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224)
아크 더 레전드-224화(224/875)
[224] SPACE 9 신의 힘! (2)“어디 네 몸이 얼마나 단단한지 두고보지. 집탄사격!”
철컥, 철컥, 철컥, 퍼퍼펑—!
폭음과 함께 불길을 뿜어내는 파이어 이글!
다음 순간 골렘의 가슴에서 화염이 치솟았다. 지금까지 광선검이든 파이어 이글이든 거의 모든 공격을 무시하다시피 하던 골렘이 변화를 일으킨 건 그때였다.
[이, 이럴 수가!]가슴을 움켜쥐고 몇 걸음 물러난 골렘이 당혹성을 터뜨렸다.
그런 골렘의 손가락 사이로 잘게 부서진 크리스털 조각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아크가 노린 게 바로 이것이다.
특수효과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빙결탄은 확실하게 골렘의 몸을 얼려 놓았다. 말하자면 냉동실에서 금방 꺼낸 유리잔과 같은 상태라는 뜻. 만약 거기에 곧바로 펄펄 끓는 물을 붓는다면? 어떻게 될지는 뻔하다. 잔뜩 수축되어 있던 조직이 팽창하며 박살.
지금 골렘의 몸이 부서지는 것이 그런 원리였다.
빙결탄에 의해 얼어있던 골렘에게 발사한 탄환은 화염탄!
빙결탄과 화염탄을 이용해 냉동실에서 꺼낸 유리잔에 곧바로 펄펄 끓는 물을 들이부은 것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 결과는 보는 대로. 광선검으로도, 탄환으로도 부술 수 없던 골렘의 크리스털 몸에 굵은 균열이 번지며 부서져 나가고 있었다.
그와 함께 생명력이 단숨에 7%나 빠져나갔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아크가 탄창에 다시 빙결탄을 채우며 씨익 웃었다.
“얼른 가루가 돼주어야겠다.”
철컥, 퍼펑—! 퍼펑—! 퍼펑—!
그때부터 전투는 일방적으로 진행되었다.
아크는 골렘의 주먹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빙결탄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골렘의 몸이 성에로 뒤덮이면 다시 화염탄으로 바꿔 펑! 펑! 펑! 그때마다 골렘의 몸이 잘게 부서져 떨어지며 생명력이 쭉쭉 빠져나가 불과 3~4분만에 10%대까지 떨어졌다.
[아직이다!]그때 골렘이 균열이 번진 몸으로 돌진해왔다.
그리고 활짝 펼쳤던 양팔로 마치 쥐어 터뜨리겠다는 듯이 아크를 와락 껴안았다. 그러나 아크는 깨지다만 유리조각 같은 놈과 포옹할 생각도, 쥐어터지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골렘이 아크의 몸을 껴안으려는 찰나!
“환영분신!”
고함과 함께 아크의 몸이 흐려졌다.
쿠산 마을에서 아크가 얻은 두 번째 스킬이 바로 이것!
아크와 대전할 때 엘라인이 사용했던 쿠산 전사의 비기 ‘환영분신’이었다.
아크는 처음 환영분신을 봤을 때부터 이 기술이 마음에 들었다. 아무래도 접근전을 전문으로 하다보니 적의 눈을 현혹시키는 기술이 필요했던 것.
물론 유저가 마음에 들어한다고 NPC가 스킬을 그냥 가르쳐 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아크는 쿠산족에게 신의 사자. 게다가 오래 전에 실전 된 ‘멸사참격’을 가르쳐주는 중이다. 덕분에 아크는 엘라인에게 ‘환영분신’의 비법을 배울 수 있었다.
그 방법은 아크가 쿠산 전사들을 가르치는 과정과 비슷했다.
엘라인이 기술을 시연해 보이면 아크가 같은 동작을 따라하는 방식. 아크가 쿠산 전사들보다 피곤해했던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쿠산 전사들은 ‘멸사참격’ 교육을 끝내고 8시간의 수면을 취했지만 아크는 ‘환영분신’을 배우기 위해 나머지 공부(?)를 해야했던 것.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크가 생각 외로 빨리 배웠다는 것이었다.
아크의 재능이 출중해서가 아니다.
갤럭시안도 게임, 유저→NPC의 기술 전수보다 NPC→유저의 기술 전수가 빠를 수밖에 없었다. 또한 ‘환영분신’은 뉴 월드 시절에 아크가 사용하던 기술과 발동 방식이 비슷했다.
스킬 발동과 함께 바닥에 나타나는 수십 개의 발자국. 그 발자국을 순차적으로 밟으며 움직이면 그 달성율에 따라 기술이 발동하거나 실패하는 방식의 스킬!
바로 아크가 사용하던 다크 댄싱과 같은 방식이었다.
덕분에 연습을 시작한지 2시간.
-새로운 스킬(직업 공통☆☆☆☆)을 익혔습니다.
환영분신(유저, 액티브): 아직 문명이 발전하지 않은 라쿤카의 원주민 쿠산족 전사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기술입니다. 쿠산족 전사들은 뜨거운 열사의 사막에서 만들어지는 신기루를 보고 모래 위에서도 날렵하게 움직일 수 있는 그들만의 보법을 응용해 순간적으로 적을 현혹시키는 환영을 만들어 내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단, 이 기술은 민첩성이 일정 수준(300) 이상 되어야 익힐 수 있습니다.
《분신을 2~4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분신의 숫자는 보법의 달성율에 따라 달라집니다.》
※마나 소모: 50
마침내 환영분신을 익힐 수 있었다. 그리고…….
화악!
바닥에 새겨지는 발자국을 따라 복잡하게 움직이자 아크의 몸이 4개로 분열되었다.
그 중 하나가 골렘의 팔에 잡혔지만 마치 먼지처럼 잘게 부서지며 사라졌다. 당연히 이것은 분신. 나머지 3명의 아크는 사방으로 흩어졌다가 골렘의 뒤에서 하나로 합쳐졌다.
그리고 당황한 골렘이 몸을 돌려세우려는 순간.
“18연타!”
투콰콰콰콰콰콰콰!
골렘을 등을 향해 뿜어지는 주먹!
이미 골렘은 빙결탄+화염탄 효과에 의해 온몸에 균열이 번져있었다.
거기에 마치 풀 가동 중인 엔진의 피스톤처럼 엄청난 속도로 뿜어지는 강철의 주먹이 박히자 크리스털이 덩어리째 떨어지며 사방으로 자잘한 파편이 튀어 올랐다.
그리고 18번째의 주먹이 박혔을 때!
쩌쩌쩌쩡—!
파열음이 울리며 굵은 균열이 골렘의 중심을 가로질렀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맹약은 완성되었다.]골렘이 무너져 내리며 웅웅거리는 목소리가 울렸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와 함께 떠오르는 반가운 메시지.
“휴, 이제야…….”
이계로 사라지는 배틀슈트 속에서 나온 아크가 숨을 몰아쉬며 중얼거렸다.
그때 바닥에 쌓여있던 크리스털 조각이 액체처럼 녹아 내리기 시작했다. 이어 꾸물거리며 한데 뭉치더니 크리스털로 이루어진 토시로 변했다.
“어라? 아이템? 그럼 혹시 이게?”
아크가 크리스털 토시를 집어들었다.
-바이우스 실드 Lv.1(아티팩트)
아이템 타입: 에너지 실드 착용제한: 엘림의 계승자 전용
방어력: 200 내구도: ∞ 실드양: 5,000/5,000
이미 수천 년 전에 초고대 문명을 이룩한 무라트가 그들의 대행자인 엘림을 위해 만들었다고 알려진 오신기五神器 중 하나입니다. 이 신기는 ‘의지를 가진 돌’이라는 별칭을 가진 특수한 크리스털 바이우스로 제작된 것으로 기본적으로는 에너지 실드와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실드는 단순한 실드가 아닙니다. 때에 따라서는 토시를 사용자에 별개로 움직이는 골렘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바이우스는 광물에 가깝지만 의지를 가지고 있어 골렘으로 변화된 상태에서는 생명체처럼 경험을 쌓아 성장합니다. 이렇게 성장한 바이우스는 더욱 강한 실드, 그리고 더욱 강한 골렘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단, 바이우스의 성장은 착용자가 획득하는 경험치의 50%를 흡수해 이루어집니다.
《체력 +20, 에너지 계열의 무기에 대한 저항력 +50%》
《바이우스 골렘 소환(Lv.1): 바이우스 실드를 골렘으로 변화시켜 소환할 수 있습니다. 골렘의 전투력은 레벨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 골렘으로 변화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착용자의 마나가 필요합니다. 또한 골렘 상태에서는 착용자가 획득하는 경험치의 50%를 흡수합니다. 마나 소모: 1분당 20》
-오신기의 하나 [바이우스 실드]를 습득했습니다.
“신기다!”
아크의 눈이 이따만 해졌다.
아크는 크리스털 골렘이 자낙스가 신기를 지키기 위해 세워둔 가디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크리스털 골렘 그 자신이 신기였던 것이다.
반전…… 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전개인 것만은 분명하다.
어쨌든 신기라는 이름과 달리 바이우스 실드의 성능은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 방어력 200에 실드양 5,000. 방어력이 200이라도 어차피 방패와 같은 개념이라 적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실드양이라는 것도 생명력과 전혀 다른 수치다.
일반적으로 실드에 약하다는 탄환이라도 한 방에 실드가 100~200씩 깎인다. 근접공격은 1,000짜리 실드도 한 방. 때문에 레벨 제한 50짜리 일반 실드도 5,000은 된다. 단순히 방어력과 실드양만 보면 레벨 50대의 방어구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성장형 아이템이다!’
꾸준히 사용하면 성능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는 뜻!
뿐만 아니라 방금 전, 무식한 방어력을 갖고 있던 크리스털 골렘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기능까지 붙어있었다. 골렘이 되면 경험치를 50%나 가져간다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소환수처럼 부릴 수 있는 골렘이 성장한다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기념 삼아 골렘 소환을 해보기 싶지만…….’
지금은 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방어병기! 무라트의 방어병기는?”
아크가 다급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방에는 복잡한 문양의 빛을 발하는 기둥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라트가 떠나기 전에 쿠산족에게 위기가 닥치면 사용하라고 전해줬다는 크리스털을 이용해 들어온 곳이다. 분명 여기가 방어병기를 발동시키는 곳이 틀림없어. 그렇다면?’
아크가 기둥으로 손을 가져갔다.
순간 복잡하게 뒤엉켜 있던 문양들이 일제히 아크의 손이 닿은 곳으로 모여들었다.
그렇게 모여든 문양이 조합되어 만들어진 것은 무라트 문자!
-라쿤카의 우주병기 ‘천신의 불’ 시스템이 기동되었습니다.
‘천신의 불’을 사용하면 라쿤카의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천신의 불’을 작동시키겠습니까?
이게 님프로 번역된 무라트 문자의 내용.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주병기란다.
그러나 이미 라쿤카는 뮤탈의 습격으로 환경보호를 외칠 상황이 아니다.
당장 원주민들이 다 죽어 나자빠지게 생겼는데 환경은 무슨 얼어죽을 환경인가?
고민할 필요 없음!
“작동!”
아크가 소리쳤을 때였다.
손앞에 모여있던 문자가 다시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분해되며 기둥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문양과 문양이 선으로 연결되어 기둥의 표면이 마치 회로도처럼 변했다.
쿠쿠쿠쿠쿠! 쿠콰콰콰콰콰—!
기둥이 진동하며 엄청난 빛이 위쪽으로 뻗어 올라갔다.
* * *
“헉헉헉!”
“모두 힘을…… 크윽!”
엘라인이 팔을 움켜쥐고 휘청거렸다.
아크가 ‘신의 힘’을 불러내기 위해 피라미드로 들어간 이후, 엘라인과 쿠산 전사들은 피라미드로 몰려드는 수천의 뮤탈을 막아내고 있었다. 입구는 그리 넓지 않아 한꺼번에 들어올 수 있는 뮤탈은 20여 마리가 한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숫자였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는 있었다.
10번, 20번, 30번…… 죽어도 죽여도 끝없이 밀려들어오는 뮤탈과의 전투로 점점 부상자가 늘어났고, 몇 명이 죽자 방어진형이 허물어지며 더욱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처절한 전투를 벌인지가 벌써 10여 분 이상 지났다.
그러나 아직 ‘신의 힘’은 발동하지 않았다.
“역시 전설은 전설일 뿐인가…….”
엘라인이 피투성이가 된 동료들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쿠쿠쿠쿠쿠! 쿠콰콰콰콰콰—!
피라미드가 뒤흔들리며 폭음이 울린 것은 그때였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엘라인과 쿠산 전사들은 기적을 목격했다.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거대한 빛 기둥이 우주로 쏘아져 올라가는 순간, 마치 하늘이 분노하는 것처럼 붉게 변하며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분노를 분출시키듯이 지상을 향해 붉은 광선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빛이 대지에 닿는 순간!
기기기기…… 퍼펑!
피라미드를 뒤덮은 수천의 뮤탈.
그 뮤탈들이 모두 비명을 터뜨리며 버둥거리더니 일제히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뮤탈만이 아니었다. 뮤탈을 조종하던 움들도 고통스러운 비명을 터뜨리며 수증기처럼 사라졌고, 일대를 뒤덮고 있던 붉은 물질도 시커멓게 타 들어가더니 먼지로 변해 흩어졌다. 그러나 뮤탈과 같은 빛을 쬔 엘라인과 쿠산 전사들에게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직 라쿤카를 침략하는 외계 생명체만 태우는 하늘의 빛!
“기적…… 신의 기적이다!”
엘라인과 쿠산 전사들은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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