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436)
아크 더 레전드-436화(436/875)
[436] – * SPACE 4. 네 번째 신기! 그리고…… (3)미레이가 한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 손이 가리키는 것은 커다란 실루엣이 비쳐지는 수정 기둥! 예상대로 수정 기둥 속에 비쳐 보이는 실루엣은 엘림의 신기였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드디어 갖은 고생 끝에 네 번째 신기가 아크의 손에…….
-……하지만 그 전에.
미레이가 다시 아크를 돌아보았다.
-자낙스는 내게 신물을 맡기며 말했다. 모든 일이 끝나면 신물을 이곳에 봉인해 달라고. 그러면 언젠가 자신의 후계자가 신물을 찾으러 올 것이라고. 그건 자낙스 스스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슬픈 일이지만, 나는 자낙스의 뜻에 따라 이곳에 신물을 봉인했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내가 가장 존경하는 친구의 후계자가 이곳에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게 수십 년 뒤가 될지, 수백 년 뒤가 될지는 모르지만 자낙스의 의지를 잇는 너를 위해 나도 선물을 준비해 두었다.
‘선물? 신기 말고 또 뭐가 있는 건가?’
이어지는 말에 아크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났다.
역시 NPC의 대사는 웬만하면 끝까지 들어주는 편이 이득이다. 만약 마음이 급하다고 줄줄이 이어지는 대사를 도중에 Skip했다면 삐쳐서 추가 보상을 주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뉴월드 시절부터 몸에 익은 습관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아크는 더욱 경청하는 자세를 취했다.
-말했듯이 자낙스는 나에게 피를 나눈 형제와 같은 존재. 마음 같아서는 인더스 엘림의 신기라도 물려주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신기는 맹약에 의해 후계자에게만 전해 주게 되어 있는 것. 이미 자낙스라는 훌륭한 남자의 의지를 잇는 너를 내 후계자로 삼을 수는 없겠지. 그래서 고민 끝에 나는 이곳에 두 가지를 남겨 두었다.
‘하나도 아니고 2개나!’
다시 말해 이 던전의 보상은 ‘신기+아이템 2개’라는 말이다. 그것도 아슐라트의 창립자이자 인더스 엘림이 준비한 아이템이다.
일단 물건(?)을 봐야 알겠지만 평범한 아이템은 아닐 터!
뭐랄까, 쉬라바스티에 들어오기 위해 마틴 후작에게 굽실거리고 던전에서 한 고생까지 한꺼번에 보상받는 기분이다.
그런데…….
-그중 하나는 이미 네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에?”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아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미레이가 말을 이었다.
-네가 이곳에 처음 발을 디딘 곳이 바로 나와 자낙스가 가끔 대련을 하던 수련장이었다. 내가 첫 번째 선물을 준비해 둔 곳은 그 수련장이다. 그리고 네가 이곳까지 왔다는 것은 내 선물을 찾았다는 뜻이지. 그게 네게 주는 선물이자 기관을 작동시키는 열쇠였으니까.
“기관을 작동시키는 열쇠라면 설마…….”
멍청한 표정을 짓던 아크가 바이우스 실드를 내려다보았다. 수련장이 갑자기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바사크가 벽에서 바이우스 덩어리를 뽑아낸 직후였다. 그게 미레이가 말한 기관이 작동된 것이라면 선물이라는 것은…….
“바이우스?”
-그래, 정답이다.
미레이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원래 바이우스는 수정의 정기가 오랜 세월 응축되어 만들어지는 일종의 결정체다. 이곳에서 자낙스와 수련할 때는 모르고 있었지만 훗날 이곳을 은둔처로 삼기 위해 돌아왔을 때 지하에 수정 광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수련장에 박아 넣은 바이우스도 그때 찾은 것이지. 사실 원래 그 바이우스는 자낙스를 위해 준비해 둔 것이었다. 당시 자낙스가 사용하던 바이우스 실드는 다른 바이우스를 흡수하며 보다 견고해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에 왔을 때 자낙스는 바이우스 실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지금까지 아크가 알아낸 자낙스의 여행 경로는 라쿤카→귀암성→쉬라바스티. 그리고 바이우스 실드는 첫 번째 경유지인 라쿤가의 피라미드에 봉인시켜 두었던 것이다.
언젠가 자낙스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위해서.
그래서 미레이는 생각했다.
버리기도 아까우니(?) 훗날 찾아올 자낙스의 후예에게 주자고. 그런데 막상 그냥 주자니 뭔가 좀 아쉽다. 게다가 시간도 많으니 이참에 좀 더 쓸 만하게 만들어 보자.
그래서 미레이는 인더스의 비술을 사용해 바이우스를 정밀하게 세공했다. 바이우스를 흡수한 실드에 ‘미러엣지’가 추가된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레이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꼈다.
자낙스는 그가 아는 한 최강의 전사였다. 그런 자낙스라면 어떤 기술이든 즉시 120%로 발휘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훗날 찾아올 후계자는 자낙스가 아니다.
아마도 여러모로 부족할 터. 그러니 덜렁 선물만 주고 끝낼 게 아니라 제대로 훈련을 시킬 필요가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레이저를 뿜어내는 원반이라던가, 빛을 특정 구멍에 넣어야 출구가 열리는 방이라든가…….
그렇다. 정말이지 욕 나오게 만들었던 던전의 각종 장치들!
그 장치를 만들어 놓은 사람이 바로!
‘……너였냐!’
아크가 와락 고개를 돌려 미레이를 바라보았다.
미레이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모든 것을 너를 위해. 존경하는 친우의 후예를 위해 준비해 둔 것이다. 새로운 바이우스의 능력을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게 해 주기 위해서. 그리고 네가 여기 있다는 것은 제대로 익혔다는 뜻이겠지. 후후후, 그런 표정 지을 필요 없다. 말했듯이 나와 그대의 스승 자낙스는 피를 나눈 형제보다 깊은 사이였다. 그런 자낙스의 후예를 위한 일이라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고마워할 필요도 없는 일이지.
“고마워? 장난…….”
-그리고 두 번째 선물은…… 응? 뭐라고 했나?
“네? 아, 아닙니다. 그 정도는 장난이나 다름없이 통과했다고요.”
아크가 얼른 입을 가리며 대답했다.
-핫핫핫, 역시 자낙스의 후예답군. 사실 좀 걱정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기분으로 시작했는데 만들다 보니 너무 열중해서 말이야.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까딱하면 죽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아져 버렸더라고. 그런데 장난이나 다름없었다니, 굉장하군. 좋아, 이미 그런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두 번째 선물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안심했다.
‘휴, 다행이다.’
아크가 한숨을 불어 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순간 울컥해서 욕이 나올 뻔했다. 아니, 사실 지금도 속으로는 엄청 욕이 나온다.
‘선물을 준비했으면 그냥 주든지! 누가 훈련까지 시켜 달라고 했냐? 결국 네가 쓸데없는 짓을 하는 바람에 좀 더 쉽게 끝날 수 있었던 붉은학살자와의 전투에서 ‘생명의 오브’까지 낭비하고, 그 뒤로 관문을 통과하느라 몇 시간 동안 입에 단내가 나도록 뛰어다녔다고! 그런데 고마워? 장난하냐? 너도 한번 몇 시간 동안 굴러 봐! 그딴 소리가 나오나!’
당장 이런 말이 목구멍 위로 솟아오를 것 같다.
그러나 아크는 머릿속으로 참을 인忍 자를 휘갈겨 대며 꾹꾹 눌러 참았다. 참아야 한다. 아직 두 번째 선물이 남아 있으니까! 뿐만 아니라 아직 신기도 받지 못했으니까!
열 받아도 받을 건 받아야 하니까!
-자……!
그때 미레이가 수정 기둥을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수정 기둥 하나가 녹아내리며 작은 물체가 툭 떨어졌다. 양쪽 끝이 뾰족한 손잡이 모양의 금속 조각이었는데 표면에 기하학적인 도형이 빼곡히 새겨져 있었다.
바즈라(레어)
아이템 타입 : 보조 무기 착용 제한 : 레벨 100
공격력 : 35~40 내구도 : 80/80
양쪽 끝에 날카로운 칼날이 붙어 있는 단검 같은 무기입니다. 이런 형태의 무기는 오래전 지구의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대 지구의 인도 신화에서 등장하는 최강의 신, 인드라가 사용한다고 전해지는 금강저金剛杵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본래 이런 특이한 형태의 무기는 은하계에서도 오직 인더스의 엘림만이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
엘림이 지구의 문명보다 먼저 만들어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고대 인도에서 등장하는 무기는 인더스 엘림의 무기를 본떠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바즈라는 실제로 인더스 엘림이 사용하던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미레이가 친우였던 자낙스의 후예를 위해 인더스 엘림의 신기를 본떠 제작한 것입니다.
때문에 진짜 신기에 필적할 수는 없지만 이 역시 오리하르콘이라는, 정신력에 반응하는 희귀 금속에 인더스의 비술을 조각해 넣어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또한 보조 무기라 다른 계열의 무기와 함께 사용해도 페널티는 받지 않으면서 옵션 효과를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손잡이 부분에는 ‘무라트와 인더스의 우정을 위해서’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민첩 +15, 공격 속도 +5%》
《특수 옵션(뇌격) : 바즈라로 마나(포스)를 태워 20미터 이내의 모든 적에게 50~200의 전격 대미지를 입힙니다. 전격에 맞은 상대는 저항력에 따라 ‘경직’이나 ‘마비’ 등의 상태 이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포스 소모 : 500. 대기 시간 : 10분.》
※획득 시 귀속
‘레어 템이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
지금 아크의 심정이 딱 그런 문구와 같았다.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욕을 꾹꾹 눌러 참은 보상으로 레어 템!
‘레벨 100대 무기라는 게 좀 아쉽지만…….’
현재 아크의 레벨은 166. 어째 타이밍을 잘 못 맞춰 나온 느낌이 있지만 보조 무기다.
여기서 잠시 설명하자면, 원래 갤럭시안에서는 모든 유저가 쌍수. 즉, 양손에 하나씩 무기를 들 수 있었다. 검사라면 쌍검을, 총사라면 쌍권총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쌍수를 사용하는 유저가 많지 않은 이유는 70%에 달하는 무지막지한 페널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쌍검을 사용할 경우, 오른 손의 검은 공격력이 100% 발휘되지만 왼손의 검은 공격력의 30%밖에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왼손의 검은 ‘힘 +10’ 같은 옵션이 붙어 있어도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페널티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딱 두 가지.
하나는 ‘쌍수’ 전문 스킬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가 바로 보조 무기.
아예 처음부터 보조 무기로 제작된 무기를 사용하면 ‘쌍수’ 스킬이 없어도 페널티가 적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너스 옵션 효과도 적용된다.
물론 보조 무기는 주 무기보다 공격력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지만 그냥 쥐고만 있어도 옵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전체적인 성능은 떨어져도 옵션에 따라서는 주 무기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아이템!
권총을 사용하는 녀석이 생뚱맞게 한 손에는 단검을 들고 있다면 십중팔구 옵션 효과를 위한 보조 무기라고 보면 된다.
그중에서도 최고가에 거래되는 보조 무기 옵션은 말할 것이 없이 ‘공격 속도’다. 직업과 상관없이 모든 유저가 필요로 하는 옵션이기 때문이다.
‘민첩 +15, 공격 속도 +5%!’
이 정도면 보조 무기로는 최고 등급의 옵션!
뿐만 아니라 ‘뇌격’이라는 전격 스킬까지 붙어 있다!
‘뭐 귀속 아이템이라 팔아먹을 수는 없지만…….’
-마음에 드는 모양이군.
“네? 아, 네!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아크가 입가에 흐르는 침을 닦으며 얼른 대답했다.
미레이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기뻐해 주니 다행이군. 사실 그건 인더스 엘림의 신기를 본떠 만든 것이다. 굳이 그런 형태로 만든 이유는 나와 자낙스. 아니, 인더스와 무라트 사이의 우정을 후대까지 전하고자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아마 네게는 익숙하지 않은 무기라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솔직히 욕심 같아서는 바즈라의 사용법을 연습할 수 있는 장치도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아슐라트가 만들어지는 것과 동시에 라마와 전쟁이 시작되어 그런 시간이 없군.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라.
조금도 섭섭하지 않다.
아니, 라마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그런 속내를 고스란히 미레이에게 떠들어 댈 수는 없었다.
“네, 아쉽지만 이해합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 선대와 미레이 님의 우정으로 만들어진 이 바즈라. 수련에 수련을 거듭해서라도 기필코 사용법을 익히겠습니다.”
아직 신기가 남아 있어서 하는 말은 아니었다.
당분간 바꿀 일이 없을 최상 옵션의 보조 무기를 얻었다.
뭐 그냥 왼손에 쥐고 보너스 옵션 효과를 받으며 간간이 스킬을 사용해도 좋겠지만, 기왕 얻은 아이템이다. 어차피 쥐고 있을 아이템이면 제대로 사용하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믿음직스럽군.
미레이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역시 무라트 엘림의 후예인 네게 가장 도움이 될 것은 자낙스의 신물이겠지. 바즈라 같은 모조품이 아닌 진짜 엘림의 신기. 이제 오래전 친구와 약속한 대로 그것을 네게 전해 주겠다. 하지만 다루기 힘든 녀석이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
“네? 다루기 힘든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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