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296)
아크 더 레전드-296화(296/875)
[296] SPACE 8. The MURAT SAGA (PART : 2) (3)뒤이어 날아드는 검은 검기!
“혀, 형님-!”
바사크의 비명과 함께 가슴이 쪼개지는 통증과 함께 생명력이 쭉 빨려 나갔다.
그러나 통증보다 더 가슴을 찢어지게 만드는 것은 절망감이었다. 이로써 퀘스트는 99% 실패. 세트에게 두들겨 맞다가 죽으면 지난 사흘 동안 죽어라 올린 경험치와 스킬은 물론, 실버스타까지 몽땅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이제 아크는 막을 방법이 없었다.
막을 방법은커녕 이대로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죽기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이에 아크가 절망적인 표정을 떠올리고 있을 때였다.
-아크, 내 목소리가 들리나?
돌연 머릿속에 웅웅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토, 토트 님?”
-그래, 나다. 포스를 이용해 네 정신에 직접 말을 걸고 있는 것이다. 빌어먹을, 대체 정신을 얻다 팔고 있었던 거냐? 네가 신경 쓰지 않아서 놈에게 당해 버렸잖아!
토트가 울컥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런 걸 따지려고 이런 상황에서 포스까지 써 가며 말을 건 거냐? 살짝 어이가 없었지만 다행히(?) 토트의 용건은 그게 아니었다.
-아, 아니, 그보다 나는 이미 치명상을 입어서 더 이상 어둠의 포스를 막을 수 없다. 이대로라면 너나 나는 물론 쿠휀 황자님까지 놈에게 당해 버리고 말겠지. 그리되면 이제 누구도 세트를 막을 수 없다. 그리고 세트가 무라티우스타를 장악하면 우주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고 말 거다. 이제 세트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하지만 저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입니다.”
-아니, 너라면 할 수 있다. 내가 어둠의 포스를 막은 힘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너도 알고 있는 포스의 힘. 사이코키네시스와 브레이크키네시스를 융합한 것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이미 이 두 가지를 전수받은 너도 사용할 수 있다는 뜻. 이제 네가 속성으로 그 힘을 깨우치는 수밖에 없다. 자, 내가 네 포스와 동조해 요령을 알려 줄 테니 정신을 집중해라. 기회는 한 번뿐이다. 만약 실패하면 포스가 역류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에? 에? 아, 아니, 잠깐! 나도 마음의 준비라는 게…….”
아크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을 때였다.
-토트의 스킬 전수가 시작되었습니다!
《토트는 포스의 힘으로 당신의 정신에 접속해 사이코키네시스와 브레이크키네시스가 융합되어 만들어지는 새로운 스킬을 전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토트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당신이 가진 두 가지 힘을 개방시켜 융합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것뿐입니다. 이 두 가지 힘을 제대로 융합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오직 당신의 집중력에 달려 있습니다. 당신은 두 가지 힘이 완벽하게 융합될 수 있는 접점을 찾아 스킬을 발동시켜야 합니다. 기회는 단 한 번! 성공하면 스킬을 습득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두 가지 힘이 역류해 폭발을 일으킬 것입니다. 키워드는 ‘포스 익스플로전’입니다.》
느닷없이 떠오르는 정보창!
동시에 눈앞에 커다란 원판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백과 흑, 2개의 작은 구슬이 정신없이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그 구슬을 보는 순간 아크는 바로 스킬을 배우는 요령을 알아낼 수 있었다.
척하면 척, 백과 흑의 두 구슬. 아마도 이게 사이코키네시스와 브레이크키네시스를 의미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이 2개의 구슬이 마주치는 순간 키워드를 말하면 스킬이 발동하는 방식이리라.
말하자면 일종의 미니게임이었다.
그러나 이름처럼 만만한 미니게임이 아니었다.
기회는 단 한 번, 실패하면 죽음이다. 경험치와 스킬, 실버스타까지 몽땅 날아가는 것이다. 일생일대의 승부!
‘하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아크는 구슬을 보자마자 전의를 상실했다.
원판 위를 굴러다니는 구슬, 빨라도 너무 빠른 것이다. 게다가 한 판에 모든 것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이 더해지자 구슬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기분이었다.
-뭐 하는 거냐, 아크? 이미 두 힘이 몇 번이나 충돌했다. 그런데 왜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이냐? 서둘러라! 더는 시간이 없다! 어차피 성공 못 하면 죽을 테니 그냥 해!
‘죽는다며? 실패하면 펑 터진다며? 그런데 그냥 하라고? 젠장! 남 일이라고 그러기냐? 네가 그러고도 스승이야?’
토트는 남의 속도 모르고 닦달이다.
“우하하하하! 어떠냐? 서서히 죽어 가는 기분이?”
거기에 앞에서는 미친놈이 히죽거리며 칼질을 해 대고 있었다. 제대로 집중이 될 리가 없었다.
그러나 토트의 말처럼 아크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포스 융합에 실패하면 죽겠지만, 그게 아니라도 세트에게 토막살인을 당할 판이니까!
다행히 세트는 미친놈이라 단숨에 아크의 숨통을 끊지는 않았지만 이미 생명력이 30%까지 줄어 있었다. 앞으로 잘해야 3~4방이면 세트의 말대로 사신의 목소리를 듣게 되리라.
‘집중해야 한다! 한 번! 한 번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해!’
아크는 눈을 감고 깊게 심호흡했다.
어차피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봐야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차피 기회는 한 번. 일단 정신을 집중한 뒤에 단숨에 승부를 낼 생각이었다. 그리고 세트의 공격으로 전해지는 통증조차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집중하고 번쩍 눈을 떴을 때였다.
“에? 에에에에?”
아크의 눈이 이따만 해졌다.
세트의 공격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집중한 게 아니었다. 세트는 공격을 하지 않고 있었다. 대신 양손으로 뭔가 심상치 않은 검은 구체를 만들어 대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보다 단단한 놈이군. 이제 귀찮으니 한 방에 보내 주겠다!”
아크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공격인 모양이다.
그러나 몇 차례 충돌한 구슬은 이제 거리를 벌인 채 외곽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자, 잠깐!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잠깐만 기다려! 지금까지 잘 참았잖아! 그러니까 조금만 더 참으라고! 내게 감정 많잖아? 그러니까 좀 더 패면서 즐기란 말이야!”
“닥치고 뒈져라! 마기화룡탄…….”
아크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하고 세트가 결국 일을 저질렀다.
아니, 저지르려고 할 때였다.
“으아아아아아! 형님! 안 돼-! 세크리파이스!”
세트에게 욕설을 퍼붓던 바사크가 갑자기 비명을 터뜨리며 몸을 꺾었다.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바사크의 몸이 크리스털로 변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바사크가 들고 있는 크리스털 방패가 바사크의 몸을 침식하기 시작했다는 표현을 써야 했다. 그리고 바사크의 몸이 완전히 수정으로 뒤덮였을 때!
“크, 크리스털 골렘?”
쿠쿵-!
허공에 떠 있던 바사크가 크리스털 골렘으로 변하며 바닥에 떨어졌다.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에 세트가 당혹성을 터뜨리며 검은 구체를 바사크에게 날렸다.
그러나 바사크 아니, 크리스털 골렘의 움직임이 더 빨랐다.
크리스털 골렘이 양팔을 바닥에 대고 웅크리자 머리 부분이 송곳처럼 튀어나오며 세트를 향해 폭사된 것이다.
세트가 황급히 송곳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슈슈슈슈슈! 퍼펑-!
“커헉!”
폭음이 울리며 세트가 얼굴을 감싸며 주르륵 밀려났다.
동시에 세트가 날린 검은 구체도 크리스털 골렘의 어깨에 쑤셔 박혔다. 이어 폭발이 일어나며 어깨 부위가 터져 나갔지만 크리스털 골렘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휘청거리는 세트를 향해 달려들며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세트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날벼락.
그러나 세트는 곧 자세를 가다듬고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 불의의 일격을 허용했지만 제대로 붙자 크리스털 골렘이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사실 아크도 세트 못지않게 당황했다.
일단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제대로 이해되지도 않는 것이다. 그러나 아크에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 아크는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수많은 의문을 뒤로하고 필사적인 심정으로 원반 위의 구슬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구슬이 마주치는 순간!
아크가 번쩍 고개를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포스 익스플로전!”
퍼퍼퍼펑! 퍼퍼퍼펑! 퍼퍼퍼펑!
동시에 아크를 중심으로 무형의 기운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며 퍼져 나갔다.
-새로운 스킬(직업전용☆☆☆☆☆)을 익혔습니다.
포스 익스플로전(유저, 액티브) : 포스 익스플로전은 포스를 이용하는 사이코키네시스와 브레이크키네시스를 몸속에서 충돌, 융합시켜 순수한 에너지의 폭발을 이끌어 내는 상급 포스 스킬입니다. 포스 익스플로전은 물리적인 공격력은 없습니다. 그러나 순수한 에너지의 폭발은 주변의 모든 사악한 힘을 배제하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포스 익스플로전을 사용하는 어둠의 힘으로 발생하는 모든 디버프를 해제합니다. 효과는 3분간 지속됩니다.
《어둠의 힘에 의해 3분 간 모든 디버프 해제.》
※포스 소모 : 200
“서, 성공이다!”
아크가 바닥에 착지하며 소리쳤다.
마침내 상급 포스 스킬 포스 익스플로전이 발동된 것이다.
순간 세트와 싸우던 골렘이 갑자기 잘게 쪼개져 아크의 팔에 휘감겼다.
-신기 ‘바이우스 실드’가 장착되었습니다!
눈앞에 메시지가 떠오른 것은 그때였다.
아크의 팔에 휘감긴 크리스털은 바이우스 실드. 그러나 아크가 사용하던 바이우스 실드는 토시의 형태인데 반해 지금 휘감긴 크리스털은 손목에서 어깨까지 감싸고 있었다.
“바, 바이우스 실드라고? 하지만 바사크는? 바사크는 어디 가고……?”
-저는 이미 죽었습니다.
머릿속에서 웅웅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가 사용하던 방패는 카사인 부족에 대대로 물려내려 오는 의지를 가진 크리스털 바이우스. 그러나 바이우스는 정확히 말해 의지를 가진 크리스털이 아닌, 의지를 담을 수 있는 크리스털입니다. 그리고 바이우스에 담겨 있는 의지는 바로 카사인 부족의 선조들. 가디언으로 태어나 가디언으로 살아가는 카사인 부족은 죽어서도 신에게 부여받은 임무를 다하고자 대대로 전승되는 방패에 자신의 의지를 담아 더욱 강한 방패로 성장시켜 왔습니다. 제가 형님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선조들의 의지가 도와주었기 때문입니다.
그게 바이우스에 의지가 깃들 수 있었던 이유였다.
-하지만 제가 형님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바이우스의 힘을 각성시킨 대가로 수많은 선조들의 의지와 섞여 곧 자아를 잃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자아를 잃어도 저의 의지는 선조들의 의지와 함께 영원히 형님을 지킬 것입니다.
아크는 할 말을 잃었다.
아크에게 포스 익스플로전을 익힐 시간을 벌어 주기 위해 바사크는 목숨을 바친 것이다. 그 충성심의 결정체가 바로 지금 아크의 팔을 덮고 있는 바이우스 실드. 여기가 과거의 세계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마도 이것이 훗날 엘림의 오신기가 되는 그 바이우스 실드이리라!
‘그렇다면 이건 이미 예정되어 있던 이벤트라는 말인가?’
아크가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였다.
돌연 방패가 저절로 펼쳐지며 강력한 빛을 폭사시켰다.
-바이우스 실드의 최상급 스킬 ‘라의 영광’이 시전되었습니다!
+생명력이 30% 회복되었습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각각 20% 상승했습니다.
+공격 속도가 25% 상승했습니다.
+방패로 막는 모든 데미지의 25%를 적에도 되돌려 줍니다.
그와 함께 떠오르는 무지막지한 버프 메시지!
사실 아크는 신기라는 말에 잔뜩 기대했다가 막상 바이우스 실드를 찾았을 때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방패 성능은 동 레벨의 방패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골렘은 소환해 봐야 빨아먹는 경험치에 비해 도움도 안 될뿐더러 성격은 건방지기 짝이 없다. 이런 바이우스 실드를 과연 귀중한 경험치까지 나눠 주며 성장시켜야 할지 회의감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메시지는 그런 걱정을 한 방에 날려 주었다.
즉시 생명력 30% 회복!
거기에 공격력과 방어력 20%, 공격 속도 25%.
뿐만 아니라 방패로 막는 모든 데미지의 25%를 적에게 돌려주는 기능까지!
방패에 붙은 스킬 하나로 어지간한 에스퍼의 버프 3~4개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물론 이건 아마도 일종의 이벤트로 발동한 스킬이리라.
그러나 전후 과정을 생각하면 라의 영광은 바이우스 실드의 고유 스킬일 가능성이 많았다. 뭐 거의 막바지까지 레벨이 올랐을 때 습득할 수 있는 스킬이겠지만, 언젠가는 이런 스킬을 얻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경험치를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뭐 어쨌든!
“크으! 네, 네가 어떻게?”
아크가 포스 익스플로전을 발동시켰을 때.
세트는 자신의 스킬이 파훼된 여파 탓인지 잠시 휘청거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뒤늦게 아크가 금제에서 풀려난 것을 확인하고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떠듬거렸다.
이때 아크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하나밖에 없었다.
“정의는 이기는 법이거든.”
“닥쳐라! 정의는 신의 뜻을 따르는 나다!”
세트가 와락 인상을 구기며 검은빛을 뿜어 올리는 광선검을 움켜쥐었다. 동시에 광선검이 만들어 내는 검은 소용돌이가 아크를 향해 날아왔다. 아니, 날아오기 직전. 반대편에서 연속적으로 총성이 들려왔다.
탕-! 탕-! 탕-!
아크가 마투기를 해제하자 레피드가 바로 총격을 날린 것이다. 이에 세트가 뒤로 물러나며 탄환을 피했을 때였다.
맞은편에서 레피드처럼 금제가 풀린 호크가 불쾌한 표정으로 아크를 바라보다가 와락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빌어먹을! 할 수 없지. 각성 스킬, 파안破眼!”
쿠콰콰콰콰콰-!
호크가 안대를 들어 올리며 소리쳤을 때였다.
안대 속에서 드러난 눈동자가 붉게 달아오른다 싶더니 전방으로 엄청난 빛을 폭사시켰다.
공기를 태우며 방사형으로 퍼져 나가는 연쇄 폭발! 그 연쇄 폭발이 해일처럼 대지를 휩쓸고 지나가자 호크의 앞에는 방사형으로 퍼져 있는 그을음 자국만이 남아 있었다.
‘뭐야? 저 녀석, 저런 스킬을 숨기고 있었던 거야?’
엄청난 스킬에 아크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러나 놀라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이 순간은 바사크의 희생으로 힘들게 얻은 단 한 번의 기회! 이 기회를 놓치면 세트가 또 무슨 짓을 할지 장담할 수가 없는 것이다.
“크윽! 이, 이 버러지 같은 놈들이 끝까지…….”
세트가 시커멓게 그을린 모습으로 검을 치켜드는 것과 동시에 아크의 몸이 탄환처럼 쏘아져 날아갔다.
순간 세트가 검을 휘두르자 둘의 접점에서 수십 줄기의 검광의 엄청난 속도로 복잡하게 교차되었다. 이전에는 1대1로는 세트의 공격 속도조차 따라갈 수 없었지만 라의 영광 버프가 적용되자 사정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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