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239)
아크 더 레전드-239화(239/875)
[239] SPACE 5 Tooran the Hawk (3)‘아니, 단순히 투자의 차이는 아니겠지. 그동안 내가 너무 좁은 곳에 있었던 거야. 이스타나는 은하연방의 중심지지만 게임 상으로 보면 시작 지점에 불과하다. 벨타나나 아타마스도 전장이라고 해봤자 대부분이 NPC. 반면 우주 개척지는 유저. 은하 3국의 고레벨 유저들이 모여들어 각축전을 벌이는 곳이다. 즉, 이스타나가 마이너였다면 우주 개척지는 메이저. 유저는 물론 NPC의 수준도 그만큼 높다는 의미겠지. 새삼스럽지만 내가 그동안 게임특종에서 발표하는 유저 순위 TOP 50에 끼지 못했던 것도 당연해.’
크게 되려면 큰물에서 놀아야한다.
아크는 이번 회합으로 그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그리고 그 큰물에서 최강의 7인으로 군림하는 유저가 바로 호크!
아크가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였다.
“호크 각하께서 도착하신다! 모두 정렬해라!”
고함이 울리며 광장의 경비병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일렬로 정렬했다.
순간 경비병들의 대열이 끝나는 지점에서 갑자기 푸른 빛 줄기가 뿜어져 올라왔다.
‘저, 저 빛 줄기는? 그럼 설마 저 육각형 단상이 정말…….’
콰지지지지지—!
소용돌이치던 빛 줄기가 스파크를 일으켰다.
동시에 공간이 일그러지며 단상 위에 거대한 차원의 문이 떠올랐다.
그 빛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문의 정체는 바로 스타게이트!
‘스, 스타게이트? 맙소사! 정말 스타게이트다!’
지금까지 아크는 스타게이트를 이스타나의 각 도시, 그리고 은하연방의 혹성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주 개척지의 하이브. 그것도 일개 유저가 가지고 있는 하이브에 스타게이트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유저 소유의 하이브에서 스타게이트가 가동하는 장면은 아크에게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지금까지 아크는 이스타나와 우주 개척지를 별개의 공간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스타게이트가 존재한다면 사실상 거리 제약이 없다는 뜻. 물론 어느 정도 제한은 있겠지만,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엄청난 부가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놀라는 사람은 아크뿐이었다. 다른 단원들은 별다른 표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정말 나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군.’
그 사이에 스타게이트에서 수십 명의 전사들이 걸어나왔다.
나흘 전에 연방본부 응접실에서 본 전사와 총기병들이었다. 이들이 경비병들의 대열에 합류해 늘어서자 뒤따라 한 사내가 스타게이트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푸른 해골이 수놓아진 망토를 펄럭이며 광장으로 걸어나오는 외눈의 사내는 호크!
“전군, 차렷! 각하께 경례!”
철컥, 철컥, 철컥! 차창, 차창, 차창!
백여 개의 총과 검이 수직으로 치솟았다.
그 사이를 성큼성큼 걷는 호크의 자태는 문자 그대로 위풍당당!
부하들의 사열을 받으며 광장 앞으로 걸어나온 호크가 번뜩이는 척안(隻眼)으로 단원들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슬쩍 옆에서 수행하는 거구의 전사들 돌아보며 물었다.
“할리. 단원은 모두 집합했나?”
“네, 보고 받은 단원 20. 모두 입항을 확인했습니다. 확인해본 결과 각 단원마다 최소 15명에서 최대 40명까지 팀원을 데리고 왔습니다. 합계 총 인원 621명입니다.”
“가장 적은 팀원을 데려온 단원은 누구지?”
“아크입니다.”
“아크라…… 그렇군.”
호크가 아크 팀을 바라보며 입 끝을 치켜올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본래의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오며 입을 열었다.
“모두 먼 곳까지 오느라 수고했다. 이로서 너희들은 은하연방의 2차 조사단에 정식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하지만 통성명 따위는 하지 않겠다. 곧 쓰러져 죽을 병사의 이름은 기억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조사단의 일원으로 내게 이름을 기억시키고 싶다면 그만한 성과를 가져와라. 그 결과에 따라 너희들의 가치가 결정될 것이다. 할리.”
할리라고 불린 거구의 전사가 주먹만한 구체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광장 중앙으로 집어던지자 구체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허공에 거대한 입체 영상이 떠올랐다. 우주 개척지의 여러 혹성이 표시된 은하 지도였다. 그 지도에는 파란 표식 하나, 그리고 그 주위로 붉은 표식 20여 개가 흩어져 있었다.
“파란 표식은 바로 이곳, 투란이다. 그리고 붉은 표식은 앞서 출발한 1차 조사단이 입수한 정보에 따라 표시해놓은 곳이다.”
호크가 은하 지도를 올려다보며 설명했다.
“그동안 1차 조사단은 마법진이 만들어졌던 하르마돈 성좌를 조사했다. 그리고 다섯 개의 혹성에서 마법진 연성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설비들을 조사한 결과, 그 연료로 특수한 형태의 광물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하르마돈 성좌 인근에서 그 광물이 확인된 혹성은 총 23개. 붉은 표식이 붙어있는 혹성들이다. 그러나 1차 조사단은 그 과정에서 이미 라마족과 아슐라트의 첩보대에 노출되어 직접 탐사하기가 힘들어졌다. 너희가 1차 조사단과 합류하지 않고 투란에 집결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너희들에게 맡겨질 첫 번째 임무는 붉은 표식이 붙은 혹성을 조사하는 것이다.”
그때 한 단원이 팔을 들어올리며 질문했다.
“그럼 어디부터 탐사 작업을 시작합니까?”
“어디부터?”
호크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23개나 되는 혹성을 이 많은 인원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뒤질 정도로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나? 동시다. 23개 혹성을 동시에 조사한다.”
“팀을 나눈다는 말입니까?”
“내가 왜 각자 팀을 꾸려 집결하라고 했을 것 같은가? 1차 조사단과 달리 2차 조사단은 단원 1명, 1명이 하나의 팀이다. 그리고 그 팀을 맡고 있는 개척자는 귀족들의 추천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자들이라고 들었다. 내가 잘 못 알고 있는 건가? 다른 사람이 도와주지 않으면 자기 코도 닦지 못하는 애송이들인가?”
“그건 아니지만…….”
단원들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웅성거렸다.
조사단이 한 자리에 모였다. 때문에 이들은 당연히 합동 미션을 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연방본부의 응접실에서, 그리고 투란의 비행장에서, 마리오 같은 유저들이 다른 단원들을 만나고 돌아다닌 이유가 그것이었다. 합동 미션이 되면 믿을 수 있는 단원을 만들어두는 게 유리한 것이다. 그리고 이미 어느 정도 연합관계가 성립되어 있으리라.
그런데 호크는 단원을 1명씩 나누어버린 것이다.
“뭔가 착각하나 본데, 이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다. 나는 은하연방의 황제에게 이번 조사단의 전권을 위임받았다. 그러니 불만이 있는 자는 언제든지 탈퇴해도 좋다.”
호크가 싸늘한 눈으로 단원들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번 임무는 일종의 시험이다. 너희들은 각자의 지역에서 나름 이름을 날리던 자들이겠지만 나는 아직 너희들의 실력을 모른다. 따라서 이번 임무의 성과는 내가 너희들의 자질을 파악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이후 보다 많은 공적을 올릴 수 있는 임무를 맡고 싶다면 이번 임무에서 그만한 성과를 가져와라.”
“누가 어떤 혹성을 탐사할지는 어떻게 결정합니까?”
“할리, 나눠줘라.”
호크가 할리를 돌아보며 명령했다.
그러자 할리가 상판에 구멍이 뚫린 상자를 들고 단원들에게 다가왔다.
“이 상자 속에는 23개의 메모리가 들어있다. 보다시피 은하 지도에는 대략의 위치만 표시되어 있을 뿐이다. 해당 혹성의 자세한 좌표와 임무 목표는 그 메모리에 들어있다. 누가, 어떤 혹성으로 가서, 무슨 임무를 수행하게 될지는 메모리를 뽑은 당사자만이 알게 되겠지.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다. 너희들이 먼저 20개의 혹성을 선택하면 남은 3개의 혹성이 내 몫이 될 것이다. 이건 혹시 모를 타국의 첩자를 경계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호크가 척안을 가늘게 만들며 단원들을 훑어보았다.
“쓸데없는 경쟁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 말에 몇 몇 단원이 뜨끔한 표정을 지었다.
발렌시아도 불편한 표정으로 호크의 시선을 피하는 단원 중 하나였다.
그런 단원들을 하나 하나 눈여겨보던 호크가 입 끝을 치켜올리며 말을 이었다.
“연방본부에서 말한 것처럼 나는 너희들을 추천한 귀족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관심 없다. 내 관심사는 이번 임무의 성공이고, 방해되는 자가 있다면 그게 누구라도 가차없이 쳐낼 것이다. 그러니 시, 키, 는, 일, 만, 해, 라!”
호크가 한 글자 한 글자 끊어가며 힘주어 말했다.
역시 최강 7인의 1명답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최강 7인의 1명이라서 라고 해야할까? 호크가 위협적인 눈빛을 발하자 광장의 공기가 한순간에 얼어붙는 듯한 기운이 감돌았다.
‘뭐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일단 너무 잘난 척 하는 것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해 배가 아팠다. 아크는 얼마 전까지 겨우 손바닥만한 섹터 하나 지키겠다고 별의 별 짓을 다했다. 그런데 호크는 스타게이트까지 있는 하이브에서 왕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배알이 꼴리지 않는다면 사람도 아니다.
게다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뭔가 수상쩍은 포스를 팍팍 풍겼고, 이런 식으로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도 아크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였다. 무슨 공산주의도 아니고.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런 방식은 아크에게 유리하게 적용되었다.
‘따로 따로 흩어져 같은 조사단원조차 모르는 혹성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되지만 방해를 받을 걱정도 없다는 말이다!’
조사단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존재.
적어도 이번 임무에 한해서는 그 둘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다른 단원도 마찬가지다. 이미 물밑에서 제들끼리 담합해 연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단원들, 합동 미션으로 진행되면 아무리 아크라도 그들보다 놓은 공적치를 올리기는 힘들다.
그러나 개별 미션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후후후! 다들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군. 특히 마리오! 너 인마! 살랑거릴 때는 언제고 내 팀원들이 좀 허접 하다 싶으니 바로 등을 돌려? 두고 봐라. 너와 발렌시아, 레피드, 그리고 호크. 내가 왜 아크인지 확실하게 알게 해주마!’
아크의 기쁨은 곧 발렌시아의 우울.
역시나 발렌시아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메모리를 집어들고 있었다.
이어 아크 역시 할리가 들고 온 상자에서 메모리 하나 겟!
“자, 가자!”
아크가 빙글 몸을 돌리며 말했다.
그 뒤를 따라 친위대와 슬레이, 카야들이 실버스타로 돌아갔다. 그리고 잠시 후, 거대 하이브 투란에서 20대의 우주선이 나와 빛을 뿌리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2차 조사단 임무의 시작이었다.
* * *
“제대로 작동하나?”
모든 단원의 우주선이 떠나간 비행장.
호크가 격벽 밖으로 보이는 우주공간을 바라보며 물었다.
뒤이어 할리가 은하 지도를 만들어내는 금속 구체를 조작하자 지도에 20개의 점이 떠올랐다. 붉은 표식을 향해 이동하는 20개의 점, 바로 방금 전 출발한 단원의 우주선들이었다.
“네, 20개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순진한 녀석들이군.”
호크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하긴 그 편이 다루기 쉬워서 좋지만. 그래, 아크는 어디로 가고 있나?”
“항로로 봤을 때 O-5440. C급 위험 혹성으로 지정되어 있는 임펠투스입니다.”
“C급 위험 혹성, 적당하군. 예정대로 정보를 송출해라.”
호크가 빙글 몸을 돌리며 말했다.
그러자 할리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곤란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놈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차라리 우리가 직접…….”
“말했을 텐데? 이건 시험이라고.”
“시험…… 말입니까?”
“그래, 시험. 네 말대로 지금의 나라면 얼마든지 놈을 밟아줄 수 있다. 하지만 개척자와 개척자의 싸움은 한 번 쓰러뜨린다고 승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마지막에 쓰러뜨리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지. 그런 긴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느긋하게 적의 기량을 파악할 줄도 알아야하지. 그리고 이번 임무로 알게 될 것이다. 놈이 어떤 기량을 가지고 있는지, 과연 내가 상대할만한 가치가 있는 적인지.”
호크가 그렇게 말했을 때였다.
쿠오오오오오—!
비행장 깊은 곳에서 굉음이 울리며 1척의 우주전함이 잠에서 깨어났다.
사방으로 빛을 뿌리며 천천히 부상하는 우주전함의 선수에는 거대한 푸른 해골의 형상이 새겨져 있었다. 이 우주전함이 세븐 소드의 1인, 호크의 우주선 데스나이트!
“자, 우리도 출발하자. 정작 내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체면이 서지 않을 테니.”
호크가 데스나이트를 등지고 돌아서며 이를 드러냈다.
SPACE 6 임펠투스 (1)
“아하!”
카야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리고 씨익 웃으며 슬레이와 그레온을 바라보았다.
“알았다. 그러니까 니들 둘은 멜리나를 꼬셔보려고 붙어 다닌다는 거지?”
“바, 바보야! 대체 무슨 얘기를 들은 거야?”
“우리는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남자들이라고! 요람에서 맺은 인연, 무덤까지. 그게 우리 삶의 모토야! 멜리나 님도 그런 거라고! 알아? 아냐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 그럼 멜리나가 여자로서는 별로 라는 거야?”
“그, 그건 아니지만…….”
“키키키키!”
카야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슬금슬금 멜리나 옆으로 다가가며 속닥거렸다.
“어이, 멜리나. 너도 알고 있었냐? 실은 저 녀석들이 말이지…….”
“카악! 그, 그만두지 못해?”
“빌어먹을! 한 마디만 더 해봐라! 전쟁이다!”
“훗, 나한테 그렇게 말해도 될까?”
“못할 게 뭔데?”
“후후후후! 자! 잘 보시지.”
카야가 척 하니 당당한 자세를 뽐내며 말했다.
“내가 워낙 소탈한 성격이라 둔한 너희들이 미처 눈치채지 못한 모양인데. 봐라! 그리고 경배해라! 이 아름다운 육체를! 마치 빛이 나는 것 같은 얼굴! 순간 비너스 상으로 착각할 것 같은 몸매! 거기에 애교 넘치는 성격까지! 어때? 이제 이 눈부신 미모가 눈에 들어 오냐? 니들은 나 같은 여자와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해야해!”
멀뚱멀뚱 바라보던 슬레이와 그레온의 입술이 비틀어졌다.
“……훗!”
“뭐, 뭐야? 그 웃음은? 이 자식들! 한 번 해보자는 거야? 이 완벽한 바디를 보고 감히 그딴 표정을 짓다니! 이건 모욕이야! 야! 사다인! 파크! 니들도 뭐라고 한 마디 해봐!”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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