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275)
아크 더 레전드-275화(275/875)
[275] SPACE 9 진격의 끝에 있는 것 (4)“모두 탈출했나?”
호크가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네, 모두 탈출했습니다! 정말 천만다행입니다. 만약 호크 님이 자폭장치가 작동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지 않았다는 저희는 아직도 기지에서 헤매고 있었을 겁니다!”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내가 알아낸 바에 의하면 기지의 지하에 있는 원자 반응로는 이 혹성의 코어와 연결되어 있다. 그곳에서 원자 반응로가 폭발하면 이 정도 크기의 혹성은 내부에서부터 붕괴되어 버릴 것이다. 그 전에 혹성을 탈출해야 해!”
“알고 있습니다! 가자!”
기지를 빠져나온 단원들이 부대원들을 이끌고 우주선을 향해 뛰었다. 그때 기지 안쪽을 들여다보던 이리나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자, 잠깐만요! 아크 님이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지도 몰라요!”
“전 단원들이 투란에 모였을 때 말했습니다. 자신에게 닥친 일은 자기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임무에 방해가 되거나 다른 단원들의 발목을 잡는 자가 있다면 가차 없이 버리고 가겠다고. 나는 그 말을 철회할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기지의 자폭장치가 작동되었다고 알려 준 것만으로 책임을 다했습니다. 아크가 그 통신을 제대로 듣지 못했던지, 아니면 다른 사정이 생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머지는 아크가 감당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아크 님은…….”
분한 표정으로 소리치던 이리나가 움찔하며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뭔가를 꿀꺽 삼키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동료를 버리고 가겠다는 건가요?”
“그렇다고 같이 죽어 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호크가 예리한 눈으로 이리나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건 이리나 소위님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소위님이 동료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동료는 아크만이 아니지 않습니까? 소위님을 믿고 따르는 부하들, 그들 역시 동료 아닙니까? 소위님이 고집을 피울수록 부하들도 위험해지는 겁니다. 제가 드릴 말은 여기까지. 저도 부하들이 있어서 말이죠.”
호크는 부하들을 이끌고 데스나이트로 뛰어갔다. 그리고 함내를 가로질러 선장석에 앉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 년이었군.”
낙오되었던 아크에게 에스트의 정보를 넘겨준 자.
굳이 말할 필요도 없지만 호크는 아크 혼자 에스트에 대해 알아냈다는 말 따위는 믿지 않았다.
분명 누군가 아크에게 정보를 주었으리라.
단원 중에 아크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자가 있다는 의미였다. 이번에 호크가 중앙통로에 단원을 모은 뒤에야 자폭장치가 작동 중이라는 사실을 알린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아크를 통제실로 유인하기 위해서.
이 단계에서는 아직 누가 아크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단원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명확해졌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다른 단원들은 아크가 합류하지 못했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유일하게 그 사실을 눈치챈 사람이 이리나! 뿐만 아니라 모든 단원이 우주선에 탑승한 지금까지도 기지 앞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쿠콰콰콰콰콰-!
그때 굉음이 터지며 기지에서 불기둥이 솟구쳐 올라왔다.
그리고 마치 지렁이가 기어가듯이 구불구불한 형태로 지면이 갈라지며 연이어 불길이 솟아 올라왔다.
폭발이 지하에 묻혀있는 기지의 통로를 따라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일대가 불바다로 변해 버렸을 때, 갑자기 혹성 전체가 진동하며 기지가 있던 땅이 안쪽으로 확 빨려 들어갔다.
“지표 아래에서 엄청난 수치의 중력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중력장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로 가면 몇 분 안에 혹성이 소멸해 블랙홀이 형성될 겁니다! 그 전에 최소 10만 킬로미터 이상 떨어지지 못하면 블랙홀에 휘말리게 됩니다!”
혹성의 소멸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끝났군.”
호크가 씨익 웃으며 중얼거렸다.
그 상황에서도 이리나는 기지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부하들이 잡아끌자 할 수 없이 몸을 돌리고 우주선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녀도 아크가 이미 죽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덕분에 호크가 한결 더 흐뭇한 기분을 느끼며 데스나이트를 이륙시키려 할 때였다. 모니터를 지켜보던 할리가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대, 대장님, 저쪽을 보십시오!”
고개를 돌린 호크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새겨졌다.
할리가 가리킨 모니터에는 붕괴하는 기지의 반대 방향에서 뛰어오는 사람들이 떠올라 있었다. 그 사람들의 선두에서 뛰어오는 사람은 바로…….
“아크?”
* * *
‘늦지 않았다!’
아크가 뒤를 돌아보며 안도의 한숨을 불어 냈다.
바로 뒤에서 함몰되어 가는 땅덩어리! 그리고 뻥 뚫린 공동에서 소용돌이치며 올라오는 무지막지한 에너지의 파동! 보는 것만으로도 등줄기를 따라 식은땀이 흘러내릴 정도였다.
‘바로 그걸 생각해 내지 못했다면 우리도 저 속으로……!’
통제실에 갇혀 머리를 쥐어뜯던 절체절명의 순간!
아크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통제실에 널브러져 있던 10여 명의 시체였다.
‘이리나 님은 호크가 통제실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시체들이 있었다고 했어. 그리고 이 시체들은 모두 살해된 자들이다. 누군가 이들을 죽이고 통제실을 빠져나갔다는 말이야. 하지만 현재 기지의 모든 통로는 단원들에게 점령된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단원들에게 들키지 않고 통제실을 빠져나갈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비밀 통로.
통제실 어딘가에 비밀 통로가 숨겨져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아크는 바로 팀원들을 동원해 통제실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빙고!
바닥의 철판 가운데 하나가 살짝 벌어져 있었다.
본래 이 철판은 빈틈없이 맞물리게 되어 있었다. 아마도 계속 그 상태로 있었다면 아크도 그리 쉽게 발견하지는 못했으리라. 그러나 퍼거슨이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솔리드아머의 미사일을 난사해 통제실을 뒤흔들어 놓는 바람에 철판의 이음새가 벌어지게 된 것이었다. 뭐 그렇게 따지면 절반은 퍼거슨의 공이라고 해도 되겠지만 바쁜 관계로 생략.
“시간이 없다! 뛰어!”
아크는 곧바로 비밀 통로를 내달렸다.
덕분에 간신히 폭발하기 전에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비밀 통로는 단원들의 우주선이 착륙해 있던 장소와 반대 방향으로 꽤 거리가 있었다. 이에 아크는 붕괴하는 기지를 돌아 비행장까지 입에 거품이 생길 정도로 내달렸다. 그리고 단원들의 우주선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을 때에야 겨우 실버스타에 탑승할 수 있었다.
“토리, 서둘러 실버스타를 이륙시켜라!”
“아, 알겠습니다!”
토리가 얼른 조종간을 움켜쥐었다.
기지가 폭발했을 때부터 실버스타에서 안절부절못하던 토리는 이미 이륙 준비를 모두 마쳐 놓은 상태였다. 덕분에 중간 과정 생략. 명령과 동시에 실버스타가 기음을 일으키며 허공으로 떠올랐다. 이어 기체가 수직으로 세워지며 다른 우주선을 쫓아 솟아 올라갔다. 그리고 격렬한 진동과 함께 막 대기권을 벗어나려 할 때였다.
쿠쿠쿠쿠! 쿠콰콰콰콰-!
뒤에서 들려오는 상상을 초월하는 폭음!
그와 함께 잿빛혹성의 표면에 붉은 균열이 거미줄처럼 퍼져 나가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실버스타를 뒤흔들며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의 폭풍!
그러나 더 공포스러운 장면은 그다음에 펼쳐졌다.
마치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보이던 혹성이 갑자기 수축되기 시작하더니 돌연 중심부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안쪽으로 확 밀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나타난 거대한 검은 구멍!
순간 혹성에서 벗어나던 우주선들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잡힌 것처럼 덜컥 멈춰 섰다. 바로 그 검은 구멍, 블랙홀이 만들어 내는 흡인력에 사로잡힌 것이다.
계기판을 조작하던 헤겔이 비명처럼 소리쳤다.
“혀, 형님, 빨려들어 갑니다!”
“빌어먹을! 토리, 엔진 출력을 최대로 올려!”
“네! 네! 엔진 출력 최대!”
쿠쿠쿠쿠! 쿠쿠쿠쿠!
토리의 대답과 동시에 실버스타의 후미로 섬광이 폭발하듯이 뻗어 나갔다. 그러자 거의 멈춘 것처럼 느껴지던 실버스타가 조금씩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실버스타가 본궤도에 오르자 전면 창에 이리나가 떠올랐다.
-아크 님, 살아 계셨군요!
“그렇게 쉽게 죽어 줄 수야 없죠.”
그제야 긴장이 풀린 아크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을 때였다.
계기판을 들여다보던 헤겔이 흠칫하며 소리쳤다.
“아래에서 기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기체? 무슨?”
“이 식별 신호는 데스나이트! 호크 단장의 전함입니다! 데스나이트가 실버스타의 아래에서 접근 중! 거리는 불과 50미터! 이대로 접근해오면 자칫 충돌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자식이 미쳤나? 왜 갑자기…….”
아크가 벌떡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을 때였다.
전면 창 앞으로 시커먼 전함이 불쑥 솟아 올라왔다.
아래쪽에서 거의 닿을 듯한 간격으로 솟아올라 실버스타의 앞으로 나온 호크의 전함 데스나이트였다. 그리고 데스나이트가 불과 수십 미터 앞으로 떠오르는 순간!
푸화아아아아아이-!
데스나이트의 후미에서 뿜어져 나오는 섬광!
불길에 휩싸이자 실버스타가 진동하며 뒤로 밀려났다.
실버스타의 3배 가까이 되는 데스나이트가 가속하며 뿜어내는 엄청난 에너지의 기류에 정통으로 맞아 버린 것이다.
물론 그 자체는 공격이 아니니 딱히 데미지가 들어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기류에 떠밀려 밀려나자 다시 기체가 덜컥 멈추며 뒤로 당겨지기 시작했다.
“브, 블랙홀의 중력장에 잡혔습니다!”
“호크, 이 자식이 끝까지!”
토리의 비명에 아크가 이를 갈아붙이며 소리쳤다.
간신히 블랙홀의 중력장에서 벗어났는데 다시 붙들려 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미 실버스타의 엔진은 최대 출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중. 그 상태에서도 끌려 들어간다면 이제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뜻이었다. 그때 이리나의 얼굴을 밀어내며 만들어진 새로운 창에 호크의 얼굴이 떠올랐다.
-흠, 이거 미안하게 됐군. 블랙홀의 중력장에 휘말려 제어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히게 됐군. 사과하지. 하지만 위급 상황에서는 자기가 살기 위해 행동하다가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혀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겠지. 주변을 살피지 못한 네 잘못도 있으니 너그럽게 봐주면 좋겠군.
“그럼 나도 미리 사과하지.”
-뭐?
“토리, 그것을 시험할 때다! 타깃은 데스나이트! 발사!”
아크가 씨익 웃으며 소리쳤을 때였다.
실버스타의 선수 장갑이 좌우로 갈라지며 네 줄기의 사슬이 쏘아져 나갔다.
이게 바로 아크가 말한 그것!
토리가 타고 온 컨테이너 박스 속에 담겨 있던 것이었다.
여기서 잠시 설명하자면, 임펠투스에서 붉은학살자가 하울링스팅거라는 병기로 실버스타를 붙잡았을 때 아크는 당황하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다.
-이거 돈이 되겠다!
개척지에서는 우주선끼리 싸우는 일이 드물지 않다.
그러나 포격전으로 싸울 경우, 우주선의 손상률이 높은 반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우주선이 폭발해 버리면 승무원들의 아이템은 물론 화물까지 대부분 소실된다. 결과적으로 전투에서 이겨도 우주선 수리비만 왕창 물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때문에 유저들이 선호하는 방식이 바로 백병전. 하울링스팅거처럼 적함을 포획, 전파 침식으로 전자기기를 마비시켜 놓은 뒤에 병사를 투입해 적함을 함락시키는 방식이다.
이런 전투 방식은 기체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한편 승리에 대한 보상은 커지는 것이다.
물론 마리오 같은 상인에게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일단 백병전에 자신이 있는 개척자라면 포격전보다 당연히 이런 대함對艦 백병전을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토리를 부르는 김에 하마드란을 통해 실버스타에 장착할 앵커발사 장치를 부탁해 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연락을 받은 아스란은 곧바로 타투인에서 앵커 사출장치를 구입해 토리와 함께 컨테이너 박스에 실어 택배 발송!
E-2036에서 실버스타에 장착할 수 있었다.
콰콱! 콰콱! 콰콱! 콰콱!
발사된 앵커는 불과 백여 미터 앞에 있는 데스나이트의 후미에 몽땅 박혀 들어갔다.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호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너 이 자식! 무슨 짓을?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거다. 네가 그랬잖아. 위급 상황에서는 자기가 살기 위해 행동하다가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혀도 죄가 되지 않는다며? 그럼 나도 무죄 맞지? 자, 이제 선택해라. 같이 죽을 테냐? 아니면 같이 살 테냐? 죽겠다면 지금이라도 전파 침식을 시작해주지.”
-너…….
호크가 아크를 노려보며 이를 갈아붙였다.
그러나 앵커가 박힌 시점에서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바로 뒤에서 블랙홀이 쭉쭉 잡아당기는 상황에서 병사를 외부로 내보내 앵커를 절단하기는 무리. 같이 죽기 싫으면 실버스타를 매단 채 중력장을 벗어나는 수밖에 없었다.
-데스나이트를 최대 출력으로 진격시켜라!
그리하여 데스나이트와 한 몸이 된 실버스타가 다시 전진을 시작했을 때였다.
콰콱! 콰콱! 콰콱! 콰콱!
기체가 흔들리며 실버스타의 후미에 앵커가 박혔다.
동시에 호크 옆에 새로운 화면이 생성되며 새로운 얼굴이 떠올랐다.
-아, 아크! 이 자식, 기지에서는 날 개처럼 부려 먹다가 위험해지니까 치사하게 혼자만 도망치는 거냐? 난 2등급 우주선이라 엔진 출력이 약하다고! 그러니까 나도 좀 데려가! 난 얼마 전에 우주선 하나 해 먹어서 지금 또 날리면 보험금도 안 나온다고! 살려 줘!
-살려 주세요! 다음부터는 아크 님이라고 부를게요!
-잘난 척 안 할게요!
작은 스크린에 얼굴을 들이밀며 울먹이는 세 남자.
바로 퍼거슨과 그의 동생 A, B였다. 아니, 그들이 누구인지는 상관없다.
문제는 퍼거슨의 우주선이 실버스타의 후미에 앵커를 박았다는 것! 데스나이트는 실버스타보다 한 등급 높은 대형 전함이었지만, 그래도 블랙홀의 중력장에 잡힌 우주선을 2대나 끌고 갈 수는 없었다.
당연히 세 우주선은 후퇴! 후퇴! 후퇴!
-젠장! 풀어라, 아크! 놓으란 말이다!
“들었어? 놔, 퍼거슨!”
-네놈에게 한 말이다! 이 빌어먹을 자식아!
“거봐! 호크 화났잖아! 그러니까 얼른 놓고 떨어져, 퍼거슨!”
-싫어! 싫어! 난 죽기 싫다고! 죽어도 안 놔! 그러니까 나도 꺼내 달란 말이야!
“들었지? 호크! 안 놓겠다잖아! 그러니까 연료 아끼지 말고 엔진 팍팍 돌려! 고! 고! 고!”
-이 자식이! 우주선을 2대나 끌고 블랙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으냐?
그렇게 호크와 아크, 퍼거슨이 투덕거리는 사이, 생사를 함께하게 된 3척의 우주선은 사이좋게 블랙홀 속으로 삼켜졌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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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더 레전드 1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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