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230)
아크 더 레전드-230화(230/875)
[230] SPACE 2 뜻밖의 방문자 (2)-승무원 엘라인이 우주 멀미를 시작했습니다!
《엘라인의 모든 능력치가 50%감소했습니다. 각종 신체능력이 저하되고 두통과 멀미로 인해 모든 스킬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의무실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능력치의 일부가 영원히 소실될 수 있습니다.》
그와 함께 떠오르는 메시지!
막상 생각해보니 당연한 결과였다.
은하 3국에 속하지 않은 라쿤카는 과학문명이 발전하지 않았다.
당연히 엘라인은 우주선을 타본 적도, 우주를 항해해 본 적도 없었다. 다시 말해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 본 촌놈. 기계와 우주에 면역이 없어 직방으로 우주병에 걸려버린 것이다.
덕분에 엘라인은 오바이트와 함께 의무실로 직행.
아직까지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흥, 우주병이라니. 요즘은 어린애도 그런 병은 안 걸린다고.”
그리고 토리에게 더욱 만만한 상대로 찍혀버렸다.
‘고레벨 전사라 덥석 영입했지만 제대로 써먹으려면 앞으로 갈 길이 멀겠군.’
“그럼 선원실에 있는 놈들은 어쩔까요?”
“그쪽도 일단 그냥 놔둬. 먼저 관리사무소에 들러서 간략하게라도 섹터 상황을 알아보고 올 테니 그 사이에 너는 실버스타를 점검하고 있어. 다시 섹터를 나가면 한 달 동안 우주 개척지에 있어야하니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꼼꼼하게 점검해놔야지.”
“저는 휴식 시간도 없습니까?”
“쉬고 싶냐?”
“아니, 뭐 꼭 쉬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쉬고 싶으면 말해. 엘라인 옆에서 며칠 동안 끙끙 앓게 해줄 테니까.”
아크가 슬쩍 주먹을 들어올리자 토리가 경기를 일으키며 맹렬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닙니다! 합니다! 해요! 전 형님에게 봉사하는 게 인생최대의 기쁨인 햄스터입니다!”
그리고 공구상자를 챙겨들고 쏜살같이 기관실로 뛰어갔다.
“하여간 꼭 매를 들어야 말을 듣는다니까.”
지금은 꼼짝없이 아크에게 잡혀있지만 토리도 한때는 기업을 운영하던 햄스터다.
그것도 아크의 고용주였다. 물론 하르마돈 성좌에서 아크에게 두개골의 형태가 변할 정도로 맞고 나서는 납작 엎드리고 있었지만, 천성은 그리 쉽게 변하는 게 아니다. 멍이 옅어지자 때때로 은근슬쩍 개기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아크도 한 번으로 정신상태를 뜯어고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조만간 다시 날을 잡아야겠군.’
그러나 한 달이나 나가 있으려면 미리 해둬야 할 일이 많았다.
지금은 햄스터나 쥐어 패고 있을 시간이 없는 것이다.
아크가 그런 생각을 하며 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형님!”
발이 땅에 닿기도 전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뛰어왔다.
멜린과 헤겔, 베라드 등, 친위대원들이었다. 실버스타가 착륙하는 걸보고 마중 나온 것이리라. 그러나 대원들의 면면을 확인한 아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희들이 왜 나와있는 거야? 화산 던전 하층의 복구 작업을 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라쿤카로 떠나기 전에 아크는 식량 생산공장을 맡긴 멜린과 헤겔을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에게 파고스 화산 던전 하층 복구 작업을 지시해놓았다. 그런데 그들이 모두 밖에 나와 있는 것이다. 엄청난 넓이의 하층을 불과 사나흘만에 모두 뚫었을 리는 없을 터.
“또 뭔가 문제가 생긴 거냐?”
“문제가 생겼다면 생긴 거지만…….”
대원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히죽 웃었다.
“어제부터 형님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날 기다린 사람들?”
“저희들입니다.”
대답이 들려온 것은 대원들의 뒤였다.
이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아크의 얼굴에 당혹감이 번졌다.
대원들의 뒤로 다가오는 두 사내. 그들은 모두 아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방금 전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을 본 게 4달 가까이 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을 보자마자 바로 기억해 낼 수 있었다.
“하마드란! 아스란!”
그게 두 남자의 이름. 벨타나에서 아크를 따르던 대원들이었다.
사실 아크가 벨타나에서 돌아온 이후에 가장 먼저 찾은 대원들이 이 둘이었다.
원래 아크가 벨타나에서 모은 죄수는 15명. 그러나 당시 죄수들은 아크가 우주식량을 나눠주니 모여든 것뿐, 지금의 친위대원처럼 조직력 같은 것은 없었다. 때문에 아크는 이들을 조직화시키기 위해 먼저 5명의 죄수를 사면시켜주었다.
그 중 2명은 은둔술 스킬과 사용하던 권총을 보답으로 주고 떠났지만 나머지 3명, 밀란과 하마드란, 아스란은 훗날을 기약하며 퀘스트를 주었다. 그게 《밀란의 제안》,《하마드란의 보상》,《아스란의 은혜 갚기》라는 퀘스트였다.
그 중 밀란과 있었던 일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하마드란과 아스란이었다. 원래 하마드란은 유리우스에서 꽤 큰 상점을 서너 개나 가지고 있던 상인이었다. 그러나 아크가 찾아갔을 때는 벨타나로 강제 징용될 때 믿고 재산을 맡겼던 부하직원의 배신으로 빈털터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겨우 하나 남아있던 상점도 그의 방해로 영업조차 제대로 못해 망하기 일보직전이었다.
‘돈을 뜯어낼 상황이 아니군.’
아스란의 처지는 그보다 더 심각했다.
그는 시델린에서 꽤 많은 부하를 거느리고 있던 조폭이었다.
그러나 벨타나에 강제 징용된 이후, 은하연방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경비 안드로이드의 철저한 감시를 받게 되어 본업-범죄-을 재개하지 못하게 되어 굶어죽기 일보직전이었다.
‘이 놈도 글렀어.’
기대했던 두 퀘스트가 모두 불발!
그러나 아크는 보상 뜯어내기를 그냥 포기하지는 않았다.
‘가만? 그러고 보니 하마드론은 예전 부하였던 놈들의 방해 때문에 장사를 못해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중이잖아? 그리고 아스란은 부하들에게 배신당하지는 않았지만 일거리를 찾지 못해 헤매는 중이다. 만약 이 둘을 붙여놓는다면?’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
아크는 곧바로 하마드란을 설득해 졸개들을 데리고 하마드란을 찾아가게 만들었다.
그러나 아크는 그 뒤의 일까지 지켜볼 수는 없었다. 당시 아크는 마틴 후작과 함께 은하연방 홍보여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뒤에도 자렘, 파고스 화산, 아타마스 혹성 등 연이어 퀘스트를 진행하는 바람에 이 둘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런 하마드란과 아스란이 S-20에 나타난 것이다.
“그래도 저희 이름까지는 잊지 않으셨군요.”
“뭐 그야…….”
“섭섭합니다. 형님.”
아스란이 멜린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저 녀석들은 계속 데리고 다니면서 저희에게는 연락도 없으시다니요.”
“자식이 누굴 같은 레벨로 보고 있어? 우리와 너는 형님을 모신 시간이 다르다고. 그리고 우리는 뭐 편하게 지냈는지 알아? 벨타나에서도 그랬지만 이스타나로 돌아와서도 정말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해봤어. 이 섹터도 거저 얻어진 건 아니라고.”
베라드의 말에 아스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건 인정하지.”
그리고 다시 아크를 돌아보며 말했다.
“하마드란 형님과 함께 이곳을 찾아온 건 그 때문입니다.”
“뭐?”
“내가 설명하겠네.”
하마드란이 끼어 들었다.
그는 유리우스에서 봤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하마드란은 멜린과 비슷한 또래의 노인이었다. 거기에 영하 50도의 벨타나에서 수개월이나 고생하고, 유리우스로 돌아가서는 부하의 배신으로 전재산을 잃고 실의에 빠져있었다. 때문에 건강까지 악화되어 유리우스에서 봤을 때는 반송장 같은 몰골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 20년쯤은 회춘한 듯한 모습이었다.
‘아스란과 힘을 합쳐 잘 해결한 모양이군.’
그 뒤로 이어진 하마드란의 설명은 아크가 예상한 그대로였다.
아크와 헤어진 아스란은 곧바로 졸개들을 소집해 시델린에서 유리우스까지, 800킬로미터의 거리를 걸어 하마드란을 찾아갔다. 그리고 이들의 등장으로 하마드란의 상점이 자리잡고 있던 거리에서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가 펼쳐졌다.
“훗, 형님. 이제 그만 은퇴하시죠.”
믿었던 부하의 배신!
“내가 이대로 주저앉을 것 같으냐!”
물러날 수 없는 보스의 의지!
“하마드란 형님, 아크 형님께서 보내서 왔소!”
생각지도 못했던 과거 전우의 등장!
“아크 형님께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기필코 놈들을 박살내고야 말겠다!”
뒤이어 벌어진 두 조직간의 혈투! 혈투! 혈투!
어지간한 조폭 영화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스토리가 펼쳐진 것이다.
원래 하마드란은 수완이 있었다. 빈손으로 이스타나에 이주해와 대형 상점 3개, 휘하 직원 30명을 거느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수완 덕분이었다. 그가 부하에게 배신당하고 주저앉은 이유는 힘이 없어서. 그런데 아스란의 가세로 그도 힘을 갖게 된 것이다.
하마드란은 아스란 패거리를 유효 적절하게 이용해 부하의 세력을 하나 하나 무너뜨려 갔다. 그리고 3개월이 되던 때, 마침내 대부분의 재산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자네 소식을 들은 것은 그 무렵이네.”
그때가 바로 아크가 막 아타마스 혹성에서 돌아온 직후.
한창 슬레이와 그레온, 멜리나가 은하연방 TV로 S-20을 홍보하던 시기였다.
“덕분에 자네가 이 섹터의 관리자로 있음을 알게 되었지. 자네를 찾아온 게 늦은 이유가 그 때문이네. 되찾은 재산을 정리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거든.”
“재산을 정리해요?”
아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러자 아스란이 가슴을 팡팡 치며 다가왔다.
“저는 원래 벨타나에 있을 때부터 형님을 따를 생각이었습니다. 저도 똘마니들을 꽤 데리고 있어 봤지만, 벨타나에서 형님과 함께 있을 때 깨달았습니다. 저는 보스가 될 재목이 아니라고. 그럼 믿고 따를 수 있는 보스를 섬길 수밖에 없죠. 그게 형님입니다. 형님을 찾아온 게 그 때문입니다. 형님, 저도 한패로 넣어주십시오!”
“나도 같은 생각이네.”
하마드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나 역시 부하들에게 배신을 당해보고 내가 보스 노릇을 할 재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네. 밑에 어깨들을 거느리고 잘난 척 했지만 결국 난 상인에 불과했던 거야. 그렇다면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지. 그리고 지금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자네야. 하지만 난 하마드란처럼 단순히 의리 때문에 찾아온 게 아니네. 아까도 말했지만 난 상인. 무엇보다 이득을 중시하지. 그래서 S-20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봤네. 그리고 투자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지. 유리우스의 재산을 정리한 게 그 때문이네. 이곳에 투자하기 위해서.”
“형님도 참, 뭘 그렇게 어렵게 돌려서 말하시오? 결국 아크 형님과 함께 하고 싶은 거 아니오? 입만 열면 죽기 전에 아크 형님과 큰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면서 새삼스럽게 무슨 이유를 그렇게 늘어놓는 거요? 왜? 막상 받아달라고 말하려니 쑥스럽소?”
“흠, 흠, 쑥스럽기는 무슨…….”
하마드란이 얼굴을 붉히며 아크를 곁눈질했다.
그리고 무안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런 거네. 나이가 나이이니 만큼 나에게 여러 번의 기회는 없겠지. 많아야 1번. 난 그 기회를 내가 재기할 힘을 마련해준 자네와 함께 하고 싶네.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벨타나에서처럼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 마지막까지 함께 할 파트너가 되고 싶네. 자네가 받아준다면 내 전재산을 기꺼이 투자하겠네.”
하마드란이 관리사무소 앞에 주차되어 있는 5대의 트레일러 트럭을 가리켰다.
그 트럭이 바로 유리우스에서 정리한 하마드란의 전 재산이었던 것이다.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아크는 그때까지도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하마드란과 아스란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아니, 바라마지 않던 일이었다. 새삼스럽지만 S-20에는 아직 사람 손이 필요한 일이 많다. 그리고 S-20이 더 커질수록, 더 많은 사업에 손을 댈수록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해질 것은 당연지사. 라쿤카를 떠나기 전에 에이전트 등급을 올려둔 게 그 때문이었다.
그런데 먼저 찾아와 직원이 되겠다고 한다.
그것도 하마드란과 아스란은 존재 자체가 희귀한 개척자 NPC!
일단 그것만으로도 직업으로 삼을 메리트는 충분하고 넘쳤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하마드란은 상당한 양의 투자금을 지참금으로 들고 온 것이다. 얼마 전의 사건으로 섹터가 부쩍 성장했지만 여전히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던 아크로는 완전 땡큐!
“알겠습니다. 그 투자, 받아들이죠.”
아크가 손을 잡자 정보창이 떠올랐다.
-아스란이 다크에덴의 수습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이름: 아스란(NPC☆☆☆☆) 직업: 무투가
레벨: 75 관련스킬: 공포의 낯짝, 도발, 방어 관련…….
-하마드란이 다크에덴의 수습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이름: 하마드란(NPC☆☆☆☆) 직업: 상인
레벨: 98 관련스킬: 거래, 장부정리, 세무 관련…….
※추가로 하마드란의 재산이 에이전트 다크에덴의 투자금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신입사원 2명 겟!
동시에 하마드란의 재산이 다크에덴의 투자금으로 등록되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아크의 에이전트, 다크에덴은 주식회사였다. 친위대가 벨타나 전장에서 받은 보상금이 전부 창립 자금으로 쓰여졌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번에는 하마드란의 재산까지 유입되었다. 때문에 지분 배분을 다시 할 필요가 있었다.
‘하긴, 어쨌든 다크에덴은 회사다. 더 복잡해지기 전에 에이전트의 체계를 제대로 갖춰둬야겠지. 새로운 투자금이 유입된 지금이 적기일지도 몰라.’
그러나 당장은 해야할 일이 있었다.
“아스란. 하마드란하고 먼저 관리사무소에 들어가 있어. 난 잠시 들러볼 데가 있다. 자세한 얘기는 그것부터 끝내놓고 천천히 하도록 하자.”
아크가 서둘러 인공호수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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