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307)
아크 더 레전드-307화(307/875)
[307] SPACE 3. Sudden attack (PART : 3) (2)이를 제안한 사람이 바로 호크였다.
* * *
아크가 광선포에 얻어맞고 로스트 된 직후.
‘현재 이곳에 모여 있는 3국의 우주선은 60여 척. 그리고 그만한 숫자의 우주선이라면 모함과 붙어도 승산이 있어.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3국의 우주선이 하나의 함대가 됐을 때의 얘기다. 각자 따로 움직이면 각개격파를 당할 뿐이야.’
이게 모함에 싸워 본 호크의 결론이었다. 그리고 바로 라마와 아슐라트 지휘관에게 통신을 연결했다.
“은하연방의 조사단장 호크다.”
-그래, 네가 그 유명한 세븐 소드의 호크인가?
먼저 응답한 것은 팔짱을 낀 거만한 자세로 스크린에 떠오른 라마 함대장, 일명 붉은학살자로 불리는 라마 전사였다. 그리고 뒤를 이어 아슐라트의 함대장과도 통신이 연결되었다.
-그런데 조사단이라니, 당당하게도 말하는군. 그런 말을 해도 괜찮겠나? 우리도 그렇지만 은하연방과 라마 정부도 조사단 파견은 비밀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지.
아슐라트의 함대장 앤비스 족―ET를 닮은―이 가는 눈매로 호크를 바라보며 말했다.
“쓸데없는 신경전은 그만두지. 여기 모인 함대가 3국의 조사단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새삼 숨길 이유도 없어. 아니, 숨겨서는 안 되지. 그래야 대화가 통할 테니까.”
-할 말이 있다는 말이군.
“짐작할 텐데? 그래서 통신을 받은 게 아닌가.”
-……역시 동맹인가?
묵묵히 듣고 있던 붉은학살자가 툭 던지듯이 말했다.
호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같은 적을 상대하고 있다. 그리고 각자 따로 행동해서는 저 모함을 상대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지. 지금 우리가 저 모함을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은 힘을 합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 있지 않은가.”
-힘을 합한다고 될까?
“포격전만으로 승부를 내려든다면 무리겠지.”
-그래, 무리다. 저 모함의 실드나 장갑, 함포는 우리 모두의 전력을 상회하고 있으니까. 거기에 아직 수십 기가 넘는 호넷이 있으니 포격전으로는 불리해.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모함을 제압할 방법은 단 하나, 백병전밖에 없겠지.
붉은학살자의 말대로였다.
열등한 병력이 강대한 적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지휘관을 쓰러뜨리는 것. 아무리 강하고 많은 군대라도 지휘관을 쓰러뜨리면 모래성처럼 허물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함대전에서 적의 지휘관을 쓰러뜨리는 방법은 적함에 뛰어들어 백병전을 펼치는 방법뿐이었다. 문제는 지금 3국 함대와 싸우는 적함이 평범한 전함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주포에 수없이 맞고도 끄떡없는 장갑을 가진 거대 모함.
백병전을 펼치려면 적함에 침투해야 하지만 어지간한 화력으로는 장갑에 흠집조차 내기 힘든 것이다. 그러나 3국 함대, 40여 척―이때는 이미 20여 척이 격침된 뒤였다―의 화력을 집중시킨다면 그런 두터운 장갑이라도 뚫릴 수밖에 없으리라.
-가장 중요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
“뭐지?”
-보상. 우리가 각국의 조사단이라는 것은 비밀도 아니라니 나도 터놓고 얘기하지. 저 모함은 그동안 우리가 찾던 것, 반물질의 에너지 파장을 대놓고 발산하고 있다. 모함의 어딘가에 반물질이 존재한다는 뜻이겠지. 그게 몇백 개쯤 된다면 사이좋게 나눠 가져도 좋겠지만 그렇게 형편 좋게 나와 주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야. 그럼 어쩔 생각이지?
“동맹은 모함에 돌입할 때까지다. 더 설명이 필요한가?”
-아니, 충분하다.
붉은학살자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모함에 돌입할 때까지, 다시 말해 일단 모함에 돌입하면 각자 알아서 재량껏 싸우자는 말이다. 그리고 반물질이든 뭐든 먼저 차지하게 되는 사람의 몫이라는 뜻!
-협력하지. 모함에 돌입할 때까지만.
* * *
그러나 모함의 전투력은 상상이었다.
3국의 우주선이 동맹 체결과 동시에 합류해 전열을 가다듬고 포격을 쏟아부은 지 20여 분이 지났지만 아직 모함의 장갑을 뚫지 못한 것이다. 잠시만 공격을 멈춰도 회복되는 실드도 문제지만 요격용 방어병기 GEM의 성능도 일반 우주선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요새!
거기에 3국 함대가 접근하자 수십 기의 호넷도 벌 떼처럼 몰려들며 총격을 쏟아부었다. 때문에 3국 함대도 수십 킬로미터 거리에서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고성능의 GEM이라도 모든 공격을 막을 수는 없다.
지난 30여 분 동안 3국 함대는 한 지점을 향해 쉬지 않고 주포를 쏟아부었다. 덕분에 공격이 퍼부어지는 모함의 장갑은 이미 너덜너덜하게 변해 있었다.
“이제 금방이다! 모두 힘을 내라! 장갑만 뚫으면 우리의 승리다! 쉬지 말고 공격하라!”
번쩍-! 번쩍-! 번쩍-!
호크의 외침에 또다시 뿜어지는 10여 줄기의 섬광!
몇 개는 GEM에 의해, 또 몇 줄기는 육탄으로 받아내는 호넷에 의해 도중에 사라졌지만 서너 줄기는 그 사이를 비집고 날아가 모함에 직격 했다. 동시에 피격 부위의 장갑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움푹 파여 들어갔다.
그러나 모함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모함이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중성자탄입니다!”
“젠장! 선두의 우주선은 GEM 시스템으로 요격! 후방의 전함은 회피하라!”
투투투퉁! 투투투퉁! 투투투퉁!
둔중한 울림과 함께 주위에서 연쇄적으로 폭발이 일어났다. 뒤이어 함대가 모여 있는 지역에서 핵폭풍이 일어나며 우주선들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이미 여기저기에서 연기를 뿜어 올리던 전함 서너 대는 폭풍에 휘말려 폭발을 일으키며 분해되기도 했다.
“아군 함대 다수 피해! 카이엔 함은 격침! 라마와 아슐라트도 2척이 격침되었습니다!”
“하지만 놈도 타격을 입었다! 함대, 주포 발사!”
콰콰콰콰! 콰콰콰콰! 콰콰콰콰!
그리고 이어지는 3국 함대의 반격!
또다시 같은 부위에 섬광이 직격하자 모함이 흔들리며 쩡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소리는? 장갑의 어딘가에 균열이 생겼다! 드디어 놈의 내구력도 한계에 도달한 거야!’
“할리, 지금이다! 주포를 충전시키며 데스나이트를 진격시켜라!”
“하지만 적의 포화가 너무 거셉니다!”
“호넷의 총탄 따위는 무시해! 이번 한 번으로 승부가 결정된다! 모함에 돌입하면 호넷 따위는 문제되지 않아!”
“알겠습니다! 데스나이트, 전속 항진! 돌격하라!”
뒤이어 데스나이트가 불길을 뿜으며 돌진하려 할 때였다.
쉬지 않고 섬광이 폭발하는 후방에서 갑자기 1척의 우주선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왔다.
휘몰아치는 폭풍과 정신없이 우주 공간을 가로지르는 레이저 사이를 미끄러지듯이 빠져나오며 송곳처럼 3국 함대의 앞으로 불쑥 솟아 나오는 전함!
“뭐냐? 저 전함은?”
낯선 전함의 등장에 호크가 당혹감을 드러냈다.
그때 계기판에 떠오르는 메시지를 보던 할리가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기체 식별 코드 R-02788. 엇? 저, 저 전함은 실버스타! 아크의 우주선입니다!”
-뭐? 저게 아크의 우주선이라고?
데스나이트의 스크린 속에서 붉은학살자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 * *
“멋지군!”
아크가 휘파람을 불었다.
창밖으로는 붉게 퍼져 나가는 폭광과 사방으로 쏘아지는 레이저가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실버스타가 전장을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영상이었다. 엔진을 잃었던 실버스타가 이처럼 폼 나게 전장을 가로지를 수 있는 이유는 당연히 형상 분해 융합이 발동한 결과였다.
때는 바야흐로 10여 분 전.
그저 엔진이나 떼다 붙일 생각으로 격침된 라마 우주선의 제어 시스템을 해킹했을 때였다. 봉인되었던 10번 방의 설비가 작동하며 무라트 우주선의 특수 기기, 형상 분해 융합기가 작동하며 라마 우주선을 계란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그 계란(?)이 상부에 달라붙었을 때!
-도킹 완료! 시스템 연결 완료!
실버스타의 운영 체재가 새로운 기체에 맞춰 조정되었습니다!
한 번 전원이 나갔다가 다시 켜지며 이런 메시지가 떠올랐다. 라마 우주선을 실버스타의 형태에 맞춰 변형시킨 뒤에 결합시켜 버린 것이다.
덕분에 매끈한 유선형 몸체의 실버스타는 상부에 커다란 짐을 올려놓은 것처럼 약간 둔탁한 형태로 바뀌었다.
그러나 외형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실버스타
선체 : 중형-4등급
분류 : 전함
화력 : 35,000
속도 : B+30%
선회 : A+30%
실드 : C+30%
에너지 효율 : B+30%
※방어 : 실드
게이지: 16%
선체 장갑 내구도 : 70%
※공격 : 주포(선더볼트) 충전율 : 100%(4회 사용 가능)
기관포 4기 : 수동 사격용 탄환-70%, 응축 에너지 입자포 충전율-100%
※특수 : <광학스캐너×15>, <채프×5>, <보조 엔진>
※스킬 : <광자 이동>, <워프 항해>
합체와 동시에 변경된 실버스타의 정보창!
라마 우주선과 합체해 등급이 한 단계 올라가며 모든 기능이 30%나 상승한 것이다. 거기에 기관포도 2기가 더 추가되어 화력이 1,000이나 상승했다. 그러나 역시 지금 아크에게 가장 반가운 것은 보조 엔진! 라마 우주선의 엔진이 실버스타의 보조 엔진으로 등록된 것이다.
아크로서는 상상도 못 했던 횡재! 대박! 로또!
“크하하하! 누가 불행 유전자 보유자냐?”
덕분에 아크의 머릿속에서는 엔도르핀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머리도 팽팽 돌아갔다.
‘지금 3국 함대는 협력 체제로 모함을 공격하고 있다. 한 지점을 집중 공격하는 것을 보면 장갑을 뚫고 함 내로 돌입할 계획이겠지. 상황을 보니 실제로 성공할 것 같고. 그렇다면 여기서 머뭇거릴 이유가 없지. 3국 함대가 모함의 내부로 진입하고 나면 속도전이다. 모함 속에 있는 것은 먼저 차지하는 놈이 임자야. 그러니 먼저 들어가는 놈이 유리할 것은 당연지사!’
3국 함대가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한 아크는 바로 보조 엔진을 가동, 3국 함대의 후미로 따라붙었다. 데스나이트의 주포에 직격 당한 모함의 장갑에서 파열음이 울려 퍼진 것은 그때였다.
순간 아크는 본능적으로 소리쳤다.
“지금이다! 토리, 실버스타를 가속시켜라!”
그리고 중성자탄의 핵폭풍이 일어나는 전장을 돌파!
3국 함대의 진형을 뚫고 나온 것이다. 그렇게 수십 킬로미터 거리까지 접근하자 모함의 함포가 소나기처럼 빗발쳤다. 거기에 실버스타에 따라붙어 총격을 가하는 호넷까지!
그러나 3국 함대의 뒤에서부터 가속하며 돌진해 나온 실버스타를 제대로 타깃팅하지는 못했다.
뿐만 아니라…….
“적 탄도의 예측 데이터 업로드 완료!”
계기판을 두들기던 헤겔이 엔터를 누르며 소리쳤다.
그러자 메인 스크린에 숫자가 표시된 수십 개의 점선이 줄지어 떠올랐다.
새삼스럽지만 아직 실버스타에는 적의 포격을 요격하는 방어 시스템 GEM이 없었다. 그럼에도 아크가 GEM이 탑재된 우주선과 공중전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헤겔 덕분이었다.
그레이족의 특수 스킬 ‘탄도 예측 연산’으로 일정 포탄을 회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회피 능력에도 한계는 있었다.
헤겔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스킬을 사용할 때 필요한 기기, 컴퓨터의 한계 때문이다.
헤겔이 님프만을 이용해 스킬을 사용할 때 예측할 수 있는 탄도는 잘해야 2~3개. 그것도 이미 발사되어 날아오는 탄도의 궤도만 예측할 수 있었다. 실버스타의 컴퓨터를 이용하면 능력이 몇 배로 증폭되지만 그래도 10여 개가 한계였다.
그러나 라마 우주선과 합체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실버스타에 중앙 제어 시스템을 관장하는 메인 컴퓨터가 있듯이 라마 우주선에도 같은 컴퓨터가 있었다. 그리고 형상 분해 융합기에 의해 그 컴퓨터도 실버스타에 흡수된 것이다. 덕분에 현재 실버스타의 컴퓨터는 2개의 CPU가 장착되어 듀얼 코어로 변신!
연산 속도가 엄청나게 증폭된 것이다.
그러자 헤겔의 탄도 예측 연산도 덩달아 증폭되었다.
-Route 1 : 피격 확률 92%
-Route 2 : 피격 확률 21%
-Route 3 : 피격 확률 47%…….
스크린에 떠오른 숫자와 점선.
현재 속도를 유지하며 그 경로로 돌진할 때 받게 될 피격 예상 확률이었다.
그렇게 경로까지 표시되니 상황을 대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굳이 헤겔이 입으로 떠들지 않아도 되니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현 속도를 유지하며 루트 5로 포격을 돌파한다!”
퍼퍼펑! 퍼퍼펑! 퍼퍼펑!
실버스타가 섬광 사이로 복잡한 궤도를 그리며 비행했다.
아크가 선택한 루트 5는 피격 확률 5% 이하의 경로.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함포에 맞을 일은 없었다. 호넷의 총격까지는 예측하기 힘들어 상부 갑판에 상당수의 탄환이 박혔지만 그 정도는 무시해도 좋은 수준!
“……뚫었다!”
폭광을 뚫고 들어가자 눈앞으로 모함이 다가왔다.
아크는 3국 함대가 열심히 두들겨 너덜너덜해진 장갑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광학 스캐너 5기 투하! 100미터 간격으로 장갑과 충돌시켜라!”
텅! 텅! 틱! 텅! 텅!
실버스타에서 사출 된 광학 스캐너가 장갑과 충돌하자 반향음이 들려왔다.
스캐너를 충돌시킨 이유가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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