: 망토 착용제한: 레벨 90
방어력: 20 내구도: 8/50
망토는 오래 전부터 모험자들에게 매우 요긴하게 사용되어온 물건입니다.
외부의 각종 오염 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보따리나 담요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주 개척시대에 들어서 망토는 한 단계 더 발전해 뛰어난 방어구로서의 기능이 더해졌습니다. 이 망토는 신소재 합성 섬유를 촘촘히 엮어 만들어진 것으로 약간의 방탄 기능과 함께 화염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민첩 +10, 탄환에 대한 저항력 +10%, 화염 저항력+ 20%》
-바라쿤의 검은 갈기×20
아이템 타입: 재료
아웃랜드의 몬스터는 때때로 24세기의 과학력으로 만들어진 소재보다 강한 가죽이나 털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라쿤의 갈기입니다. 바라쿤은 전기를 흡수하는 몬스터로 아머를 제작할 때 갈기를 첨가하면 아머에 전격 저항력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도 간만이군.”
솔직히 그동안 너무 정신 없이 살았다.
벨타나와 아타마스 같은 전장은 말할 것도 없고, 자렘이나 파고스 화산, 얼마 전의 절망의 심연까지. 항상 쫓기듯이 뛰어다녀야 했다.
물론 지금도 해야할 일은 많았다. 마틴 후작에게 받은 《어둠의 전조》, 엘림의 기억에게 받은 《음에너지의 조사》, 그리고 자낙스가 남긴 단서로 신기의 위치도 알아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S-20의 일이 먼저다.
수로를 연결해 어묵바 공장을 이전하고, 자금을 모아 관련 시설을 지을 때까지 S-20을 떠날 수 없었다. 던전이나 사냥터 탐색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일. 굳이 쫓기듯 서두를 필요까지는 없었다. 덕분에 아크는 간만에 사냥다운 사냥을 하는 기분이었다.
물론 수로 공사의 감독도 잊지 않았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군.”
파파파파! 파파파파! 파파파파!
산림을 가로지르며 정신 없이 삽질을 해대는 친위대원들.
덕분에 수로 작업은 원활하게 진행되어 이미 3분의 2가 완성되어 있었다.
“내일이나 모레쯤에는 자렘으로 가서 자렌족과 식량 제조기를 실어와도 되겠어.”
아크가 흐뭇한 표정으로 중얼거릴 때였다.
-아크! 들리나? 아크!
님프에서 멜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접니다. 왜 그러십니까?”
-그, 그게…… 지금 섹터에 곤란한 일이 생겼네.
“곤란한 일이라니요?”
-통신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어. 일단 섹터로 돌아와 주게.
* * *
“그게 무슨 말입니까?”
아크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관복을 입은 사내가 사무적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소개 드린 대로 저희는 중앙정부에서 나온 특별 감사 팀입니다. 저희가 둘러보니 이 섹터는 관리가 엉망이더군요.”
“엉망이라니요? 뭐가 말입니까?”
“잘 아시겠지만 모든 섹터는 연방법에 의거해 필요한 설비를 갖춰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일단 첫 번째는 보안시설. 섹터 관리자는 영역 내의 상점과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최소한의 보안시설을 갖춰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S-20에는 그 흔한 자동포탑 하나 보이지 않는군요. 게다가 방벽도…….”
관리가 기계부품으로 만들어진 울타리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건 뭐 얘기할 건더기도 없군요.”
“S-20은 섹터로 지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럴만한 시간이나 자금이…….”
“하지만 개척자에게 섹터 이용료는 제대로 받아냈더군요. 그리고 요금을 받은 이상 관리자는 이용객에게 최소한의 안전을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 최소한의 의무도 이행하지 않고 요금을 받은 것은 업무상 배임 행위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만이 아닙니다.”
관리가 아크의 말을 자르며 말을 이었다.
“조사해보니 저 파고스 화산은 얼마 전에 산사태가 일어났었다고 하더군요. 그때 화산의 동굴 내부가 붕괴했는데 아크 님이 토사를 걷어내고 얼마 전부터 개척자들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럼 방재 시설은 설치하셨습니까?”
“바, 방재 시설이요?”
“당연하죠. 한 번 산사태가 일어난 곳 아닙니까? 다시 말해 언제든 같은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 당연히 그에 대한 안전 조치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만약 또 다시 산사태가 일어나면 동굴에 있는 개척자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다 죽을 거 아닙니까? 요즘 때가 어느 땐데 그런 기본적인 것도 없이 유료 던전을 운영하시는 겁니까? 게다가 섹터에 위생 설비 역시 하나도 되어있지 않군요. 얼마 전 자렘에서 바이오 해저드가 발생한 이후로 법 조항이 바뀌어서 각 도시와 섹터에 필수적으로 위생 설비를 갖춰놔야 합니다. ”
이 무슨 자다가 개 풀 뜯어먹는 소리란 말인가?
안전시설,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곳은 게임 속이다.
게임 속의 던전에 산사태를 대비한 방재 시설을 해놔야 한다는 말은 머리털 나고 처음 들어보는 얘기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위생 설비라니? 대체 어떤 것부터 딴지를 걸어야할지 모를 지경이다. 그러나 진짜 아크를 돌아버리게 만드는 것은 그 다음이었다.
“어쨌든 저희가 감사한 바로 S-20은 섹터로서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이에 관련 설비를 모두 갖출 때까지 영업정지를 명령합니다. 만약 명령을 무시하고 새 이용객을 받을 경우 섹터 관리자 면허가 취소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이후 15일 이내에 관련 설비를 갖추지 못해도 면허가 취소됩니다.”
-《감사 명령(섹터 퀘스트)》
당신의 섹터 S-20은 정부 관리의 감사 결과 불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관리의 요구에 따라 필요한 안전 설비와 방재 시설, 위생 설비를 갖추기 전까지 섹터의 영업이 중지됩니다. 또한 보름 안에 해당 시설을 완비해 중앙정부에 등록하지 못하면 섹터 관리자 면허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난이도: –
생각지도 못했던 퀘스트!
그것도 보름 안에 해결 못하면 섹터 관리자 면허가 취소된단다.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나 다름없는 퀘스트였다. 그러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네. 실은 자네가 나가있는 사이에 던전에서도 문제가 생겼어.”
“던전에서요? 던전에서 문제가 생길 일이 뭐가 있습니까?”
“살인사건이네.”
“에? 사, 살인사건이요?”
“그래, 어제부터 갑자기 던전에서 수십 명이 몰려다니며 타나토스를 사냥하는 개척자들을 습격해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네.”
“대체 어떤 놈들이 그런 짓을 하는 겁니까?”
“그걸 모르니까 문제라는 게 아닌가? 놈들은 방해전파로 적외선 스코프나 통신기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순식간에 개척자들을 살해하고 모습을 숨기고 있네.”
멜린이 한숨을 불어내며 말을 이었다.
“그 때문에 지금 던전을 이용하는 개척자들의 민원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네. 제대로 사냥을 못하니 던전 이용료를 돌려주던가, 놈들을 처리해달라고 말이네.”
설상가상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리라.
감사 명령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갑자기 살인사건이라니?
‘대체 왜 갑자기 이런 일이 한꺼번에…….’
S-20이 만들어진지 한 달이 넘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실은 자잘한 문제를 레피드가 해결했지만- 왜 이제 와서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크가 그 이유를 알아내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 없었다.
쿠쿵—! 쿠쿵—! 쿠쿵—!
아크가 연거푸 터져 나오는 문제에 머리를 감싸쥐고 있을 때였다.
섹터 옆에서 연속적인 굉음이 들려왔다. 이에 아크가 확인을 위해 뛰어가 보자 섹터의 울타리 바로 앞에서 수십 대의 중장비가 대규모 공사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것도 폭포호수와 섹터를 연결하는 수로 작업이 진행되는 노선을 대놓고 가로막은 상태로 말이다.
멍청한 눈으로 바라보던 아크가 와락 인상을 쓰며 작업현장으로 다가갔다.
“대체 누구 허락을 받고 여기서…….”
“무슨 허락 말입니까?”
그때 현장에서 한 사내가 걸어나왔다.
머리를 올백으로 넘긴 사내, 기억에 있는 낯짝이었다.
“너는 예전에 이곳에 있던 연구소의…….”
“바이엔입니다.”
바이엔. 바로 S-20이 생기기 전, 케로족의 습격으로 날아간 라이오스사의 연구소장이었던 NPC였다. 아크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자 바이엔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먼저 S-20의 관리자가 된 걸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S-20의 관리자라도 저희 공사에 참견할 권리는 없지 않습니까? 자, 보십시오. 이 허접한 울타리가 S-20의 경계죠? 저희는 분명 이 경계 너머에서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섹터로 지정된 지역을 1센티미터라도 벗어나면 공역公域. 섹터 관리자라도 자신의 관할이 아닌 곳에서 우리가 굴을 파든 집을 짓든 참견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우리가 수로 작업을 진행 중인 곳이다.”
“수로? 아, 그러고 보니 몇 몇 사람들이 삽질을 하며 이곳으로 오는 장면을 본 것도 같군요. 그게 수로 작업이었습니까? 보아하니 꽤 멀리서부터 파온 것 같던데…… 안타깝지만 문자 그대로 삽질이 되겠군요. 저희가 연구소를 꽤 크기 지을 예정이라 말입니다.”
“뭐야?”
“아, 불만 사항이 있으시면 본사에 따져주십시오. 저는 본사에서 시키는 대로하는 것뿐이니까요. 뭐 따져봤자 소용없겠지만.”
바이엔이 빈정거리는 말투로 대답했다.
-라이오스사 연구소 건설 예정지.
공사로 인한 소음으로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이에 대한 작은 보답으로 라이오스사는 이곳에서 파고스 화산의 던전까지 지하도를 만들어 개척자들께서 무료로 던전을 이용하도록 해드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딴 팻말을 세워놓고 유유히 사라졌다.
순간 아크의 머릿속에 궤도 수비대 본부에서 마틴 후작에게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요즘 쥬벨이 라이오스사와 은밀히 접촉하며 S-20에 대해 수군거린다는 정보가 있다. 쥬벨이 라이오스사와 만나 S-20을 들먹인다면 적어도 네가 좋은 일은 아니겠지.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이거였나?’
아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마틴 후작에게 경고를 받은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쥬벨이 장관으로 있는 내무부에서 뜬금없이 감사가 나오고 섹터 앞에 라이오스사의 연구소 건설작업이 시작되었다.
‘만약 이게 쥬벨과 라이오스사가 작정하고 꾸미는 일이라면…….’
놈들의 목적은 S-20!
아크에게서 S-20을 빼앗기 위해 꾸미는 짓이리라.
멍한 표정으로 팻말을 바라보던 아크가 와락 인상을 구기며 이를 갈아붙였다.
“빌어먹을 자식들이 날 완전히 물로 봤다 이거지? 좋아, 싸움을 건다면 받아주마. 고작 이 정도로 내가 겁을 집어먹고 물러날 거라고 생각했다면 착각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지.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내무부 장관이든 4대 기업이든 박살을 내놓고 말겠어!”
그때였다.
콰쾅! 콰콰콰콰콰—!
돌연 뒤쪽에서 굉음이 터져 나왔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아크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공사 현장에 떠있던 라이오스사의 비행정 1대가 섹터의 중심부로 추락! 거대한 동체로 지면을 긁으며 중심가에 모여있던 상점을 들이받아 박살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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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더 레전드 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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