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445)
아크 더 레전드-445화(445/875)
[445] – * SPACE 7. 10만 골드의 사나이 (3)“제 소환수입니다. 헬 하운드라고 부르는 것이죠.”
“헬 하운드? 하지만 얼굴이 어째…….”
“착각입니다! 기분 탓입니다! 원래 제 소환수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도 티보스 님의 부하를 봤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닮아서! 네, 닮은 겁니다! 그보다 지금은 고양이들을 체포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G-1000은 제가 맡을 테니 티보스 님은 고양이를!”
“네? 아, 네!”
티보스가 끄덕이며 몸을 돌렸다.
그제야 아크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G-1000에 집중했다.
번개 병사와 닮은 헬 하운드. 당연히 닮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 병사의 머리니까.
맞다, 그 녀석은 번개 병사의 시체에서 소환한 헬 하운드였다. 아크가 엄한 고양이를 가리키며 소리친 이유가 그것.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라도 부하의 시체를 제물로 바쳐 헬 하운드를 소환하는 장면을 들키면 설사 G-1000을 해치워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크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Lv.2의 이크람으로 소환한 헬 하운드는 제물로 바쳐진 시체의 특성을 이어받는다. 그리고 이번 제물은 티보스의 소대에서 전격 계열의 무기를 전문으로 다루던 병사. 헬 하운드가 제물의 특성을 이어받는다면…….’
“헬 하운드, 공격하라!”
아크의 명령에 헬 하운드가 몸을 낮추며 입을 벌렸다.
크아아아아! 퉁! 퉁! 퉁! 퉁!
그리고 입에서 작은 구체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게 어떤 구체인지는 금세 알 수 있었다. 구체 주위로 파직거리며 튀어 오르는 스파크. 전격 계열 전문 병사답게 전격 대미지를 가진 발사체를 뿜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크기는 고작 호두만 했다.
헬 하운드의 능력치는 제물의 20~30% 수준이다.
일반 NPC 병사, 그것도 쫄따구를 제물로 바쳤으니 헬 하운드의 능력치는 아마 레벨로 따지면 20~30 수준밖에 되지 않으리라. 그래서 뿜어내는 발사체도 고작 호두알 크기.
대미지를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그러나 아크도 대미지 따위는 기대하지 않았다.
‘어찌 됐든 전격탄! 그것으로 충분하다!’
파직! 파직! 파직!
구체가 닿은 G-1000의 몸에서 작은 스파크가 일었다.
아주 작은 부위지만, 아크는 그 부위의 액화 금속이 경직되는 장면을 포착했다. 그리고 포착되는 순간!
위잉! 위잉! 부우우웅! 위잉!
빨려들 듯이 그 지점으로 날아가는 이퀄라이저!
그러자 마치 두부를 베어 내는 것처럼 G-1000의 몸이 저항감 없이 잘리며 바닥에 툭 떨어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딱딱하게 굳으며 괴사. 잡철로 변해 버렸다.
‘통한다! 이거야! 이게 G-1000의 공략법이다!’
기기기기! 기기기기!
G-1000의 움직임이 바뀐 것은 그때였다.
이전까지 G-1000은 아크의 공격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차피 맞아 봐야 나노머신이 바로 복구해 대미지는 0.2~0.3%. 굳이 피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대미지가 제대로 들어온다. 아니, 놀라운 회복력을 가진 몬스터가 대부분 그렇듯이 G-1000의 방어력은 형편없었다.
평타 한 방에 생명력이 2~3%나 날아간다.
그러니 이제 G-1000도 무턱대고 공격만 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아크의 공격에 몸무게가 몇 킬로그램―잘려 나가서― 줄어들자 G-1000도 한 손은 검, 한 손은 런처로 변형시키고 제대로 공방을 펼치며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야 땡큐지!’
아크로서는 바라던 바였다.
돌이켜 생각하면 아크가 초반에 엉망으로 당했던 이유가 G-1000의 무식함 때문이었다.
공격을 하면 뭔가 반응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
찔끔한다든가, 움찔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G-1000은 ‘치려면 쳐라! 나도 치련다!’라는 식으로 공격 일변도. 그러니 아무리 아크라도 치는 대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G-1000도 방어를 하기 시작했다.
그건 아크가 그만큼 G-1000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쉬워졌다는 의미였다.
“하! 이제 무섭다 이거냐? 그래, 그런 거다. 맞으면 아프고 부서지는 것. 그게 싸움이라는 거다. 그러니 고철이 되는 게 무서우면 싸움을 걸지 말았어야지!”
아크가 이퀄라이저를 번뜩이며 섬광처럼 돌진했다.
위잉! 파지지지! 투퉁! 위잉! 파지지지!
이어 아크와 G-1000이 뒤엉키자 스파크와 폭발이 잇달았다. 그야말로 숨 쉴 틈 없이 공격을 주고받는 초근접전!
사실 이 전투에서 아크는 페널티를 안고 있었다.
일단 공격만 적중시키면 무조건 대미지를 줄 수 있는 G-1000과 달리 아크가 대미지를 주기 위해서는 헬 하운드의 전격탄이 맞은 부위만, 그것도 거의 찰나에 불과한 영점 몇 초 만에 공격해야 제대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초근접전에서!
따지고 보면 엄청난 페널티였다. 그러나!
“마, 말도 안 돼! 전격으로 나노머신의 활동을 정지시켜 복구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이야 그렇다 쳐도 G-1000은 접근전도 프로라고! 아슐라트의 뛰어난 전사들의 전투법을 완벽하게 프로그래밍해 놓은 전투병기란 말이야! 그런데 고작 1명…… 고작 1명에게도 밀린다니! 이건 거짓말이야! 누가 거짓말이라고 말해 줘!”
제피가 꽥꽥대며 소리쳤다.
대체 해치우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어쨌든 상황은 제피가 떠들어 대는 대로였다.
G-1000은 팔을 장검, 단검, 기관총, 런처, 창 등등 상황에 맞춰 문자 그대로 백병百兵을 동원하며 대적했지만 전투를 우세하게 이끌어 가는 사람은 아크!
“이것저것 집적거리면서 다 잘하는 놈은 보지 못했어! 제대로 실력을 쌓고 싶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만 고집하라고! 나처럼!”
아크가 이퀄라이저로 무한의 궤적을 그리며 소리쳤다.
“그리고 나는 아슐라트의 병사가 아니다! 나는 은하연방의 아크다!”
카카카카! 퍼펑-!
폭음이 울리며 G-1000이 주르륵 뒤로 밀려났다.
그 아래로 떨어져 딱딱하게 굳어 버리는 액화 금속. G-1000의 몸은 이미 60% 가까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바꿔 말하면 60% 가까운 생명력이 깎였다는 뜻이었다.
‘……승부를 내야 한다!’
그러나 아크도 여유는 없었다.
우세하다고는 하나 1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공방을 펼쳤다. 게다가 전격탄에 맞은 부위만 공격해야 한다는 페널티까지 안고. 아무리 아크라도 대미지를 받지 않을 수는 없는 일. G-1000의 생명력을 60% 깎는 사이에 아크 역시 적지 않은 대미지를 받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초반에 헤매며 받은 대미지도 적지 않다.
그 탓에 현재 아크의 생명력은…….
-생명력: 513/4,315
불과 10% 내외!
전투는 우세하지만 이대로 가면 필패다.
‘하지만…….’
“이 싸움은 내 승리다! 사이코키네시스! 이기어검술!”
아크의 손에서 떠난 바즈라가 굉음을 일으키며 날아갔다.
그러나 G-1000은 몸을 밀가루 반죽처럼 일그러뜨리며 바즈라를 피해 냈다. 그리고 아크를 향해 런처를 들어 올리는 순간, 이기어검술로 되돌아온 바즈라가 가슴을 관통했다.
심장이 뻥 뚫린 G-1000!
그러나 당연히 휑하니 드러난 구멍 어디에도 심장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구멍도 눈 한번 깜빡이는 시간에 좁아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헬 하운드의 전격탄에 맞은 부위가 아니라 나노머신에 의해 상처는 물론 대미지까지 복구된 것이다.
그러나 아크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그 복구 능력이 네 사인死因이다!”
기기기기! 기기기기?
“뇌격!”
G-1000의 ‘?’를 띄우는 순간.
아크가 바즈라를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뇌전에 G-1000을 휘감자 피부에 자잘한 스파크가 튀어 올랐다. 그리고 G-1000 내부의 모든 나노머신이 전격에 의해 일제히 정지된 그때!
퍼펑! 콰콰콰콰! 콰콰콰쾅!
G-1000의 몸속에서 폭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다가 산산조각으로 깨져 흩어졌다.
아크가 승리를 장담한 이유가 그것이었다. G-1000의 몸속에서 폭발한 것은 아크가 개별행동을 하기 전에 마틴 후작이 살뜰하게(?) 챙겨 준 ‘자폭용 초소형 폭탄’. 바즈라가 가슴에 구멍을 내는 순간, 아크는 폭탄을 G-1000의 몸에 심은 것이다. 그리고 즉시 나노머신이 G-1000의 구멍을 봉합.
-3…… 2…… 1…….
그때 이미 폭탄은 카운트다운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0이 되기 진전에 대기 시간을 끝내고 스탠바이 상태로 전환되어 있던 바즈라의 뇌격 작렬! G-1000 속의 모든 나노머신을 ‘경직’ 상태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 결과는…….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복구 불가능 상태가 되어 박살!
G-1000이 금속 파편으로 변해 버리자 제피가 비명을 터뜨렸다.
“으악! G, G-1000이…… G-1000이 지다니! 이, 이건 말도 안 돼! G-1000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시간도 시간이지만 제작비만 10만 골드가 들었다고!”
‘그 돈을 차라리 나나 주지. 부를 때마다 달려가서 싸워 줄 텐데…….’
아크가 어이없는 눈으로 돌아보며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저, 정말 해치웠어!”
티보스가 경악한 표정으로 아크를 돌아보았다.
“저 G-1000을! 소대 단위의 병력을 단숨에 물리칠 수 있다던 아슐라트의 차세대 병기를! 역시 그런 병기는 답이 아니었던 거야! 전장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전사! 10만 골드를 쏟아부은 과학 병기도 진정한 전사를 이길 수는 없다는 살아 있는 증거다! 아크! 저 남자야말로 기계 문명에 물들어 전사로서의 자존감을 잃어버린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전사! 10만 골드짜리 병기도 쓰러뜨릴 수 없는, 10만 골드의 사나이다!”
“10만 골드의 사나이!”
병사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그러나 아크는 그들이 뭐라고 부르든 관심 없었다.
G-1000이 폭발할 때 날아가 구석에 처박히는 아이템을 목격한 것이다.
‘일단 전리품부터 챙기자!’
그리고 바로 캐치!
G-1000의 팔(매직)
아이템 타입 : ??? 착용 제한 : 레벨 120
공격력 : ??? 내구도 : 120/120
아슐라트에서 비밀리에 개발하던 G-1000의 팔입니다.
G-1000은 액화 금속에 나노머신을 주입하여 어떤 형태로든 변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어떤 부상도 복구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팔은 비록 떨어져 나왔지만 G-1000의 특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노머신의 기능이 저하되어 어떤 형태로든 변형할 수는 없지만, 이미 등록되어 있는 무기로 구현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또한 내구력이 떨어져도 일정 시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회복됩니다. 아쉽게도 본래 무기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추가 옵션은 없지만 상황에 맞춰 사용하면 편리할 것입니다.
※검화劍化 : 팔을 검으로 변형시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공격력 50~65》
※중화重化 : 팔을 둔기로 변형시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공격력 35~70》
※총화銃化 : 팔을 총으로 변형시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공격력 : 25~35 장탄 수 : 20 발사 속도 : 1.5Sec》
‘에? 이게 뭐야? G-1000의 팔?’
아크가 황당한 눈으로 정보창을 바라보았다.
매직이라는 등급을 확인하고 내심 탄식을 터뜨렸지만 막상 제대로 읽어 보니 상당히 독특한 아이템이었다.
G-1000의 팔답게 상황에 맞춰 검과 둔기, 총으로 변형시킬 수 있는 무기. 그야말로 만능이다. 매직 템이라 각각의 공격력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일반 등급의 무기보다는 높으니 나름 균형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었다.
퍼펑-!
그때 갑자기 폭음이 울리며 연구소 입구로 수십 명의 병사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깜짝 놀란 아크가 반사적으로 ‘G-1000의 팔’을 백팩에 넣으며 고개를 돌렸다.
먼지가 피어오르는 입구로 들어오는 이들은 바쥴라에 쌓여 있는 서드와 마틴 후작, 하뭉, 이그리자와 그들을 호위하는 각국의 기사단과 특무대원들이었다.
“너……!”
가장 먼저 아크를 알아본 마틴 후작이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똘똘한(?) 마틴 후작은 주변을 훑어보고 대강 돌아가는 상황을 눈치챘다.
그리고 서드와 하뭉, 이그리자를 의식하고 얼른 말을 바꾸었다.
“음! 아크! 역시 은하연방의 영웅이라 불리는 전사답군. 사건 발발 직후 혹시 모를 적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디에라를 벗어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라는 ‘내 명령’대로 일을 잘 처리한 모양이군. 수고했다.”
그리고 눈치 빠른 아크도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쪽의 캐츠족이 배후인 것 같습니다. 도주로를 봉쇄하고 있던 중입니다.”
그러나 서드와 하뭉, 이그리자를 포함해 스노우 기사단과 샤도우 기사단원들의 눈은 바닥에 흩어진 G-1000의 파편에 박혀 있었다.
이들은 연구소로 오는 도중 서드로부터 G-1000에 대해 자세히 전해 들었다. 소대 단위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최첨단 안드로이드!
그런데 그 안드로이드가 박살이 나 있었다.
분위기를 보면 안다. 그게 누가 만들어 낸 결과물인지.
서드 이하 4강을 대표하는 전사들의 눈동자가 자연스럽게 그 인물을 향해 움직였다. 이번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는 기억을 더듬어도 있었는지 없었는지도―실제로 없었으니까!― 모를 정도로 존재감 없던 사내!
-아크…… 그래, 저 사내가 붉은학살자의…….
라마의 샤도우 기사단이 새삼스러운 눈으로 아크를 바라보았다.
-10만 골드의 사나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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