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28)
아크 더 레전드-28화(28/875)
[28] SPACE 1. 유적 탐사 (2)“쿠히히히히. 지금 네팔림에는 너 같은 초보 개척자가 넘쳐나지. 그런 개척자들에게 팔면 틀림없이 짭짤하게 벌어들일 수 있을 거야. 쿠히히히히. 어때? 응? 이참에 너도 몇 개 구입하지? 너라면 직원가로 과감하게 23%까지 할인해 주지.”
“됐습니다.”
“쳇, 구두쇠 같으니!”
“구두쇠라니요? 나쿠마 잡아서 얻은 금속 부품을 해킹 교육비라는 명목으로 몽땅 토리 님에게 가져다줬잖아요. 돈이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토리 님은 제 스폰서잖아요. 이런 건수가 있으면 몇 개쯤 공짜로 후원해 주는 게 맞지 않아요?”
“하나쯤…… 주지 못할 것도 없지.”
그냥 한번 찔러본 말에 토리가 의외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 돈독 오른 햄스터가 웬일인가 싶었는데, 역시나 공짜는 아니었다.
토리가 보따리에서 전단지를 몇 다발이나 꺼내며 말했다.
“이걸 모두 뿌리고 오면 작열탄 하나쯤은 주지.”
“이게 몇 장이나 되는데요?”
“5천 장. 당연히 그냥 뿌리기만 해서는 안 돼. 길 가는 사람에게 1장, 1장, 제대로 나눠 줘야 해. 그러면 1장에 마일리지를 1점씩 적립해 주지.”
토리가 선심 쓰듯 말했다.
여기서 잠시 설명하자면, 원래 스폰서는 유저에게 지원을 해 주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스폰서라고 무턱대고 퍼 주는 게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유저는 스폰서의 업무―경우에 따라서는 그게 퀘스트가 될 수도 있고 혹은 지금 토리가 제안하는 것처럼 잡무일 때도 있었다―를 처리해 주고, 받은 마일리지만큼 스폰서의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당연히 맡겨지는 일이 클수록 마일리지도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연방정부의 경우, 전쟁 지역에서 공훈을 세우면 단숨에 엄청난 마일리지를 쌓아 유니크 아이템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때문에 스폰서를 고를 때는 더 많은 마일리지를 받을 수 있는 퀘스트를 주는, 그러니까 연방정부나 4대 기업 같은 선호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크가 한심하단 눈으로 전단지를 바라보았다.
기껏 계약한 개척자에게 주는 업무라는 게 전단지 돌리기 알바라니…… 하긴 이딴 고물상에서 새로운 개척지 발굴을 주도하거나 대단한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전단지 알바라니, 그것도 1장에 마일리지 1점짜리 알바다.
그러나 노동 의욕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비록 마일리지 1점짜리 알바라도 5천 장을 돌리면 아이템을 하나 주겠다고 한다.
그 아이템이 쓸 만한 것이라면 그래도 없는 노동 의욕을 쥐어 짤 생각이라도 들리라. 그리고 토리가 일부러 아이템을 노리고 돈을 빌려 줬다니 의외로 쓸 만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email protected]#$!#$ED!
[email protected]!!#$!%EQR!R#!R#!#R!$#R!#$R$R…….이게 아크의 님프로 검색한 아이템 정보였다.
님프가 맛이 가 버린 탓에 이런 아이템의 정보조차 제대로 확인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태로는 바닥에 레전드 아이템이 굴러다녀도 알아볼 수가 없잖아!’
아크에게는 님프 복구가 최우선 과제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님프를 복구할 방법을 알아내야 해!’
이미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잠시 고민하던 아크가 조심스럽게 운을 떼었다.
“알겠습니다. 전단지는 5천 장이든 1만 장이든 돌리죠. 작열탄도 안 주셔도 됩니다.”
“뭐? 공짜로 전단지를 돌리겠다는 거야?”
토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아크가 고개를 끄덕이자 토리가 입을 찢어져라 벌리며 떠들어 댔다.
“쿠헤헤헤헤. 드디어 너도 이제 뭔가 좀 알게 됐구나. 암, 그렇지. 진정한 개척자라면 눈앞의 이득보다 먼저 스폰 기업의 성장을 우선해야 하지. 회사가 잘돼야 사원도 잘될 수 있는 법. 요즘 개척자들은 그런 당연한 걸 모른단 말이야. 하지만 역시 젝슨이 소개해 준 녀석은 뭐가 달라도 다르군. 아니, 그동안 내가 사원 교육을 제대로 시킨 덕분인가? 어쨌든 그런 마음가짐은 중요하지. 열심히 하라고. 그런 마음가짐만 잃지 않으면 정식사원도 꿈이 아니야.”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실은 좀 문제가 생겨서요.”
“문제라니? 뜬금없이 뭔 소리야?”
“그게 말이죠…….”
아크가 토리의 눈치를 살피며 본론을 꺼내 들었다.
“실은 제가 토리 님에게 해킹 기술을 전수받은 것은 얼마 전에 우연히 락이 걸려 있는 메모리 칩을 주웠기 때문입니다. 그 데이터를 확인하는 데 해킹이 필요했던 거죠. 그리고 방금 전에 드디어 락을 해제하고 데이터를 님프에 다운로드받았습니다.”
“호오! 그래서?”
“갑자기 이렇게 돼 버렸습니다.”
아크가 한숨을 불어 내며 푸르뎅뎅한 님프 화면을 토리에게 들이밀었다.
토리는 까만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고 한참 님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머리를 긁적이며 담배를 꺼내 물고 잠시 연기를 뿜어 올리다가, 다시 아크를 바라보며 한숨을 불어 냈다.
“너…… 엿 됐다.”
‘이 빌어먹을 햄스터 자식이! 누가 그걸 몰라서 묻고 있는 줄 알아?’
아크는 울컥했지만 인내심을 발휘하며 물었다.
“대체 왜 이런 건지 모르시겠습니까?”
“이유야 몇 가지가 있지.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도 있고, 또 호환이 안 되는 데이터가 강제로 업로드되어도 비슷한 증상이 일어날 수 있어. 하지만 이유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어. 중요한 건 님프가 합법적인 데이터로는 절대 고장 나지 않는 기기란 거지.”
“합법적인 데이터로는 고장이 나지 않는다고요?”
“너도 님프를 설치할 때 대강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님프는 단순한 단말기가 아니야. 몇몇 무식한 개척자들은 님프를 스마트 폰 따위로 착각하기도 하지만, 이건 그런 구석기 시대의 기기와는 차원이 달라. 물론 기본적으로 스마트 폰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더 중요한 기능은 사용자의 유전자 정보와 완전히 동화되어 신체 능력을 조율하는 데 있어. 또한 은하계의 모든 기기와 연결이 가능해 님프가 없으면 설사 강력한 병기를 얻어도 특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지. 님프는 우주 개척 시대의 기초가 되는 기기야.”
갤럭시안을 시작할 때 설핏 들은 것 같았다.
“때문에 님프의 OS는 은하연방이 직접 관리하게 되어 있어. 또한 특허권도 은하연방이 독점하고 있어서 그 외의 개인이나 기업이 시스템을 조작하지 못하게 되어 있지.”
“그럼…… 님프를 복구하려면 은하연방에 가야 한다는 말입니까?”
“뭐 일단은.”
햄스터 주제에 담배를 꼬나문 토리가 찜찜한 눈길을 던지며 말을 이었다.
“네 말대로 님프의 OS를 복구하려면 은하연방을 찾아가야 해. 그리고 정상적인 오류. 말하자면…… 은하연방에서 배포하는 업데이트 프로그램이나 정상적인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다가 생긴 오류라면 무료로 OS를 복구해 주지만…….”
토리가 말끝에 찜찜한 ‘……’을 붙이며 아크를 힐끔거렸다.
“너는 경우가 다르지. OS 복구를 위해 시스템을 조사하면 네 님프에 불법 해킹 프로그램이 깔린 것도 다 들통 날 걸. 게다가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락을 풀고 수상한 데이터를 받은 것까지. 그것만으로도 은하계에서는 심각한 중범죄야. 게다가 아까 말했지? 님프의 OS에 대한 특허권은 모두 은하연방이 독점하고 있다고. 만약 네가 다운받은 데이터가 OS를 임의대로 변경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판명되면 은하연방의 특허권을 침해한 죄까지 추가되는 셈이지. 연방 직원에게 님프를 보여 주는 즉시 100% 쇠고랑을 차게 될 거야.”
토리가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즉, 엿 됐다는 말이지.”
토리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아크는 머릿속까지 엿이 돼 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게임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한 달 남짓,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는 레벨 30도 찍기 전에 쇠고랑을 차게 된 것이다.
중범죄라니 보나마나 어마어마한 페널티가 가해지리라.
‘하지만…….’
이대로는 제대로 게임조차 못 한다.
페널티를 받더라도 은하연방에 신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반쯤 포기하고 있을 때 아크의 눈치를 살피던 토리가 슬그머니 다가와 음침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네? 다른 방법이 있단 말입니까?”
“그래, 님프가 고장 나 버렸다면 방법이 없지만 지금 문제가 생긴 건 OS 쪽이잖아. OS는 프로그램. 그러니 님프에 감염된 바이러스를 치료하거나 다시 깔면 되지.”
“하지만 그건 은하연방에서만 가능하다고…….”
“원래는 그렇지.”
토리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이 토리 님이 마음먹으면 님프의 OS를 재구성하는 것도 가능하지.”
“저, 정말입니까?”
“그래, 실은 나도 예전에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해킹하다가 한 번 님프의 OS가 날아가 버린 적이 있거든. 쿠히히히히. 그래서 젝슨의 님프와 연결해서 바이러스를 잡고 복구해 본 적이 있지. 바이러스 문제라면 같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야.”
해킹 스킬을 가지고 있는 토리라면 같은 일을 겪은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아크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 그럼…….”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
토리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슬그머니 말을 돌렸다.
“님프의 OS는 엄청나게 복잡해. 당연히 제대로 복구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 게다가 말한 것처럼 님프의 OS에 접근하는 건 그 자체가 불법. 때문에 네 OS를 복구하려면 나도 중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어. 위험해. 위험한 일이라고.”
토리의 말에 아크는 긴장했다.
토리…… 굳이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놈은 완전히 돈독 오른 햄스터다. 해킹 스킬 하나 가르쳐 주는 데도 200골드 치의 금속 부품을 요구했던 놈. 그조차 되도 않는 사기로 몇 배나 더 챙겨 먹으려고 했던 놈이다.
하물며 중범죄에 속하는 님프의 OS를 복구해 주는 일이다.
틀림없이 어마무지한 요구를 해 올 게 뻔하지 않은가?
아크가 그런 생각으로 불안에 떨고 있을 때였다.
토리가 까만 눈알을 반짝이며 속삭였다.
“공짜로 해 줄 수도 있어.”
“고, 공짜로? 정말입니까?”
“난 한입 가지고 두말하지 않아. 공짜로 님프를 복구해 주는 건 물론, 일이 잘되면 너도 한몫 단단히 챙기게 해 주지.”
“일이 잘되면?”
“그래, 일이 잘되면.”
토리가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자세히 설명해 주기는 힘들지만, 사실 내가 굳이 이런 구석에 가게를 차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내가 예전에 젝슨과 함께 은하계를 주름잡던 시절이 있었다는 말은 했었지? 실은 그때 우연히 손에 넣은 정보가 있어. 네팔림의 어딘가에 상당한 양의 유물이 묻혀 있다는 정보지. 내가 네팔림에 정착한 게 그 때문이다. 그 유물을 발굴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미 오래 전부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지.”
토리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더욱 작아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내가 제안하려는 게 그거야. 지금까지는 나 혼자 작업을 해 왔지만 문제가 생겼거든.”
“문제라면……?”
덩달아 목소리가 작아진 아크가 속삭이듯 물었다.
토리가 대답했다.
“유물이 묻혀 있는 곳까지 파는 건 나 혼자서도 가능해. 하지만 내 정보에 의하면 유물이 묻혀 있는 곳에 일종의 경비원 같은 놈이 붙어 있거든. 그건 나 같은 천재라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단 말이지. 그렇다고 유물 발굴에 믿을 수 없는 용병을 고용할 수도 없고 말이야. 하지만 너라면 얘기가 다르지. 가계약이라도 일단 직원이고, 또 나쿠마를 수백 마리나 처리한 너라면 가디언 몇 마리쯤은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을 테니까.”
토리가 눈매를 좁히며 다가왔다.
“조건은 찾아낸 유물의 30%. 거기에 님프의 OS 복구까지. 어때? 나쁜 조건은 아니잖아?”
토리의 말이 끝나자 님프에서 정보창이 떠올랐다.
-!#$FDQ!EF!$#!#$!#@#$%^%!$#%!
!Q#[email protected]$%R!FR#@!$RR!#$^%[email protected]…….
역시나 알아볼 수 없는 정보창.
그러나 느낌으로 그게 퀘스트 정보창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확실히…….’
토리의 말처럼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아니, 나쁜 조건은커녕 무지하게 좋은 조건이었다.
님프의 OS를 공짜로 복구해 주는 것도 모자라 발굴되는 유물의 30% 지분! 님프의 OS 복구가 아니라도 이런 퀘스트를 받으면 횡재했다고 생각했으리라.
그러나 문제는 이 퀘스트가 다른 NPC도 아닌 돈독 오른 햄스터, 토리의 제안이라는 점이었다.
해킹 스킬 하나 가르쳐 주는 데 200골드 치의 금속 부품을 요구하고, 심지어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에 선심 쓰듯 돈을 빌려 주고 아이템과 특허권까지 강탈하는 악랄하기 그지없는 햄스터! 이딴 놈이 아무런 꿍꿍이 없이 그런 달콤한 제안을 할 리가 없지 않은가?
‘분명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을 텐데…….’
아크가 찜찜하단 눈길로 토리를 바라보며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토리도 아크의 생각을 알아챈 듯 슬그머니 덧붙였다.
“좋아. 솔직히 말하지. 사실 나도 네가 맛이 간 님프를 들고 은하연방을 찾아가면 곤란해. 연방에서 네 님프에 해킹 프로그램이 들어 있는 걸 알아채면 자칫 나에게까지 수사가 들어올지도 모르니까. 뭐, 나라면 어떻게든 무마시킬 수 있지만 연방정부에 찍혀서 좋을 게 없잖아. 결국 너와 나는 이미 한배를 탄 셈이라고. 그리고 어차피 유물 발굴을 하려면 가디언과 싸워 줄 용병이 필요하고. 그래서 나도 큰마음 먹고 제안한 건데…… 싫다면 할 수 없지.”
“잠깐만요.”
아크가 돌아서는 토리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토리의 말을 100% 신뢰해서는 아니었다. 분명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토리의 제안을 거절하면 아크는 제 발로 쇠고랑을 차러 갈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럴 바에는 토리를 믿어 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뭣보다 이번 토리의 제안은 퀘스트로 등록되었다.
NPC에게 퀘스트는 절대적인 법칙. 아무리 돈독 오른 햄스터라도 퀘스트로 등록된 약속을 지키지 않을 리는 없다.
“좋습니다. 그 제안, 받아들이죠.”
-!#[email protected]!EFD!#$!#$!#$!#[email protected]$##.
퀘스트를 수락하자 속 터지게 만드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 * *
“헉헉헉, 헉헉헉.”
아크가 구슬땀을 훔치며 허리를 폈다.
어깨와 허리, 허벅지가 욱신거리며 근육통이 밀려들었다.
“아우, 온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네. 젠장, 대체 뭔 짓을 하는 건지…….”
아크가 한숨을 불어 내며 길게 이어진 갱도를 바라보았다.
100%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수백 미터 길이의 갱도, 이곳이 바로 토리가 말한 유적 발굴 현장임과 동시에 아크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는 작업장이었다.
토리가 말했던 유적 발굴 현장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다.
퀘스트를 받아들이자 토리는 고물상 구석으로 아크를 데려갔다. 그리고 산처럼 쌓여 있는 고철 더미 아랫부분을 긁어내자 숨겨진 지하실이 나왔다.
그 지하실이 바로 갱도의 시작 부분.
이미 오래 전부터 작업을 해 왔다는 말처럼 지하실에서부터 시작된 구불구불한 갱도는 수백 미터나 이어져 있었다.
‘이 갱도를 혼자서 만들었다는 거야?’
갱도를 보니 토리가 이전과는 달라 보였다.
지금까지 아크는 토리를 고물상에서 빈둥거리며 사기나 쳐 대는 돈독 오른 햄스터라고 생각했다.
물론 돈독 오른 햄스터라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적어도 빈둥거리는 햄스터는 아니었다.
망해 가는 상점에 돈을 빌려 주고 특허권을 뜯어내는 것이나 숨어서 이런 땅굴을 파는 것은 적어도 게으른 햄스터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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