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464)
아크 더 레전드-464화(464/875)
[464] SPACE 5. 목표는 이큘러스! (2)독을 뿜으며 몰아붙이자 엘라인들도 점점 밀릴 수밖에 없었다.
-계속 쏟아부어라! 난사! 난사!
-칼리벤, 베럴, 독을 뿜는 놈들부터 요격해!
-알고 있어!
-우아아아! 받아라, 오징어들아! 몽땅 어육으로 만들어 주마!
투투투투! 투투투투! 퉁! 퉁!
그나마 헤비 거너로 전직한 쿠라칸 이하 친위대의 총기병과 스나이퍼 들이 위에서 쏟아지는 스퀴드를 막아 주지 않았다면 버티지 못하고 진즉에 오징어 밥이 되었으리라.
그러나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
-형님, 지원할까요?
아크의 귓가에 헤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새삼스럽지만 스퀴드가 쉬지 않고 분출(?)되는 구멍 위의 상공. 거기에는 언제든지 주포와 기관포로 융단폭격을 쏟아부을 준비가 되어 있는 실버스타가 떠 있었다.
사실 이런 전투는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아직이다.”
그러나 아크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이퀄라이저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순간!
“카프레 검술 3식! 갤럭시 소드!”
검광이 수십 개로 분산되며 회오리를 일으켰다.
뒤이어 실로 무지막지한 장면이 펼쳐졌다. 검기의 회오리가 들이치자 새까맣게 모여 있던 스퀴드들이 마치 믹서기에 갈리는 것처럼 갈가리 찢어져 흩어진 것이다.
-우오오오! 역시 사장님!
헐떡이며 스퀴드와 싸우던 직원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것이 바로 사장의 위엄!
-현재 적용되는 업무 공유-II(NPC 전용) 효과
엘라인(소드 익스퍼러) : 검의 공격 속도 8% 증가.
베라드(디스트럭터) : 헤비 웨폰의 공격력 8% 증가.
랄프(블레이더) : 검의 공격 속도 8% 증가.
칼리벤(스나이퍼) : 저격 시 명중률 15% 증가.
쿠파(어설트) : 돌격 소총 계열의 공격력 8% 증가.
헤드로(레인저) : 회피 5% 증가. 폭발물, 소형 화기의 공격력 5% 증가…….
-현 부대에 ‘통솔’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부대장 아크(통솔 50) : 명령 수행률 +10%, 부상 회복 속도 +10%》
-<사장의 위엄>을 발동시켰습니다!
《30분간 사원들의 능력치가 20% 상승합니다.》
※1일 1회 사용 가능
뭐 이런 것도 사장의 위엄이지만…….
역시 사장의 카리스마는 실력으로 보여 주는 것!
일격에 20여 마리를―뭐 이미 생명력이 빠져 있기는 했지만― 어육으로 만들자 스퀴드들의 눈에도 아크가 대단해 보이기는 한 모양이다.
슈슈슈슈! 슈슈슈슈!
스퀴드들이 일제히 방향을 틀어 아크에게 몰려들었다.
-핫! 형님이 위험하다! 저지해라!
친위대원들이 화들짝 놀라 포화를 뿜었지만 이미 스퀴드는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 외각의 스퀴드들이 툭툭 떨어졌지만 본체는 총격을 무시하고 아크를 뒤덮었다.
-이런 젠장! 헤겔, 당장…….
당황한 밀란이 실버스타에 지원 요청을 할 때였다.
콰콰콰콰! 퍼펑-!
연이은 폭음이 울리며 스퀴드 떼의 위쪽이 돌기처럼 솟아올랐다. 그리고 폭발하듯이 사방으로 튕겨 나가며 스퀴드 사이로 날아오르는 사람은 아크! 그러자 스퀴드 떼가 아크를 쫓아 위쪽으로 확 솟아올라왔다.
“오랜만에 실력 발휘 좀 해 볼까?”
아크가 이퀄라이저를 고쳐 잡으며 씨익 웃었다.
다음 순간, 아크의 몸이 마치 먹이를 노리고 날아드는 새처럼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며 스퀴드 사이를 비행했다. 그때마다 연이어 터져 나오는 백색 섬광!
아크는 스퀴드와 공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너희들만 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아크가 에어보드조차 없이 우주를 비행할 수 있는 이유는 크라켄 덕분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때 얻은 세포 조직.
그 세포에서 추출한 DNA로 만든 믹스 업을 통해 아크의 ‘우주 유영’ 스킬이 ‘우주 비행’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우주 공간이라면 어디라도 스퀴드처럼 자유자재로 날아다닐 수 있는 능력을 얻은 것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피어싱! 체인 어택!”
콰콰콰콰! 퍼펑! 콰지지지!
아니, 공간을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레벨 50~60대의 스퀴드 따위는 아크의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아크가 스퀴드 사이를 종횡무진! 압도적인 실력을 선보이자 친위대원들도 활기가 샘솟는 표정으로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전사 3인방은 아크처럼 자유롭게 비행하지는 못했지만 분사장치를 이용해 허공에서 스퀴드와 격돌했다.
총기병들은 이들을 엄호하며 탄막을 펼쳤고, 스나이퍼는 대미지를 입고 도망치는 스퀴드를 원 샷 원 킬!
그렇게 장장 30분.
구멍 주위는 오징어 시체로 뒤덮였다.
-베라드, 쿠파, 콘세드, 라벤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뒤이어 떠오르는 반가운 메시지.
새삼스럽지만 아크가 실버스타의 화력 지원을 받지 않은 이유가 이것이다.
실버스타의 기관포, 아니, 주포라면 스퀴드 따위는 한 방에 전멸시킬 수 있다. 그러나 원래 전차나 우주선의 병기로 적을 처치하면 경험치는 5~10%밖에 들어오지 않는다.
반면 스퀴드의 레벨은 고작 50~60.
그냥 잡아도 레벨 90대의 친위대원들에게는 쥐똥만 한 경험치다. 하물며 실버스타로 잡으면 흔적도 남지 않으리라. 때문에 직접 싸우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리고 쥐똥만 한 경험치라도 숫자가 숫자다 보니 몇 몇 대원의 레벨이 올라갔다.
‘크라켄이 없는 게 아쉽지만…….’
생각보다 많이 증식한 스퀴드를 보고 살짝 기대했지만 크라켄은 없었다.
보스급 몬스터는 한 번 잡히면 리젠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리젠되는 장소도 랜덤.
크라켄은 스퀴드의 대빵쯤 되는 몬스터라 스퀴드가 서식하는 곳에서만 리젠되지만 장소는 여러 서식지 중 랜덤으로 정해지는 것이다.
좋은 아이템을 떨구는 몬스터가 리젠 되는 장소에서 죽치고 앉아 사냥하는 ‘알박기’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
‘뭐 목적은 그게 아니니까.’
아크가 E-3026을 다시 찾은 목적!
다시 말하지만 그건 이전에 이 구멍 속에서 찾은 물건을 회수하기 위해서였다. 그 물건이란 바로…….
‘있다!’
스퀴드를 정리한 직후.
지하로 내려온 아크의 입가에 뿌듯한 미소가 번졌다.
아크의 우주복에서 비추는 라이트에 윤곽을 드러내는 거대한 그림자는 폐선. 오래전, 아마도 크라켄에 습격당해 파괴된 것으로 보이는 우주선의 잔해였다.
아니, 원래 이 지하에는 그런 잔해가 모여 있었지만 아크가 발견한 것은 평범한 잔해가 아니었다.
보기에는 평범한 잔해로 보이지만…….
땅-! 땅-! 땅-!
-‘야금술’을 사용해 금속 성분을 조사했습니다.
이 금속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어떤 금속과도 성분이 다릅니다.
※당신이 파악한 고대 외계문명의 지식(무라트)으로 인해 금속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을 얻었습니다. 이 잔해는 고대 문명 무라트의 우주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야금술로 알아낸 정보였다.
이게 바로 아크가 E-2036을 다시 찾은 이유!
당시 크라켄이 막고 있던 지하의 가장 깊은 곳, 그곳에는 비록 스퀴드의 체액에 녹아 뼈대밖에 남아 있지 않았지만 무라트의 우주선 잔해가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 까먹고 있던 게 천만다행이야.’
그때는 이곳에서 찾은 다른 우주선의 잔해만으로 실버스타를 수리했었다. 때문에 실버스타를 개조할 때 꼭 같은 재질의 금속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 발견했을 때는 그냥 인양해서 팔아먹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뒤로 계속 사건에 휘말려 잊고 있다가 개조 얘기를 들은 뒤에야 생각난 것이다.
‘잔해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무라트의 우주선! 재질은 실버스타와 같은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잔해를 인양하면 굳이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실버스타를 개조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때 팔아먹었다면 땅을 치고 후회했으리라.
“자, 서둘러라!”
아크가 대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여기서 적당한 크기로 분해해서 실버스타로 옮겨 싣는다!”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앵커에 걸고 그대로 인양해 가지고 가고 싶었다. 그러나 뼈대뿐이라고는 하나 우주선을 앵커로 연결하면 워프를 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너덜너덜해진 선체가 우주풍宇宙風 따위에 부서져 유실될 위험도 있었다.
치이이이이! 위이이잉!
그리하여 선체 분해 작업 실시!
무라트 우주선의 잔해는 잘게 나뉘어 실버스타의 창고에 쌓여갔다. 그렇게 적재량 150톤의 창고를 가득 채울 때까지 걸린 시간은 꼬박 10시간. 그러고도 아직 E-2036의 지하에는 2배가 넘는 잔해가 남아 있었다.
‘이건 일단 다음을 위해 남게 두고…….’
“자, 이제 이큘러스로!”
실버스타가 은빛 섬광이 되어 우주를 가로질렀다.
* * *
“애들 가르치기가 나날이 힘들어지네요.”
“누가 아니랍니까.”
“생각해 보면 옛날이 좋았어요.”
“네, 적어도 그때 학생들은 선생을 존중하기라도 했죠. 아무리 막나가는 학생이라도 선생에게 덤비는 일은 흔치 않았어요.”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학생들은 그게 없어요. 얼마 전에 기사 봤습니까? 학생이 선생을 패서 입원시켰답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 말이? 아니, 학부모들이 더 문제죠. 학부모가 학교까지 찾아와 수업 중인 선생에게 욕하고 주먹질하는 건 이제 기사거리도 안 되지 않습니까? 이러니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냐 이겁니다.”
“음, 심각하죠.”
탁자에 둘러앉은 20여 명이 동시에 한숨을 불었다.
30대에서 50대까지, 남녀 골고루 섞인 이들은 모두 현직 교사들이었다. 서울 경기 지역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뒤풀이로 모여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대화는 자연스럽게 학교 문제로 흐르고 있었다.
“이런 세태가 다 그놈의 TV니 게임이니 하는 것들 때문입니다. TV에서는 연일 자극적인 영상만 내보내고, 게임이라는 건 결국 폭력 아닙니까? 종일 이런 것만 보고 들으니 학생들도 물들어 갈 수밖에 없죠. 특히 10대는 뭐든 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나이 아닙니까?”
“폭력도 폭력이지만 중독이 더 문제예요.”
“네, 저도 게임을 나쁘게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꼭 부정적인 측면만 있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 문제는 요즘 아이들이 거기에 너무 몰입된다는 점입니다.”
“맞아요.”
“저희 반에도 그런 학생이 여러 명 있어요. 적당히 즐기면 저도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게임을 시작하고 갑자기 성적이 뚝 떨어지거나 아예 학교에 나오지 않는 아이들도 적지 않아요. 일부러 찾아가 설득도 해 봤지만 그런 아이들에게는 말도 통하지 않더라고요.”
“작정하고 중독되게 만든 거니까.”
“그런 게임을 만드는 어른들에게도 잘못이 있어요.”
“맞습니다. 더 이상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 교직원들도 뭔가 해야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청원을 넣어 아예 학생들은 게임을 하지 못하는 법을 만들어 달라든지.”
“그게 되면 우리가 왜 이 고생을 하겠습니까?”
“하아, 정말 방법이 없을까요?”
“우리는 교사지 신이 아닙니다. 세상이 이런 식으로 변해 버린 걸 우리가 어쩌겠습니까? 그저 우리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죠.”
‘……최선?’
그 말에 반응하듯 한 사내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그렇듯 그 역시 서울의 고등학교 젊은 교사였다.
이름은 박한길.
군 장교 출신인 아버지가 불의에 굴하지 말고 한길로 가라는 의미로 지어 준 이름이다. 그러나 주변의 교사들이 떠들어 대는 것처럼 작금의 상황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나날이 늘어가는 학교 폭력! 게임 중독! 정서적으로 피폐해져 가는 학생들!
그런 현실에 좌절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에 대해 구구절절이 말하자면 그 역시 밤을 새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러나 박한길은 말하지 않았다.
교직원들끼리 모여 앉아 이런 푸념을 늘어놓는 것은 그 자체가 포기,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최선이라니, 대체 무슨 최선을 다했다는 거지?’
교사들은 말한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들이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 틀어박혀 있다고. 그래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그러나 박한길은 생각했다.
아이들이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 틀어박혀 있다면, 그 세계로 들어가 데리고 나오면 되는 일이다.
그런 시도조차 해 보지 않고 푸념만 늘어놓으며 대체 무슨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는 걸까?
하지만 박한길은 다르다. 아니, 그들은 다르다.
‘나는…….’
-박 선생님, 멤버가 모였습니다. 5번 회의실입니다.
핸드폰에 문자가 뜬 건 그때였다.
“저는 다른 미팅이 잡혀 있어서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아직 입도 안 댄 커피가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박한길은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바로 메시지의 회의실로 향했다.
“어서 오십시오.”
회의실에는 이미 3명의 사람이 모여 있었다.
이들 역시 방금 전까지 있던 자리의 사람들처럼 서울 경기 지역의 교직원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그들과는 다른 교사들이었다. 교육계의 위기니 뭐니 하며 입으로만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아니었다. 말보다 행동으로 최선을 다하는 교사들!
“얘기 많이 나누셨습니까?”
“아니 뭐, 매번 똑같은 말이죠.”
박한길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회의실에 모인 교사들은 나이도 다르고 재직하는 학교도 달랐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게임.
그것도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갤럭시안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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