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272)
아크 더 레전드-272화(272/875)
[272] SPACE 8 다크스타 (3)“뭐야, 저건? 어디서 갑자기 저런 게…….”
“운석의 궤도가 다크스타의 위치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현재 속도를 유지하면 정확히 10분 47초 후에 다크스타와 충돌하게 됩니다! 지금 바로 회피하면 피할 수 있습니다!”
“회피? 장난하냐?”
함장이 울컥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다크스타 뒤에는 조직의 기지가 자리 잡은 혹성이다. 저만한 크기의 운석이 혹성에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그딴 소리를 지껄이는 거냐? 다크스타는 기지를 지키기 위한 방패! 설사 운석과 충돌하더라도 물러날 수는 없다! 그리고 물러날 이유도 없어. 저건 그저 날아오는 돌덩어리에 불과하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것은 은하계 최강의 병기 다크스타! 다크스타의 함포를 모두 개방한다! 그리고 운석이 사정거리에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일제히 발사해 먼지로 만들어 버린다!”
“함포 발사 준비!”
승무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다크스타의 외벽이 갈라지며 수십 개의 포신이 솟아 나오기 시작했다.
일반 우주선의 주포와 같은 함포 30문과 핵탄두도 열 배나 강력한 120톤 급 미사일 15개.
이게 다크스타가 한 번에 쏟아부을 수 있는 화력이었다.
잡철과 암석으로 이루어진 운석 따위, 다크스타가 공격을 뿜어내는 순간 우주의 먼지로 변해 사라지리라!
“운석이 사정거리로 진입했습니다!”
“좋아! 전 함포, 발사!”
쿠콰콰콰콰! 쿠콰콰콰콰콰콰-!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다크스타가 격렬하게 진동하며 수십 줄기의 섬광이 뿜어졌다.
다크스타의 초정밀 컴퓨터로 운석의 각도와 이동 속도를 계산해 날린 포격과 미사일!
역시나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모든 함포와 미사일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운석에 적중되었다. 그리고 일어나는 폭발!
우주 공간에서 터져 나오는 불길과 연기에 함장의 입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그 미소는 채 10초도 이어지지 않았다.
화악-!
연기를 가르며 솟아 나오는 운석!
그 많은 함포와 미사일을 맞고도 거의 상처 하나 생기지 않은 것이다.
“뭐, 뭐야? 어째서? 저런 돌덩어리 따위가 다크스타의 공격을 버텨 냈다는 말인가?”
“함장님, 운석에서 에너지 반응이 감지되었습니다!”
“운석의 전면부에 실드가 펼쳐져 있습니다!”
“시, 실드라고? 운석에?”
함장은 그제야 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미 정상적인 사고를 하기에는 늦은 상태였다.
다크스타의 함포 사정거리는 약 5천 킬로미터. 어마어마한 거리지만 압도적인 화력 탓에 재장전 시간이 2분이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사흘 전에 기웃거렸던 우주선들을 놓친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일제 사격을 가하고 재장전하는 사이에 사정권 밖으로 도망쳐 버린 것이다. 반면 지금 다크스타로 날아오는 운석은 시속 9만 킬로미터!
‘바로 재장전을 해도 충돌까지 잘해야 한 방이다!’
그나마 다행은 방금 전의 공격으로 운석의 실드가 90% 이상 파괴됐다는 것이다. 아마도 한 번 더 공격을 가하면 이번에야말로 운석을 확실하게 박살 낼 수 있으리라.
‘하지만 백만 분의 하나, 천만 분의 하나라도 운석이 박살 나지 않는다면 다크스타는 끝장이다! 우주 최강의 병기가 운석 따위와 충돌해서 박살 나다니?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기회는 단 한 번, 그러니 운석을 최대한 가까이 끌어들인 뒤에 일격에 박살을 내야 한다!’
“다크스타의 모든 함포와 미사일이 재장전됐습니다!”
“기다려라! 아직, 아직이야!”
함장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운석을 바라보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운석이 300킬로미터 내로 진입했습니다! 250…… 200…… 150…… 함장님!”
“지금이다! 발사!”
쿠콰콰콰콰! 쿠콰콰콰콰콰콰-!
또다시 뿜어져 나가는 수십 줄기의 섬광!
이미 운석이 100킬로미터 거리까지 접근해 온 상태라 굳이 스크린으로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창 너머로 함포와 미사일이 운석에 직격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보였다. 그리고 너덜너덜해진 실드가 터져 나가고 운석의 표면에 굵은 균열이 거미줄처럼 번져 나가는 장면까지!
3D 영화를 보듯이 바로 눈앞에서 운석이 박살 나는 장면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함장의 첫 번째 실수가 바로 그것이었다.
“운석이 파괴됐습니다!”
“운석의 파편이 다크스타를 향해 날아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다크스타의 공격은 운석을 일격에 박살 냈다. 그러나 함장의 기대처럼 먼지로 변해 버린 것은 아니었다. 직경이 100여 킬로미터나 되는 운석이 수 킬로미터, 혹은 수백 미터의 크기의 돌덩어리로 나뉜 것뿐이다.
그래도 다크스타의 사정거리인 5천 킬로미터 밖에서 박살 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운석이 폭발한 곳은 다크스타와 불과 100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전방!
“추, 충돌합니다!”
콰콰콰콰! 콰콰콰콰! 콰콰콰콰!
수백 개의 운석 파편이 다크스타를 들이받았다.
동시에 경광등이 번쩍이며 승무원들의 비명 같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크스타의 전면부 장갑이 70% 이상 손상되었습니다!”
“8개의 포신이 파괴되고 미사일 발사대도 9개가 붕괴되었습니다!”
“B블록과 C블록, F, G블록에 화재 발생! 직격탄을 맞은 A블록은 외벽에 구멍이 뚫려 다수의 승무원이 공기와 함께 우주로 빨려나갔습니다! 해당 블록의 격벽을 봉쇄하겠습니다!”
이 한 방으로 무적의 병기 다크스타는 문자 그대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확실하게 운석을 박살 내기 위한 함장의 선택은 운석을 산탄으로 바꿔 놓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함장의 결정적인 실수는 그게 아니었다.
“운석의 뒤에서 다수의 에너지 반응 감지!”
“에, 에너지라고?”
휘청거리다가 고개를 들어 올린 함장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로 떠오르는 14척의 우주선. 다크스타를 향해 일렬로 늘어서 우주선들의 선수에는 푸른빛을 뿜어내는 입자가 응집되고 있었다.
“이건…… 꿈이야…….”
콰콰콰콰콰! 콰콰콰콰콰! 콰콰콰콰콰!
동시에 14척의 우주선이 일제히 빛기둥을 뿜었다.
* * *
쿠쿠쿠쿠! 퍼펑-! 쿠쿠쿠쿵!
14척의 우주선이 떠 있는 잿빛혹성의 궤도.
그 앞에서 직경이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인공위성, 다크스타가 불길을 내뿜으며 연쇄적인 폭발을 일으키고 있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와 함께 연이어 떠오르는 메시지.
캐릭터의 성장을 알리는 반가운 메시지였다.
그러나 창밖을 바라보는 아크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새삼스럽지만 호크가 다크스타를 처리하는 데 사흘이면 된다고 했던 이유가 이 때문이었다.
지난 사흘, 호크는 잿빛혹성 근처를 항해하며 적당한 크기의 소혹성을 찾아 대형 우주선용 분사 장치를 장착, 소혹성을 통째로 끌고 와 다크스타와 충돌시킨 것이다.
단원들이 한 일은 고작 소혹성의 뒤에 숨어 실드를 펼치고 있다가―그것도 운석의 전면부에 실드를 펼칠 수 있는 단원은 호크와 마리오뿐이었다― 다크스타가 소혹성의 파편에 두들겨 맞아 빈사 상태가 되었을 때 주포로 숨통을 끊어 놓은 것뿐이었다.
‘방법 자체는 단순해. 단순하지만…….’
소혹성을 통째로 이동시킨다는 발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겉보기에는 단순 무식, 과격해 보이지만 사실 보기만큼 간단한 일도 아니었다.
분사 장치를 장착시켰다고는 해도 소혹성을 이렇게까지 정확한 궤도로 이동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거기에 소혹성의 이동 속도와 다크스타의 재장전 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하고, 다크스타 함장의 심리까지 교묘하게 이용해야 성공할 수 있는 작전이었다.
이름 하여 작전명 메테오 스트라이크!
불길에 휩싸인 다크스타를 바라보던 레피드가 휘파람을 불며 중얼거렸다.
“다크스타도 괴물이지만 호크는 더한 괴물이군. 괜히 세븐소드가 아니라는 건가? 어이, 괜찮겠어? 저렇게 무지막지한 놈을 적으로 삼아도?”
“원해서 적이 된 게 아니야.”
아크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내가 놀라는 이유는 호크가 정말 다크스타를 격침시켜서가 아니야.”
“아니라고? 그럼 뭔데?”
“그걸 몰라서 물어? 저 소혹성을 움직이기 위해 부착한 분사 장치가 대체 얼마짜리라고 생각해? 대형 우주선용 엔진이야! 못해도 수천 골드는 할 거라고! 믿을 수가 없어! 아무리 상대가 다크스타라도 전투에서 한 번 이기기 위해 수천 골드를 퍼붓는 놈이라니! 도저히 제정신 박힌 놈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젠장, 이제야 알겠어! 저 녀석이 왜 나를 무턱대고 적대시하는지. 저 녀석은 그냥 미친 거야! 미치지 않고서 어떻게 저런 아까운 짓을 해?”
“……그런 말을 할 때냐?”
레피드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90%는 진담이었다. 아크가 가장 상대하기 싫은 놈이 바로 지금의 호크처럼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천 골드도 아무렇지 않게 발라 버리는 부르주아였다.
이런 놈들은 완전히 박살 날 때까지 밟아 줘도 금세 회복해 끝도 없이 붙잡고 늘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끈질기기는 아크도 둘째라면 서러운 몸.
‘돈질에 겁먹고 물러날 정도면 게임 따위는 시작도 하지 않았어! 너처럼 돈질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마! 싸움은 이제부터다!’
-다크스타가 격침됐다! 함대, 혹성으로 진입한다!
호크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때였다.
“좋아, 토리! 대기권으로 진입하라. 이제 우리 힘을 보여 줄 차례다!”
아크가 잿빛혹성으로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SPACE 9 진격의 끝에 있는 것 (1)
다크스타가 격침되자 상황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14척의 조사단 우주선이 잿빛혹성에 진입, 대기권 내에서 광학 스캐너를 골고루 뿌려대자 곧 지표 아래 숨겨져 있는 비밀 기지의 위치가 드러났다.
투콰콰콰콰! 투콰콰콰콰!
그 지역으로 우주선이 모여들자 포탄이 솟구쳐 올라왔다.
대공포對空砲. 그러나 기지 주변의 대공포는 많지 않았다.
잿빛혹성의 궤도에는 절대 방어 병기라고 불리는 다크스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적이 다크스타를 격침시키고 혹성에 진입하는 장면은 상상조차 못했을 테니 굳이 대공포를 많이 박아 놓을 필요도 느끼지 못했으리라.
그리고 언제나 그런 방심이 화를 부르는 법이다.
-쓸어라.
호크의 짧은 한마디.
쿠콰콰콰콰! 쿠콰콰콰콰! 쿠콰콰콰콰!
순간 14척의 우주선이 기지 상공에서 섬광을 뿜었다.
콩알탄과 대포의 싸움이었다. 메테오 스트라이크 작전으로 다크스타를 격침시키고 진입한 조사단의 우주선은 거의 데미지를 받지 않은 상태. 대공포의 포탄은 에너지 만땅의 실드조차 뚫지 못했다. 그러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주포에 직격당한 대공포는 박살!
일격에 대공포를 무력화시킨 우주선이 속속 기지 앞에 착륙했다. 그리고 쏟아져 나오는 병사들. 다크스타가 격침되자 조사단원과 각각의 팀원 400여 명이 기지 앞 광장에 집결하기까지는 불과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정리하겠다. 이미 모두 알고 있는 바대로 이번 임무의 목표는 적의 소탕이 아니라 정보 수집이다. 나는 이곳이 X의 본거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X의 본거지나 마법진에 대한 정보는 있을 것이다. 따라서 모든 통로를 봉쇄해 주요 인물의 탈출을 막는 한편, 지휘부를 신속하게 제압해 적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광학 스캐너로 확인된 적 기지의 진입로는 7개. 병력을 균형을 위해 팀원의 숫자에 따라 7개조를 편성해 7개 통로를 동시에 공략한다.”
가장 부하가 많은 단원은 단연코 호크였다.
호크가 이번 작전에 데려온―그 외에도 투란에 여분의 부하가 상당수 있었다― 부하는 50여 명. 그리고 두 번째는 1차 조사단에서 40여 명을 데리고 합류한 이리나였다.
그리하여 호크와 이리나가 각각 1개씩.
나머지 단원들은 병력을 50여 명이 되도록 조합해 5개조를 편성했다. 그러나 평균치가 되지 않는 조도 있었다.
바로 아크가 포함된 조였다.
아크와 조를 짜게 된 퍼거슨이라는 단원은 팀원이 12명밖에 되지 않는, 조사단에서 팀원이 가장 적은 단원이었다. 퍼거슨 다음으로 팀원이 적은 단원이 바로 15명―토리 제외―의 아크. 호크는 가장 팀원이 적은 2팀을 묶어 놓은 것이다.
“이건 뭔가 잘못된 거 아닌가요?”
이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이리나였다.
“아크와 퍼거슨 님의 조는 27명밖에 되지 않잖아요.”
“형평성을 맞춘 것입니다.”
“형평성이라고요, 다른 조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병력이?”
“이리나 님은 아크에 대해 잘 모르는 모양이군요. 아크는 벨린 성좌에서 영웅 칭호를 받은 뛰어난 단원입니다. 첫 번째 임무에서 낙오되고도 혼자 힘으로 에스트의 존재를 알아내고 마세티까지 와서 생포한 단원이죠. 그런 단원을 다른 단원과 똑같이 취급하는 것이 오히려 형평성이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리고…….”
호크의 눈이 퍼거슨에게 향했다.
퍼거슨 역시 조 편성에 불만이 있는 표정으로 호크 근처에서 쭈뼛거리고 있었다. 호크가 그런 퍼거슨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퍼거슨은 더 굉장한 단원이죠.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게임특종의 유저 순위에서 18위까지 했던 유저입니다. 팀원을 10명밖에 데려오지 않은 이유는 아마 그 정도만 있어도 20~30명의 팀원과 동행한 다른 단원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겁니다. 퍼거슨은 그만한 능력이 있는 단원이니까요. 그렇지 않나, 퍼거슨?”
“네? 아! 네!”
퍼거슨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저희 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는 퍼거슨이니까요!”
그리고 한껏 기가 산 표정으로 아크와 단원들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바보다! 이놈은 바보다!
아크는 퍼거슨이 왜 팀원을 10명-동생 A, B제외-밖에 데려오지 않았는지 알고 있었다.
정보통인 마리오의 말에 의하면 정말 퍼거슨은 한때 잘나가던 유저였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전 우주해적에게 당해 우주선과 직원들을 모두 잃고 알거지가 되었다.
다행히 보험에 들어 놔서 보상을 받았지만 지급액은 실제 우주선 가격의 80%. 덕분에 본래는 아크와 같은 3등급 우주선을 타고 다녔지만 2등급으로 다운그레이드 했단다.
거기에 직원들도 몽땅 사망해 이번에 퍼거슨이 데려온 팀원은 모두 용병. 조사단의 계약금으로 받은 3,000골드에서 이것 빼고 저것 뺀 나머지로 겨우 10명만 구해 온 것이었다.
‘뭐, 18위까지 올랐었다니 어찌 됐든 실력은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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