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46)
아크 더 레전드-46화(46/875)
[46] SPACE 7. 피라미드 (4)“크윽! 형님!”
“형님이 우리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형님 같은 분은 우주에 둘도 없을 거야.”
그리하여 친위대원들의 충성도는 더욱더 높아져만 가고 있었다. 암묵적으로 부대장 대우를 받는 멜린이 그런 대원들을 다독거리며 말했다.
“진정들 하게. 지금은 감정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가 아니야. 베라드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그때 아크가 전사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네. 그런 아크가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 부활하지 않고 있다면 뭔가 우리가 모르는 문제가 생겼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어. 그게 대체 무슨 일인지 알아내야 해. 이번에야말로 우리가 아크를 도와야 할 때란 말이네.”
“하지만…….”
랄프가 한숨을 불어 내며 입을 열려 할 때였다.
“아직도 여기에 모여 있는 건가?”
뒤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위대원들이 고개를 돌리자 맞은편에서 기갑 1소대원들이 다가왔다.
“저놈들이 또!”
랄프가 거친 숨을 불어 내며 한 걸음 내디뎠다.
그러자 멜린이 랄프의 앞을 가로막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전 전투에서 아크와 친위대가 낙오병이 된 것은 발렌시아와 기갑 1소대원들의 방해 때문이었다. 당연히 친위대는 이를 갈았지만 그들은 죄수, 기갑 1소대는 정예병이다.
분하고 원통해도 참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크가 왜 부활하지 않는지 가르쳐 줄까?”
그때 발렌시아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바로 나 때문이다.”
“뭐?”
“이제 놈도 깨달은 거지. 벨타나에서 나에게 반항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무슨 말인지 알겠나? 아크는 부활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야. 할 수 없겠지. 몇 년이 걸려도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테니까. 그러니 네놈들도 이제 꿈 깨. 아크는 돌아오지 않는다. 네놈들은 버림받은 거야.”
“닥쳐!”
버럭 소리친 것은 눈이 큰 아이, 그레이족의 헤겔이었다.
헤겔이 커다랗고 검은 눈동자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얼굴로 소리쳤다.
“형님이 너 따위가 무서워서 부활하지 않을 리가 없어! 형님은, 형님은 너 따위보다 훨씬 대단하다고! 뭣보다 형님은 어떤 상황이라도 우리를 버리지 않아! 그럴 리가 없어! 형님에 대해 함부로 지껄이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않을 거라고!”
“가만두지 않겠다고?”
발렌시아가 눈썹을 추켜올리며 한 걸음 다가섰다.
“감히 그레이족 꼬맹이가 누구에게 지껄이는 거냐?”
“너…… 나, 나는…….”
발렌시아가 다가서자 헤겔이 겁먹은 얼굴로 뒷걸음쳤다.
그때 멜린과 나머지 친위대원들이 헤겔의 뒤로 늘어서며 발렌시아를 노려보았다.
“우리 생각도 같다. 형님은 너 따위를 무서워할 분이 아니야. 함부로 말하면 참지 않겠다!”
“참지 않겠다? 호오, 이거 참 무섭군. 그러니까 한번 해보자는 거지?”
발렌시아가 눈매를 좁히며 친위대원들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슬쩍 손을 들어 올리자 기갑 1소대원들이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친위대원은 10명. 기갑 1소대원은 30명이다.
일단 쪽수에서부터 게임이 안 된다. 거기에 레벨이나 장비품 따위를 고려하면 그야말로 하룻강아지와 호랑이의 싸움. 그러나 친위대원들은 기갑 1소대의 압박에도 어금니를 깨물고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았다.
그렇게 두 그룹의 분위기가 일촉즉발에 이르렀을 때였다.
“아군 간의 싸움은 군법 위반입니다.”
멀리서 무덤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보급소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이리나의 것이었다. 슬쩍 고개를 돌려 이리나를 바라보던 발렌시아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지.”
발렌시아가 멜린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이도 저도 아닌 죄수 떨거지들이라…… 그래, 지금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너희 같은 떨거지들을 괴롭혀 주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 눈 폭풍이 걷히기를 기대하라고. 이제부터는 아크가 오기 전처럼. 아니, 그보다 몇 배는 더 힘들어질 테니까. 자, 가자.”
“빌어먹을!”
친위대원들이 발렌시아의 뒤통수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그러나 발렌시아의 말은 사실이었다.
은하연방의 최정예인 발렌시아와 기갑 1소대. 그들이 작정하고 방해한다면 친위대에게 미래는 없었다.
아크를 만나고 언젠가는 벨타나를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지만,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예전처럼 암울한 미래만이 보이리라.
그러나 당장은 그보다 더 급한 문제가 있었다.
꾸르르르르.
친위대원들의 배에서 빈곤한 울림이 울렸다.
열흘이나 아크가 들어오지 않으니 그들은 다시 굶주림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형님, 제발 빨리 돌아와 주세요!”
“컴백 홈, 프리즈!”
퀭해진 친위대원들이 간절한 눈길로 페어리를 바라보았다.
* SPACE 8. 파라오의 유산 (1)
친위대원들이 쫄쫄 굶고 있는 그 시각.
“18연타!”
아크가 눈알을 굴리는 벽화로 바짝 다가가며 소리쳤다.
동시에 배틀슈트의 어깨에서 증기가 뿜어져 올라왔다. 이어 양팔이 시속 300킬로미터로 질주하는 자동차 엔진의 피스톤처럼 격렬하게 움직이며 주먹을 내뻗었다.
투콰콰콰콰콰콰콰!
속사포처럼 벽을 두드려 대는 주먹!
주먹이 박힐 때마다 벽이 움푹움푹 패여 들어가며 돌가루가 피어올랐다.
벽 주위가 돌가루에 뒤덮여 뿌옇게 변해 버렸을 무렵.
쿠오오오오오!
뒤에서 다가오던 아누비스들이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하이퍼 드론의 마나가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하이퍼 드론은 이차원으로 강제 송환되어 10시간 후까지 재사용이 불가합니다.》
아크의 몸을 감싸고 있던 배틀슈트가 분해되어 이차원으로 사라진 건 그다음이었다.
“휴, 이번에는 배틀슈트 덕분에 금세 끝났군.”
아크가 꼴뚜기를 이마에 붙이며 중얼거렸다.
뽁! 뽁! 뽁! 뽁!
-생명력 1 회복.
-생명력 1 회복…….
그렇게 자렌족의 증표로 전투에서 입은 데미지를 회복하며 뿌연 돌가루 속에서 터덜터덜 걸어 나오자 근처에 4개의 모래 더미가 눈에 들어왔다.
아누비스가 허물어져 만들어진 모래 더미. 3개의 모래 더미 안쪽에서 반짝거리는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가 2~3골드짜리 잘리만 광석이다.
4마리 중 3마리가 잘리만 광석을 떨어뜨린 것이다.
그러나 아크는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울화가 치밀었다.
“정말이지 한두 번도 아니고…….”
잘리만 광석을 보면서도 한숨만 푹푹 불어 내는 아크.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열흘 전, 초보 도굴꾼 아크는 멋도 모르고 황금의 방에 들어갔다가 정체불명의 힘에 의해 아누비스가 지키는 방으로 순간 이동되었다.
처음 그런 일을 당했을 때는 당혹스럽기 짝이 없었지만 아누비스를 쓰러뜨리자마자 생각이 달라졌다.
기대 이상의 경험치와 전리품!
그 경험치와 전리품은 아크의 머릿속에서 기지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말끔히 지워 버리기에 충분했다.
그도 그럴 것이, R-14와 네팔림, 벨타나, 지금까지 아크가 돌아 다녀본 지역 어디에서도 피라미드처럼 경험치와 전리품을 빵빵하게 주는 곳은 없었다.
게다가 피라미드는 아크가 독식할 수 있는 사냥터!
‘주여! 제발 이런 방이 계속되기를……!’
처음 도착한 방에서 4개의 출구가 만들어졌을 때, 그런 기도를 했을 정도였다.
연초라 그런지 너그러워진 주님(?)은 아크의 기도를 들어주었다. 4개의 출구 중 아무거나 골라잡아 길게 이어진 통로를 따라 들어가기를 한참, 아크는 방금 전에 있었던 방과 똑같이 생긴 방에 도착한 것이다.
처음에는 빙 돌아 원래 자리로 돌아온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방에 들어서자 문이 닫히고 아누비스 석상이 움직였다.
철봉을 들고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4마리의 아누비스!
“지화자!”
아크는 환호성을 터뜨렸다.
‘구조를 보니 이런 방이 생각보다 많을 것 같아!’
경험치와 전리품이 쏠쏠한 이런 방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물론 아누비스는 무턱대고 좋아할 만큼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일단 아누비스를 조종하는 눈을 가진 벽화는 항상 같은 곳에 있는 게 아니었다. 때문에 새로운 방에 들어갈 때마다 엄청나게 많은, 크고 작은 그림들 중에서 아누비스를 조종하는 놈을 찾아야 했다.
4마리 아누비스와 싸우며 작은 눈알 하나를 찾아야 한다.
이건 전력 질주를 하며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난이도였다.
‘뭐 벽이라도 깨끗하면 그나마 낫겠지만…….’
수백 년이나 방치된 벽화다.
묵은 때가 엉겨 붙어 벽화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나 그 문제도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다.
“시설 정비!”
슥슥! 싹싹! 슥슥! 싹싹!
R-14에서 수십 킬로미터의 파이프를 닦고 조이고 기름 치며 익힌 시설 정비 스킬!
아크는 젝슨의 공구함에서 걸레를 꺼내 들고 방을 번쩍번쩍 광이 나게 닦아 가며 문제의 그림을 찾았다.
무시무시한 아누비스들이 철봉을 휘둘러 대며 공격하는데, 아크는 걸레로 벽을 닦아 대는 장면이 그리 멋져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그림을 찾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물론 그걸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배틀슈트의 필살기 18연타를 사용하면 일격에 그림을 박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18연타는 배틀슈트의 모든 마나를 폭발시켜 사용하는 기술. 일단 한 번 사용하면 배틀슈트는 이차원으로 강제 송환되고, 마나가 충전될 때까지 10시간 동안 사용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한 번 전투를 할 때마다 10시간씩 기다릴 수도 없는 일.
“집탄 사격! 소닉 소드!”
결국 가진 밑천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총과 단검으로 벽화를 부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배틀슈트의 18연타 한 방에 박살 나 만만하게 생각했었지만, 막상 총과 단검을 사용하니 데미지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던 것.
아누비스들도 그냥 구경만 할 리가 없었다.
쿵! 쿵! 쿵! 쿵! 콰콰콰쾅!
당연히 쉴 새 없이 철봉을 휘두르며 공격하는 것이다.
아누비스의 공격을 피하며 벽화를 깨끗하게 닦아 타깃을 찾아내고, 또 아누비스의 공격을 피하며 총과 단검으로 벽을 두들겨 대고, 한 번 한 번 전투를 치를 때마다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었다. 그러나…….
아크는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잘리만 광석>을 습득했습니다!
힘들 틈이 없었다.
전투가 끝날 때마다 들어오는 경험치와 전리품!
“크하하하하! 대박이다! 대박이야! 하늘이 날 돕는 게 틀림없어!”
아크는 완전히 착각에 빠져서 미친 듯이 총을 난사하고 검을 휘둘러 대며 방을 돌아다녔다.
그때마다 경험치가 팍팍 들어오고 잘리만 광석이 푹푹 쌓여 간다. 뭐 그러는 동안에 친위대원들은 기지에서 쫄쫄 굶고 있었지만 아크는 행복했다.
무지하게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열흘!”
피라미드에 들어와 열흘이 지났다.
그리고 기대대로 그 열흘은 아크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었다.
캐릭터 정보창
이름 : 아크(R-02788) 레벨 : 43
종족 : 인간 직업 : 개척자
범죄도 : 3,500
생명력 : 800(+15) 정신력 : 450
모험치 : 100
힘 : 105(+3) 민첩 : 155
체력 : 155(+3) 지혜 : 15
지능 : 85 운 : 15
※칭호 : 청소반장(민첩 +3)
※신체코팅 : 프리즈너
+프리즈너 코팅으로 활동 지역이 벨타나로 한정되었습니다.
+프리즈너 코팅을 받은 상태에서는 신체 정보가 은하연방에 귀속됩니다.
+프리즈너 코팅이 삭제되지 않는 한 다른 신체코팅을 받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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