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374)
아크 더 레전드-374화(374/875)
[374] SPACE 9. 쉴 틈이 없도다! (2)-혹성 실종의 미스터리!
며칠간 사라졌던 혹성이 돌연 다시 나타나다!
사라진 혹성이 나타나기 전의 연방 함대의 수상한 움직임!
사라진 혹성에서 아크와 은하연방 군부의 실세 마틴 후작 비밀 회동?
사라진 혹성은 자연현상인가? 밝혀지지 않은 우주 몬스터의 짓인가? 아니면 연방군이 비밀리에 연구 중인 전략 병기의 실험이었나? 침묵으로 일관하는 연방 정부의 속내는?
사라진 혹성이 나타나는 충격적인 영상을 게임 특종이 독점 확보!
이번 주 게임특종에서 확인하십시오!
Truth is there…….
……문자 그대로 ‘진실은 저 너머에’였다.
* * *
“그러니까…….”
아크가 머리를 긁적였다.
“대체 뭐였던 겁니까? 이큘러스에서 일어났던 일은?”
“아직은 나도 모른다.”
마틴 후작이 고개를 저었다.
“이런 사건은 아직 연방 정부에도 보고된 바가 없어. 우리가 해치운 거대 나쿠마도. 사실 적당히 몬스터로 분류해 놓기는 했지만 나쿠마라는 존재 자체가 의문투성이이니까. 하지만 이제 적어도 정체를 밝히려는 시도는 해 볼 수 있겠지.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손에 넣었으니까.”
“비문이라는 석판 말입니까?”
“그래, 일단 군 소속의 조사단을 파견해 비문을 복원하는 중이다. 비문에 적힌 글자는 아직 해독이 불가능하지만 원본을 확보했으니 연구해 보면 뭔가 단서라도 찾을 수 있겠지. 사실 그 때문에 너와 의논할 일이 있다. 조사단은 비문 해독을 포함해 이번 사건을 좀 더 포괄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이큘러스에 연구소 설립을 신청해 왔다.”
“……연구소?”
아크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새삼스럽지만 아크는 이큘러스를 개발해 든든한 자금줄로 만들 계획이었다. 그리고 개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 펀드까지 준비해 두었다.
그런데 군부의 연구소가 들어선다니?
물론 아크도 이번 사건의 내막을 자세히 알고 싶었다.
완전히 사라질 뻔한 이큘러스. 만약 개발 도중에 이런 일이 생겼다면 대략 난감. 심지어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지 못했다면 그냥 망하는 것이다. 일단 사건의 원인―에이션트 나쿠마―를 처리했다고 생각하지만, 전후과정을 100% 파악하지 못했으니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아크 입장에서도 이큘러스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내막을 철저히 파헤칠 필요가 있었다.
그걸 군부가 연구소를 세워서 해 준다니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군부의 연구소가 들어선다는 이유로 이큘러스 개발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자 마틴 후작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일은 없다. 뭐 사건 자체가 대중에 공표할 성질의 것이 아니니 어느 정도 통제는 필요하지. 하지만 통제 구역은 넓어 봐야 비문을 중심으로 10킬로미터 내외가 될 것이다. 다른 지역은 네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어. 혹성 개발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다.”
“그럼 저는 상관없습니다.”
마틴 후작의 설명에 아크가 얼른 대답했다.
상관없다고 말했지만 솔직히 개발에 차질만 없다면 땡큐다.
본래 영지 혹성은 영주가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대신, 책임도 영주의 몫이다.
이번 이큘러스 실종처럼 영지 혹성에서 생기는 문제는 모두 영주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다. 게다가 이큘러스는 은하연방의 서부 국경과 인접해 개척지의 우주 해적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 속해 있었다.
영주에게 이런 지역적인 특징은 상당한 부담이었다.
물론 적국이나 해적이 습격해 오면 연방군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연방군이 도착하기 전까지 습격을 막는 것은 영주의 몫. 그사이에 입은 피해도 영주의 몫이다.
이게 은하연방에 속해 있는 영지 혹성이라도 방어 시설이 필요한 이유. 국경 지대의 혹성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때문에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면 아크 역시 필수적으로 적지 않은 자금을 방어시설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군부의 연구소가 들어서면 얘기가 달라진다.
세간에 발표조차 할 수 없는 사건을 조사하는 비밀 연구소이니만큼, 연구소만이 아니라 방어시설에도 신경을 쓰리라.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연방군도 왕래할 것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연방군 기지가 되는 셈. 따로 돈을 들여 방어 시설을 세울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연구소 설립으로 얻어지는 이득은 그것만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은 준비 단계니 일단 패스.
“좋아. 진행시키지.”
마틴 후작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군부에서도 서두르고 있으니 연구소 설립은 바로 진행될 것이다. 당연히 스타게이트도. 너도 알다시피 원래 이큘러스의 스타게이트는 S-20과만 연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군부의 연구소가 들어서면 얘기가 달라지지. S-20은 물론 이스타나의 주요 도시와 서부 국경에 속한 12개 혹성과도 연결될 것이다. 뭐 그만큼 건설 비용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이제 예산을 얼마든지 쥐어짤 핑계가 생겼으니까.”
이런 것도 연구소 설립으로 파생되는 이득 중 하나.
“스타게이트가 완공되면 따로 연락을 보내 주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다.”
이렇게 대강의 상황이 정리되자 아크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저는 가 봐도 됩니까?”
“일단 얘기는 끝났다만, 바쁜 일이라도 있나?”
“저야 항상 바쁘죠.”
“그래, 젊을 때는 좀 바쁜 편이 좋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그게 다 나이 먹고 편하게 살기 위해서인데 나는 이 나이가 돼서도 좀처럼 편해지지 않는군. 며칠 자리를 비운 사이에 쌓인 업무가 산더미야. 거기에 순양함씩이나 되는 노블리스를 해 먹었으니, 아무리 나라도 반성문 비스므리한 거라도 써서 제출해야겠지.”
순양함을 해 먹고 반성문 한 장으로 끝이라니, 역시 귀족이 좋긴 좋은 모양이다. 뭐 따지고 보면 이런 생각을 하는 아크도 일단 귀족이지만.
아크는 아직 생사가 어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고철―나쿠마의 잔해―을 주워 모아야 하는 무늬만 귀족이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나도 길게 붙잡고 있을 여유가 없으니 그만 가 봐도 좋다. 하지만 그 전에 휴게실에 들러봐라. 페이가 기다리고 있을 거다.”
“페이요?”
아크가 영 불편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러자 마틴 후작이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대놓고 싫은 표정 짓지 마라. 네게 줄 것이 있어서 기다리고 있는 거니까.”
“줄 거라고요?”
“하, 금세 눈이 초롱초롱해지는군. 뭐 할 수 없지. 원래 이런 놈이니. 어쨌든 이런저런 사정으로 공표할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너는 조난당한 이 몸을 구하는 데 일조한 셈이다. 땡전 한 푼 주지 않는다면 내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겠지. 뭐 그렇다고는 해도 보상은 군부의 예산으로 주는 것이지만.”
어떤 주머니에서 나오는지가 뭐 중요한가?
뭐가 됐든 아크는 받을 수만 있으면 OK!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아크는 보상이라는 말에 눈을 반짝이며 얼른 몸을 돌렸다.
“페이를 너무 미워하지는 마라.”
그때 마틴 후작이 지나가는 투로 말했다.
아크가 고개를 돌리자 마틴 후작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페이에게는 아들이 있었다. 페이를 닮아 뛰어난 전사였지. 좀 더 성장했다면 영웅 칭호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너무 젊었어. 국경 지대에서 벌어졌던 라마족과의 전투에서 지나치게 적을 추격해 들어가다가 전사했다. 아마도 페이는 네게서 아들의 모습을 본 것 같다. 아들이 끝내 얻지 못한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은 청년. 분하면서도 걱정되는 마음이 있었겠지. 그러니 만나면 따뜻한 말이라도 한마디 해 줬으면 좋겠군.”
“에…….”
“아니면 말고.”
아크가 머뭇거리자 마틴 후작이 피식 웃었다.
“어쨌든 본의 아니게 이런저런 일을 겪게 되었지만…… 간만에 꽤 즐거웠다.”
“저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크가 씨익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마틴 후작의 집무실을 나와 휴게실로 향했다.
휴게실에는 상당히 많은 병사들이 모여 있었다. 입구에서 페이를 찾아 두리번거리자 먼저 아크를 발견한 헉슬러가 반색하며 뛰어왔다.
“형님!”
“어, 헉슬러, 혹시 페이 대장 못 봤어?”
“여기 있다.”
대답이 들려온 곳은 등 뒤였다.
고개를 돌리자 페이가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못마땅한 눈으로 아크를 훑어보다가 말했다.
“후작님도 참 사람 귀찮게 만드는군. 이런 건 그냥 보급과 직원에게 맡기도 될 걸. 굳이 보기 싫은 녀석을 보게 할 건 뭔가? 하여간 악취미라니까. 뭐 할 수 없지. 어이, 받아라. 솔직히 이만한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입 다물고 있으라는 의미도 포함된 것 같다.”
페이가 카드를 툭 던져 주었다.
-<군표 : 4,000골드>를 받았습니다.
4,000골드짜리 군표軍票!
예전에 이리나를 구출했을 때 볼티어에게 받은 보상이 1,000골드짜리 군표였다.
당시는 아크 혼자 이리나를 구출했다.
반면 이번에는 수십 명 중 1명이었다. 그럼에도 4배에 달하는 보상이 주어진 것이다. 군부에서 마틴 후작의 위치가 어떤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뭐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마틴 후작보다 이리나가 100만 배 이상 중요하지만!
어쨌든 보상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이건 에이션트 나쿠마가 사라질 때 떨어진 광석이다. 구조가 석판 뒤의 지하 공간을 수색해서 찾아낸 것이지. 다른 것들은 이번 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편성된 연구원들의 연구 자료로 보내졌지만 후작님이 몇 개를 네 몫으로 챙겨 두었다. 우주 몬스터에서 얻어지는 자원은 사냥한 사람의 자산. 너 역시 전투에 참가했으니 이 정도는 받을 자격이 있지.”
나쿠마가 떨어뜨린 영혼석이었다.
그러나 이미 아크는 영혼석을 가지고 있었다.
나쿠마가 쓰러지자마자 대원들이 보기 전에 잽싸게 챙겨 먹은 영혼석이 4개! 뿐만 아니라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뭔가 있어 보이는 망토’까지 슥삭 했다. 그런데 따로 5개나 더 챙겨 주니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주는 것을 거절할 아크는 아니다.
아크는 영혼석이 담겨 있는 상자를 냉큼 받아 챙길 생각이었다.
그때 페이가 상자를 뒤로 빼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어이, 그 전에 뭔가 할 말 없나?”
“네? 할 말이라니…….”
밑도 끝도 없이 뭔 말인가 싶었다.
그때 문득 아크의 머릿속에 마틴 후작에게 들은 말이 떠올랐다. 페이에게 아들이 있었다는. 페이가 이큘러스에서 아크를 냉랭하게 대한 것은 그 때문이고, 보기에는 뭐하지만 딴에는 아크를 걱정해 주는 표현이었다는.
그러니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해 주라는 부탁이었다. 아무래도 마틴 후작은 페이에게도 뭔가 말을 해 둔 모양이다.
그러나 막상 뭔가 말하려니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머리를 긁적이던 아크가 갸웃거리며 말했다.
“……아빠?”
순간 페이가 움찔했다.
그런 반응에 아크는 정답인가 싶었지만…….
“이 자식이 뭐라는 거야? 뒈지고 싶냐? 앙? 죽여 줄까? 오냐, 죽여 주마! 밖으로 나와! 벌집으로 만들어 주마!”
“우왓! 페이 대장님, 참으세요!”
……헉슬러와 근처의 몇몇 병사들이 달라붙은 뒤에야 겨우 페이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덕분에 무안해진 아크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툴툴거리고 있을 때였다. 페이는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으로 아크에게 영혼석 상자를 집어 던졌다.
“됐다! 됐으니까 받고 꺼져!”
-<영혼석 ×5> 받았습니다.
그래도 일단 영혼석을 받기는 받았다.
“형님이 이해하세요. 페이 대장님이 저래 보여도 방금 전까지 형님을…….”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헉슬러가 아크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그때 페이가 와락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헉슬러 상사!”
“네? 네! 페이 대장님!”
“내 계급이 뭔가?”
“계, 계급요? 대, 대령님이십니다!”
“들었지? 이 휴게소에 있는 병사 중 내 계급 밑으로 모두 기립!”
페이가 거친 동작으로 몸을 돌리며 소리쳤다.
여기저기에서 의자 다리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울리며 100여 명의 병사들이 일어나 부동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페이가 슬쩍 아크를 돌아보고는 그들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모두 보아라! 이 남자가 아크다!”
페이의 말에 병사들의 시선이 아크에게 집중되었다.
군부의 병사들 중에 아크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페이의 말에 미처 아크를 알아보지 못했던 병사들은 놀란 눈으로 바라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다시 페이의 목소리가 울렸다.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벨타나와 아마타스의 영웅! 그러나 나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생각이다!”
‘나 참, 그런 말을 꼭 이런 식으로 해야 하나?’
페이의 태도에 아크가 찜찜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딱히 명성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대놓고 무시하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100여 명의 시선이 집중돼 있으니 얼굴이 화끈거리기까지 한다.
그렇다고 그런 문제로 다시 페이와 투덕거릴 수도 없지만 이대로 듣고 있을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에 아크가 페이를 무시하고 휴게실 밖으로 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다.
“남들이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내가 알고 있는 아크는 하나뿐이다! 나와 함께 생사의 고지를 넘은 전우! 그리고 내가 기꺼이 목숨을 맡길 수 있는 전사! 나는 아크와 함께 마틴 후작님을 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너희들이 나의 전우이자 명예로운 은하연방의 전사에게 경의를 표하기 바란다! 이의 있나?”
“없습니다!”
“좋다, 일동 정렬!”
휴게실에 울려 퍼지는 페이의 목소리.
동시에 100여 명의 병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아크를 중심으로 2열로 늘어섰다. 그리고 군화 뒤꿈치를 마주치며 쩡쩡 소리를 내다가 칼 같은 각도로 경례를 붙였다.
“무사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서Sir 아크!”
《미지의 혹성에서》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퀘스트 보상 : 경험치 +50,000. 은하연방에 대한 공헌도 +5,000. 모험치 +2,000》
《추가로 당신에 대한 은하연방 병사들의 평판이 500만큼 상승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메시지.
“흥! 이제 볼 일 없으니 꺼져라. 내가 한 말 잊지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