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469)
아크 더 레전드-469화(469/875)
[469] SPACE 7. 진격 앞으로! (3)아크는 딜로포사우러스 사이에서 기관총을 난사하는 쿠라칸을 바라보았다.
처음 입사했을 때의 쿠라칸은 정말이지 형편없었다.
대체 왜 총기를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명중률이 절망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동안 안 보는 사이에 쿠라칸의 사격술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뭐 사실은 총기를 개조해 명중률을 올린 것이지만―로 좋아져 있었다. 그리고 1 대 다수의 전투에서 중기관총의 위력은 절대적!
투콰콰콰! 투콰콰콰!
“우헤헤헤! 맞는다! 맞아! 이 타격감! 이 화끈함! 코끝을 맴도는 짙은 화약 냄새! 이거야말로 남자의 무기! 매일 총을 닦은 보람이 있구나! 우오오오! 울어라, 나의 M-620이여!”
뭐 총만 들면 인격이 변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대미지 양은 쿠라칸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었다.
‘뭐 이래저래 좀 정신 사납기는 하지만…….’
쿵쾅! 쿵쾅! 찍! 찍! 투투투투!
트리케라톱스로 변해 사방으로 들이받는 베라드.
엘라인과 랄프는 그런 베라드를 방패로 삼아 스토니카의 공격을 막으며 검을 휘두른다. 그리고 경사 위에서는 스나이퍼와 총기병의 탄환이 빗발치고 딜로포사우러스로 변한 헤드로와 라벤이 독액을 뿜어낸다.
거기에 광기 어린 난사를 하는 쿠라칸까지!
물론 스토니카들도 만만한 놈들은 아니었다.
고릴라를 닮은 생김새에 몸 여기저기가 석화되어 갑옷처럼 변해 있는 몬스터.
생긴 것처럼 방어력과 체력이 장난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매에는 장사 없는 법. 스토니카들은 몇 번이나 돌진을 시도했지만 아크는 그때마다 전사와 총기병, 스나이퍼의 위치를 적절히 바꾸며 반격을 가해 30분 만에 전멸시킬 수 있었다.
-엘라인, 밀란, 랄프, 칼리벤, 베럴, 헤드로, 쿠라칸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뒤이어 떠오르는 반가운 메시지.
E-3026에서 레벨이 오른 베라드, 쿠파, 콘세드, 라벤을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이 모두 1레벨씩 상승했다.
당연히 전리품도 획득!
스토니카의 가죽(재료)
스토니카는 돌을 먹는 습성 탓에 가죽이 일반 몬스터와 비교도 할 수 없이 단단합니다. 때문에 질 좋은 스토니카의 가죽은 아머의 재료로 널리 사용됩니다.
“좋아,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다시 진군한다.”
그리고 다시 진군.
간단하게 돌산이라고 하지만 규모가 상당했다.
끝에서 끝까지 직선거리로 3킬로미터가 넘는 크기.
거기에 거친 암석으로 이루어진 절벽과 계곡까지 있으니 그냥 정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하물며 몬스터까지 있다면 말할 필요도 없다.
한 번에 적게는 10여 마리. 많게는 20~30마리씩 떼 지어 나타나는 스토니카를 상대하다 보니 외곽 지역을 정리하기도 전에 날이 저물었다.
‘아직 초입이고 근처에 실버스타를 대기시켜 놨으니 물러났다가 다시 와도 상관은 없지만 어차피 좀 더 올라가면 되돌아 나오기 힘들다. 그리고 실버스타의 지원을 받을 수도 없다. 그러니 아예 처음부터 실버스타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아.’
사실 이렇게 고생할 필요도 없었다.
지금까지 상대한 스토니카들은 실버스타를 이용하면 순식간에 전멸시킬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실버스타의 화력 지원이 가능한 것은 외곽 지대뿐이다.
이 돌산은 에테르가 탐지된 지역.
에너지로 사용되는 에테르가 매장된 이곳에 무턱대고 우주선 급의 화력을 쏟아부으면 자칫 화학반응을 일으켜 일대가 통째로 날아갈 위험이 있는 것이다.
이건 대부분의 자원 매장지에 해당되는 얘기다.
뭐 결국 시스템적으로 우주선을 이용해 쉽게 자원 매장지를 점령하지 못하게 만들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겠지만. 설사 그게 가능해도 아크는 실버스타를 동원할 생각이 없었다.
작정하고 친위대를 성장시키기 위해 나선 길이니까.
그리고…….
‘어차피 연구소가 완공될 때까지는 자원 탐색기나 채취소도 짓지 못한다.’
……시간이 많으니까!
그러니 불편하더라도 실전처럼.
실제로 오지에서 작전을 수행할 때처럼 진행했다.
“오늘은 여기에서 야영한다. 밀란, 라벤과 콘세드를 데리고 캠프를 설치하라. 칼리벤과 베럴은 가능한 한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 2교대로 주변을 경계하라. 나머지는 3인 1조로 편성해 3교대로 불침번을 선다.”
유저든 NPC든 휴식은 필요하다.
그러나 갤럭시안은 유저라도 작전 중에는 접속 종료가 되지 않는다. 과거 벨타나에서 아크가 라마 진영에 고립되었을 때처럼 ‘동면 가사 상태’로만 전환이 가능할 뿐이다.
이때 주의해야 하는 것은 역시 적의 야습.
그건 몬스터 서식지도 마찬가지였다.
아니나 다를까, 야영을 하는 8시간 사이에 두 번의 습격이 있었다. 그러나 시야가 넓은 스나이퍼를 고지대에 배치하고 불침번을 세운 덕분에 바로 대처! 방심하고 몰려드는 스토니카에게 역공을 펼쳐…….
-대원들이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로 바꿔 먹었다.
그리고 날이 밝으면 다시 돌산 탐사를 개시.
다음 날 저녁 무렵에는 외곽 지대의 스토니카를 모두 처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처리한 스토니카는 경험치와 전리품으로 바뀌어 대원들에게 차곡차곡 쌓여 갔다.
그러나 중심부에 들어서자 상황이 바뀌었다.
쿠콰콰콰콰!
“형님, 낙석입니다!”
“젠장, 저 자식들이 또……!”
아크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경사 위를 바라보았다.
중심부에 서식하는 스토니카는 평균 레벨이 130대! 거기에 숫자도 30마리 이상일 때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외곽 지대의 놈들보다 전투에 익숙할 뿐만 아니라 지능도 높았다.
외곽의 스토니카들은 야습을 제외하면 대부분 아크 일행이 먼저 기습할 때까지 주위를 어슬렁거릴 뿐이었다. 그러나 중심부의 스토니카는 잠복해 있다가 일행이 근처에 오면 바위 따위를 떨어뜨리며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모두 바위 뒤로 몸을 숨겨라!”
아크의 말에 대원들이 잽싸게 바위 뒤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납작 엎드리자 수백 개의 바위가 거친 울림을 일으키며 머리 위로 지나갔다.
그나마 몇 번 경험해 봐서 망정이지 처음에는 몇몇 대원이 바위에 얻어맞아 안면이 뭉개지는 대미지를 입었었다. 그러나 낙석을 피했다고 그런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카! 쿠와! 크아아아아!
알 수 없는 괴성과 함께 날아드는 짱돌!
중심부의 스토니카들은 돌을 던지는 방법까지 알고 있는 것이다.
온몸이 근육으로 똘똘 뭉친 스토니카의 투석이다.
놈들이 짱돌을 집어 던지자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것 같은 강속구로 변해 파공음을 일으키며 날아왔다.
펑! 펑! 펑!
바위에 맞은 짱돌이 가루가 되어 흩어진다.
어떤 의미에서는 탄환보다 무서운 공격! 다행히 놈들의 제구력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그래서 더 겁난다! 원래 눈먼 짱돌이 더 무서운 법이니까!
‘하지만 문제는 빗발치는 짱돌이 아니다!’
문제는 지형.
놈들이 10여 미터 높이의 암석 위에 진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전사를 돌진시키기 힘들다.
아니, 거구의 베라드는 무리라도 민첩이 높은 엘라인과 랄프라면 거친 암석이라도 빠르게 이동할 수는 있겠지만 빗발치는 짱돌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스토니카들이 숨어 있는 암석이 성벽 역할을 해 주어 스나이퍼나 총기병의 엄호도 받을 수 없다. 수류탄은 말할 것도 없다. 까딱하면 다시 굴러떨어져 자폭할 뿐이다.
그러나 그보다 걱정되는 것은 피로도.
‘이곳에 들어온 지도 벌써 나흘 째, 낮에는 돌산을 탐사하며 쉬지 않고 싸우고 밤에도 야습에 대비하느라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어.’
그리고 피로가 쌓이면 전투력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지사. 그건 유저나 NPC나 마찬가지였다.
-피로도가 40% 이상 올라갔습니다!
피로도는 신체 능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수치입니다.
피로도가 30% 이상 쌓이면 이후 10%씩 축적될 때마다 집중력이 20%씩 감소합니다. 그리고 50%가 넘으면 종합 전투력에 5%씩 페널티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만의 하나, 100%가 되면 과로사하게 됩니다. 설사 탄환이 빗발치는 전장이라도 때로는 커피 한 잔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여유가 필요한 것입니다!
《집중력 20%(-10%) 감소》
※적응력에 의해 페널티가 50% 감소했습니다.
‘할 수 있겠냐! 탄환이 빗발치는 곳에서?’
가끔 느끼는 거지만 갤럭시안의 정보창은 꼭 염장을 지르는 문구가 사족처럼 붙어 있다. 어쨌든 장기간 임무 수행을 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게 바로 이것이다.
피로도 관리.
특히 총기병이 많은 부대는 피로도가 40%를 넘어 집중력이 20%만 감소해도 타격이 크다. 집중력은 총기병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명중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경험이다.’
새삼스럽지만 뭐든 익숙해지기 나름이다.
1킬로미터도 못 뛰는 사람이라도 매일 뛰다 보면 10킬로미터도 뛸 수 있는 법. 같은 상황을 반복하면 아무리 열악한 환경이라도 몸이 적응하는 것이다.
그게 피로도에 의한 페널티가 50% 감소한 이유다.
엘라인과 쿠라칸을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은 영하 50도의 혹한 속에서 밤낮 없이 전투와 이리듐 채취에 동원되었던 벨타나의 유배 생활을 경험해 보았다. 덕분에 이미 몸이 피로에 면역이 생겨 버린 것이다.
그로 인한 페널티 감소!
‘인정하기 싫지만 명룡이 형의 말이 가끔은 맞는 것도 있단 말이지. 사람은 굴리면 굴릴수록 강해진다는……. 하지만 이제 그것도 슬슬 한계인가?’
아크는 아직 여유가 있었다.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대원들은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전장에는 대원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아직까지는 직접적으로 전투에 참가하지는 않고 있지만…….
“아크, 언제까지 지켜만 봐야 하는 거냐?”
“여기까지.”
레피드의 말에 아크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왼팔을 흔들며 소리쳤다.
“바사크! 폭쇄!”
-기다렸습니다, 형님! 우오오오!
바이우스 실드가 바사크로 변하며 기합성을 터뜨렸다.
동시에 바사크의 머리가 송곳처럼 변해 격돌하자 사람만 한 크기의 바위가 튕겨져 올라갔다. 그리고 스토니카들이 숨어 있는 바위와 충돌!
굉음이 울리며 바위가 흔들렸다.
“나와라! 샤이어! 룬 문자 화이람! 이모탈!”
아크가 양손이 빛에 푸른빛을 발하며 허공에 룬 문자를 새겨 넣은 것은 그때였다.
왼손으로는 거인의 발을 소환하는 화이람! 오른손으로는 마나를 증폭시키는 이모탈! 룬 문자 ‘샴’에 의해 동시에 발현된 2개의 룬 문자가 합쳐지자 상공에 거대한 마법진이 떠오르며 엄청난 크기의 발이 솟아 나와 돌산을 내리찍었다.
쿠콰콰콰콰콰!
경천동지驚天動地!
문자 그대로 굉음이 울리며 대지가 뒤흔들렸다.
이것이 바로 화이람과 이모탈을 ‘샴’으로 융합해 탄생한 어스퀘이크! 이미 바사크가 날린 바위에 1차 충격을 받아 스토니카들이 모여 있는 지대는 지반이 불안해진 상태.
그곳을 어스퀘이크로 뒤흔들어 놓으니 흔들리던 암석들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스토니카들과 함께.
따라서 당연히 투석은 무리!
“지금이다! 공격!”
“우와아아아! 이 자식들! 받아라!”
투투투투! 투투투투! 투퉁-! 투퉁-!
산사태처럼 낙석이 쏟아졌지만 이미 대원들은 안전한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상황. 대원들은 그 상태에서 앉아 쏴 자세로 전환하며 쏟아지는 스토니카들을 요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토니카도 돌산에서 사는 몬스터.
흙더미에 휩쓸려 내려오면서도 용케 몸을 빼내 대원들에게 달려들었다.
쏟아지는 낙석과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스토니카.
그리고 탄환을 쏟아 내는 대원들. 일단 속수무책으로 고립된 상황은 벗어났지만 주변은 난장판으로 변해 버렸다.
“카프레 검술 3식! 갤럭시 소드!”
그때 스토니카들을 휩쓰는 검영의 소용돌이!
그 검영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백색 검광이 번뜩이는 속도로 전장을 가로질렀다.
일단 뻗어 나가면 여지없이 스토니카의 가죽을 베어 내고 피 보라를 일으키는 백색 섬광은 이퀄라이저! 급류처럼 쏟아져 내리는 토사도, 발광하듯이 주먹을 휘두르는 스토니카도 아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얼마든지 와라! 돌산이 네놈들의 무대라면, 수라장은 나의 무대다!”
아크가 이퀄라이저를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그렇다! 그것이 아크!
대원들에게는 정석적인 전투법을 훈련시키고 있지만, 정작 아크에게는 정석이라는 것이 없었다. 직감! 그리고 본능!
그것이 아크의 전투법이다.
그리고 뭣보다 짱돌이나 주워 먹는 SF고릴라 따위와는 상대해 온 적의 수준이, 넘어온 수라장의 차원이 다른 것이다.
“피어싱!”
퉁! 콰콰콰콰!
그 수라장의 숫자가 아크의 힘!
“체인 어택!”
콰직! 파지지지!
그때 흘린 피의 양이 아크의 경험치!
도구를 다룬다고 해도 고릴라는 고릴라, 아크의 적수는 되지 않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원들의 훈련이 주목적이라 웬만해서는 나서지 않고 있…… 빡!
갑자기 불이 번쩍이며 이마가 쪼개지는 통증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자아도취에 너무 빠져 있었던 모양이다.
정신없이 검을 휘두르느라 아직 위에 남아 있는 스토니카가 풀 스윙으로 날린 강속구가 이마에 정통으로 박힌 것이다. 휘청거리던 아크가 이를 갈아붙이며 이퀄라이저를 고쳐 잡았다.
“저 자식이 아직 성치도 않은 이마를……!”
그리고 소닉 소드를 날리려는 순간!
“정밀사격!”
탕-! 탕-! 탕-!
낮은 목소리와 함께 울려 퍼지는 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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