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409)
아크 더 레전드-409화(409/875)
[409] SPACE 3. Control center (3)뭐 그렇다고 10개든 20개든 마구잡이로 지을 수는 없지만, 실제로 본격적인 자원 개발을 할 수 있게 되는 Construction Lv.2의 시설까지는 한 방에 몽땅 지을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제약이 있으니 컨트롤 센터가 완공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추가 시설 건설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아크로서는 속이 터져 죽을 지경.
그러나 이것만은 아크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 닷새도 이례적인 속도입니다. 보통은 일주일 이상 걸리는 작업이죠. 하지만 이번 공사는 은하연방의 영웅으로 명성이 자자한 아크 님의 컴퍼니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들었습니다. 또한 마틴 후작님으로부터 가능한 서둘러 달라는 말씀도 있어서 본사에서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미 해당 공장에서는 관련 부품의 제작에 들어갔고 작업이 끝나는 즉시 S-20의 스타게이트로 운반해 조립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본래 CC―컨트롤 센터―는 조립만 일주일이 걸리는 공사였다. 그나마 아크와 마틴 후작의 이름을 팔아서 닷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그럼 일단 프레임 투하가 끝났으니 여기 확인 사인을…….”
카일이 레피드에게 님프를 들이밀었다.
-건설 계약서
컨트롤 센터 : 프레임 투하 완료
추가 시설 조립까지 닷새
총공사 대금 30,000골드
공사 대금 결제.
컨트롤 센터 하나 가격이 30,000골드, 3억이다.
이러니 어지간한 유저는 영지 혹성이 있어도 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크―사인은 현장감독인 레피드가 했지만―는 20억을 확보해 놓았으니 걱정 없이 휘리릭! 사인을 해 주자 카일이 새삼스러운 눈으로 레피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부럽습니다.”
“네?”
“이 혹성의 영주님은 아크 님 아닙니까? 벨린 성좌의 영웅 아크 님! 개발의 총책임자라면 바로 그 아크 님의 신뢰를 받는 직원이라는 뜻이겠죠. 아직 뵌 적은 없지만 은하연방의 모든 국민이 존경하는 분의 신뢰를 받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우십니까?”
“신뢰? 자랑? 아니…….”
“아!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군요. 죄송합니다. 다른 혹성에도 투하할 구조물이 예약되어 있어서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컨트롤 센터의 추가 설비는 곧 S-20에 도착할 겁니다. 그럼 저는 이만. 다른 시설도 꼭 크레서스 사를 이용해 주십시오.”
레피드가 울컥한 표정으로 입을 열려 했지만…….
카일은 제 말만 하고 바로 우주선을 타고 날아가 버렸다.
“푸하하하하! 좋겠구나! 존경받는 아크 님의 신뢰를 받는 부하여서!”
뒤에서 폭소가 터져 나온 것은 그 다음이었다.
레피드가 똥 씹은 표정으로 버럭 소리쳤다.
“닥쳐, 이 자식아!”
“왜 그래? 좋잖아. 부럽다는데. 엄청 뿌듯하지 않냐?”
“뿌듯? 이가 뿌득 갈린다! 빌어먹을, 하여간 이놈이나 저놈이나…… 보고 있으면 열만 받으니까 볼일 다 봤으면 그만 꺼져! 이제 네가 할 일도 없잖아!”
“아니, 아직 볼일이 남았어.”
“또 괜한 헛소리를 지껄일 생각이라면 이걸로 주둥이를 막아 주지.”
레피드가 살벌한 눈으로 노려보며 노골적으로 ‘악마가 봉인된 권총’을 만지작거렸다.
“젠장! 뭔 일만 있으면 권총부터 꺼내는 습관 좀 버려! 그래서야 어디 존경받는 아크 님의 부하 직원이라고 할 수…… 앗! 앗! 알았어! 방아쇠에 손가락 걸지 마! 젠장! 이거 무서워서 어디 대화나 제대로 하겠어? 알았다니까! 여기서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어서 그래!”
“만나? 누구?”
쿠쿠쿠쿠! 쿠쿠쿠쿠!
레피드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었을 때였다.
갑자기 굉음이 울리며 하늘을 뒤덮은 구름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나타나는 우주선.
방금 전 카일이 타고 왔던 작은 쾌속정이 아니었다.
아크와 레피드가 투덕거리는 장소에서 약간 떨어진 곳으로 거대한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내려앉는 우주선은 순양함!
이어 도어가 개방되며 4명의 사내가 다가왔다.
“흠, CC의 골조인가?”
그중 중년인이 컨트롤 센터를 돌아보며 피식 웃었다.
“갈 길이 멀군. 까마득하겠어. 하긴, 생각해 보면 그래도 이때가 가장 좋을 때지. 허허벌판에 달랑 CC 하나뿐이라도 풍요로운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을 때니까. 뭐 나야 작위와 함께 6개의 영지를 물려받아 아쉽게도 그런 기분을 느낄 만한 기회가 없었지만. 부럽군. 달랑 CC 하나, 그것도 뼈대뿐이지만 꿈과 희망이 넘쳐서.”
“그건 자랑입니까? 염장입니까?”
“겸사겸사지.”
장난스럽게 대답하는 사람은 마틴 후작이었다. 빈정 상한 표정을 짓고 있던 아크가 순양함을 돌아보며 물었다.
“그런데 타고 온 우주선은 뭡니까? 어째 생긴 게…….”
“알아보는군. 노블리스-II다.”
“노블리스-II?”
“일전의 오리지널 노블리스는 여기서 박살이 났지 않은가. 그래서 급하게 하나 새로 장만했지. 뭐 덕분에 이 나이에 쪼그리고 앉아 반성문을 써야 했지만. 게다가 급하게 장만한 것이라 역시 이전 노블리스보다 아쉬운 부분이 많아. 특히 에어컨. 이전보다 파워는 좋은데 섬세한 맛이 떨어져서 오는 내내 좀 춥더군. 하지만 뭐, 할 수 없지. 멀쩡한 순양함을 1대 해 먹었으니 그 정도 불편쯤은 참는 수밖에.”
“……그거 참 큰일이네요.”
아크가 썩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순양함을 1대 날려 먹고도 반성문 1장으로 OK.
게다가 불과 며칠 만에 새로운 순양함이 척하니 지급된다.
뭐 듣자 하니 노블리스-I에 비하면 에어컨의 온도 조절이 잘 안 된다는 단점이 있는 모양이지만…… 아니! 그게 단점이냐? 그게 공짜로 순양함을 받은 사람이 불평할 일이냐고!
따지고 보면 마틴 후작도 귀족, 아크도 귀족이다.
그런데 뭐냐? 이 까마득하다 못해 아예 다른 세계처럼 느껴지는 수준 차이는?
울컥한다. 무지하게 울컥한다.
그러나 아크는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울컥’을 꿀꺽 삼켰다. 불평해 봐야 괜히 자기만 더 빈곤해 보일 뿐이다. 그리고 마틴 후작이 온도 조절이 안 되는 ‘불편한’ 노블리스-II를 타고 여기까지 온 이유는 아크의 부탁 때문이니까.
아크가 마틴 후작 뒤의 3명을 돌아보며 물었다.
“저 사람들입니까?”
“음, 소개하지.”
마틴 후작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 휘하의 영지 혹성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다. 슌, 데일리, 카달이다. 모두 이런 개발 혹성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니 여러모로 도움이 되겠지. 자리를 잡을 때까지 파견 사원 형식으로 네게 맡기마. 슌, 데일리, 카달, 이 녀석이 아크다.”
“후작님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세 남자가 고개를 숙였을 때였다.
-다크에덴에 파견 사원이 등록되었습니다.
이름 : 슌(NPC☆☆☆☆) 직업 : 엔지니어(도시 설계)
레벨 : 100 관련 스킬 : 건축, 시공, 도시 설계 등등.
-다크에덴에 파견 사원이 등록되었습니다.
이름 : 데일리(NPC☆☆☆☆) 직업 : 엔지니어(자원 관련)
레벨 : 100 관련 스킬 : 자원 탐색, 자원 채취 설비 등등.
-다크에덴에 파견 사원이 등록되었습니다.
이름 : 카달(NPC☆☆☆☆) 직업 : 엔지니어(물류 관련)
레벨 : 100 관련 스킬 : 물자 관리, 수송, 자원 정재 등등.
아크가 마틴 후작에게 부탁한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사실 아크는 이큘러스 개발을 앞두고 한 가지 난관에 봉착했다. 일단 필요한 자금은 투자 설명회를 통해 20억, 20만 골드나 확보했다. 문제는 사람. 그 자금을 활용해 개발을 진행시킬 실무자가 없는 것이다.
물론 아크에게도 직원은 있었다.
현재 다크에덴에는 실버핸드의 합류로 50명이나 되는 직원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활용해 S-20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섹터 운영과 자원 혹성 개발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뭣보다 이큘러스 개발은 아크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사업. 좀 더 특화된, 보다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하다.
‘자금 확보에 정신이 팔려서 미처 그 부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어. 뭐 다행히 레피드가 이런 쪽으로는 나름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어서 다행이지만…….’
혼자 모든 일을 한다는 것은 무리.
게다가 갤럭시안은 게임이다. 물론 가상현실 게임은 본래 유저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었다.
아크처럼 격투기를 배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전투를 할 때 좀 더 유리하다. 그리고 레피드처럼 경영학 지식을 갖춘 사람은 각종 사업을 할 때 좀 더 유리하다.
그러나 거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게임 속에는 스킬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뛰어난 감정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게임 속에서는 ‘아이템 분석’ 스킬이 없으면 무용지물. 뛰어난 감정 능력은 ‘아이템 분석’을 배우고 숙련도를 올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스킬을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혹성 개발 역시 마찬가지.
‘레피드가 경영학 지식이 있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현실의 얘기. 나보다는 낫겠지만 아예 전문 경영인을 직업으로 선택한 것은 아니니 한계가 있어. 아니, 설사 전문 경영인이라도 개발이 경영인만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당장 필요한 것은 경영인이 아닌 엔지니어, 실제로 관련 설비를 건설하고 자원을 채취하는 업무를 맡아 줄 실무자들이다.’
엔지니어라고 다 같은 엔지니어가 아니다.
토리처럼 수리나 발명에 특화된 엔지니어가 있는 반면, 제이처럼 생체 공학에 특화된 엔지니어도 있다. 그리고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이큘러스에 필요한 엔지니어는 건축과 자원 채취에 특화된 엔지니어.
다크에덴에는 없는 엔지니어였다.
그러나 이제 와서 찾을 시간은 없다.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말해 본 건데…….’
역시 아크의 VVVIP!
마틴 후작은 선뜻 자신의 부하 직원을 파견해 준 것이다.
당연히 지금 아크에게 필요한 스킬을 보유한 엔지니어로. 게다가 이름 옆에 붙은 별이 4개! 굳이 면접 따위를 볼 필요도 없이 관련 분야의 베테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랄까, 역시 NPC의 호감도는 올려놓고 볼 일이다.
“이쪽은 레피드. 이큘러스 개발의 총책임자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업무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레피드와 상의하시면 됩니다.”
“레피드입니다.”
레피드가 슬쩍 아크를 째리며 인사했다.
왜 진즉 파견 사원이 온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냐는 의미의 째림이었다.
그러나 아크는 사장이다.
부하 직원에게 일일이 보고할 의무 따위는 없지 않은가. 하물며 수틀리면 일단 총부터 꺼내 드는 부하 직원이라면. 그런 의미에서 아크는 레피드의 눈총을 무시하고 사장으로서의 업무에 집중했다.
“초면에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혹시 마틴 후작님에게 질리면 언제든지 제게 말하십시오. 경력직 사원은 언제든 환영! 좋은 조건으로 채용해 드리겠습니다.”
“네? 아니, 그건 좀…….”
“어이! 시작도 하기 전에 남의 직원을 꼬시는 거냐?”
슌과 데일리, 카달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자 마틴 후작이 울컥한 표정을 지었다.
“하여간 도무지 방심할 수 없는 놈이로군. 일전에는 헉슬러와 페이에게 잔뜩 바람을 넣더니 이번에는 보자마자 작정하고 남의 직원을 빼돌릴 생각부터 하는 거냐?”
“에이, 발끈하시기는, 당연히 농담이죠.”
아크가 슬쩍 물러나며 대답했지만 100% 농담은 아니었다.
별 4개짜리 NPC는 아이템으로 치면 레어. 만날 기회가 흔치 않은 것이다. 그러나 마틴 후작의 반응을 보니 스카우트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하긴, 별 4개가 아니라 100개짜리라도 마틴 후작과의 관계가 금이 간다면 아크가 먼저 사양하겠지만.
이제 마틴 후작은 그만큼 아크에게 중요한 NPC였다.
그건 파견 사원 문제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일전에 제가 따로 부탁드린 문제는…….”
아크가 마틴 후작에게 부탁한 것은 파견 사원만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파견 사원을 부탁하기 전에 부탁했던 다른 일이 있었다. 그러나 마틴 후작도 그 부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답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문제도 어떻게든 될 것 같다.”
“정말입니까?”
“그래, 일전에도 얘기했지만 그 문제는 내 힘으로도 쉽게 도와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타이밍이 좋다고 해야 할지, 네가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쪽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행사가 있으니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이 날아왔더군. 어차피 참석해야 하는 자리니 수행원으로 너 하나쯤 달고 가도 상관없겠지.”
“언제입니까?”
“아직 날짜가 꽤 남았으니 안달하지 마라. 그 전에 해야 할 일도 있지 않나?”
“네? 해야 할 일이라니요?”
“나 이런…… 귀족 평의회 말이다!”
“아, 그러고 보니…….”
지저세계에서 S-20으로 돌아왔을 때 받은 우편이 있었다.
-아크 남작님께.
사흘 뒤 타투인에서 정기 귀족 평의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공사다망하시겠지만 귀족 평의회는 은하연방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입니다. 평의회에 참석하는 것은 귀족의 의무. 필히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발신자 : 귀족 평의회 실행 본부
“꼭 가야 하는 겁니까?”
“지금 그걸 질문이라고 하나?”
“하지만 저는 정치 같은 것은 모르는데요?”
“걱정 마라. 기대도 하지 않으니까. 너는 그냥 머릿수만 채워 주면 돼. 귀족 평의회도 어차피 머릿수 싸움이다. 무슨 말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알겠지?”
“그러니까 저는 찬성표 1이라는 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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