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476)
아크 더 레전드-476화(476/875)
[476] SPACE 1. 뭐 이런…… (1)“흐음.”
아크의 미간이 좁아졌다.
게임 속에는 종종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게 존재한다.
특수한 아이템이나 스킬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힘들게 입수했다. 그러나 다른 유저까지 모두 같은 것을 입수하면 의미가 없다. 모두가 가지고 있다면 이미 ‘특별’한 것도 아니고, ‘비장의 무기’도 될 수 없으니까. 정보 공유를 꺼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각성 퀘스트도 그런 류의 정보에 속했다.
그러나 붉은학살자 덕분에 아크는 각성 퀘스트를 입수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정보 수집, 퀘스트의 수수께끼 풀이, 피 터지는 전투, 기타 등등의 과정을 생략, 쾌속 진행으로 최종 목적지. 아니, 따지고 보면 여기가 진짜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전사의 신전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게 문제였다.
퀘스트를 진행하면서도 정작 퀘스트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퀘스트에 대해 몰라도 상관은 없다.
목적은 어디까지나 완료 후에 받을 보상, 각성 스킬이다. 때문에 아크도 굳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이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사의 신전 입구가 자리 잡은 화성 인면암의 이마!
열쇠인 벨로나를 끼워 넣는 구멍 주위에 무라트 문자가 새겨져 있는 것이다. 아니, 무라트 문자만이 아니었다. 그 외에도 세 종류의 문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원형을 그리며 새겨져 있었다. 낯선 문자였지만 아마도…….
‘……4대 천족의 문자겠지.’
무라트와 인더스, 포타미아, 어리티우스. 과거 은하계를 4분하며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던 4대 천족!
이들의 문자가 이 장소에 새겨져 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시사하고 있었다.
일단 첫 번째, 화성인이 말하던 신이란 4대 천족이었다는 것, 다시 말해 전사의 신전을 만든 것이 4대 천족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은하계의 역사를 통틀어도 4대 천족이 힘을 합친 것은 단 한 번, 카르마의 침공을 받았을 때뿐이다.
‘그건 전사의 신전이 카르마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에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그래, 이제야 메모리 칩에 들어 있던 메시지가 이해돼. 혹성과 종족을 넘어 모두의 위기라는 것은 분명 카르마의 침공. 당시 카르마의 공격에 밀리던 4대 천족은 불가피하게 다른 종족의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당시 다른 종족들은 4대 천족을 신으로 섬길 정도로 후진국이었지. 때문에 그들을 단시간에 카르마와 대적할 수 있는 병사로 성장시킬 방법이 필요했겠지. 아직 카르마의 손길이 닿지 않는 후방에서.’
그게 바로 이곳, 화성!
즉, 전사의 신전은 4대 천족이 속성으로 전사를 키우기 위한 아카데미였던 것이다.
아크가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였다.
-고대 외계 문명 무라트의 밝혀지지 않은 정보를 습득했습니다.
우주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 융성과 쇠퇴를 반복한 외계 문명은 별처럼 많습니다. 이런 외계 문명의 밝혀지지 않은 정보를 입수하는 것은 우주의 역사를 밝히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잊힌 외계 문명의 기술이나 숨겨진 아티팩트를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신은 태양계의 화성에서 무라트가 나머지 천족과 힘을 합쳐 세운 전사의 신전을 찾아냈습니다. 이는 4대 천족이 미개 종족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 있었다는 의미도 됩니다. 화성이 신화 속의 군신 마르스Mars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유래가 이것입니다. 아득한 과거에 신으로 군림하던 4대 천족의 부름을 받고 전사로 재탄생할 수 있는 혹성이었던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지구 곳곳에서 전해지는 전사의 궁전 발할라나 샴바라 같은 전설이나 신화 속의 이상향도 화성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고대 외계 문명 무라트의 정보(7/15)를 입수했습니다.
+고대 외계 문명 무라트의 정보를 입수해 모험치를 500 획득했습니다.
+고대 외계 문명 무라트의 정보를 입수해 지능이 5 상승했습니다.
떠오르는 정보창!
무라트 관련 정보가 업데이트 되었다.
뭐 여기까지는 좋다. 각성 스킬이 4대 천족과 관련되어 있다는 게 의외이기는 했지만 이제 와서 그런 것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덕분에 모험치와 지능 스텟을 공짜로 챙겼으니 뭐가 됐든 OK. 문제는 무라트 문자의 내용이었다.
-《전사의 신전》
너 자신을 알라. 그리하면 얻으리라.
이게 해독된 내용이었다.
다른 천족의 문자도 드문드문 해석해 봤지만 대체로 비슷한 내용이었다.
‘입구에 적혀 있으니 이 신전을 클리어하는 데 필요한 힌트 같은 것이겠지. 하지만 너 자신을 알라니, 무슨 말인지 감조차 잡을 수가 없군.’
아크가 찜찜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유가 그것이었다.
그러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이미 여기까지 와 버렸다. 설사 입구에 ‘들어오면 뒈진다!’고 적혀 있어도 이제 와서 물러날 수는 없다.
또한 이곳은 이미 붉은학살자도 한 번 클리어한 신전!
-어이! 뭐 하는 거냐? 설마 겁먹은 건 아니겠지?
그때 인면암 상공에 떠 있는 우주선에서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붉은학살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물며 이런 말까지 듣고 주춤거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 뭐든 부딪쳐 보면 알겠지.”
아크는 머리를 흔들며 잡념을 털어 냈다.
그리고 벨로나를 꺼내 마법진 중심의 구멍에 장착!
순간 벨로나가 잘게 부서지며 뻗어 나오는 빛이 아크를 휘감았다.
“이 신전은 4대 천족이 전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던전. 난이도가 낮지는 않겠지. 하지만 나는 4대 천족의 하나였던 무라트의 엘림이다! 뿐만 아니라 레벨 176! 고작 레벨 제한 120짜리 퀘스트에서 버벅거릴 이유가 없어. 이런 신전쯤은 단숨에 돌파해 주마!”
아크는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그리고…….
-신비한 힘에 의해 레벨이 조정되었습니다!
《레벨 120 고정! 관련 스텟도 120에 맞춰 조정되었습니다! 칭호로 인한 스텟 보너스도 모두 소멸합니다.》
-신비한 힘에 의해 장비품과 소지품이 봉인됐습니다!
《장비품이 강제로 해제되고 백팩이 봉인되어 어떤 아이템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장비품이나 아이템의 옵션으로 적용되던 스텟 보너스도 모두 소멸합니다.》
-신비한 힘에 의해 모든 스킬이 봉인되었습니다!
《스킬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스킬로 적용되는 보너스도 모두 소멸합니다.》
빛 속에서 눈앞으로 획획 스쳐 지나가는 메시지!
“에? 뭐야? 뭐냐고?”
아크가 황망한 표정으로 떠듬거리는 사이.
소용돌이치는 빛이 확 퍼져 나가며 석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나타났다.
아크는 그 공간의 중심에 서 있었다.
달랑 쫄쫄이 하나만 걸친 채. 얼른 정보창을 확인해 보니 레벨이 120으로 떨어져 있었다. 백팩도 열리지 않았다.
메시지는 농담이 아니었던 것이다!
“빌어먹을! 어째 너무 쉽다 싶었어! 이상하다 싶었다고!”
상황을 파악한 아크의 입에서 바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이번에는 날로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다.
붉은학살자가 택시를 태워 주고 레벨 제한도 120밖에 되지 않는 퀘스트니. 그런데 레벨 조정이라니? 장비품 봉인이라니? 스킬 봉인이라니? 쾌적한 던전 공략을 기대하던 아크로서는 날벼락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원래 그런 곳이라는데.
그리고 사실 그렇게 열 받을 이유도 없었다. 원래 그런 곳이라면 딱히 아크만 페널티를 받는 것은 아니다. 아마 앞서 들어온 레피드도 같은 쫄쫄이 상태가 되었겠지.
뭐 따지고 보면 레피드보다 레벨이 높은 아크가 더 많은 페널티를 받은 셈이지만.
‘어쨌든 조건은 같다는 말이다.’
당혹감이 가라앉자 울컥 화가 치밀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붉은학살자 그 자식!”
붉은학살자는 이미 이 던전을 돌파해 각성 스킬을 배웠다.
당연히 이런 페널티가 주어진다는 것도 알고 있었으리라. 그럼에도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작정하고 엿을 먹였다는 말이겠지. 역시 100% 믿을 수는 없는 놈이다.
아니 뭐, 100% 믿은 적도 없지만!
‘한 방 먹인다! 붉은학살자 자식, 나가면 확실하게 한 방 먹여 주고 말겠어!’
아크는 속으로 굳게 다짐하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문자 그대로 맨몸뚱이 하나만 가지고 뭐가 나올지도 모르는 곳에 떨어졌다. 뭐 이곳이 전사를 양성하기 위한 시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렇게 홀랑 벗겨(?) 놓고 갑자기 무지막지한 몬스터가 나타나 꿀꺽 삼켜 버리는 일은 벌어지지 않겠지만 안전을 장담할 수 있는 곳도 아니다. 하물며 지금은 최소한의 장비품조차 없는 상황!
뭘 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저건?”
아크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어둠에 적응하자 구석에 세워져 있는 특이한 형태의 기계장치가 눈에 들어왔다. 페어리와 닮은, 그러나 일반적인 페어리보다 몇 배는 커다란 기계장치였다.
아크는 이런 기계를 본 적이 있었다.
블랙홀을 통해 들어갔던 과거의 무라티우스타에서.
그때 아크가 현재로 돌아올 때 사용했던 무라트의 페어리였다. 이 던전이 4대 천족이 만든 곳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무라트의 페어리가 있다는 것도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문제는 왜 이런 곳에 페어리가 있느냐는 점이다.
“던전 입구에 페어리가 있다. 그건 이 던전이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는 뜻이겠지. 죽을 위험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페어리에 등록해 놓으면 설사 죽어도 다시 도전할 수 있어. 여기까지만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아크는 공간 이동으로 던전에 들어왔다.
아마도 다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던전을 돌파하는 방법뿐. 다시 말해 무턱대고 페어리에 등록해 놓고 출구를 찾지 못한다면 던전에 갇혀 버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뭐가 나올지도 모르는 던전에서 출구도 확보하지 못하고 페어리에 등록하는 것은 미친 짓!
“하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다 이건가?”
주위를 둘러보던 아크의 입에서 한숨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원형 공간은 페어리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정말 아무것도 없을 리는 없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이 던전의 과제가 뭐든 페어리에 등록하지 않으면 시작되지 않는다는 말이겠지.”
아니나 다를까!
-현재의 신체 정보가 페어리에 등록되었습니다.
《사망할 경우에도 현재 등록된 캐릭터 레벨과 스킬, 님프의 정보가 유지됩니다. 단, 정신적인 대미지에 의해 경험치나 스킬 숙련도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쿠쿠쿠쿠-!
페어리에 등록하자 굉음이 울리며 한쪽 벽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어 조각조각 분해되더니 마치 퍼즐처럼 복잡하게 움직이며 사람의 얼굴처럼 변했다.
신전의 입구가 있었던 인면암을 그대로 축소시켜 놓은 것 같은 형상이었다. 다른 점은 인면암의 양옆으로 뻗어 나온 레일에 수십 종의 무구가 진열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검과 총, 창 따위의 무기는 물론 모든 부위의 아머까지!
“적어도 맨땅에 헤딩하라는 뜻은 아닌 모양이군.”
아크는 일단 장비품을 갖췄다.
무기는 당연히 검.
방어구는 움직이기 편한 라이트 아머로.
역시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다. 불안할 때는 짱돌이라도 손에 쥐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다.
같은 의미로, 이렇다 할 특색도 없는 일반 템이지만 그래도 일단 장비를 갖추니 맨손에 쫄쫄이로 있을 때보다는 한결 안심이 되었다.
“자, 이제 뭘 해야 하나…….”
그때 인면암이 갑자기 눈을 뜨며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이에 아크가 헛바람을 들이켜며 반사적으로 검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인면암의 눈에서 폭사되는 빛은 아크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 위, 아크가 빛을 좇아 시선을 들어 올리자 허공에 몇 가지의 색으로 나뉜 30여 개의 구체가 원을 그리며 회전하고 있었다.
그 오브 속에는…….
-패시브
우주전투감각(☆Lv.4) : 모든 스텟에 2%의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단검술(☆Lv.1) : 단검의 공격력에 3%의 가산점을 부여합니다.
검술(☆Lv.4) : 검의 공격력에 10%의 가산점을 부여합니다.
근접사격술(☆Lv.2) : 근접 사격 시 적중률 8% 감소, 공격력 15% 상승.
우주 비행(☆☆Lv.1) : 무중력 공간에서 비행 능력.
강철 같은 위장(☆☆Lv.2) : 식중독에 면역, 추가로 영양분을 흡수해 능력치 상승.
야금술(☆☆Lv.2) : 금속 성분 확인 가능, 질 좋은 금속의 얻을 확률 25% 증가.
늪지보행술(☆☆Lv.2) : 늪지에서 행동 제약 감소, 회피율 15% 증가. 설상보행술 사용 가능.
다우징(☆Lv.2) : 최대 5미터 깊이 땅속의 아이템 발견 확률 35%.
소드 디펜스(☆☆Lv.3) : 빔 소드로 넓은 범위의 탄환 궤도를 비틀어 방어할 수 있습니다.
-액티브(일반)
삽질(☆Lv.4) : 땅 파는 속도 +120%, 광물이나 아이템 발견확률 +60%.
낚시(☆☆Lv.2) : 낚시로 희귀어종을 잡을 확률 25%.
하이드(☆☆☆Lv.2) : 땅속에 몸을 숨겨 적의 시야에서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해킹(☆☆☆☆Lv.3) : 1~9등급의 전자 락에 해킹 시도 가능. 1~6등급은 자동 해제.
-액티브(전투)
소닉소드(☆☆☆Lv.3) : 공격력 +70%, 충격파로 가벼운 적을 최대 10미터까지 밀어냄.
집탄사격(☆☆☆Lv.2) : 최대 3발의 탄환을 모아 3배의 대미지로 공격 가능.
환영분신(☆☆☆☆Lv.2) : 분신을 3~5개 만들어 적을 혼란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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