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405)
아크 더 레전드-405화(405/875)
[405] SPACE 2. Don’t STOP! (3)“……무슨 속셈이냐?”
“속셈은 무슨 속셈이야?”
“솔직히 불어! 속셈도 없는데 네가 남에게 돈을 양보할 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너는 아직 나를 모른다는 거야. 뭐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않지만.”
“뭐야, 인마?”
“됐다.”
아크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레피드와 투덕거릴 때였다. 클렘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전리품을 모두 달라는 말은 취소하지.”
“네? 하지만 방금 전에 실버핸드를 해체하겠다고…….”
“그건 사실이다. 말했듯이 지금 남아 있는 8명의 대원으로는 본업인 나쿠마 사냥도 어려워졌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평생을 전장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제 와서 민간인으로 생활하기는 무리야. 설사 네가 이번 탐사의 전리품을 모두 준다 해도 며칠 만에 술값으로 날리고 빈털터리가 되어 다른 용병단이나 기웃거리는 신세가 되겠지. 그래서 헥스, 페드로와 의논했다. 어차피 다른 용병단이나 기웃거릴 거라면 차라리 좀 더 전망 있는 일자리를 찾아보자고.”
“전망 있는 일자리? 그런 게 있습니까?”
“멍청한 자식!”
아크의 질문에 레피드가 와락 인상을 구기며 쏘아붙였다.
“알면서 그러는 거냐,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거냐?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돼? 네 밑으로 들어오겠다고 말하는 거잖아!”
“에? 내 밑으로?”
“그게 우리가 내린 결론이다.”
클렘이 당혹스러워하는 아크를 바라보며 말했다.
“말했지? 나는 너를 질투하고 있었다고. 너는 그런 질투를 받을 자격이 있다. 나는 처음 이스타나에 왔을 때의 너를 기억하고 있다. 달랑 불알 두 쪽밖에 없는 풋내기였지. 그런 네가 지금은 영웅 칭호를 받은 섹터의 관리자.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성장이지. 뿐만 아니라 네가 개척자로서 한창 전성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더욱 크게 성장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의 나로서는 그보다 전망 있는 일자리는 찾기 힘들겠지.”
“그럼 전리품을 모두 달라는 말은…….”
“너를 시험해 보기 위한 말이었다. 사과하마. 그리고 다시 부탁하지. 나와 실버핸드 대원 9명. 네 컴퍼니의 직원으로 받아 주지 않겠는가?”
생각지도 못했던 제안이다.
그리고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기도 했다.
비록 익숙지 않은 던전 탐사를 하다가 절반 이상의 대원을 잃었지만 실버핸드 대원은 최고 수준의 용병.
레벨도 이스타나에서 활동하는 NPC 중에는 상당히 높을 뿐만 아니라 각종 스킬의 숙련도도 상당하다. 그건 누구보다 아크가 잘 알고 있었다.
그런 NPC가 먼저 입사를 제안한다.
뭐 어쩌다 보니 입사 지원자가 사장을 면접 보는 상황이 되어 버렸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날이 성장하는 S-20에 이큘러스까지 더해져 그렇지 않아도 직원을 늘려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다. 실력이 보장된 클렘과 실버핸드라면 땡큐!
“너 이 자식!”
그때 레피드가 아크의 멱살을 쥐고 구석으로 잡아끌었다.
“뭐야? 너!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괜히 딴소리 하지 마! 생각해 보면 너는 뉴월드 시절부터 묘하게 NPC를 잘 구슬리는 놈이었지! 이번에도 그런 거지? 클렘이 말을 꺼낼 때부터 뭔가 눈치를 챈 거야! 그래, 그러지 않고서야 다른 사람도 아닌 네가! 다른 것도 아닌 돈을! 순순히 양보할 리가 없잖아! 어떻게 알았어? 스킬이냐? NPC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스킬이라도 쓰고 있는 거냐? 아니면? 점쟁이의 수정 구슬이라도 사용하는 거냐?”
“딱히 너에게 인정받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뭐?”
“이런 게 인덕人德이라는 거다.”
사실 아크도 아무런 속셈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NPC는 유저보다 단순하다. 호감도가 높은 NPC는 유저에게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 설사 했다 해도 그만한 보상을 해 준다. 이게 아크가 오랜 시간 게임을 하며 배운 것 중 하나였다. 그러니 당장은 손해라도 언젠가는 이득이 될 것이다.
클렘의 요구를 받아들인 이유가 그것이었다.
뭐 아크도 설마 이런 식으로 바로 보상(?)을 받게 될지는 상상하지 못했지만, 아크의 말대로 이 역시 인덕이라면 인덕. NPC에게 한정된 인덕이었다.
‘레피드는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클렘과 부하 8명이 다크에덴의 수습사원으로 입사(5060)했습니다!
이름 : 클렘과 헥스, 페드로 등 9명(NPC☆)
직업 : 나쿠마 사냥꾼
레벨 : 100~120
관련 스킬 : 사냥, 수색, 전술 전투 등등
어쨌든 이로써 실버핸드를 흡수!
이로써 컴퍼니로 승격된 다크에덴의 직원은 50명이 되었다.
* * *
“9명을 새로 채용했다고요?”
“그래, 모두 전투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지.”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군요.”
바이엔이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말했다.
아크와 정규직 사원―친위대와 엘라인 등―들은 연락도 되지 않고 민원은 쌓여만 가는 탓에 행정 관리를 맡은 바이엔은 열흘 동안 꽤 속앓이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제 실버핸드의 합류로 당장의 인력 부족은 해소!
“이제 민원 처리부를 내무 팀과 외무 팀으로 나눈다. 현직 부장인 레피드는 해임하고 내무 담당 책임자는 아스란, 외무 담당 책임자는 클렘에게 맡긴다. 그리고 내무 팀 인원은 팀장을 포함해 20명으로 편성하고 아스란의 부하 중 4명을 외무 팀으로 편입, 새로 입사한 실버핸드와 쿠라칸, 엘라인을 추가해 외무 팀을 15명으로 구성한다. 내무 팀에서 외무 팀으로 편입시킬 직원은 네가 아스란과 의논해서 결정해라.”
“알겠습니다.”
바이엔이 님프에 아크의 명령을 받아 적으며 대답했다.
“그런데 민원 처리부를 나누면 굳이 내무 팀에 20명이나 배정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민원은 내무 관련이 몇 배나 많지만 비교적 간단한 것들이라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는 않습니다. 반면 외무는 숫자가 적어도 난이도가 높고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들뿐입니다. 그러니 내무 팀은 최소한의 인원만 배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외무 팀으로 돌리는 편이…….”
일리가 있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인원이 많다고 전투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어설픈 팀원이 많으면 오히려 전투에 방해가 되는 법. 뭣보다 오랜 전투 경험을 가진 실버핸드는 전문가이니만큼 15명만으로도 업무 수행에는 문제가 없었다.
또한 내무 팀의 인원도 확보해 둘 필요가 있었다.
그 이유는…….
“오! 아크, 왔는가?”
바이엔과 S-20의 중앙대로를 지나며 관리 사무소 앞에 왔을 때였다.
수많은 개척자들이 운집해 있는 건물 앞에서 한 노인이 반가운 표정으로 다가왔다. 개척자들이 운집해 있는 건물은 섹터 직영 백화점. 노인은 백화점의 지점장이자 S-20의 재정을 담당하고 있는 하마드란이었다.
“별일 없었습니까?”
“별일이라면 당연히 있지!”
하마드란이 씨익 웃으며 백화점을 가리켰다.
“보게. 완전 성황이네. 자네가 지시한 대로 백화점에서 독점 판매하는 우주 식량의 가격을 낮추니 손님 숫자가 몇 배나 불었네. 전체 매출도 두 배나 늘었어.”
“성공이군요.”
“성공? 이런 건 대박이라고 하는 거네!”
사실 S-20의 성장과 반대로 백화점은 근래 들어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었다.
백화점은 문자 그대로 거의 모든 품목을 취급해―하마드란이 다크에덴에 합류할 때 가져온 아이템과 아크가 여기저기에서 주워 오는 아이템을 모두 판매했으니― 처음에는 사람이 꽤 몰렸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나자 전문점을 찾는 손님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아크는 고객 유치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우주 식량은 모든 유저와 NPC의 필수 아이템. 섹터에 들리는 개척자는 필히 우주 식량을 보충해 두어야 한다. 그러나 백화점에서 파는 우주 식량은 좀 비싼 편이었다.
일반 우주 식량은 50쿠퍼지만 백화점은 1실버.
물론 이유는 있었다.
단순히 만복도만 올려 주는 일반 우주 식량과 달리 S-20에서 자체적으로―자렌족이― 생산하는 우주 식량은 생명력과 정신력을 회복시켜 주는 효과가 붙어 있는 것이다.
‘그래도 S-20에서 생산하는 우주 식량은 항상 완판된다. 그만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야. 하지만 식량 판매만으로 올릴 수 있는 수익은 한계가 있다. 애초에 백화점에서 S-20제製 우주 식량을 독점 판매하는 이유는 연동율을 높이기 위해서였어. 우주 식량을 사러 온 고객이 다른 제품도 함께 구매하는. 그런데 다른 상품의 판매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S-20제 우주 식량은 비싸다.
그래도 다른 식량보다 효과가 좋으니 사기는 사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왠지 손해 보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른 상품도 시세보다 비쌀 거라는 고정관념이 생기는 것이다. 뭐 이름부터가 백화점이니까.
그래서 아크는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영지 혹성 개발 기념!
S-20의 직영 백화점이 아웃렛으로 새롭게 탄생합니다!
개척자 사이에서 호평이 자자한 독점 판매 우주 식량(메가 피라니아) 가격 20% 인하!
그 외의 상품도 품목에 따라 5~15% 가격을 인하합니다!
백화점을 아웃렛으로 변경!
그와 함께 1실버에 판매하던 우주 식량 가격을 80쿠퍼로 낮추었다. S-20 직영 백화점은 비싸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한 조치였다.
결과는 보다시피 대성공.
영지 혹성 개발이라는 호재와 맞물려 전체 매출이 2배나 늘어나는 효과를 얻은 것이다.
그건 고스란히 S-20의 자금으로 확보되었다.
다크에덴 재무 관련
현재 컴퍼니 총자금 : 11,060골드.
정기 수입 : 식량 생산 공장-1일 평균 생산량 18골드 72실버(순수익 5골드 61실버)
비정기 수입 : 섹터 세금, 이용 요금. 백화점-1일 평균 수입 약 1,140골드(순수익 약 270골드)
정기 지출 : 실드 펜스 에너지-1일 평균 5골드. 직원 급료-미책정
비정기 지출 : 실버스타 유지비, 직원에게 지급되는 각종 비품
현재 추진 중인 사업 : 파고스 화산 하층 복구 작업-경비는 책정된 바 없음.
월 평균 손익 계산……
가격을 낮추니 식량 생산 수익이 28골드에서 18골드로 떨어졌다. 그러나 아크가 수익은 그중 30%니 실제 손실은 약 3골드 수준. 물론 1일 수입이니 그 역시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백화점의 수익이 일평균 120골드나 상승한 것이다.
덕분에 컴퍼니의 자본금도 쭉쭉 상승해 11,060골드!
‘일이 풀리기 시작하니 무섭게 풀리는군.’
그러나 아크는 이 정도로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아니, 만족해서는 안 된다.
본의 아니게 적이 되어 버린 호크는 이미 드넓은 개척지에서 아크보다 몇 배나 큰 하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루시퍼―붉은학살자―도 분명 호크 못지않은 세력을 갖추고 있으리라. 아크는 앞으로 이들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Don’t STOP!
‘그래, 멈춰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은 적당한 때라는 것이 있는 법이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영지 혹성 개발로 물꼬가 트인 지금이 바로 물이 들어오는 시기! 다시 말해 지금까지는 자중하며 내실을 다져야 하는 시기였다면 이제부터는 도약해야 할 때라는 말이다.
내무 팀에 21명을 배정한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이제 때가 됐습니다.”
“때가 되다니? 무슨 말인가?”
“말했듯이 얼마 전 다크에덴은 에이전트에서 컴퍼니로 승격됐습니다. 그에 맞춰 직원도 늘고 곧 영지 혹성 개발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S-20은 그 영지 혹성과 이스타나의 연결 창구. 지금까지는 소상인이 주였지만 앞으로는 무역상의 출입이 많아지게 될 겁니다. 그리되면 은하연방의 관공서와 공유하는 업무도 많아지겠죠. 그러니 이제 S-20도 영지 혹성의 중계도시로서 필요한 준비를 갖춰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준비라면 혹시…….”
“네, 타운Town으로 승격시킬 때가 됐습니다.”
아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섹터의 상위 등급인 타운 승격의 자격은 인구 6,000명 확보와 부대시설 6개.
그중 인구 6,000은 이미 한참 전에 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부대시설도 일전에 섹터 등급을 올리면서 확장, 페어리, 수송선 정거장, 중계 안테나. 4개의 시설을 유치했다.
2개만 더 유치하면 타운으로 승격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승격을 미루고 있던 이유는 역시 자금 때문이었다. 이큘러스 개발 사업을 앞두고 있던 시기라 자금을 최대한 확보해 둘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투자금 20억이 확보되었다. 갤럭시안 화폐로 환산하면 20만 골드!
이제 섹터 자금까지 이큘러스에 쏟아부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
아니, 영지 혹성과 섹터가 연결되어 S-20이 중계도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은하연방의 관공서 유치가 필수. 타운 승격은 영지 혹성 개발을 위한 절차라고 할 수 있었다.
아크의 말에 하마드란이 반색하며 말했다.
“오오! 드디어! 자네 말이 맞아. 이제 때가 되었지. 아니, 많이 늦었어. 관리자인 자네가 귀족 작위를 받고 영지 혹성까지 가지고 있는데 근거지인 S-20이 아직 섹터라는 것은 말도 안 되지. 암, 말도 안 되고말고. 최소한 타운 정도는 돼야 체면이 서겠지!”
뭐 체면 때문은 아니지만.
“그래, 자네가 결심했다면 바로 타운 승격 절차를 밟겠네. 그럼 이제 S-20에 어떤 시설을 추가 유치하냐는 문제가 남아 있군. 생각해 둔 바는 있나?”
물론 생각해 둔 바가 있었다.
“우선 물류 창고입니다. 이큘러스 개발 사업의 주는 자원 생산. 그러니 중계도시 역할을 해야 할 S-20에 물류 창고는 꼭 필요한 시설입니다. 그리고 기왕 창고를 짓는다면 개척자의 귀중품을 보관해 주는 창고도 추가해 두는 편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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