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25)
아크 더 레전드-525화(525/875)
[525] SPACE 9. 어둠의 이스타나 (3)“전속 회피!”
콰아아아아아아-!
본능적으로 위기를 감지한 마몽 준장이 소리치자 순양함이 굉음을 일으키며 회전했다. 그러나 채 선회를 끝내기도 전에 시커먼 형체가 순양함을 뒤덮었다.
퍼펑! 퍼펑! 퍼펑! 퍼펑!
동시에 순양함 전체에서 터져 나오는 폭음!
“함 전체의 실드가 엄청난 속도로 깨져 나가고 있습니다!”
“선수, 갑판의 실드가 모두 파괴됐습니다! 장갑에 직접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크윽! 뭐냐? 이놈은? 대체 뭐에 공격받고 있는 거냐?”
펑-!
그때 폭음이 울리며 전면 창에 균열이 쩍 번졌다.
그리고 유리 파편이 부스스 떨어지는 균열 사이로 주먹만 한 크기의 금속 물체가 퍼덕거리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놀랍게도 전면 창에 박혀 있는 것은 작은 금속 부품이 뒤엉켜 메뚜기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아크는 한 눈에 메뚜기(?)의 정체를 알아볼 수 있었다.
“나쿠마!”
“나, 나쿠마라고? 빌어먹을, 함 내의 모든 격벽을 내려라!”
마몽 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균열이 번져 있는 창이 격벽으로 차단되었다. 그리고 격벽 안쪽이 순양함 곳곳의 상황을 보여 주는 모니터로 전환되었다.
순간 함교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입에서 일제히 신음이 흘러나왔다.
순양함의 상태는 상상 이상으로 심각했다.
마치 진짜 메뚜기 떼의 습격을 받는 숲처럼 진즉에 실드는 모두 깨져 나가고, 선체 여기저기에 나쿠마들이 박힌 채 매연이 솟구치고 있었다. 눈에 불똥을 튀기며 그 장면을 지켜보던 마몽 준장이 버럭 소리쳤다.
“일제사격! 몽땅 박살 내라!”
“아, 안 됩니다! 이미 포신도 놈들에 의해 막혔습니다!”
“빌어먹을! 좋아, 에너지 블레이드 전개!”
뒤이어 순양함의 좌우에서 20여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광선검이 날개처럼 솟아 나왔다.
“몽땅 찢어 주마! 파동요란!”
위이이잉! 콰콰콰콰! 퍼퍼퍼퍼펑!
마몽 준장의 고함에 1만 톤에 달하는 순양함이 거대한 원형의 푸른 궤적을 그리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게 전투용의 진짜 파동요란…….”
촉수와 싸울 때는 바닥을 굴러다니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에너지 블레이드가 나오자마자 미리 단단히 몸을 고정시켜 마몽 준장의 오리지널 ‘파동요란’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장엄하게 펼쳐지는 광선검의 궤적도, 위력도!
양옆에 거대한 광선검이 붙어 있는 순양함이 회전하자 일대가 시퍼런 빛에 휩싸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광선검이 휩쓸고 지나간 궤적을 따라 무수한 폭광이 일어났다.
마치 순양함이 지나간 자리가 그대로 지워지는 것처럼 엄청난 수의 메뚜기가 광선검의 고열에 녹아내리고, 그보다 많은 메뚜기가 폭발을 일으키며 추락했다.
그러나 메뚜기 떼는 2킬로미터 공간을 뒤덮고 있었다.
펑! 펑! 펑! 펑! 펑!
움직임이 멈추자마자 연이어 울리는 폭음! 폭음! 폭음!
-Warning!
갑판의 장갑에 천공 발생!
-Danger!
제2함포 파괴! 화재 발생! 진화를 요청합니다…….
이미 촉수와의 전투로 적지 않은 대미지를 입었다.
거기에 메뚜기 떼의 육탄공격에 휩싸이자 경광등이 요란하게 번쩍이며 쉴 새 없이 경고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러나 순양함, 그것도 연방군 장군 전용의 순양함이라 장갑의 두께와 강도가 상상을 초월했다. 덕분에 메뚜기 떼의 공격은 아직까지 그럭저럭 버티고 있었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그대로 몰아붙여라! 파동요란! 파동요란!”
선체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파동요란’을 연이어 사용하자…….
-Danger!
엔진 과부하! 심각한 손상에 의해 출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장갑보다 엔진이 먼저 뻗어 버린 것이다.
“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반중력 장치를 유지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동력을 잃어버린 순양함은 점차 고도를 낮추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쿠마 메뚜기 떼에 뒤덮여! 그러나 정작 함장인 마몽 준장은 의외로 담담했다.
“피 떡, 여기까지인가 보다.”
잠시 손때 묻은 패널을 만지던 마몽 준장이 고개를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비상 착륙을 개시한다! 승무원들은 충격에 대비하라!”
“고도 200! 100! 50! 0!”
콰쾅! 콰콰콰콰! 콰콰콰콰!
순양함이 지면과 충돌하자 엄청난 양의 흙이 기둥처럼 솟아 올라왔다. 그리고 순양함은 지면에 박힌 상태 그대로 수백 미터를 미끄러지고 나서야 멈췄다.
엄청난 두께의 팔로 선장석을 움켜쥐며 거의 미동도 보이지 않던 마몽 준장이 벌떡 일어났다.
“모든 승무원은 완전무장을 하고 탈출한다! 기관병은 필요한 보급품을 챙겨라! 전투원은 먼저 함 밖으로 나가 공간을 확보하고 기관병을 호위하며 이동한다!”
마몽 준장은 바보지만, 일단 전투에 돌입하면 180도로 돌변했다. 그리고 승무원들은 전투 모드로 돌입한 마몽 준장을 100% 신뢰하고 있었다.
상상도 못 했던 나쿠마 메뚜기 떼의 공격으로 비상 착륙을 한 상황에서도 동요하는 기색 없이 마몽 준장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아크 역시 마찬가지. 마몽 준장의 지시에 따라 승무원들과 함께 창고의 보급품을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함 내에서 듣던 굉음이 몇 배나 커져 고막을 뒤흔들었다.
펑! 펑! 펑! 펑! 펑!
착륙한 순양함 위로 내리꽂듯이 떨어지는 나쿠마 메뚜기!
그때마다 거의 C-6이 폭발하는 것과 같은 굉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제 순양함을 걱정할 때는 아니었다. 이제 당면한 문제는 메뚜기 떼를 뚫고 탈출하는 것!
“방패병, 앞으로! 총기병, 일제사격!”
순양함에는 약 100여 명의 승무원이 승선하고 있었다.
그중 전투원은 60여 명, 이들은 기관병이 보급품을 챙기는 사이 먼저 밖으로 나와 입구 근처에 모여 메뚜기 떼와 교전하고 있었다. 미리 진을 짜고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문자 그대로 폭격을 쏟아붓는 메뚜기 떼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메뚜기가 들이받으면 일격에 방패병조차 튕겨 날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몇 군데의 방벽에 구멍이 생기면 또 다른 메뚜기가 여지없이 총기병의 몸을 꿰뚫고 지나갔다.
그리고 또 1명의 총기병이 메뚜기에 뚫리려는 찰나!
“피어싱!”
번뜩이는 속도로 날아가는 아크!
일자로 뻗은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 이퀄라이저가 총기병을 향해 날아오는 메뚜기를 먼저 관통하며 지나갔다. 메뚜기가 작은 금속 부품으로 분해된 것은 그다음이었다.
“아, 아크 님?”
“물러나십시오! 카프레 검술 3식, 갤럭시 소드!”
아크는 총기병을 뒤로 보내며 일대를 뒤덮은 메뚜기 떼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 검의 궤적을 따라 백색으로 빛나는 검신이 부챗살처럼 펼쳐졌다. 그리고 폭사! 무수한 검영이 격렬하게 뒤엉키며 공간을 뒤덮자 시커먼 안개 같은 메뚜기 무리가 스파크에 뒤덮였다. 그러나 아크의 공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이코키네시스! 바즈라!”
아크의 왼손에서 솟아오르는 바즈라!
그 바즈라가 퍼덕거리는 메뚜기 떼 속을 파고드는 순간!
“뇌격!”
콰지지지지지!
엄청난 기세로 뻗어 나가는 뇌전!
주위 20미터 공간에 전격 대미지를 입히는 바즈라의 스킬이었다. 그러나 상대는 메뚜기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금속 생명체 나쿠마. 뇌전은 메뚜기의 몸에서 또 다른 메뚜기로, 연이어 전도傳導되며 실제로 뇌전이 번져 나간 범위는 40여 미터에 달했다. 게다가 대부분은 이미 ‘갤럭시 소드’에 휩쓸렸던 메뚜기. 거기에 금속 생명체에 쥐약인 뇌전까지 얻어맞자 메뚜기 떼가 우수수 떨어졌다.
“이, 이 사람이…….”
전투원들이 멍한 눈으로 등장과 함께 바닥에 수북한 메뚜기 사체를 쌓아 올리는 아크를 바라보며 떠듬거렸다.
그때 뒤에서 마몽 준장이 뛰어나오며 소리쳤다.
“그래! 그 남자가 내 마음의 동생! 벨린 성좌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아크 자작이다!”
언제부터 마음의 동생이 돼 버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크, 좌측을 맡아라! 자, 와라! 재활용 쓰레기 자식들아! 굉轟! 폭暴! 천광天光!”
마몽 준장은 생긴 대로 무식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거대한 강철 해머, 그것도 딱 보기에도 양손 무기를 한 손에 하나씩 들고 충돌시켰다. 그러자 충돌한 해머 사이에서 무수한 불똥이 마치 산탄총처럼 뿜어져 메뚜기들을 관통했다.
투타타타탕! 투타타타탕!
쇳소리를 울리며 메뚜기 떼가 우수수 쏟아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무수한 메뚜기 떼가 빈자리를 메우며 몰려들었다. 그리고 양쪽으로 갈라지며 아크와 마몽 준장을 덮치려는 순간, 그사이로 수류탄이 날아들었다.
퉁퉁퉁퉁! 퉁퉁퉁퉁! 퍼펑! 콰콰콰콰!
그 뒤로 육중한 총성이 울리자 공중에서 수류탄이 폭발했다. 그리고 또다시 금속 조각으로 분해된 메뚜기 떼가 우수수 쏟아지자 마몽 준장이 고개를 돌리며 피식 웃었다.
“매번 얼굴을 볼 때마다 쫑알쫑알 시끄럽게 구는 놈이지만 역시 솜씨는 있단 말이지.”
“나도 좋아서 마몽 준장님에게 쫑알대는 게 아닙니다.”
뒤에서 중기관총을 양손으로 들고 난사하며 대답하는 사람은 페이였다.
“하! 어련하시겠나, 수다쟁이.”
“집중하시죠. 설마 이런 곳에서 메뚜기 밥이 되고 싶지는 않으시겠죠?”
“물론이지. 내 수명은 아직 100년 넘게 남았어! 지광地光!”
“욕심도 많으시군요. 블렛 토네이도!”
콰쾅! 퉁퉁퉁퉁!
아크에 이어 마몽 준장과 페이까지!
세 사람이 전방으로 뛰어 나가며 검과 해머, 중기관총을 난사하자 10여 미터 넓이의 공백이 생겼다.
“지금이다! 돌진!”
“돌진이 아니라 퇴각입니다.”
“말했지? 싸움은 기세가 중요한 거야! 어차피 뛸 거면 돌진이라고!”
“뭐가 됐든 뛰십시오! 놈들이 몰려옵니다!”
아크가 이퀄라이저로 검기를 뿜어내며 소리쳤다.
뭐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마몽 준장과 페이는 서로 투덕거리면서도 몰려드는 메뚜기들을 족족 박살 내며 질주했다. 그 뒤로 기관병, 그리고 전투원들이 후미를 지키며 따라붙었다.
그렇게 수백 미터를 이동하자 메뚜기 떼의 공격이 점차 줄어들었다. 그러나 메뚜기 떼가 줄어든 것이 아니었다.
마치 사체에 꼬인 파리 떼처럼 대부분의 메뚜기들은 아직도 바닥에 처박힌 순양함 주위에 새까맣게 몰려들어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그때마다 순양함은 여기저기가 뜯겨 나가며 불길에 뒤덮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마몽 준장이 순양함을 향해 돌아서더니 경례를 붙이며 소리쳤다.
“잘 가라, 피 떡! 잊지 않겠다!”
그리고 다음 순간!
쿠쿠쿠쿠! 콰쾅! 콰콰콰쾅-!
순양함, 피 떡이 마지막 힘을 쥐어짜듯이 진동하더니 폭발을 일으키며 사방으로 불기둥을 뿜었다.
마몽 준장이 탈출을 명령하기 전에 패널을 만진 이유가 이것이었다. 피 떡에 마지막 명령을 내린 것이다.
바로 자폭!
그리고 순양함이 남은 에너지를 모두 폭발 에너지로 바꿔 뿜어내는 순간, 주위를 새까맣게 뒤덮고 있던 메뚜기 떼도 그 폭광에 삼켜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휴! 이, 이제야…….”
피투성이가 된 병사들이 털썩 앉았다.
아크는 그들을 돌아보니 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일단 무사히 탈출하기는 했지만 그사이에 순양함을 잃고 100여 명이었던 승무원도 80명으로 줄어 있었다. 그리고 살아남은 승무원들도 하나같이 적지 않은 부상을 당한 상태였다. 이스타나에 들어온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서 말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일이었다.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저 나쿠마들이 우연히 우리를 공격했다고는 생각하기 힘듭니다. 어쩌면 저 나쿠마들은 누군가가 조종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적은 이미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먼저 이 지역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미 늦었다.”
“네?”
“느껴진다, 저 언덕 너머에서, 적의가.”
그때 마몽 준장이 모래 폭풍 너머, 실루엣으로 보이는 언덕을 돌아보며 말했다.
@
“예상했던 대로군요.”
모래 폭풍이 몰아치는 언덕.
거구의 전사가 생체 감식 스코프로 저 멀리 보이는 수십 명의 실루엣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러자 사각 턱이 인상적인 사내가 볼을 실룩거리며 대답했다.
“그래야지. 이 정도로 죽으면 내가 곤란해.”
“늦기 전에 출발할까요?”
그의 이름은 할리, 호크의 심복이었다.
“이번 일만 잘 처리되면 당신은 이전처럼…… 아니,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호크 님과 함께.”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어. 내 목적은 하나다. 다른 것은 그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부산물에 지나지 않아. 잊지 마라. 아크, 놈은 내 것이다!”
그리고 눈동자를 번뜩이며 대답하는 사람은 발렌시아!
“알고 있습니다.”
할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렸다.
동시에 뒤에서 대기하던 30여 명의 병사들이 각자 무기를 움켜쥐고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병사들의 뒤에서 돌연 기계음이 울리며 거대한 물체가 솟아 올라왔다. 자잘한 금속 부품이 뒤엉켜 있는 수십 미터에 크기의 금속 생명체!
위이이잉! 쿠쿵! 위이이잉! 쿠쿵!
대지를 흔들며 병사들을 뒤따르는 것은 기간틱!
나쿠마로 변한 기간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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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더 레전드 2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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