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09)
아크 더 레전드-509화(509/875)
[509] SPACE 3. The BEAST (4)“빌어먹을! 열화熱火! 비선참!”
칼리가 이를 갈아붙이며 금강륜을 날렸다.
그러나 아크가 이런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유는 두 가지, 피할 공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과 금강륜이 끊임없이 벽에 반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은 우주 공간, 피할 곳은 얼마든지 있었고, 금강륜을 반사시킬 벽도 없었다.
다시 말해 이제 금강륜은 단순한 투척 무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공격은…….
“일부러 맞아 주기도 힘들군. 우주 비행!”
아크가 금강륜을 흘리며 칼리를 향해 폭사되었다.
그러자 칼리가 헛바람을 들이켜며 금강륜을 회수했다. 이제 칼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이거. 금강륜을 요요처럼 회수하는 정도였다. 뭐 그래도 6개의 팔, 금강륜 2+실드 4 세트의 방어를 뚫고 들어가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환영분신!”
날아가는 아크의 몸이 여러 개로 분열되었다.
그러나 칼리는 이미 환영분신을 여러 번 경험해 보았다.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금강륜을 교차시키며 분신을 하나하나 격파시켜 나갔다. 그러나 칼리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
“이런 조잡한 술수는 통하지 않는다! 회륜참!”
순식간에 4개의 환영을 격파한 칼리가 마지막의 아크를 향해 금강륜을 휘둘렀다. 그러나 금강륜이 아크의 몸을 가로지르는 순간!
“엇? 무, 무슨?”
칼리의 입에서 당혹성이 터져 나왔다.
다섯 번째 아크도 금강륜이 스치자 연기처럼 흩어져 버린 것이다.
“카프레 검술 4식, 피어싱!”
그때 위쪽에서 울리는 아크의 목소리!
움찔하며 고개를 들어 올리자 바로 위에서 섬광이 떨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검의 형상을 한 섬광 속에서 이퀄라이저를 치켜세우고 있는 사람은 아크!
“어, 어째서? 서, 설마?”
칼리가 당황하는 것도 당연했다.
함 내에서 싸울 때 아크가 만들어 낸 분신은 4개. 본체를 포함해 5명이 전부였다. 그리고 실제로 아크는 분신을 4개밖에 만들 수 없었다. 단, Lv.1이었을 때.
그러나 현재 아크의 ‘환영분신’은 Lv.2. 덕분에 분신만 최대 5개까지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분신을 4개밖에 만들어 내지 않은 이유는 당연히!
‘……이런 때를 위해서지!’
쩌쩌쩌쩡!
아크의 몸이 칼리를 관통했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칼리가 중심을 잃고 회전했다.
순간 아크는 곧바로 방향을 바꿔 다시 칼리를 향해 폭사되었다. 동시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백색 검광의 궤적!
위이이잉! 번뜩! 부우우웅! 콰콰콰콰!
아크의 장기, 검의 회전력을 이용한 연속 공격이 펼쳐졌다. ‘피어싱’에 관통 당해 중심을 잃은 칼리는 속수무책. 검광이 번뜩일 때마다 몸 여기저기에서 스파크가 튀어 오르며 생명력이 쭉쭉 깎여 나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칼리가 중심을 잡자 6개의 팔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며 속사포처럼 퍼부어지는 검격을 막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공격이 주춤하는 사이에 금강륜의 회전력을 이용해 물러났다.
‘쳇! 또 저놈의 실드가…….’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승부는 갈린 것이나 다름없다.
밖으로 나오기 전에 아크와 칼리의 생명력은 20% 대 35%. 그러나 밖으로 나오자마자 아크의 일방적인 공세에 지금은 15% 대 12%로 역전되어 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아무리 견고한 실드라도 한계는 있는 법. 이미 수십 번이나 아크의 공격을 막은 크리슈나―칼리의 배틀슈트―의 실드도 자잘한 균열에 뒤덮여 있었다.
‘이길 수 있다! 아니, 이긴다!’
“마치 다 이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군.”
그때 거친 숨을 몰아쉬며 노려보던 칼리가 낮은 목소리로 웅얼거리듯이 말했다.
“그래, 이제 알겠다. 도망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어. 밖으로 나오려던 이유가 이것이었어. 그래, 확실히…… 우주 공간에서의 전투는 내가 불리하다. 인정하지. 하지만 아직 승리를 장담하기에는 이르다. 나에게도 있으니까. 네가 불리하다고 생각한 함 내에서는 사용하지 못했던 기술이. 그리고 그걸 몰랐던 것이 네 패인이 될 것이다.”
“패인?”
“기갑 스킬, 은형隱形…….”
칼리가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듯이 말하는 순간, 크리슈나의 손에 들린 4개의 실드가 시커멓게 물들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칠흑처럼 검은 안개로 변해 퍼져 나가자 순식간에 시야에서 칼리의 모습이 사라졌다.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
아니, 그 공간의 모든 것이 한순간에 지워진 것처럼 끝없는 어둠만이 자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참살斬殺!”
갑작스러운 상황에 아크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검은 안개가 출렁거리며 2개의 금강륜이 솟아 나왔다.
“결국 죽은 것은 너다, 아크!”
텅! 위이이잉! 텅! 위이이잉! 텅! 위이이잉!
뒤이어 나선을 그리며 뒤엉키던 금강륜이 충돌하는 순간, 2개의 금강륜이 4개로 분열되었다. 그리고 다시 복잡한 궤적을 그리며 비행하던 4개의 금강륜이 충돌하자 8개로, 8개가 16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공간을 뒤덮어 버렸다.
“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스킬에도 상식이라는 게 있는데 이건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그러나 불평할 여유도 없었다. 그사이에 이미 헤아리기도 힘든 숫자로 불어난 금강륜이 사방에서 날아들고 있었다.
이에 아크는 ‘우주 비행’을 펼치며 →↑↓↗↖↓←!!!
그러나 피할 때마다 늘어나는 금강륜에 상황은 끊임없이 악화될 뿐이었다. 그리고 결국 측면에서 날아드는 금강륜에 옆구리를 직격 당했다.
퍼펑!
-대미지 75!
여지없이 터져 나오는 대미지!
그러나 그 순간 아크는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까지 금강륜에 직경 당하면 보통 200~300의 대미지가 들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75. 뿐만 아니라 옆구리에 박힌 금강륜은 그대로 폭발하며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아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수백 개로 불어난 금강륜이 모두 실체일 리가 없어. 실체는 2개. 나머지는 모두 일종의 강기. 실체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강기다. 그렇다면!’
“나와라, 샤이어! 룬 문자 각인술!”
아크가 푸른빛을 발하는 손으로 허공에 복잡한 문양을 새겨 넣었다.
“하자스카!”
떠오른 룬 문자는 진실을 꿰뚫어 보는 눈 ‘하자스카’!
아니나 다를까, 푸른빛에 물든 눈으로 바라보자 공간을 뒤덮은 금강륜이 모두 작은 빛으로 보였다.
그러나 아크가 ‘하자스카’로 확인하려고 했던 것은 그게 아니었다. 일대를 뒤덮은 검은 안개 속으로 보이는 인영人影. 기이한 오라에 휩싸여 있는 칼리였다.
‘일격! 일격에 승부를 건다!’
“우주 비행!”
아크는 칼리를 향해 전속력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자 주위를 날아다니는 무수한 금강륜들이 일제히 아크에게 집중되었다.
‘일일이 피하다 보면 한도 끝도 없다. 이것들은 모두 강기. 승부를 내기 위해서는 나도 목숨을 걸어야 해! 그러니 살을 주고…….’
퍼펑! 퍼펑! 퍼펑! 퍼펑!
-대미지 63!
-대미지 72!
-대미지 47…….
몸 여기저기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대미지가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15%로 유지되던 생명력이 단숨에 7%대까지 떨어졌다. 그때 몰려드는 작은 빛 무리 사이에 섞여 날아오는 2개의 금강륜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실체! 일격에 200~300의 생명력을 깎아 내는 진짜 금강륜이다. 생명력이 이미 7%대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진짜 금강륜에 적중 당하면 그것으로 상황 종료. 끝장이다.
순간 아크는 급격히 방향을 꺾어 위쪽으로 날아올랐다.
“어, 어떻게?”
아크가 진짜 금강륜만 콕 짚어 피해 내자 칼리가 당혹성을 터뜨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칼리가 거친 목소리로 소리치자 주위의 금강륜이 일제히 아크를 향해 모여들었다.
“무슨 수로 간파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늦었다!”
이때 아크의 남은 생명력은 불과 320. 그러나 생명력을 깎은 대가로 칼리와의 거리는 20여 미터로 좁아져 있었다.
‘……뼈를 깎는다!’
아크가 어금니를 악물며 이퀄라이저를 움켜쥐었다.
이전 배틀슈트에 붙어 있던 기갑 스킬은 2개, ‘하이퍼 부스터’와 ‘18연타’였다.
그중 ‘하이퍼 부스터’는 하이퍼 드론이 비스트로 바뀌면서 같은 순간 가속 스킬인 ‘비스트 패스트―뭐 너무 빨라서 제대로 사용도 못 했지만―’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18연타’도 같은 계통의 스킬로 변경되어 있었다. 그게 아크가 간당간당한 생명력을 8%나 희생하며 거리를 좁힌 이유!
비스트의 두 번째 스킬은 바로…….
-배틀슈트의 변경으로 기존의 전용 스킬이 변경되었습니다.
18연타→블러디 로어
-새로운 비스트 전용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블러디 로어(유저, 액티브) : 근접 전투용으로 개발된 배틀슈트 하이퍼 드론의 고유 스킬 ‘18연타’가 비스트용으로 전환된 스킬입니다. 블러디 로어Bloody Roar는 몸을 도사린 짐승이 전력으로 도약해 사냥감의 숨통을 끊는 것처럼 비스트의 잠재 에너지를 응축, 폭발시켜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일격필살의 기술입니다.
기갑의 포스를 꽤 많이 소모할 뿐만 아니라 적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충분한 대미지를 입힐 수 없는 기술이라 여러모로 까다롭지만 일단 성공하면 처참하게 죽어 가는 적을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체 마나 소모 : 25%
“블러디 로어!”
비스트의 필살기 블러디 로어!
순간 비스트에서 뿜어져 나온 오라가 아크의 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아크의 몸이 거대한 짐승으로 변했다.
군살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오직 살육을 위해 발달한 근육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칠흑의 짐승!
잠시 몸을 도사리던 그 짐승이 안개를 향해 몸을 날리자 한 줄기 빛으로 화해 우주 공간을 질주했다. 이에 칼리가 황급히 6개의 팔을 가슴 앞에 모았다. 그러자 주위를 돌아다니던 금강륜이 칼리의 가슴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칼리의 대응은 한 박자 늦었다.
카카카칵! 퍼퍼퍼펑!
짐승은 중첩되는 금강륜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넘실거리는 검은 안개를 쑤시고 들어갔다. 그리고 뒤쪽으로 뻗어 나온 짐승의 입에는…….
“커헉! 이…… 이런…….”
가슴에 짐승의 송곳니가 박힌 칼리가 피를 뿜어내며 떠듬거렸다. 칼리를 덮고 있던 배틀슈트, 크리슈나가 안개처럼 흩어지며 사라진 것은 그때였다.
그러자 검은 짐승도 뒤를 이어 사라졌다. 두 환영이 사라진 우주 공간에는 아크, 그리고 아크의 손에 들린 이퀄라이저에 가슴을 관통당한 칼리만이 남아 있었다.
아니, 남은 것은 아크뿐이었다.
“너…… 아크…….”
칼리는 채 말을 잇지 못하고 회색으로 변해 갔다.
-<영웅대전>의 랭킹이 상승했습니다!
당신은 악명이 자자한 우주 해적 칼리와 결투를 벌여 쓰러뜨렸습니다.
칼리는 우주 해적이지만 그 나름의 세계에서 영웅으로 군림하던 자였습니다. 그런 악명 높은 해적을 쓰러뜨린 당신의 업적은 수많은 개척자들의 찬사를 받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영웅의 칭호를 가지고 있고, 한 번 이상 다른 영웅을 쓰러뜨린 유저는《히어로 슬레이어》의 칭호와 함께 자동으로 <영웅대전>이라는 랭킹 시스템에 가입됩니다. 이후 같은 <영웅대전>의 랭커와 싸워 승리하면 상대의 경험치와 명성, 모험치의 일부를 흡수하고 그에 맞춰 랭킹도 상승하게 됩니다. 물론 패배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되겠지요.
《랭킹 28위 획득 보너스 : 모든 스텟 +1》
-상대 영웅에게서 경험치 88,000을 빼앗아 왔습니다.
-상대 영웅에게서 명성 7,000을 빼앗아 왔습니다.
-상대 영웅에게서 모험치 1,200을 빼앗았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메시지!
세븐 소드의 1인 칼리를 해치운 것이다.
그로 인해 붉은학살자를 해치우고 입성한 <영웅대전>의 랭킹이 단숨에 28위로 치솟았다. 그리고 랭킹 보너스로 모든 스텟 +1과 칼리에게서 흡수한 경험치와 명성, 모험치가 추가로 들어왔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그보다 격전 중에 적장을 해치웠다는 것!
……이지만!
“오오! 전리품이다!”
새삼스럽지만 칼리는 해적, 카오틱이다.
그리고 카오틱은 사망 시 100% 확률로 장비품을 떨군다는 것은 상식! 거기에 아이템을 떨굴 확률도 몇 배나 높아지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회색으로 변해 사라지는 칼리의 몸에서 아머와 작은 상자가 퐁 솟아 나오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당연히 잽싸게 캐치!
-<칼리의 장비품 : 바론의 무적 보갑>을 획득했습니다.
-<칼리의 소장품 : 골동품 컬렉션>을 획득했습니다.
악명 높은 해적의 장비품과 소장품!
그래도 이름값이 있으니 꽤 값나가는 아이템이리라.
덕분에 기대 만발! 그러나 지금은 전리품이나 확인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아크!”
-정말 쓰러뜨렸다는 건가? 세븐 소드의 칼리를?
칼리함의 갑판에서 레피드와 붉은학살자가 멍하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같은 편인 이들조차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충격적인 승리였던 것이다. 하물며 칼리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던 해적들의 반응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카, 칼리가…….”
“말도 안 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리온과 장보고가 고개를 저으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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