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490)
아크 더 레전드-490화(490/875)
[490] SPACE 5. 놈들이 온다! (3)혹성 방어 병기의 대명사 다크스타!
그 위력은 우주 마법진 조사 퀘스트 때 직접 경험해 봐서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아크의 실버스타를 포함해 13척이나 되던 전함이 전투는커녕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도망치는 것만으로도 진땀을 흘려야 했던 것이다.
뭐 일반적으로 유저가 구매할 수 있는 것은 그 다크스타의 절반도 되지 않는 콴Kuan급이지만 해적 정도는 거뜬히 막아 낼 수 있으리라.
……살 수 있다면.
-가격 : 159,900골드.
주문 제작 기간 : 15~20일
“뭐야? 이 현실감 없는 단위는?”
가장 작은 콴급 다크스타가 159,900골드.
가장 큰 콘스탄트Constant급은 300,000골드를 호가했다.
망한다! 이런 걸 사면 해적을 막아 내도 망한다!
아니, 이미 CC와 도크를 비롯해 이런 저런 건물을 세우는 데 자금을 쏟아부어 사고 싶어도 그만한 돈이 없었다. 게다가 주문 생산 방식이라 당장 주문해도 제작 기간만 15~20일이란다. 그러니까 미련 없이 패스!
미사일 터렛Missile Turret
분류 : 방어형 대공 미사일 요격 장치
영지에 이런 저런 건물을 세웠는데도 뭔가 허전해 보이지는 않습니까?
그렇다면 바로 이것!
미사일 터렛을 잊은 겁니다.
미사일 터렛은 수세기 전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방어 시설의 대표주자입니다. 그렇다고 무시하면 곤란합니다.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입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병기는 역시 비행체. 미사일 터렛은 그런 비행체를 자동으로 타깃팅 해 격추시켜 주는 고마운 방어 시설인 것입니다.
물론 미사일 터렛이 비행체만 공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형 탐지 레이더(※별매)를 장착하면 전차도! 대인 감지 레이더(※별매)를 장착하면 사람까지! 접근하는 모든 적을 말끔하게 청소해 줄 것입니다.
가격 : 3,500골드(※미사일 별매)
건설 기간 : 1일
-자매품 : 레이저 터렛Laser Turret
번쩍번쩍 광선으로 적을 태워 버리자! 우오오오! 디스트로이어!
가격 : 4,500골드(※배터리 별매)
“가격이나 건설 기간은 적당하지만…….”
……과대광고다.
경험이 없다면 그런 과대광고에 혹해 구입했을지도 모르지만, 현우는 우주 마법진 조사 퀘스트 때 미사일 터렛이 세워진 기지를 공략한 적도 있었다.
그때 느낌은 좀 귀찮기는 하지만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닌 수준이었다.
게다가 미사일 터렛은 대공, 대對우주용이 아니다.
미사일 터렛의 사정거리에 들어왔을 때는 이미 적도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말이다.
뭐 그래도 한 50개 정도 깔아 두면 사정권에 들어오는 족족 박살 낼 수 있겠지만. 미사일 터렛 50개면 175,000골드.
차라리 다크스타가 낫다.
핵폭탄Nuclear
분류 : 끝내기 한판!
이것저것 다 귀찮으십니까? 그럼 끝내십시오. 펑!
“뭐냐? 이건?”
뭐 이런 황당한 것도 있었지만.
“빌어먹을! 이 많은 것 중에 정작 쓸 만한 병기는 하나도 없는 거냐?”
일고의 가치도 없이 스크롤! 스크롤!
화면을 휙휙 넘기던 현우가 마우스 질을 멈춘 것은 거의 끝 부분에 다다랐을 때였다.
“가만? 이건…… 잘하면…….”
SPACE 6. 이큘러스 전투 개막 (1)
슈슈슈슈!
이큘러스의 CC 옆에 자리 잡은 도크Dock에 1척의 붉은 우주선이 입항했다.
긴 여정을 끝내고 도크의 레일을 따라 격납고로 들어서는 우주선은 아수라, 붉은학살자의 전함이었다.
그러자 도크 앞에서 초조함을 숨기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던 투실투실한 몸매의 사내 2명이 얼른 기체에 따라붙으며 소리쳤다.
“사, 사장님! 지부장님!”
짧은 다리를 바삐 움직이며 소리치는 사람은 퍼거슨과 B.
그리고 그 앞에서 붉은학살자와 함께 아수라에서 내리는 2명은 ‘Don’t STOP’이라는 공격적인 사훈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나가는 컴퍼니 다크에덴의 최고 경영자 아크와 레피드였다.
이큘러스는 바야흐로 초고도 성장기.
투자가 곧바로 성장으로 이어지는 시기였다.
이번에 아크가 자리를 비운 시간은 불과 사흘, 그사이에도 Construction Lv.3의 공사가 진행되며 나갈 때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아크와 레피드는 그런 생산 시설이나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이유는…….
“그, 그게 사실입니까?”
퍼거슨이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며 떠들었다.
“해적단이라니? 해적단이라니요? 어떤 간덩이가 배 밖에 나온 해적단이 은하연방의 영지 혹성을 습격한답니까? 아무리 해적이라도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요! 이건 뭔가 착오가 있는 게 분명합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군.”
아크가 한숨을 불어 내며 대답했다.
오해였으면 좋겠다. 이큘러스로 돌아오는 내내 진심으로 그러기를 바랐다.
그러나 정의남 휘하의 대원들이 직접 블랙시티에서 눈으로 확인한 정보다. 더구나 그들은 현직 국정원 요원들. 정보 취급의 전문가들이 그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사실이다.”
“으으! 말도 안 돼! 대체 왜?”
퍼거슨이 머리를 부여잡으며 말했다.
아크도 그게 궁금하다. 자원 개발 혹성이라고는 하나 이큘러스는 불과 사흘 전에야 Construction Lv.2의 시설을 완공했다. 이제 시작 단계. 당연히 해적이 선단까지 조직해 노릴 만한 자원조차 확보되어 있지 않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화물선을 터는 편이 낫다.
하물며 사후 해적이 뒷감당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더욱. 그럼에도 놈들은 이큘러스를 찍었다.
-놈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너다!
정의남이 이렇게 단언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실리가 없는 일에 목숨까지 건다면 감정적인 이유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너, 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상황을 전해 들은 레피드가 정의남과 똑같은 질문을 던졌었다. 그러나 아크는 억울할 뿐이다.
“빌어먹을! 몇 번을 말해? 모른다고 했잖아!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
“그게 말이 돼? 놈들이 이유도 없이 위험 부담만 높은 은하연방의 영지 혹성을 공격할 리가 없잖아! 뻔하지, 네가 뭔가 원한을 살 만한 짓을 한 거야! 그리고 너라면 그러고도 남을 놈이지. 이제 와 말이지만 넌 원래 원한을 사는 재주가 있는 놈이니까. 넌 그런 놈이야.”
뭐 아니라고는 못하겠지만.
-가만?
그때 붉은학살자가 눈매를 좁히며 되물었다.
-이큘러스로 오는 해적이 누구라고? 장보고, 아리온, 유진, 칼리?
“그래, 그렇게 들었어. 혹시 알아?”
-아냐고? 이런…… 너희들은 그놈들도 모르는 거냐?
붉은학살자가 어이없는 눈으로 아크와 레피드를 바라보며 설명했다.
-놈들은 하나같이 개척지에서 악명이 자자한 해적들이야! 한번 찍은 상대는 우주 끝까지 따라붙어 끝장을 내고야 만다는 장보고. 아리온은 몇 달 전에 게임특종의 TOP 50에 입성해 중위권에 머물러 있는 놈이야. 그리고 유진은 개인 무력에 대해서는 별다른 소문이 없지만 휘하 선원이 100여 명에 전함을 2척이나 보유한 놈이다. 하지만…….
붉은학살자가 한숨처럼 말을 이었다.
-문제는 칼리야.
“칼리? 혹시 너도 아는 놈이야?”
-알고 자시고…….
붉은학살자가 눈매를 좁히며 대답했다.
-모르는 게 이상하지. 그 자식은 세븐 소드의 일원이니까.
“세, 세븐 소드?”
-그래, 너도 들어 본 적은 있겠지? 게임특종 TOP 50에서 상위 7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저들. TOP 50이 생긴 이후로 1~7위 사이의 순위가 바뀌는 경우는 있어도 그중 한 사람도 7위 밖으로 밀려난 적은 없어. 그래서 아예 세븐 소드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특별한 유저로 취급받고 있지. 그중 하나가 칼리다. 세븐 소드 중 유일한 카오틱이지.
“…….”
아크는 할 을 잃었다.
호크도 세븐 소드의 일원이다.
뭐 칼리라는 해적이 세븐 소드라도 새삼 ‘우와!’ 할 일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으악!’ 할 일이기는 하다.
호크 하나만으로도 앞날이 걱정되는데, 이제 그와 동급인 칼리라는 놈까지 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건 호크를 적으로 삼는 것보다 위험하다.
조폭과 경찰.
이 둘을 놓고 보면 당연히 경찰이 더 강하다.
그러나 적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더 위협적인 상대는 조폭이다.
그건 힘의 문제가 아니다.
경찰은 설사 적으로 삼아도 갑자기 시민의 머리에 탄환을 박아 넣는 일은 없다. 그러나 조폭은 한다! 갑자기 푹!
이런 짓을 서슴지 않으니 조폭인 것이다.
당연히 시민의 입장에서는 경찰보다 조폭이 더 무서울 수밖에 없다. 경찰에게는 술 먹고 행패를 부릴 수 있어도 조폭에게는 그러지 못하는 것처럼.
호크와 칼리의 차이도 그거다.
호크는 은하연방의 귀족. 아무리 아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입장상 불법적인 방법으로 공격하기는 힘들다.
아크가 호크를 경계하면서도 당장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이유가 그것이다. 본격적으로 우주 개척지까지 진출하지 않는 한 호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
그러나 상대가 해적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해적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놈이니까.
미친 짓이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영지 혹성 공격까지!
“거봐! 역시 너 때문이잖아!”
레피드가 아크의 멱살을 쥐고 흔들었다.
뭐 칼리가 호크의 사주를 받고 움직이는 거라면 그 말도 맞기는 하지만…….
“빌어먹을! 그게 왜 나 때문이야? 호크 자식 때문이지!”
“호크가 괜히 그러겠냐? 네가 뭔 짓을 했으니까 이렇게까지 하는 걸 거 아니야! 생각 좀 하고 살아라! 대체 그런 놈을 적으로 삼아서 어쩌겠다는 거야?”
“적으로 삼은 적 없어!”
아크가 울컥한 표정으로 레피드를 밀어내며 소리쳤다.
사실이다. 아크는 호크가 왜 자신을 적대시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호크를 처음 본 것은 《우주 마법진 조사》 퀘스트에 소집되었을 때. 호크는 이미 그때부터 아크를 적대시하며 뒤에서 갖가지 방해 공작을 펼쳤던 것이다.
아크로서는 열 받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라티우스타에서 아크는 먼저 오해를 풀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레피드의 말처럼 호크 같은 유저와 적이 되어 득 될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크는 거절했다.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았지만 그조차 말해 주지 않았다.
-너와 나는 적이다! 그리고 적인 이상 언젠가는 끝장을 내 주겠다!
고장 난 카세트처럼 이런 말만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라고!”
“이 자식이 그래도 반성하지 않고…….”
“그, 러, 니, 까! 뭘 반성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니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그때 붉은학살자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칼리가 세븐 소드의 일원이라도 호크의 사주를 받아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그리고 설사 호크의 사주로 움직인다 해도 달라질 것은 없어. 중요한 것은 놈이 해적 함대를 조직해 이큘러스로 오고 있다는 것이다.
“뭐 그야…….”
-이미 작정하고 쳐들어오는 놈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 봐야 소용없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은 사전에 정보를 입수했다는 것이다. 적어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르고 당하지는 않을 테니까. 하지만…….
해적선단은 전함만 6척에 소형 전투기 8기.
단순히 우주선의 숫자만 생각해도 엄청난 전력이다. 거기에 선단을 이끄는 자들이 칼리를 비롯해 하나같이 악명이 자자한 해적들이라는 점까지 생각하면 위험도 100배!
반면 대비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도 해야 한다!’
아크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놈들을 막아 내지 못하면 파산! 뭐든 해 보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승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어찌 됐든 이큘러스는 은하연방의 영지 혹성이다. 해적의 습격을 받으면 연방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 문제는…….’
잠시 기억을 더듬던 아크가 퍼거슨을 돌아보며 물었다.
“퍼거슨, 마틴 후작님에게 상황은 전달했나?”
“네, 하지만…….”
“그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퍼거슨이 머뭇거리자 슌이 나서며 대답했다.
“물론 은하연방에 소속된 모든 영지 혹성은 연방법에 의해 연방군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런 정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아무리 마틴 후작님이라도 함대 단위의 군 병력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아시겠지만 후작님의 힘도 한계는 있습니다.”
“……그렇겠지.”
사실 이건 마틴 후작의 ‘힘’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러쿵저러쿵해도 마틴 후작 역시 일개 NPC. 그리고 NPC는 시스템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는 존재다. ‘그렇게’ 되어 있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약간의 어드밴티지는 있었다.
“하지만 일단 해적 선단이 확인되면 평의회의 허가가 없어도 현장 지휘관의 재량으로 함대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마틴 후작님은 보고를 받자마자 이큘러스와 가장 가까운 서부 국경 사령부로 이동하셨습니다. 그곳에서 기동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함대의 출전 준비를 갖춰 놓겠다고 하셨습니다. 함대 단위의 병력이라면 보통 출전 준비를 갖추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리 준비를 갖춰 놓는다면 대응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겠죠.”
“그건 다행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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