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341)
아크 더 레전드-341화(341/875)
[341] SPACE 6. 세 번째 신기. 그리고? (3)그건 보스전 역시 마찬가지!
“자, 덤벼라!”
아크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이퀄라이저를 뽑아 들었을 때였다.
위잉- 푸슈슈슈! 푸슈슈슈!
검은 기류 속에 떠있던 갑각의 껍질이 좌우로 갈라졌다.
그리고 느닷없이 10여 발의 소형 미사일이 쏟아져 나오는 게 아닌가? 아니, 정확히는 미사일이라기보다는 바닥에 쌓여 있는 껍질과 비슷하게 생긴 곤충 형태의 포탄이었다.
그러나 위력은 미사일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콰콰콰콰! 콰콰콰쾅-!
1발 1발이 수류탄과 같은 파괴력을 가진 포탄!
게다가 이 포탄들은 금속체가 아니라 소드 디펜스도 먹히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설상가상, 호밍Homing 기능까지 붙어 있어 평범한 회피 동작 따위로는 피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썩어도 아크!
‘그래, 그런 거였군. 이런 상대라면…….’
놈의 스타일을 미처 눈치채지 못해 첫 포격에 적지 않은 부상을 입었지만!
아크는 바로 대응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팬텀 부츠! 영혼의 질주!”
위잉- 푸슈슈슈! 푸슈슈슈!
그때 또다시 10여 발의 포탄이 아크를 향해 날아왔다.
그러나 이전과는 상황이 달랐다. 스킬을 발동시키고 발을 움직이자 몸이 검은 기류에 휩싸이며 한층 더 투명하게 변했다. 그러자 미처 피하지 못한 포탄에 적중돼도 2발 중 하나는 그대로 몸을 관통하며 지나가 폭발했다.
이게 장거리 공격의 50%를 회피하는 영혼의 질주 효과!
‘쓸 만한 스킬이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설마 이 정도로 효과가 있을 줄이야!’
강력한 아이템은 언제나 유저를 기쁘게 만들어 주는 법!
덕분에 전의가 상승한 아크가 팔을 뻗으며 소리쳤다.
“바사크, 실드로 돌아와라!”
-네, 형님!
바사크가 액체로 변해 아크의 팔에 휘감겼다.
다수의 약한 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골렘 상태가 유리하지만, 아직 레벨이 낮아 지금처럼 보스 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자칫 한 방에 박살 날 위험이 있다.
이럴 때는 차라리 실드로 사용해 미처 피하지 못하는 포탄을 막아 내는 편이 유리한 것이다.
“됐다! 준비 완료! 바이우스 실드!”
아크가 실드를 펼치며 레주트를 향해 돌진했다.
레주트가 또다시 10여 발의 포탄을 쏟아 냈지만 영혼의 질주 효과로 절반은 맞아도 그냥 관통할 뿐이었다. 거기에 그동안 갈고닦은 회피 동작과 검격, 그리고 바이우스 실드까지 동원하자 대부분의 포탄을 어렵지 않고 막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단숨에 레주트 앞에 도착!
“자, 이제 내 차례다! 카프레 검술 3식, 갤럭시 소드!”
수십 개의 검광이 레주트를 갈가리 찢으며 소용돌이쳤다.
아크는 그 일격으로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직후.
갈가리 찢겨 나갔던 검은 기류가 순식간에 다시 합쳐졌다. 그리고 뻗어 나오는 서너 줄기의 검은 촉수!
엉겁결에 실드와 검으로 촉수를 쳐 냈지만 아크는 단숨에 십여 미터나 튕겨 날아갔다. 그리고 채 자세를 잡기도 전에 10여 발의 포탄이 날아들었다.
콰콰콰쾅! 콰콰콰콰쾅-!
영혼의 질주는 움직일 때만 적용되는 효과.
멈춰 있는 상태에서 포격에 휩싸이자 생명력이 쫙 빨려 나갔다. 그러나 아크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생명력이 아닌 레주트의 생명력이었다.
“새, 생명력이 1%도 줄어들지 않았잖아?”
갈가리 찢겨 흩어졌었던 주제에 생명력은 여전히 만땅!
그런 상황은 이후로도 계속 반복되었다. 포탄을 피하고 촉수를 쳐 내며 돌진해 몇 번이나 검격을 날렸지만 검은 기류가 갈라지는 것은 한순간. 곧바로 다시 합쳐져 촉수를 뿜어내며 반격을 가해 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아크의 생명력은 꾸준히 줄어 이제 고작 30%.
‘빌어먹을, 드레그들과 싸우느라 이제 회복 앰플도 하나밖에 안 남았는데…… 그나마 하급이라 사용해 봤자 회복되는 생명력은 고작 500이다. 그 정도는 포격을 제대로 맞으면 한 방에 날아가. 이런 상황에서는 생명의 오브 정도가 아니면 별 의미가 없어.’
그러나 차마 생명의 오브는 쓸 수 없었다.
3시간이 넘게 슬라임을 도살해 겨우 손에 넣은 회복 아이템이다. 그사이에 두 번이나 밤을 맞이해 실제로 걸린 시간은 무려 7시간. 그런 아이템을 채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써 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공격이 통하지 않으니 회피에 집중하며 자렌족의 증표로 회복에 전념하고 있었지만 그것도 언 발에 오줌 누기. 한바탕 포격이 쏟아지면 몇 배의 생명력이 증발했다.
‘그리고 생명의 오브를 사용한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야. 놈에게 대미지를 입히지 못하면 생명력을 100%로 회복해 봐야 더 많이 얻어맞고 죽을 뿐이다. 게다가…….’
아크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우측 상단의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적용 중인 스킬 : (영혼의 질주) 남은 시간 5분 23초…….
전투가 시작된 지 이미 15분이 지났다.
제대로 공격도 못 하는 상태에서 그만큼이라도 버틴 것은 영혼의 질주 덕분.
그러나 영혼의 질주도 이제 5분밖에 남지 않았다.
영혼의 질주가 해제되면 포탄으로 받는 대미지가 배가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설사 생명의 오브로 생명력을 100% 회복한다고 해도 그 상태로는 채 10분도 버티지 못하리라.
‘그 전에 놈에게 대미지를 입히는 방법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
무적의 몬스터 따위가 있을 리가 없다.
분명 어떤 식으로든 대미지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리라. 그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는 한 회복 앰플도, 생명의 오브도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15분 동안 갖은 방법을 동원해 베고, 찢고, 아예 박살까지 내 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생명력이 간당간당한 아크 입장에서는 정말이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분명히 실체가 있는데도 검은 물론 수류탄을 폭발시켜도 대미지를 받지 않는 것이다.
마치 이 혹성, 귀암성처럼 말이다.
“……귀암성?”
아크가 퍼뜩 고개를 들어올린 것은 그때였다.
‘가만? 그러고 보니 여기는 귀암성이었지? 실체가 없는, 구시대의 영혼이 존재하는 곳이다. 인쿼리에서 배운 하자스카를 사용하지 않으면 올 수도 없고, 설사 와도 NPC나 드레그는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 드레그와 싸울 때도…….’
드레그와 싸우던 도중에 하자스카의 효과가 사라진 적이 있었다. 그때 아크는 드레그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거대한 먹구름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사방에서 대미지는 계속 들어와 눈 깜빡할 사이에 죽을 뻔했던 기억이 있었다. 때문에 그 뒤로는 하자스카 효과가 사라지지 않도록 계속 신경 쓰고 있었지만 신기에 정신을 팔고 있는 사이에 사라져 있었다.
‘어쩌면 저놈도…….’
“나와라, 샤이어! 룬 문자 각인술 하자스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아크는 곧바로 하자스카를 발동시켰다. 그리고 날아드는 촉수를 피하며 레주트를 살펴봤지만 별다른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젠장, 이것도 아닌 건가? 아니, 아직이다. 속단하기는 일러. 어차피 이제 내게는 시간이 얼마 없어. 그리고 다른 방법도 없다. 뭐가 됐든 끝까지 해 보는 수밖에 없어!’
위잉- 푸슈슈슈! 푸슈슈슈!
“영혼의 질주!”
아크는 기류의 폭풍을 일으키며 포탄 사이를 질주했다.
그리고 백팩에 남아 있는 수류탄을 몽땅 꺼내 레주트를 향해 집어 던졌다.
뒤이어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수류탄!
폭발이 일어나자 레주트의 몸이 갈가리 찢어지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여기까지는 이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저건?”
아크의 눈동자가 빛난 것은 그때였다.
사방으로 흩어졌다가 다시 합쳐지는 검은 기류.
그 사이에서 희미하지만 붉은 빛을 내는 구슬 몇 개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중심부에 떠 있는 갑각과 마치 신경세포 같은 실타래로 연결되어 있는 구슬. 지금까지 몇 번이나 레주트의 몸을 해체했지만 하자스카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던 것이었다.
여기까지 오면 더 이상 의심의 여지도 없었다.
‘저거다! 저게 놈의 실체였어!’
“소닉 소드!”
아크가 몸을 날리며 검기를 내뿜었다.
그러자 엉겨 붙던 검은 기류가 다시 확 퍼져 나가며 구슬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사이 거리를 좁힌 아크의 손에서 백색 검광이 춤을 추었다.
콰콰콰콰! 퍼펑-!
연이어 검격을 날리자 폭음이 울리며 구슬이 터져 나갔다.
그러자 구슬이 붙어 있던 부위의 검은 기류가 본체와 합쳐지지 못하고 떨어져 나갔다. 동시에 지금까지 미동조차 없던 레주트의 생명력이 단숨에 10%나 빨려 나갔다.
“찾았다! 네놈의 약점!”
크아아아아악! 크와아아아!
그때 레주트가 처음으로 비명 같은 괴성을 터뜨리며 촉수를 뻗어 왔다. 황급히 바이우스 실드를 치켜들자 텅 소리가 울리며 몸이 수 미터나 튕겨 나왔다.
동시에 간당간당한 생명력이 또 줄어들었지만 아크의 입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하! 망할 자식, 이제야 비명을 지르는군. 하지만 이제 와서 그래 봐야 소용없어. 그동안 잘도 날 샌드백 취급했겠다? 이자까지 쳐서 제대로 갚아 주마! 기갑무장! 광전사!”
지금까지는 아예 공격이 통하지 않으니 배틀슈트나 광전사를 사용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방법을 찾았으니 이제 전력을 다해 싸우는 일만 남았다.
그리하여 아껴 왔던 스킬 대방출!
“속전속결이다! 소닉 소드!”
배틀슈트로 모든 능력치 35% 증가!
거기에 광전사 효과로 모든 스킬 효과 1.5배!
완전한 전투 모드로 돌입하자 같은 소닉 소드라도 위력이 전혀 달랐다.
검기가 적중하자 레주트의 몸이 폭발하듯 갈라졌다. 그리고 드러나는 구슬! 거기에 소나기 같은 검격을 퍼부어 대자 또다시 폭발이 일어나며 놈의 몸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레주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아크가 약점을 밝혀내자 놈도 위기를 느꼈는지 이전보다 더욱 격렬하게 저항했다. 쉬지 않고 촉수를 뻗어 내고 중간중간 10여 발의 포탄을 날리며 아크를 밀어냈다.
위잉! 위잉! 퍼퍼퍼펑! 콰콰콰콰!
아크와 레주트 사이에서 연이어 폭발이 일어났다.
그때마다 얼마 남지 않은 아크의 생명력도 뚝뚝 떨어졌다. 30%에서 25%로, 25%에서 20%로, 급기야 10% 아래까지 내려가 빈사상태에 빠지기까지는 순식간이었다.
‘젠장, 놈의 약점을 알아내는 게 5분만 빨랐어도…….’
한결 여유 있게 싸울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이제 어둠의 질주 효과도 채 1분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처럼 생명력이 10%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어둠의 질주 효과까지 사라지면 한순간에 사망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싸울 상황이 아닌 것이다.
‘지금의 생명력으로는 놈의 공격을 한 번도 버텨 내기 힘들다. 하지만 놈도 이제 생명력이 50%밖에 남지 않았어. 구슬 하나에 10%니 남은 구슬은 5개! 지금처럼 싸워서는 놈보다 내가 먼저 당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 이번 공격으로 승부를 낸다!’
아크가 검을 움켜쥐며 레주트를 노려보았다.
동시에 갑각의 껍질이 열리며 10여 발의 포탄이 날아왔다.
“회복 앰플! 쿠휀의 보갑 옵션 스킬 앙크 발동!”
아크가 포탄을 향해 돌진하며 소리쳤다.
가지고 있는 회복 아이템과 스킬을 몽땅 발동!
동시에 님프에 장착되어 있던 회복 앰플이 체내에 주입. 그리고 쿠휀의 보갑이 빛에 휩싸이며 바닥까지 내려가 있던 생명력이 단숨에 1,500이나 회복되었다.
콰콰콰콰! 콰콰콰콰쾅-!
포탄이 쏟아지며 주위가 연기에 휩싸인 것은 그때였다.
그러나 다음 순간, 넘실거리던 연기가 확 갈라지며 아크가 솟아 나왔다. 생명력을 회복하며 공격을 받아내고 돌진! 아크는 뒤이은 촉수의 공격까지 실드로 받아 내며 그대로 레주트의 몸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갑각을 중심으로 뭉쳐 있는 검은 기류는 촉수처럼 닿기만 해도 대미지가 들어왔다.
사실 접근전을 할 때 가장 위험한 것은 그것.
검기에 떨어져 나가는 검은 기류에 닿아도 중독된 것처럼 생명력이 쭉쭉 빨려 나가는 것이다. 하물며 아예 레주트의 몸속에 들어오니 기껏 채워 놓은 생명력이 엄청난 속도로 바닥을 향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크는 그대로 버티고 서서 이퀄라이저를 회전시켰다.
“카프레 검술 3식, 갤럭시 소드! 회回!”
뒤이어 회오리를 일으키며 뻗어 나오는 백색 검광!
수십 개의 검광이 스파크를 일으키며 회전하자 레주트의 태풍에 말려 올라가는 연기처럼 확 퍼지며 사라졌다. 그리고 떠오르는 갑각 주위의 구슬 5개! 순간 아크가 회오리치는 검영의 기세에 몸을 싣고 팽이처럼 회전하며 소리쳤다.
“18연타!”
투콰콰콰콰콰콰콰콰!
하이퍼 드론의 어깨에서 증기가 뿜어지며 강철 주먹이 폭사되었다.
아예 레주트의 몸속으로 들어와 팽이처럼 회전하며 주먹을 내뻗자 궤도상에 떠 있던 4개의 구슬이 순식간에 가루로 변하며 사라져 갔다.
이제 남은 것은 머리 위. 허공에 둥둥 떠 있는 갑각의 바로 아랫부분에 박혀 있는 구슬 하나뿐이었다.
18연타가 멈추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검은 기류가 갑각 주위로 뭉치더니 빠르게 상승하며 도망쳤다.
“어림없다! 무장?결박!”
그때 아크가 바닥에 누우며 소리쳤다.
순간 하이퍼 드론의 가슴이 개방되며 광사가 폭사되어 갑각을 휘감았다.
그리고 확 잡아당기자 갑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18연타!”
투콰콰콰콰콰콰콰콰!
또다시 난무하는 강철 주먹!
그렇게 마지막 구슬까지 깨져 나가자 찢어지는 비명이 울리며 검은 기류가 사라졌다. 동시에 연이은 스킬로 마나가 소진된 배틀슈트가 떨어져 나가며 메시지가 떠올랐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헉헉헉. 이, 이긴 건가?”
아크가 바닥에 대자로 누운 채 떠듬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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