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467)
아크 더 레전드-467화(467/875)
[467] SPACE 6. 흉탄에 쓰러지다 (3)내심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던 아크는 그제야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뭐야? 너는 왜 여기서 얼쩡거리는 거야?”
“내가 못 올 데 왔어? 나도 엄연히 이큘러스의 투자자라고! 게다가 공짜로 온 것도 아니야! 제대로 스타게이트 비용도 내고 왔다고! 뭐 잘못됐어?”
“아니, 그냥 물어본 건데 왜 성질이야?”
“내가 성질 안 나게 됐어?”
카야가 팩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나는 말이지! 그러니까…… 아니, 됐어! 내가 왜 네 질문에 일일이 대답해야 하는데! 그보다 이 여자는 대체 뭐야? 뭔데 갑자기 나타나서 레피드를 내 거니 마니 하는 거야?”
“그러는 당신은 뭔데요? 저 사람이 당신 거라도 돼요?”
“뭐? 내, 내 거라니? 그런…….”
“제피 말대로 다. 네가 나설 일이 아니야.”
제피의 반격에 카야가 당황한 표정으로 떠듬거리자 레피드가 나섰다. 움찔한 카야가 성난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뭐?”
“입은 나도 있어. 따질 일이 있으면 내가 따진다. 네가 나설 이유가 없잖아.”
“이…… 이…… 바보 자식아!”
“왜 그렇게 되는 건데?”
“몰라! 바보 자식! 그냥 죽어 버려!”
레피드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묻자 카야가 버럭 소리치며 뛰어갔다. 그러나 레피드는 머리 위로 ‘?’만 열나게 띄워 댈 뿐이었다. 그건 아크도 마찬가지였다.
‘저 녀석은 또 왜 저래?’
그러나 아무래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이로써 제피를 레피드에게 떠넘겼다는 것!
아크가 씨익 웃으며 얼렁뚱땅 분위기를 정리했다.
“자, 자, 됐으니 신경 쓰지 마. 저 녀석이 이상한 짓을 하는 게 어디 하루 이틀이냐? 그리고 가 봤자 이큘러스지. 그러니 이제 앞으로 할 일이나 의논해 보자고.”
“아, 그러고 보니…….”
그때 레피드가 퍼뜩 고개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1이다, 이 망할 자식아!”
“응? 1이라니?”
아크가 갸웃거리며 돌아보는 순간!
탕-!
* * *
“아우! 젠장!”
아크가 구시렁거리며 이마를 문질렀다.
그러다가 울컥한 눈으로 레피드를 돌아보았다.
“이게 보여? 아직도 얼얼하다고 이거!”
아크가 붉게 물든 이마를 탁탁 쳐 보이며 소리쳤다.
그렇다. 방금 전 격발 된 총은 레피드의 ‘악마가 봉인된 권총’. 그리고 그 탄환이 박힌 곳은 지금 아크가 탁탁 치는 이마 정중앙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아니, 당연한 일이지만 아크는 총알 한 방에 피를 토하고 죽어 버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말했을 텐데? 쏘겠다고.”
“그렇다고 진짜 쏘냐? 그것도 스킬까지 발동시켜서?”
새삼스럽지만 아크는 캡슐의 페인 수치를 0으로 낮춰 놓지 않았다. 맞았을 때 어느 정도 통증이 느껴지는 편이 전투에 몰입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식하게 100%로 설정했다는 말은 아니다.
아크는 이명룡처럼 고통을 즐기는 변태(?)도 아닐뿐더러, 지나친 통증은 오히려 몰입에 방해되기 때문에 그저 따끔한 수준인 20% 정도로 설정해 두고 있었다.
……실수였다!
‘설마 이런 스킬이 있을 줄이야!’
-흉탄兇彈에 적중됐습니다!
흉탄은 총사가 익히는 패시브 스킬로 탄환에 강력한 악의를 부여하는 기술입니다. 따라서 적에게 품은 악의가 강하면 강할수록 발동 확률과 효과가 상승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흉탄은 그 자체가 강력한 저주가 되어 적중된 상대에게 지옥 같은 고통을 선사합니다. 이런 기술을 가진 총사는 적으로 삼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고통 증폭 ×10》
탄환에 맞았을 때 떠오른 메시지!
설마 진짜 쏠 거라고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런 스킬이 있으리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 했다.
고통 증폭 ×10이라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스킬이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 그런데 있었다! 게다가 맞았다! 그것도 바로 옆에서!
‘20%×10=200%’의 통증을 주는 탄환을!
“대체 이딴 스킬은 어디서 배운 거야?”
“되더군. 어떤 놈에게 한 방 꼭 제대로 먹여 주고 싶다는 집념을 불태우다 보니.”
“정말 머리에 구멍이 뚫리는 줄 알았다고!”
“뚫을 생각이었다.”
“하! 그러셔? 그거 참 아쉽겠군. 빌어먹을! 야, 인마! 그걸 말이라고 하냐?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다 잘돼 보자고 한 일이잖아! 그리고 투자자들도 별다른 불만 없이 받아들였고!”
아크가 더 열 받는 이유가 이것이다.
-투자자께 변경 사항을 전해 드립니다.
이큘러스는 CC의 완공 이후 바로 우주항과 자원 탐색기 등의 생산 시설을 증설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인해 라마와 아슐라트, 평의회의 연구소를 우선적으로 건설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생산 설비의 시공이 늦어져 실질적인 수입을 창출하는 시기는 불가피하게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차후, 생산 시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라마와 아슐라트, 평의회에 시세의 120% 가격으로 매달 100톤의 자원을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예정보다 높은 수입을 꾸준히…….
피격 사건 직후, 아크는 이런 내용의 메일을 투자자들에게 배포했다.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No problem.
당연하다. 시일이 좀 늦어지는 대신 매달 300톤의 자원에 대해서는 20%의 추가 수입이 들어온다. 게다가 시일이 늦어지는 이유도 은하 4강의 연구소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이큘러스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맞았다!
그것도 악의를 꾹꾹 눌러 담은 ‘흉탄’에 이마 정중앙을!
그때 아크는 정말 머리에 구멍이 뚫리는 줄 알았다. 아니, 지금도 만지기가 무서울 정도로 욱신거리는 것이다.
그러나 레피드는 반성하는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너는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군.”
레피드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아크를 돌아보며 말했다.
“문제는 네놈이 이큘러스의 책임자랍시고 앉혀 놓은 나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런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큰 잘못은 그런 결정을 내게 알리지도 않았다는 점이지.”
“말했잖아! 깜빡한 거라고! 그럴 수 있잖아!”
“나도 말했을 텐데? 그래서 쐈다고. 두 번 다시 깜빡하지 않도록 네 머리통에 확실하게 새겨 넣어 주기 위해서. 아팠다니 다행이군. 이제 같은 실수는 안 할 테니까. 뭐 기왕이면 아예 구멍이 뚫리는 편이 더 확실하겠지만.”
“너 말이지…….”
“형님, 목표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헤겔이 아크를 돌아보며 소리친 것은 그때였다.
“쳇! 나중에 얘기하자.”
아크가 퉁명스럽게 말하며 고개를 돌렸다.
뭐 잘못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레피드는 사원, 아크는 사장이다.
사원이 사장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다니? 말이 되는가?
정말이지 지금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이퀄라이저를 뽑아 들고 작살을 내고 싶었다. 그러나 아크는 참았다. 겨우 떠넘긴 제피가 바로 옆에서 흥미진진하게 둘을 바라보고 있기도 했지만…….
“저기가 문제의 장소인가?”
아크가 창 너머의 돌산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여기서 잠시 설명하자면, 현재 이큘러스는 4개의 연구소와 마틴 후작의 취미용(?) 건물이 들어서는 바람에 정작 개발 관련 시설 증축은 정지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게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CC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본래 CC는 T-20의 관리 사무소와 같은 기능을 가진 건물이다. 주요 기능은 Construction에 속해 있는 생산 시설을 관리하고 동력을 보급하는 것이지만 관리 사무소에 방역, 연구 등의 부가 설비가 붙어 있는 것처럼, CC 역시 독립적으로 자원탐사와 채취를 할 수 있는 설비가 붙어 있었다.
단지 유효 범위가 작을 뿐.
그러니까 Construction Lv.2의 ‘자원 탐색기-I’을 건설하면 CC를 중심으로 반경 500킬로미터, 다시 말해 1,000킬로미터 범위 내의 자원을 탐색할 수 있다.
그리고 ‘자원 채취소-I’을 건설하면 그곳에서 하루에 20~30톤의 자원을 채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CC만으로 탐색 가능한 범위는 200킬로미터. 그리고 자원 채취 시설―일종의 SCV 같은 기계―을 풀 가동시켜도 하루에 5톤의 자원도 채취하지 못한다.
때문에 제대로 설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의 자원 채취는 큰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자원이 있는 장소는 90% 이상 우주 몬스터가 서식한다고 보면 됩니다. 인류가 자원으로 사용하는 금속이나 에너지는 독특한 파장을 발산하는데, 대체로 몬스터들은 그런 파장에 끌려 그 지역에 둥지를 트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이런 몬스터들은 자원 채취에 방해가 되는 존재들이죠. 시설물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아예 자원 채취 로봇을 따라와 CC를 습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본격적인 자원 채취에 앞서 먼저 해당 지역을 조사해 몬스터를 섬멸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합니다.
자원 관리 전문가 데일리의 말이었다.
다시 말해 무턱대고 시설만 때려 짓는다고 자원 채취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아크가 CC의 완공에 맞춰 친위대와 함께 이큘러스로 온 이유가 그것. 본격적인 생산에 앞서 자원 매장지에 서식하는 몬스터를 청소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Construction Lv.2의 건물을 당장 짓지 못한다 해서 일정이 크게 늦춰진다고는 할 수 없었다.
당장 자원 채취소를 지어도 먼저 몬스터를 정리하는 작업을 해야 하니까.
그리고 CC로 확인한 자원 매장지는 세 곳!
그중 하나가 바로 지금 아크가 보고 있는 돌산이었다. 그리고…….
“헤겔, 광학 스캐너로 주변 지형을 조사해라.”
아크의 명령에 실버스타의 외부 도어가 개방되며 광학 스캐너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돌산으로 날아가자 모니터에 주변의 지형이 입체 영상으로 떠올랐다.
동시에 무수히 떠오르는 붉은 점!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말이겠지.”
이 붉은 점이 자원 매장지에 서식하는 몬스터들이었다.
‘일단 첫 번째는 이 몬스터들을 청소해 두는 것!’
그러나 친위대원들을 데려온 이유가 그것만은 아니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친위대는 다크에덴의 중심이다. 하지만 T-20에 너무 오래 방치해 둬서 나와 레벨 차이가 너무 벌어져 있어.’
타운에 놔둬도 민원이나 컴퍼니 퀘스트에 동원되면 경험치는 올라간다. 그러나 아크가 직접 데리고 다니는 것에 비하면 거의 멈춰 있는 수준.
반면 아크는 외출(?)할 때마다 쭉쭉 레벨을 올려서 친위대와 이제 60레벨 이상 차이가 벌어져 있었다. 더 이상 차이가 벌어지면 정작 필요할 때는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그러니 지금!
더 늦기 전에 렙업을 시켜 놔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면 마구잡이 사냥보다는 어차피 해야 할 일을 하면서 레벨을 올리는 편이 낫다. 바로 여기! 이큘러스에서!
아크가 몸을 일으키며 대원들을 돌아보았다.
“모두 준비해라! 일이다!”
“옛써!”
대원들은 이미 완전무장 상태!
이제 본격적인 이큘러스 개발 작업이 시작되었다!
* SPACE 7. 진격 앞으로! (1)
“형님.”
칼리벤이 돌아보았다.
아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모았다.
검붉은 바위에 뒤덮인 돌산, 300미터가량 떨어진 가파른 경사에 떼 지어 몰려다니는 몬스터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체적인 생김새는 고릴라와 비슷했다. 그러나 팔이 4개나 붙어 있었고 머리나 상체 여기저기가 갑옷을 두른 것처럼 돌로 덮여 있었다.
-스토니카-
종류 : 우주 몬스터 위험도 : D
전투력 : B
스토니카는 여러 혹성에 폭넓게 서식하는 몬스터입니다.
바위 같은 광물을 먹이로 삼는 몬스터라 대체로 암석 지대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스토니카가 특히 좋아하는 광물은 희귀 금속이 많이 섞여 있는 광석입니다. 때문에 자원 개발을 주업으로 하는 개척자들에게는 가장 골치 아픈 몬스터이기도 합니다. 피부가 돌처럼 단단해 높은 방어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성체는 자원 채취 로봇을 통째로 으깨 버릴 정도로 힘도 강합니다. 위험도가 D인 것은 서식지에 접근하지 않으면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식지에 접근하면 위험도 B, 주의가 필요한 몬스터입니다.
※같은 종류의 몬스터를 많이 상대할수록 더 많은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간만에 발동하는 ‘투시’ 효과.
투시는 자체적인 데이터베이스로 몬스터의 정보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돌려 말하면 미리 등록된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몬스터는 파악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반대로 아크가 알아낸 몬스터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등록시켜 약간의 보너스 경험치를 받을 수 있었다. 그건 이미 등록된 몬스터도 마찬가지다.
투시는 같은 종류의 몬스터를 많이 상대할수록 더 많은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 추가 정보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면 그 역시 보너스 경험치가 주어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몬스터의 정보를 알아내는 스킬인지 알았지만…….’
새로운 몬스터를 찾으면 보너스 경험치!
기존의 몬스터라도 많이 사냥하면 또 보너스 경험치!
결국 투시는 새로운 몬스터를 찾아내거나 한 종류의 몬스터를 꾸준히 사냥하면 보너스 경험치를 주는, 일종의 추가 보상을 얻기 위한 스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니, 뭐 어쨌든!
‘레벨은 100~120인가?’
친위대의 평균 레벨은 90대.
숫자도 스토니카가 2배 이상 되니 벅찬 상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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