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235)
아크 더 레전드-235화(235/875)
[235] SPACE 3 MIX UP (4)주사액을 투여하고 정보창이 떠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분. 그 사이에 겪은 고통은 이게 게임 속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버틴 보람이 있었다.
아크는 정신을 차리고 정보창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지능이 10 감소한 건 예상 밖이지만…….’
대신 체력이 30이나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레벨이 2 상승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 믹스 업의 최고 효과는 바로 스킬 진화였다. 그저 몸을 숨길 때 발각확률을 줄여주는 은둔술이 순간적으로 땅 속에 숨어 들어가는 하이드로.
별 2개 짜리 스킬이 3개 짜리로 바뀐 것이다.
‘그저 숨는 것뿐이라면 스텔스와 별 차이가 없다. 숨은 상태에서 이동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스텔스보다 못해. 하지만 스텔스와 달리 이건 아예 땅 속에 몸을 숨기는 것. 경우에 따라서는 회피 기술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뭐 100%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정도면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결과야.’
“아, 아크 님?”
그때 옆에서 제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제이가 눈을 동그랗게 만들고 바라보고 있었다.
“괘, 괜찮으십니까?”
“그래, 막 주사를 맞았을 때는 엄청 힘들었지만 금세 괜찮아졌어. 결과도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수준이고. 사흘밖에 시간이 없어 힘들었을 텐데, 수고했어.”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제이가 떠듬거리며 유리로 된 벽을 가리켰다.
왜 그러나 싶어 시선을 돌리던 아크는 유리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제이 옆에서 멀뚱멀뚱 바라보는 거미형 몬스터는 바로 뮤탈!
정확히 말하면 뮤탈로 변해버린 아크였다.
“뭐, 뭐야 이게? 왜 이래?”
“아무래도 약간의 부작용이 생긴 모양입니다.”
“약간의 부작용? 이게 어디가 약간의 부작용이야? 완전히 몬스터로 변해버렸잖아! 이제 어쩔 거야? 이제 어쩌냐고? 서, 설마 계속 이런 상태로 있어야하는 건 아니겠지?”
뮤탈이 방방 뛰며 꼬챙이 같은 다리로 제이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때 연구실의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들어섰다.
“사자 님, 옥상 비행장에 모두 모였…… 이, 이럴 수가! 어째서 이곳에?”
경악성을 터뜨린 사람은 엘라인이었다.
SPACE 4 Are U Ready? (1)
“죄송합니다.”
엘라인이 납작 엎드렸다.
그 앞에서 만신창이가 된 몰골로 노려보는 사람은 아크.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약 30여분 전에 벌어졌다. 믹스 업의 부작용으로 뮤탈로 변신해버린 아크가 막 연구실로 들어오던 엘라인과 딱 마주쳐버린 것이다.
“아니, 나다. 이건 실험을 하다가…….”
“뮤탈!”
설명할 시간도 없었다.
엘라인에게 뮤탈은 일족의 숙적! 그런 뮤탈-아크-을 눈앞에서 목격한 엘라인은 번개처럼 검을 뽑아들고 달려들었다. 엘라인은 왜 이런 곳에 뮤탈이 있는지, 왜 뮤탈이 말을 할 수 있는지 따위는 궁금하지도 않은 모양이다. 살기가 넘치다 못해 질질 흘러내리는 눈깔을 보니 머릿속에는 오직 뮤탈을 때려잡아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꽉 차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다급해진 아크가 허둥지둥 뒤로 물러나며 소리쳤다.
“으악! 무슨 짓이야? 나란 말이야! 아크!”
“닥쳐라! 뮤탈 따위가 감히 신의 사자 님을 사칭하다니! 갈가리 찢어 죽여주마!”
그러나 이미 눈이 뒤집힌 엘라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검격!
“젠장, 할 수 없지. 막힌 귓구멍을 뚫어주는 수밖에! 계승자의 검!”
결국 아크도 검을 뽑아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깨닫지 못했던 문제가 있었다.
아크는 백팩에서 솟아 나오는 계승자의 검을 힘껏 움켜…… 턱! 턱! 움켜…… 턱! 턱!
‘쥐, 쥘 수가 없어!’
거미형 몬스터 뮤탈로 변해버린 아크.
그와 함께 팔 다리도 꼬챙이처럼 변해 검 자루를 쥘 수조차 없는 것이다.
그리고…… 빡!
당황하는 아크의 머리에 엘라인의 검이 박혔다.
이를 시작으로 무자비한 엘라인의 공격이 쏟아졌다. 그러나 아크는 검을 쥐지도 못하는 상황. 아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며 도망 다니는 것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뮤탈의 신체 조건 탓에 검을 쥐지 못할 뿐, 딱히 능력치가 떨어지지도 않았고, 검으로 펼치는 스킬 외에 다른 스킬을 사용하는데도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변신에는 시간 제한이 있다는 것.
“마인드 실드! 환영분신!”
스킬을 난사하며 필사적으로 도망치기를 약 30여 분.
다시 화끈한 열기가 몸을 휩쓸고 지나가더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핫! 사, 사자 님? 대, 대체 무슨 일이?”
덕분에 살짝 맛이 갔던 엘라인도 제정신을 차렸지만…….
“별 일 없었어. 그냥 내가 너에게 맞아 죽을 뻔했을 뿐이야.”
……아크는 이미 피투성이.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뒤였다.
“죄송합니다! 그런 사정이 있는 줄도 모르고…… 감히 신의 사자 님께 검을 들이대다니! 신의 대행자인 사자 님을 공격한 짓은 신을 모독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 설사 몰랐다고는 하나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죄입니다! 죽여주십시오!”
엘라인이 납작 엎드려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었다.
‘생각 같아서는 정말…….’
30분 동안 개처럼 두들겨 맞았다.
아직도 움직일 때마다 욱신거리는 상처를 생각하면 그냥 확!
그러나 지금은 그보다 더 신경 쓰이는 문제가 있었다.
-믹스 업의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주사한 몬스터의 DNA가 육체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유전자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유전자 충돌이 발생할 경우, 심하면 순간적으로 육체가 변이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런 육체 변이는 양측의 DNA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육체 정보가 교란되어 발생하는데, 대부분 며칠에 걸쳐 일어나며 보통 지속시간과 횟수가 감소하다가 자연 소실됩니다.
‘며칠이라니…….’
정보창을 확인한 아크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렇다. 뮤탈로의 변신은 1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며칠에 걸쳐 일어나는 일. 다시 말해 앞으로 며칠동안 언제 어느 때 발작(?)을 일으킬지 모르는 몸이 됐다는 말이다.
‘정말 가지가지 하는군.’
사실 평소라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아니, S-20에 돌아온 직후였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지금은 S-20에 돌아온 지 사흘 째, 이제 준비를 끝내고 조사단의 집결지인 투란으로 떠나려던 참이다. 그런데 이런 웃기지도 않는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조사단 일은 어째 시작부터…….’
레피드와 발렌시아의 등장으로 그렇지 않아도 찜찜하던 참이다.
그런데 출발 직전에 이런 황당한 유전자 합성 부작용까지 생겨버렸다. 뭔가 일이 겁나 꼬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스물스물 기어올라왔다. 그러나 이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계약금을 받았고, 그 돈으로 출정 준비까지 마쳐놓은 것이다.
그리고 집결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불과 하루!
머뭇거릴 시간조차 없었다.
“됐어. 이번 일은 내 실수도 있으니 일단 그냥 넘어가지. 팀원들이 다 모였다고 했지?”
“네, 제가 오기 전에 이미 옥상 비행장에 모두 모여 있었습니다.”
“그럼 꽤 기다렸을 테니 바로 가야겠군. 가자.”
아크는 엘라인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S-20으로 돌아왔을 때는 자렌족을 내려주기 위해 섹터 공용 주차장(?)에 착륙시켰지만 원래 아크의 전용 비행장은 바로 이곳, 관리사무소의 옥상에 만들어진 비행장이었다.
그러나 비행장에 대기하고 있는 것은 실버스타만이 아니었다. 그 앞에 모여있는 10여 명의 사람들. 아크와 함께 조사단에 합류하게 될 팀원들이었다.
“오랜만이에요. 아크 님.”
가장 먼저 알은 척을 하며 다가오는 여자는 멜리나.
아크는 라쿤카에서 뮤탈과 싸우며 절감했다. 파티에서 힐러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뮤탈과 싸우며 새삼 힐러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멜리나는 아크와 친분이 있는 유일한 힐러.
때문에 아크는 팀으로 조사단에 참가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멜리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우편을 보내놨는데 다행히 시간 맞춰 와주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딱히 할 일도 없었는데요, 뭐.”
“우리도 왔습니다!”
“네, 우리와 멜리나 님은 한 세트니까요!”
그때 아크와 멜리나의 사이에 두 사내가 끼어 들었다.
처음 멜리나를 만났을 때부터 그녀를 금붕어 똥처럼 따라다니던 슬레이와 그레온이었다.
‘이 녀석들, 아직도 멜리나를 따라 다니고 있었던 건가?’
사실 슬레이와 그레온까지 따라 오겠다고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둘의 실력은 아크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뭐 거절한다고 얌전히 멜리나와 떨어질 녀석들도 아니지만.
어쨌든 이로서 일단 2남 1녀 확보!
그러나 슬레이들 외에도 2남 1녀로 구성된 파티가 하나 더 있었다.
“쳇, 또 이 녀석들과 엮이다니.”
불만스럽다는 듯이 입술을 삐죽거리는 여자는 카야.
“누가 할 소린데? 나도 좋아서 네 얼굴보고 있는 게 아니거든?”
“그만 좀 해라. 괜히 나까지 쪽 팔린다.”
그 옆에서 티격태격 말싸움을 하는 두 남자는 파크와 사다인이었다.
사실 원래 아크가 이들보다 먼저 생각한 용병은 실버핸드였다. NPC지만 경험이 많고, 친위대와도 친분이 있으니 여러모로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한 번 인연을 맺으면 마르고 닳도록 파먹는 아크!
그러나 S-20에 돌아오자마자 우편을 보냈음에도 아직까지 답장이 오지 않았다.
때문에 부족한 팀원을 채우기 위해 급하게 카오틱 사건으로 알게 된 카야 일행을 섭외해 팀에 합류시키게 된 것이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일단 출발하면 최소 한 달은 돌아오지 못하는 장기 임무. 친분이 있다고는 하나 고작 보름 남짓 알고 지낸 사이에 대가 없이 참가해 줄 리가 없었다. 그건 멜리나 일행도 마찬가지.
-계약금 150골드. 임무 성공 시 아크가 받을 보수의 5%.
이게 아크가 제시한 조건이었다.
‘가능하면 도움이 될만한 유저를 좀 더 데려가고 싶지만…….’
멜리나 일행과 카야 일행, 유저를 이 6명만 모은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이 6명만으로도 이미 계약금 900골드에 성공 보수 중 30%를 줘야한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출혈. 한 달 간 들어가는 모든 경비를 아크가 대야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이상의 용병을 고용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용병에게만 기댈 이유도 없었다.
아크는 다크에덴의 CEO!
밑에 18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사장이다.
물론 벌려놓은 일들이 있으니 18명을 다 데려갈 수는 없다.
‘이러쿵저러쿵 해도 개척지를 탐험하는데는 NPC보다 유저가 유리하겠지.’
그리하여 유일한 유저 직원 쿠라칸 참가.
거기에 조사 임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스케빈저인 헤겔 참가.
그리고 아크를 백업할 전투병력으로 전사로 베라드, 총기병으로 쿠파와 헤드로, 스나이퍼로 칼리벤이 이번 작전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실버스타의 조종을 토리가 맡아왔지만, 이번에는 연구소의 시설 확장을 위해 남기로 했다. 대신 조종은 밀란이, 기관실의 관리는 헤겔이 맡게 되었다. 여기에 죽어도 아크를 따라오겠다고 매달린 엘라인까지.
다크에덴의 직원 8명! 용병으로 고용한 유저 6명!
-《캐릭터 정보창》
이름: 아크(R-02788) 레벨: 120
종족: 인간 직업: 엘림의 계승자 명성: 11,730
생명력: 3,100(+275) 정신력: 250(+340)[마나:0 포스: 1,825] 모험치: 710
힘 290(+35) 민첩 355(+51) 체력 505(+55)
지혜 40(+13) 지능 290(+68) 운 55(+8)
※칭호: 청소반장(민첩 +3)
무식한 파괴자(지혜 -10, 힘 +7, 체력 +7)
벨타나의 영웅(힘, 민첩, 체력, 지혜, 지능, 운 +3)
아타마스의 영웅(힘, 민첩, 체력, 지혜, 지능, 운 +5)
중재자(지혜, 지능 +15)
※공헌도: 은하연방 19,520, 아슐라트 500
※소속: 다크에덴(CEO)
※신체 코팅: 서바이버
+서바이버 코팅으로 환경 적응력이 50%상승했습니다.
+서바이버 코팅으로 만복도의 감소속도가 30%낮아졌습니다.
+서바이버 코팅으로 낙하데미지를 50%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서바이버 코팅으로 ‘투시’ 효과가 적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아크!
15명의 팀이 만들어졌다.
정보창을 점검한 아크가 팀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처음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약속 시간까지 투란에 도착하려면 시간이 없습니다. 어차피 워프 항해를 하는 동안 시간이 많이 남으니 인사는 우주선에 탑승하고 나누도록 하죠.”
아크의 말에 팀원들이 줄줄이 실버스타에 올랐다.
“자, 가자! 목적지는 이그라시아 성좌의 투란이다!”
그리고 아크가 힘차게 소리쳤을 때였다.
빠각—!
느닷없는 파열음!
그와 함께 정수리가 쪼개지는 듯한 통증이 밀려들었다.
“아욱! 뭐…… 뭐 하는 짓이야?”
“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그만…….”
와락 고개를 돌리자 엘라인이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떠듬거렸다.
그 눈에 비쳐진 아크는 어느새 뮤탈로 변해있었다.
* * *
“후후후! 어떠냐?”
권화랑이 씨익 웃으며 다가왔다.
그리고 사진 한 장을 코앞에 들이밀며 말했다.
“엄청나지? 이 쭉 뻗은 다리며, 매끈한 몸매! 게다가 얼굴은 또 얼마나 예쁘냐? 오똑한 콧날에 호수 같은 눈망울!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 않냐? 연예인 급이란 이런 거야.”
“그러니까…….”
현우가 한숨을 불어내며 대답했다.
“대체 오똑한 콧날은 어디 있고, 호수 같은 눈망울은 어디 있다는 건데요?”
“뭐? 이게 안 보인다는 말이냐? 네 눈은 장식이냐?”
“난 보이는 게 더 이상할 것 같은데요.”
현우가 어이없는 눈으로 권화랑을 바라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