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14)
아크 더 레전드-514화(514/875)
[514] SPACE 5. DOGFIGHT! (3)장보고함을 넘어 들어온 아크 함대와 해적함 사이의 거리는 불과 100~200미터. 이 정도 거리면 굳이 조준도 필요 없다. 그리고 일단 발사되면 피할 수도 없다.
아크 함대에서 뻗어 나간 네 줄기의 빛이 아리온 함의 실드를 종잇장처럼 찢으며 관통했다. 그리고 중심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아리온 함은 사방에서 불길을 뿜어내며 폭발을 일으켰다.
‘이제 남은 적함은 2척!’
아크의 눈동자가 빠르게 남은 적함을 찾아 이동했다.
그러나 해적들도 상황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넋 놓고 구경만 하고 있지는 않았다. 아크의 눈이 2척의 해적함에 닿는 것과 동시에 수십 발의 포탄이 날아왔다.
“산개하라!”
퍼퍼퍼펑! 퍼퍼퍼펑! 퍼퍼퍼펑!
아크 함대가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과 동시에 여기저기에서 포화가 터져 나왔다.
역시 이 정도까지 접근하니 포격을 피하기도 몇 배나 힘들었다. 게다가 이제 2척으로 줄었지만 남은 해적함은 후열에 위치해 포격전에서 거의 대미지를 입지 않은 상태였다.
반면 아크 함대는 실버스타를 포함해 하나같이 너덜너덜, 언제 침몰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2 대 4가 되었음에도 아직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상태라면! 하지만…….’
“헤겔, 남은 해적함을 향해 돌진하라!”
갑판에 포격을 받고 흔들리던 실버스타가 동체를 회전시키며 앞으로 뻗어 나갔다.
적함의 기관포에서 뿜어지는 포탄이 긴 궤적을 그리며 실버스타의 동선을 따라붙었다.
상하좌우에서 폭광이 터지며 장갑이 우그러드는 소음이 함교까지 들려왔다. 그러나 아크는 실버스타를 드릴처럼 회전시키며 포화를 뿜어내는 2척의 해적함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들이받을 정도로 가까워지는 순간!
“각성 스킬!”
위이이잉! 콰콰콰콰!
아크의 고함이 울려 퍼지는 것과 동시에 실버스타가 굉음을 일으키며 2개로 분열되었다. 아니, 4개, 8개, 16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해적함을 뒤덮었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해적함 주위를 종횡무진하며 포화를 쏟아부었다.
마치 스타크래프트의 캐리어에서 쏟아져 나온 인터셉터가 적을 뒤덮으며 공격하는 것과 같은 장면!
수십 척의 실버스타가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가자 2척의 해적함은 남아 있던 실드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장갑이 거북의 등껍질처럼 굵은 균열에 뒤덮였다.
이것이다!
이게 바로 아크가 화성에서 익힌 각성 스킬!
-<각성 스킬 : 귀영鬼影>을 습득했습니다!
각성 스킬(귀영): 당신은 전사의 신전에서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며 자신이 여러 가지 힘을 동시에 발동시킬 수 있는 능력을 터득했습니다. 그러나 이 능력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이에 당신은 깊은 고민 끝에 자신의 힘을 가장 완벽하게 끌어 낼 수 있는 기술을 조합했습니다.
뛰어난 발놀림으로 분신을 만들어 적을 혼란에 빠뜨리는 ‘환영분신’, 음속의 검기로 적을 가르는 ‘소닉소드’, 그리고 검기를 수십 개로 쪼개 적을 뒤덮어 버리는 ‘갤럭시소드’. 이 모든 기술이 동시에 발현되면 적은 당신의 실체를 확인하지도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포스 소모 : 300 대기 시간 : 1시간
각성 스킬 귀영!
방금 전의 공격은 ‘귀영’을 ‘이미지 웨폰’으로 변환해 실버스타로 발동시킨 것이다.
아크가 턱도 없이 불리한 포격전을 해야 했던 이유가 이것이다. 실버스타의 다른 기능과 달리 ‘이미지 웨폰’은 아크의 포스를 잡아먹는다. 그것도 3배나!
그러나 아크는 칼리와 싸운 직후라 ‘이미지 웨폰’을 발동시킬 만한 포스가 남아 있지 않았다.
아니, ‘소닉소드’ 정도는 발동시킬 수 있었지만.
‘내 스킬은 대체로 사거리가 길지 않아. 소닉소드도 5~6미터. 실버스타로 발동시키면 당연히 그보다는 멀리 나가겠지만 포격만큼은 아니다. 적함의 포격을 뚫고 접근해야 하는 부담을 생각하면 소닉소드는 만족스러운 대미지를 주기 힘들어. 그만한 부담을 감수하고 사용해야 한다면 적어도 치명상을 입힐 정도의 스킬이 아니면 안 돼. 다시 말해 가장 강한 스킬. 그리고 지금 내게 가장 강한 스킬이라면…….’
말할 것도 없이 각성 스킬이다.
일단 세 가지 스킬이 동시에 발동되는 것이니까.
때문에 900의 포스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승산 없는 포격전으로 실버스타가 너덜너덜해지더라도. 최후의 최후에 승기를 잡기 위해서.
‘하지만 이미지 웨폰으로 발동시키니 직접 사용할 때보다는 좀 약한 느낌이야.’
아크는 이미 전사의 신전에서 ‘귀영’을 사용해 본 적이 있었다. 그때 느낌은 그야말로 충격! 수십 명으로 늘어난 아크가 거대한 인면암을 뒤덮으며 검기를 뿜어냈었다.
아니, 뭐 전함으로 비슷한 효과를 발동시키니 스케일 면에서는 지금이 몇 배나 웅장하지만 뭔가 번뜩이는 느낌은 부족한 것이다. 그러나 위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일격에 전함 2척의 실드를 분쇄하고 장갑을 굵은 균열을 뒤덮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아직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아직 2척의 해적함이 격침된 것은 아니다.
‘귀영’으로 상당한 대미지를 입혀 놨지만 이미 실버스타는 포격전에 의해 더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 그건 아수라와 그레온, 파크함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포스를 좀 더 모으고 작전을 시작했어야 했어.’
원래 아크의 계획은 ‘귀영’을 사용한 직후에 ‘쿠온’으로 아군 함대의 방어력을 올린 뒤에 전면전을 펼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레온의 돌발 행동 때문에 급하게 무적함-Ⅰ, Ⅲ를 돌진시키는 바람에 필요한 포스를 다 모으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아쉬워해 봤자 소용없어. 어찌 됐든 이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사용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접근해 버린 이상 어설픈 작전도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하나! 누, 가, 먼, 저, 죽, 느, 냐, 다!’
“전기! 공격!”
투콰콰콰콰! 투콰콰콰콰!
아크가 실버스타를 선회시키며 포격을 뿜어내는 것과 동시에 뒤따라 온 아수라와 그레온, 파크함도 포화를 쏟아부었다.
물러날 곳이 없는 것은 남은 해적함도 마찬가지.
해적함도 함포와 기관포에서 쉴 새 없이 포탄을 뿜어내며 대응하기 시작했다.
불과 100미터 거리에서 포화를 주고받는 도그파이터!
그러나 다음 순간, 아크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퍼퍼퍼펑! 퍼퍼퍼펑!
-Danger!
화재 발생! 신속하게 진화하지 않으면 추가 피해가 발생합니다!
-Warning!
기관실에 경미한 파손 감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줄지어 떠오르는 메시지!
“빌어먹을 놈들! 왜 나만 때리냐고!”
해적함의 포탄은 모두 실버스타에 집중되는 것이다.
애초에 해적들이 이곳에 온 이유는 아크를 때려잡기 위해서니까! 게다가 칼리를 해치운 것도, 장보고나 유진을 해치운 것도 아크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퍼퍼퍼펑! 퍼퍼퍼펑!
-Danger!
후미 갑판이 파괴되었습니다!
냉각장치가 파열되어 엔진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젠장! 좋아! 어디 갈 데까지 가 보자!”
아크가 통째로 뜯겨 날아가는 장갑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달리 방법이 없다. 물러날 수 없으면 이를 악물고 포격을 퍼붓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아크의 필사적인 포격(+아수라+그레온함+파크함이지만!)에 마침내 1척의 해적함이 불길에 휩싸여 폭발했을 때였다. 남은 1척이 갑자기 굉음을 일으키며 회전했다. 그리고 남은 힘을 쥐어짜듯이 엔진을 가동시키며 실버스타를 향해 돌진해 왔다.
동시에 해적함 내부에서 붉은 섬광이 연이어 터져 나오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아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두 글자!
‘……자폭!’
“이런 젠장! 헤겔, 전속 선회!”
“안 됩니다! 냉각장치의 파열로 엔진이 과열되어 출력이 떨어지고 있어요!”
“뭐, 뭐야? 이런 빌어먹을!”
아크가 있는 힘껏 욕설을 내뱉었다.
그러나 욕으로 실버스타의 엔진을 가동시킬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결국 해적함이 실버스타를 들이받으며 폭발하려는 순간, 갑자기 어딘가에서 한 줄기 섬광이 뻗어 왔다.
@
파지지지! 파지지지!
검붉은 색이 뒤엉킨 공간에 푸른 스파크가 거미줄처럼 번져 나갔다. 다음 순간,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링 모양으로 확대되자 공간이 유리처럼 깨져 나갔다.
“이, 이렇게나…….”
그 너머로 펼쳐지는 장면에 함교에 모여 있는 승무원들이 신음을 삼켰다.
거대한 링 모양으로 벌어진 워프 게이트 너머로 보이는 것은 엄청난 숫자의 금속 파편. 바로 연방함대의 워프 포인트를 뒤덮은 전함 3척 분량의 데브리였다.
그리고 그런 지역에 워프 게이트를 만들며 진입하는 우주선은 노블레스-Ⅱ, 마틴 후작의 순양함이었다.
데온 준위가 마틴 후작을 돌아보았다.
“데브리가 예상보다 많습니다.”
“그래서?”
마틴 후작이 슬쩍 고개를 돌리며 되물었다.
“무서우니 그만두자는 건가?”
“아니, 그런 뜻은…….”
“데브리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아니, 기왕 목숨을 걸기로 했으면 많은 편이 좋지. 의욕이 생기지 않나? 자, 언제까지 구경만 하고 있을 거냐? 진격하라!”
마틴 후작이 단호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새삼스럽지만 워프 항해를 하는 우주선에게 데브리는 적군의 포격보다도 두려운 존재였다.
적군이라면 싸워 보기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만한 숫자의 데브리를, 워프 도중에 만나면 스왈로우가 그랬듯이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박살 나는 것이다.
그러나 마틴 후작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워프 게이트로 돌진을 명령하는 것은 아니었다.
@
“……이런 거다.”
몇 분 전, 마틴 후작의 말이었다.
그러자 페이가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이런 거라니요? 밑도 끝도 없이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러니까…… 흠, 막상 설명하려니 힘들군. 어이, 데온, 자네가 설명하게.”
마틴 후작의 머리를 긁적이며 떠넘기자 데온 준위가 한숨을 불어 내며 입을 열었다.
“후작님의 생각은 이런 겁니다. 페이 대장님도 아시다시피 우주선의 연료로 사용되는 에테르는 회전에 의해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물질입니다. 우주선의 융합 엔진은 그런 에테르의 자기장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죠. 때문에 평소에는 자기장이 외부로 방출되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역회전시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융합 엔진이 받아들일 수 없는 에너지로 변환되어 외부로 방출하게 됩니다. 융합 엔진을 역회전시킬 때 폭발이 일어나는 것은 그런 급격한 에너지의 변환을 우주선이 버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폭발한다는 말이군.”
“네, 폭발합니다.”
데온 준위가 얄짤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은하 3국의 우주선은 모두 그런 사고에 대비해 어느 정도 안전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폭발까지 가기 전에 정회전으로 전환하면 피뢰침처럼 내부에 축적된 에너지를 외부로 방출하도록 말입니다. 이때 외부로 방출되는 에너지는 충격파와 같은 효과를 내죠.”
데온 준위의 설명을 듣던 페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퍼뜩 놀라며 마틴 후작을 돌아보았다.
“충격파라면? 서, 설마?”
“그런 거다.”
마틴 후작이 씨익 웃으며 끄덕였다.
“꽤 편리한 기능 아닌가? 특별히 무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충격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니 말이야. 워프 게이트 너머에 있는 데브리를 청소하는 데는 딱 이지.”
“하지만…….”
데온 준위가 한숨을 불어 내며 끼어들었다.
“데브리를 밀어낼 정도의 충격파를 만들기 위해서는 거의 한계 지점까지 역회전을 시켜야 합니다. 만약 후작님의 생각대로 워프 게이트를 통과하며 그런 방법을 사용한다면, 정회전으로 전환하는 시간이 1초만 빨라도 충분한 충격파를 만들어 내지 못해 데브리에 당하고 말 겁니다. 그리고 반대로 1초만 늦어도 엔진이 폭발해 버리고 말겠죠.”
“타이밍을 딱 맞추면 되겠군.”
마틴 후작이 대수롭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러자 생각에 잠겨 있던 페이가 새삼스러운 표정으로 마틴 후작을 바라보았다.
“후작님도 그렇게까지 아크를…….”
“아니, 뭐 아크가 걱정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잠시 말을 멈춘 마틴 후작이 슬쩍 입술을 치켜 올리며 송곳니를 드러냈다. 단지 그뿐이지만 승무원들이 자기도 모르게 움찔할 정도로 섬뜩한 기운이 함교를 뒤덮었다.
“나는 은하연방의 귀족이자 군부의 고문이다. 자랑할 만한 지위지. 그런데 고작 해적 따위가 잔머리를 굴려서 내 앞을 막고 있는 것이 용서가 되지 않는단 말이지.”
마틴 후작이 몸을 돌리며 소리쳤다.
“이미 충분히 지체했다. 그러니 반대는 허락하지 않겠다. 단, 위험을 감안해 원하는 자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다른 전함으로 옮겨 타는 것을 허락하겠다. 3분 주지.”
그러자 잠시 승무원들을 돌아보던 데온 준위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희는 은하연방의 군인이자 마틴 후작님의 부하입니다. 자랑할 만한 지위죠.”
“……다행이군. 3분을 아낄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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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노블레스-Ⅱ가 워프 게이트로 진입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었다.
꽤 논리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무대포!
그야말로 ‘도 아니면 모’나 다름없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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