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373)
아크 더 레전드-373화(373/875)
[373] SPACE 8. 에이션트 나쿠마 (4)눈앞에 주르륵 떠오르는 메시지!
마침내 에이션트 나쿠마의 숨통이 끊어진 것이다.
그와 함께 발판이 사라져 아크의 몸이 끝도 보이지 않는 구멍 속으로 떨어졌다. 레벨 업 메시지를 보고 긴장을 풀었다면 그대로 바닥까지 추락해 박살이 났으리라.
그러나 아크는 이미 이런 상황까지 계산하고 있었다.
“날아라, 슈퍼 보드!”
아크가 에어보드를 꺼내 올라탔다.
그리고 폭발로 생긴 상승 기류를 타고 단숨에 밖으로 튕겨 올라왔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 사이로 마틴 후작이 타고 있던 촉수 뭉치가 연쇄적인 폭발을 일으키며 사라지는 장면이 눈에 들었다. 그리고 반짝이는 물체가 흩어지는 것까지!
쿵! 쿵! 쿵! 데굴데굴.
그리고 바닥을 들이받으며 데굴데굴.
굴러가던 아크가 발딱 일어나 한쪽으로 뛰어갔다.
촉수 뭉치가 폭발하며 튀어나온 반짝이는 물체는 보나 마나 전리품! 나쿠마를 잡을 때는 모든 전리품을 혼자 독식했지만 아무리 특무대원들이라도 보스 몬스터의 전리품까지 양보하지는 않을 터. 대원들이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하나라도 더 챙기려는 몸부림이었다.
그리고 일단 가장 커 보였던 것부터 캐치!
신비하게 흔들리는 망토(???)
아이템 타입 : 망토 착용 제한 : 레벨 150
방어력 : 30 내구도 : 60/100
반투명한 상태로 유령처럼 펄럭이는 신비한 재질의 망토입니다. 당신은 이런 재질의 섬유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당연합니다. 보고된 적이 없으니까요. 그러니 직접 분석해 보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효과가 있습니다.
《아이템 분석 스킬 Lv.3 요구》
왠지 미끈거리는 감촉의 망토였다.
어차피 미확인 아이템이니 살펴보고 말고 할 것도 없다. 게다가 어둡다고는 하지만 주변에 특무대원들이 있으니 일단 처묵처묵. 그리고 탐욕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니 근처에 작은 아이템이 몇 개 더 떨어져 있었다.
영혼석(???)
아이템 타입 : 성장
투명한 유리질 속에 검은 기운이 일렁이는 신비한 광석입니다. 숙련된 개척자인 당신은 그 속에 숨겨진 강력한 힘의 존재를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 힘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 광석에 깃들어 있는 힘의 정체를 알아내려면 첨단 기기로 분석해 보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효과가 있습니다.
《아이템 분석 스킬 Lv.4 요구》
‘영혼석?’
어째 이름부터 수상한 광석이다.
혹성 전체를 기이한 상태로 만들어 버린 타이탄 등급의 보스 몬스터가 떨어뜨린 전리품치고는 약간 실망스러운 감이 있었지만 확인하는 데 필요한 분석 스킬 레벨은 망토보다 높은 4! 적어도 흔히 볼 수 있는 광석은 아니라는 말이다.
당연히 그것도 남들 눈에 띄기 전에 처묵처묵.
“아크 님!”
대원들이 다가온 건 그때였다.
“이건…… 좀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찜찜한 눈으로 아크를 바라보며 말했다.
순간 아크는 전리품을 슥삭 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따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대원들은 약간 거리를 벌린 채 아크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을 이었다.
“그건 라마족의 배틀슈트가 아닙니까?”
“왜 아크 님이 라마족의…….”
아크는 그제야 자신이 아직 하이퍼 드론을 입고 있음을 깨달았다. 사실 아크가 전투 초기에 배틀슈트를 입지 않은 것은 이런 질문을 받게 될 것 같아서였다.
헉슬러는 이미 동생(?)이 된 상태라 깊이 파고들지 않았지만 대원들은 아크가 배틀슈트를 입은 것을 처음 보는 것이다.
게다가 기관병인 헉슬러와 달리 이들은 전투원.
실제로 전장에서 라마족과 싸운 경험이 있는 만큼 반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냥 어영부영 넘어갈 상황이 아닌 것이다.
“그게…….”
덕분에 아크가 난감해하고 있을 때였다.
대원들을 비집고 나온 페이가 와락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멍청이들, 뭘 따지고 있는 것이냐? 네놈들의 목숨이 왜 아직도 붙어 있는지 모르는가? 아크가 목숨을 걸고 전황을 바꿔 주었기 때문이다! 부끄럽게도 네놈들이 숨을 쉬고 있을 수 있는 것은 아크 덕분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아크가 적군의 배틀슈트를 입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네놈들은 생명의 은인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냐?”
“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페이의 말대로다.”
뒤에서 마틴 후작이 끼어들었다.
“아크는 은하연방의 영웅이기 이전에 개척자. 우주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저런 일도 생기는 법이지. 일단 그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면 될 것 같은데? 그리고 지금은 그런 사소한 문제나 따질 때도 아니다. 좀 전부터 내 님프가 울고 있다고.”
마틴 후작이 자신의 님프를 툭툭 치며 말했다.
-후작님, 지지지…… 위급합니다…… 이제 곧…… 지지지…… 서둘러…….
님프에서 노이즈에 섞인 헉슬러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관병들에게 뭔가 일이 생겼다는 뜻이다.
“특무대, 바로 올라간다!”
페이가 지체 없이 밖으로 연결된 길을 뛰어오르며 소리쳤다. 그 뒤를 쫓아 아크와 마틴 후작, 20여 명의 대원들이 나선형의 길을 따라 석판 밖으로 뛰어 나왔다.
“뭐, 뭐야? 여기가 정말…….”
순간 아크와 대원들은 우뚝 걸음을 멈추고 놀란 눈으로 주위를 훑어보았다. 밖은 비상정으로 착륙했을 때부터 쉬지 않고 몰아치던 모래 폭풍이 거짓말처럼 멈춰 있었다.
그리고 드러난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
청색과 갈색, 푸른색의 유리질이 섞인 모래가 깔려 있는 벌판에 빛이 닿자 황홀할 정도로 신비로운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경치 감상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 신비로운 빛을 뿜어내는 벌판 저 편에서 엄청난 숫자의 나쿠마 떼가 다가오고 있었다. 아크가 유인해 발을 묶어 놨던 나쿠마 떼가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아래에서 너무 시간을 지체했군.”
“지금 전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숫자입니다.”
“이미 이 혹성의 문제는 해결된 것 같으니 여기서 버틸 이유는 없지.”
지금 아크 일행의 머리 위에는 검은 장막, 그러니까 흑점이 사라지고 한없이 백색에 가까운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에이션트 나쿠마를 처리한 덕분에 이큘러스가 본래의 상태로 돌아갔다는 증거였다. 그렇다면 외계와 통신도 할 수 있다는 뜻!
“무리한 전투를 할 이유가 없다. 이 혹성 근처에 연방의 수색대가 있을 확률이 높다. 일단 이 자리를 벗어난 뒤에 구조 신호를 보내 수색대를 부르는 편이 좋겠다.”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때 아크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 말에 마틴 후작과 페이, 대원들이 ‘?’를 띄우며 아크를 따라 고개를 들어 올렸을 때였다. 문득 하늘 저편에 수십 개의 광점이 떠오르더니 엄청난 속도로 다가왔다.
그리고 다음 순간!
콰콰콰콰! 콰콰콰콰! 콰콰콰콰!
나쿠마가 모여 있던 대지가 통째로 폭발하며 불길이 치솟아 올라왔다.
그리고 그 뒤를 쫓듯이 수백 척의 우주선이 나타났다. 하늘을 뒤덮을 듯이 거대한 전열함과 모래 바람을 일으키며 속속 착륙하는 수백의 우주선에 새겨져 있는 마크는 은하연방!
우주선에서 내리는 사람은 연방군과…….
“아크 님!”
……이리나였다.
* SPACE 9. 쉴 틈이 없도다! (1)
“흐음…….”
“훗, 어떻습니까?”
“확실히 임팩트는 있군.”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는 게임특종의 메인 MC를 맡고 있는 이지웅이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은 갤럭시안에서 소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 프로그램의 기자였다.
“임팩트만이 아니잖아요! 보십시오! 혹성 하나가 통째로 사라졌다가 나타난 거라고요! 게다가 혹성 주위에 모여 있는 우주선을 보십시오! 전시에나 동원되는 은하연방의 전열함! 거기에 따라붙은 고속정만 수백 기입니다! 보통 사건이 아니라고요!”
소린이 흥분한 얼굴로 모니터를 가리키며 침을 튀겼다.
그의 말대로 USB가 꽂혀 있는 모니터에는 놀라운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우주 공간에 떠 있는 거대한 전열함과 수백 기의 고속정 편대. 일단 그것만으로도 장관이었다.
그런데 다음 순간, 우주선이 모여 있는 장소 앞에서 흐릿한 구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점점 또렷해지며 형태를 갖춰 가는 구체는 놀랍게도 혹성!
돌연 혹성 하나가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도 은하연방에서는 어떤 발표도 없다?”
“네, 핵심은 그거죠.”
소린이 손가락을 튀기며 대답했다.
“제가 펜타곤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추적한 직후에 웨어 벨트가 군사작전 지역으로 선포되었습니다. 실전 훈련이니 민간 우주선이 진입하면 위험하다는 이유였죠. 하지만 제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군사훈련 같은 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8광년 떨어진 소혹성 뒤에 숨어서 슈퍼 광학 망원경으로 예의 주시하다가 이 영상을 촬영하게 된 겁니다. 저의 저널리스트로서의 근성과 제 애함愛艦 저널리스타의 슈퍼 망원경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죠.”
“이 혹성에 대해서는 알아봤나?”
이지웅이 히히거리는 소린을 바라보며 물었다.
“당연하죠. 좌표를 검색해 보니 이큘러스라는 혹성이더군요.”
“이큘러스? 원래 있던 혹성이었다는 말이군.”
“네, 더 놀라운 사실은 이큘러스가 얼마 전까지 은하연방의 황제가 한 유저에게 영지로 하사한 혹성이라는 점입니다.”
“유저의 영지 혹성이라고? 누구?”
“아크입니다.”
“누구라고? 아크? 아크라면…….”
“네, 벨타나의 영웅. 그리고 얼마 전 우주 마법진 조사의 최고 공적자. 그때 아크가 받은 보상이 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기적으로 보면 그게 이큘러스였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혹성이 사라졌다가 나타난 거죠. 그리고 웨어 벨트에 군사작전 지역까지 선포한 연방군의 움직임. 아직 정확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이때 이큘러스에는 은하연방 군부의 실세로 알려진 마틴 후작이 있었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은하연방에서는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때요? 들으면 들을수록 특종 냄새가 팍팍 풍기지 않습니까?”
“……확실히. 이건 기삿감이 되겠어.”
이지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곧 곤란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하필이면 아크라는 게 문제로군.”
“그게 왜 문제가 되는데요? 아크라고요. 그가 뉴월드의 아크와 동일인이든 아니든 꽤 알려진 이름입니다. 다른 사람이라도 ‘그’ 아크와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게이머가 갤럭시안에서 활약을 펼친다면 그것만으로도 화제성이 있지 않습니까?”
물론 화제성이 있었다.
뉴월드의 ‘그’와 별도로 생각해도 근래 아크의 활약은 심상치 않은 것이다. 하물며 뭔가 비밀스러운 냄새가 풍기는 이런 사건까지 얽혀 있다.
아크를 취재해 은하연방에서 숨기는 사건의 전모를 밝혀 방송할 수 있다면 소린의 말대로 특종이 될 확률이 높았다.
단, 아크를 취재할 수 있다면 말이다.
“아크는 PD님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저야. 네 말대로 화제성이 있으니까. 때문에 몇 번이나 정식으로 취재 요청을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어.”
“네? 왜요?”
“알면 답답하지나 않지.”
이지웅이 짜증 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뭐 유저 중에는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사람도 종종 있지만 아크의 경우는 정도가 심해.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고 사전에 합의된 간단한 내용만 인터뷰를 하겠다고 해도 거절하더군. 심지어 정혜선이 직접 인터뷰를 하겠다고 했는데도 말이야.”
“정혜선 씨요? 혜선 씨가 인터뷰도 합니까?”
“혜선 씨가 직접 부탁하더군.”
“……그런데도 거절했다는 말입니까?”
소린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정혜선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여자 연예인이다.
평범한 유저라면 그녀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되레 취재를 해 달라고 매달리리라. 그런데 거절이라니? 게임특종의 기자로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아직 정혜선과 제대로 인사도 못 해 본 소린은 괜히 울컥 치밀었다.
그러나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로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한다는 건 뭔가 이상해. 그리고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벨타나에서부터 이큘러스까지의 수상한 행적…….’
저널리스트로서의 감이 말한다. 뭔가 있다고!
소린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어쩌면 이번 일이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잠시 생각하던 이지웅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타초경사打草驚蛇라는 말을 아나?”
“에…….”
“풀을 건드려 뱀을 놀라게 한다는 말이지. 요즘은 괜한 짓으로 상대를 자극하면 귀찮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지만, 원래 삼십육계에 나오는 전략 중 하나로 일부러 주변을 자극해 적을 밖으로 끄집어 내는 방법을 가리키는 말이야.”
이지웅의 친절한 설명에 소린의 눈에 ‘?’가 떠올랐다.
뭔 말인지는 알겠는데 그게 지금 일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그런 의미의 ‘?’지만 이어지는 이지웅의 말에 소린은 무릎을 탁 쳤다.
“이번 혹성 실종 사건을 은하연방은 쉬쉬하고 있다.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숨길 필요가 있다는 말이지. 그걸 우리가 터뜨리는 거야. 온갖 억측을 덧붙여서. 어찌 됐든 이큘러스는 아크의 영지 혹성. 우리가 그런 식으로 터뜨리면 아크가 어떻게 나오겠나?”
“……이의를 제기하겠죠.”
“그러면 우리는 당연히 사과를 하고 자세한 사정을 들어 봐야겠지.”
“……인터뷰로군요.”
“그런 거지.”
이지웅이 눈동자를 빛내며 몸을 일으켰다.
“지금 바로 기사 내용을 정리해서 가져와. 난 PD님과 얘기 좀 해 봐야겠어. 기사의 제목이 결정되는 대로 이번 주 게임특종의 광고에 추가한다. 아크에게 연락이 오면 좋고, 연락이 오지 않으면 네 영상과 기사를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다.”
“네! 알겠습니다!”
동시에 자판 위에서 소린의 손가락이 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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