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319)
아크 더 레전드-319화(319/875)
[319] SPACE 7. 마법진 사건의 전말 (4)황성에 오기 전에 마틴 후작에게 이번 퀘스트의 보상으로 영지가 하사될 거라는 말을 들 때는 S-20 같은 섹터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혹성 하나를 통째로 받은 것이다.
게다가 혹성 등급 Lv.3!
혹성의 등급은 크기가 아닌 지하자원의 양으로 결정된다.
Lv.3이면 개척지의 소혹성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양의 지하자원이 묻혀 있다는 뜻!
엄청난 이득이 보장되어 있다는 말이다.
‘자, 어떠냐, 인마!’
아크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호크를 돌아보았다.
처음 호크의 하이브 투란에 갔을 때 아크는 기가 팍 죽었었다. 그리고 호크가 아크의 적이라고 선언했을 때 이미 그런 세력을 갖춰 놓은 놈을 무슨 수로 당해 내야 할지 눈앞이 깜깜했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아크도 이제 한 혹성의 영주!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이로서 은하연방은 물론 개척지까지 세력을 뻗을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이거 한동안 바빠지겠는데?’
물론 이런 이유로 바빠지는 것은 언제든 환영이다.
아크 다음으로 공적치가 높은 사람은 당연히 호크였다. 단장으로 성공적인 임무 완수를 했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 전투에서 괴생물체의 생명력을 대부분 빼놓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호크에게 주어진 보상은 다이아몬드 5개와 마리안이라는 소혹성의 개발권. 물론 아크가 받은 이큘러스와는 비교도 안 되게 작을 뿐만 아니라 권리도 일부의 개발권에 불과했다.
그리고 마리오와 네이드는 각각 다이아몬드 3개와 직업에 맞게 몇몇 자원 광산의 독점 무역권을 보상으로 챙길 수 있었다.
* * *
“아크.”
행복했던 보상 타임이 끝나고.
황성을 나오자 뒤에서 마틴 후작이 군부파 귀족들과 함께 다가왔다.
“아니, 이제 아크 경이라고 불러야겠군. 이제 명실상부한 은하연방의 귀족이니.”
“모두 후작님 덕분이죠.”
“알아주니 고맙군.”
마틴 후작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 영지는 어떤 혹성으로 받았는가?”
“이큘러스라고 하더군요.”
“이큘러스?”
“혹시 가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니, 하지만 이름은 들어 본 것 같군. 그것도 비교적 근래에. 뭐 그런 건 됐고. 그럼 스타게이트는 S-20과 이큘러스 사이를 연결하면 되겠지?”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아크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새삼스럽지만 아크는 《어둠의 전조》 퀘스트를 받을 때, 반물질의 정보를 가져오면 마틴 후작에게 +α의 보상을 받기로 합의한 적이 있었다.
아크는 이스타나로 돌아올 때도 그 보상으로 뭘 달라고 해야 할지 생각해 둔 바가 없었다. 그러나 마틴 후작에게 이번 임무의 보상으로 영지를 받게 될 거라는 말을 들었을 때 바로 떠올랐다.
바로 S-20과 새로 받을 영지를 연결하는 스타게이트!
영지를 본격적으로 개발하려면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동루트다. 그리고 S-20과 영지를 스타게이트로 묶으면 영지의 개발과 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것은 당연지사!
뿐만 아니라 S-20을 영지로 통하는 중계지점으로 삼아 섹터까지 동시에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 문제는 스타게이트 건설에 필요한 자금이다. 성간星間 이동이 가능한 스타게이트를 건설하는 데는 엄청난 자금이 필요한 것이다.
그럼에도 마틴 후작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받아들였다.
“현재 은하연방은 우주 개척의 활성화 방안으로 혹성 간의 스타게이트를 좀 더 확충시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본래 귀족의 영지는 해당되지 않는 계획이지만 이제 막 영지가 된 혹성이니 검토 중인 혹성 자료 중에 슬쩍 끼워 두면 예산을 받아 낼 수도 있겠지. 설사 쥬벨 후작이 알아챈다 해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섣불리 이의를 제기하는 못할 것이다.”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런 식으로 진행시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상관없다.
어차피 아크도 당장 이큘러스를 어떻게 할 생각은 없었다. 물론 마음은 급하지만, 당장은 혹성을 개발할 자금도 부족했고, 조사단에 참가하느라 미뤄 둔 일도 많았다.
그리고 뭐든 서두르면 탈이 나는 법. 어차피 법적으로 완전히 아크의 영지가 된 혹성이니 여유를 가지고 충분한 준비를 갖춘 뒤에 개발 작업에 착수할 생각이었다.
“너도 조금은 성장한 모양이군.”
아크의 설명을 들은 마틴 후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도 일하기 편하지. 스타게이트 건은 심사가 통과되면 최우선적으로 진행시킬 테니 걱정하지 마라. 그리고 조만간 군부 귀족들의 회합이 있을 예정이다. 너도 이제 은하연방의 귀족이니 군부의 귀족들과 얼굴을 익혀 둬서 나쁠 것은 없겠지. 아니, 영지를 관리하려면 필요할 것이다. 회합 날짜가 결정되면 연락할 테니 가능하면 참석해라. 그리고…….”
말을 이으려던 마틴 후작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몇 가지 당부할 말이 더 있었지만 급한 것도 아니니 다음 기회로 미루지. 미인 장교에게 눈치 없는 늙은이라는 욕을 먹기는 싫으니. 회합 날 보기로 하지.”
그 말을 끝으로 마틴 후작이 귀족들을 데리고 사라졌다.
“아크 님.”
그리고 미인 장교가 다가왔다.
“얘기 들었어요, 자작 작위를 받으셨다고.”
자기 일처럼 기쁜 표정으로 말해 주는 사람은 이리나였다.
아크가 무안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그런데 이리나 님은 뭔가 받으셨어요?”
“저도 대위로 진급했어요. 2계급 특진이에요!”
“아! 네…….”
아크는 이리나가 가리키는 계급장을 바라보며 속으로 한숨을 불어 냈다.
물론 이리나가 진급한 게 싫어서는 아니었다.
좀 뜬금없는 말이지만 사실 아크는 워프 항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워프 항해는 수천수만 광년 떨어진 혹성으로 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그동안 할 일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1~2시간 거리라면 그나마 낫지만 이스타나에서 개척지까지 한 번에 이동할 때 소요되는 시간은 20시간 이상!
뭐 그때는 미뤄 두었던 현실의 일을 하거나 잠을 자며 보냈지만 워프 항해가 잦아질수록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임무를 마치고 귀환할 때는 20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실버스타에 이리나가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만약 이리나가 앞으로도 나와 함께 다닐 수 있다면…….’
20시간이든! 30시간이든!
은하계 어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갈 수 있으리라.
게다가 이리나는 전사로서도 꽤 수준이 높은 유저였다. 단순히 아크의 여자 친구로서가 아니라 다크에덴의 전력으로서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때문에 이참에 아크는 이리나에게 진지하게 스카우트 제의를 해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냥 진급도 아니고 2계급 특진이 되어 대위가 되어 버린 것이다. 남자 친구랍시고 이런 상황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 아크의 속내를 알 리가 없는 이리나는 연신 미소가 넘치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모두 아크 님 덕분이에요.”
“에이, 그건 아니죠. 호크의 덕도 있어요. 한 10% 정도?”
“어쨌든 모처럼 승진했으니 제가 한턱 쏠게요. 이번 주 일요일 어때요?”
“저야 언제나 때땡큐죠.”
“그럼 저는 회의가 있으니 먼저 가 볼게요.”
“아, 중앙사령부로 가는 거죠? 저도 그쪽이니 같이 가죠.”
아크가 얼른 이리나 옆에 따라붙었다.
이번에 헤어지면 각자 다른 곳에서, 문자 그대로 이역만리異域萬里 떨어진 곳에서 지내게 된다. 뭐 이번 일요일에 만나기로 했지만! 어쨌든 막상 헤어지려니 1분 1초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가능한 한 천천히 타투인을 가로질러 다시 중앙사령부에 도착. 정문에서 그녀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도크로 향하자 실버스타가 눈에 들어왔다.
“오! 아크다!”
“왔구나! 어이, 갔던 일은 어떻게 됐어?”
“그래서? 황제에게 뭘 받았어?”
아크가 승선하자 슬레이와 카야 들이 몰려들어 질문을 퍼부었다. 아크가 받은 보상에 따라 슬레이 들이 받을 몫도 달라질 테니 당연한 관심이었다. 아크는 그런 슬레이 들을 헤치며 선장석에 앉아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가면서 얘기하자. 토리, 기체 상태는?”
“언제든지! 어디든지 갈 수 있습니다! 명령만 내리십시오!”
“좋아. S-20으로 돌아간다. 출항!”
“실버스타 발진!”
쿠쿠쿠쿠! 푸화아아아아-!
뒤이어 실버스타가 돌풍을 일으키며 떠올랐다.
* * *
“……아크!”
은빛을 뿌리며 창공으로 떠오르는 실버스타.
중앙사령부의 도크에서 가늘게 뜬눈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검은 아머에 검은 망토, 한쪽 눈에는 안대를 하고 있는 남자, 호크였다.
노골적인 적의를 띠며 실버스타를 지켜보던 호크가 몸을 돌리며 부하들을 돌아봤을 때였다.
-어이, 호크!
님프가 울리며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호크가 미간을 좁히며 입을 열었다.
“칼리? 네가 어떻게?”
-어쩌다 보니 잠시 은하연방에 들르게 됐어. 그런데 마침 네가 타투인에 와 있다는 말을 들어서 말이야. 전해 줄 말이 있어서 연락해 봤어.
“전해 줄 말?”
-얼마 전에 우연히 오행문五行紋이라는 것을 손에 넣었는데 말이야. 네가 전부터 어리티우스의 유물을 찾고 있었던 게 생각이 나더라고. 혹시 필요하지 않냐?
“공짜는 아니겠군. 게다가 일부러 먼저 연락을 해 왔다면, 뭔가 원하는 것이 있나?”
-후후후, 역시 호크. 말이 통한다니까. 어때? 거래해 볼 생각 있어?
“일단 조건부터 들어 보고 결정하지.”
-좋아. 하지만 여기서 만나는 건 좀 곤란해. 아무리 나라도 이런 곳에서는 안전을 장담할 수 없거든. 알지? 그러니 좌표를 보내 주지. 내일쯤 거기서 보자고.
그 말을 끝으로 통신이 끊어졌다.
“오행문이라…….”
중얼거리던 호크가 할리를 돌아보며 말했다.
“할리, 적당한 부하를 골라 이제부터 아크의 움직임을 주시하라. 그리고…….”
호크가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잠시 후 슬쩍 입 끝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발렌시아라는 녀석을 찾아봐라.”
* SPACE 8. 아크의 고민 (1)
슈슈슈슈!
파고스 화산에 자리잡은 S-20.
입구의 관리사무소 뒤편의 비행장에 1척의 우주선이 착륙했다. 유선형의 은빛 동체 상부에 마치 2층 버스처럼 커다란 타원형 동체가 하나 더 붙어 있는 형태의 우주선. 얼마 전 4등급 전함으로 업그레이드된 실버스타였다.
“어? 형님!”
실버스타에서 내리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그란 눈으로 아크를 바라보는 사람은 아스란이었다.
아스란은 낯선 우주선이 착륙하자 주차요금을 받으러 오다가 아크가 내리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원래 있던 우주선은 어쩌고요?”
“이게 실버스타다.”
“네? 이게 실버스타? 하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뭐 개조된 거라고 생각하면 돼.”
“음, 뭐랄까…… 그래도 저는 이전 모양이 더 마음에 들었는데…….”
아스란이 아쉬운 표정으로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렸다.
사실 그 부분은 아크도 동감이었다. 원래 실버스타는 매끈하게 쫙 빠진, 날렵하게 생긴 우주선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형상 분해 융합으로 라마 우주선―형상을 실버스타와 결합할 수 있게 변화시켰지만―이 상부 갑판에 붙어 둔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성능은 확실하게 올라갔다.
둔탁한 느낌이 들지만 속도나 선회는 오히려 빨라졌다. 거기에 기관포도 2대에서 4대로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실드나 장갑, 주포의 위력도 상승했다. 그러나 이번 업그레이드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성능 향상보다 정보였다.
다른 우주선, 그러니까 적어도 일반적인 조선소에서 구입한 우주선은 기체를 업그레이드하려면 전문 업체에 맡겨 개조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아크도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우주선 성장 방식을 알게 된 것이다.
폐선을 흡수해 성장하는 형상 분해 융합술!
물론 이 기술을 사용하려면 실버스타와 규격이 맞는 폐선이 재료로 필요하다. 폐선은 인양 해다 팔면 돈이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공짜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전문 업체에 맡겼을 때처럼 입맛대로 개조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따로 전문 업체에 맡길 필요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입맛대로 개조할 수 없다는 것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뜻하지 않았던 대박―엄청난 비용을 들여야 장착할 수 있는 장비품이나 기능―이 터질 수도 있다는 뜻!
‘뭐 외형에 연연할 이유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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