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47)
아크 더 레전드-547화(547/875)
[547] SPACE 8. 위기의 T-20 (3)“뭐야? 무슨 일이야?”
“어? 저 자식들은 왜 다 저기서 뻗어 있어?”
“호수로 잠입해 오다가 전기 찜질을 당해서 그래요. 뭐 죽이는 것도 찜찜하니 일단 무장해제하고 어디에 가둬 두죠. 좀 도와주세요.”
스파크에 놀라 뛰어온 유저들에 의해 뜰채로 건져져 감옥으로 직행. 뒷정리도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이후 멜린은 100여 명의 유저와 함께 T-20을 나가 이한의 병영을 급습했다. 그리고 제대로 저항도 못 하는 나머지 경비대원들을 생포하는 한편, 목숨을 걸고 이중 첩자 역할을 해 준 툰툰까지 무사히 구출할 수 있었다.
“후후후! 나도 아크 님 밑에만 몇 년이나 있었던 사람이야. 이 정도는 껌이지.”
상황이 종료되자 A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 항상 앞에 나서서 떠들어 대는 사람은 제피였지만 사실 이 전략을 생각한 사람은 A!
뉴월드 시절에는 삽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사내였다. 그의 말대로 아크 밑에서 혹사당하기를 수년, 생각 없이 밥만 축내고 있었던 것은 아닌 것이다.
……라기보다는.
‘아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T-20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죽어! 이번에는 틀림없이 죽는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T-20만은 지켜 내야 해!’
이런 절박함의 결과였지만.
어쨌든 이로서 T-20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전투는 종료! 그러나 정작 승리의 주역인 A는 승리의 기쁨보다는 안도의 한숨을 불어 내고 있을 때였다. 제피가 들것에 실려 운반되는 경비대원들을 바라보며 실실 웃었다.
“흠, 바빠지겠네, 400명이나 해부하려면.”
그리고 이어지는 한마디.
주위의 사람들이 일제히 얼어붙었다. 그리고 동시에 모두의 눈이 들것에 실려 운반되는 한 사내에게 향했다.
수도 경비대 108대대장 이한! 그의 인생 최대 최악의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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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LED 화면 속에서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녀가 고개를 숙였다. 남자의 이름은 게임특종의 진행자 이지웅. 그리고 옆의 여자는 보조 진행을 맡고 있는 정혜선이었다.
원래 게임특종은 최근 이슈가 되는 게임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일주일 전부터는 방송 내내 갤럭시안만을 특집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이유는 말할 필요도 없다.
갤럭시안의 한 축을 지탱하는 은하연방의 수도 혹성 이스타나가 사라진 사건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주 방송이 나간 직후, 갤럭시안은 또다시 은하계를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바로…….
-지난 주 방송에서 이미 이스타나 실종 사건에 대해서 말씀드린 바가 있습니다. 이스타나가 어떤 곳인지는 갤럭시안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모두 아실 겁니다. 은하연방의 수도 혹성이자 가장 많은 유저가 활동하고 있는 곳이죠. 때문에 그 파장은 엄청납니다. 한국은 물론, 갤럭시안이 서비스되는 모든 나라 유저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탓에 제작사의 홈페이지가 지난 일주일 동안 다운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많은 유저분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계신 만큼 저희도 총력을 기울여 취재해 이번 주에 방송을 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오늘은 그에 앞서 다른 사건을 전해 드려야겠습니다. 먼저 화면을 봐 주십시오.
이지웅이 능숙하게 멘트를 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뒤쪽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영상이 떠올랐다.
불길에 휩싸인 대지! 마치 용암처럼 붉게 변한 대지에서 뿜어져 올라오는 시커먼 연기에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불길 속에는 수 척의 전함이 누더기처럼 변해 땅에 박히거나 아예 산산이 부서져 흩어져 있었다.
-무시무시하네요. 저건 전함이죠? 전함이 부서져 있다면 전쟁이라도 일어난 건가요?
정혜선이 짐짓 무섭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물었다.
이지웅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전쟁입니다. 내전이죠.
-내전이라면…….
-라마입니다. 이미 아시다시피 라마는 은하연방의 숙적으로 얼마 전까지도 벨린 성좌의 소유권을 두고 전쟁을 벌이던 이종족의 국가로 군사력은 은하연방보다 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유저 수는 압도적으로 적어 지금까지 조명받지 못한 나라이기도 하죠.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실 라마는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었습니다.
-혹시 황위 계승에 관한 문제 말인가요?
-오, 혜선 씨도 알고 계시는군요.
-이거 왜 이러세요? 저도 게임특종의 진행자라고요.
-아! 이거 실례했습니다.
정혜선이 토라진 표정을 짓자 이지웅이 넉살 좋게 받아치며 말을 이었다.
-혜선 씨의 말대로 라마는 오래전부터 황위 계승 문제로 갈등이 심했습니다. 원래 라마는 무엇보다 힘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종족입니다. 때문에 현 황제는 수년 전 무투대회에서 압도적인 힘으로 다른 황자를 물리친 제3황자를 이미 차기 황제로 내정했습니다.
-반발이 있었지요.
-그렇습니다.
이지웅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무투대회에서 우승한 제3황자는 6명이나 되는 황자들 가운데 가장 강한 것은 사실이겠죠. 하지만 문제는 3황자의 기반이 약하다는 겁니다. 다른 황자들은 힘의 기준을 개인의 무력이 아닌 지지세력 전체의 힘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거죠. 뭐 개인적으로는 저도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머, 제 생각은 다른데요? 아무리 지지세력이 많아도 결국 결정하는 사람은 황제잖아요. 그런 황제가 약해서야 되겠어요? 뭣보다 라마는 대대로 무투대회의 우승자를 황제로 삼아 온 전통이 있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는 건 좀 비겁하지 않나요?
-바로 그겁니다.
이지웅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라마는 수년간 지금 저와 혜선 씨와 같은 말싸움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이런 말싸움이 무투대회처럼 명확하게 승부가 날 리가 없겠죠?
-그래서 전쟁이 벌어진 거군요.
-네, 물론 모든 황자가 반발한 것은 아닙니다. 혜선 씨와 같이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황자도 있었죠. 1황자와 5황자, 6황자가 그런 쪽이죠.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라마의 군권을 가장 많이 장악하고 있는 것은 2황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4황자도 이에 동조하고 있고요. 이번에 내전을 일으킨 것은 바로 그 2, 4황자의 연합입니다.
-그럼 방금 전의 화면은…….
-1, 3, 5, 6황자를 따르는 세력과 2, 4황자를 따르는 세력이 충돌한 결과입니다. 처음에는 사소한 분쟁이었는데, 서로 입장이 다르다 보니 결국 이런 사태까지 오고 말았죠. 그러나 일각에서는 2, 4황자 연합이 일부러 내전을 일으키기 위해 꾸민 일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라마 황제 입장에서는 참 마음이 아프겠네요. 결국 자식들 싸움이니까.
-그게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이지웅이 자료를 뒤적거리며 대답했다.
-화면의 전투 직후, 황제는 황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라마 전역에 발표했습니다. 메시지는 딱 한 문장이었다고 하네요. 이기는 자가 강한 자다.
-무슨 뜻이죠?
-뭐 결국 승리하는 황자를 황제로 삼겠다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대신 한 가지 조건을 달았습니다. 전투는 라마의 최북단 말림 성좌에서만 허가하며 양측이 동원할 수 있는 전함과 병사의 숫자도 제한했죠. 내전이 라마 전역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겠죠.
-하지만 그러면 무투대회처럼 또 반발하는 일이 생기지 않겠어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정혜선의 질문에 이지웅이 고개를 저었다.
-같은 숫자라도 보다 많은 전함과 병사를 휘하에 두고 있는 사람이 더 강한 전함과 병사를 동원할 수 있겠죠. 이건 이번 내전을 일으킨 2, 4황자의 주장과도 어느 정도 부합됩니다. 반면 더 뛰어난 지휘관이 있는 진영이 유리한 면도 있죠. 이건 3황자를 주축으로 하는 1, 5, 6황자의 주장과도 부합하죠. 결국 양쪽 다 이견을 제시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전함은 몇 척이고, 병사는 몇 명까지 참전할 수 있는데요?
-전함 100척, 병사는 7천 명까지입니다.
-어마어마하네요.
-네, 실제로 전투가 벌어지면 갤럭시안 사상 가장 규모가 큰 전쟁입니다. 아니, 이미 전투는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황자들은 강한 전사를 먼저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니까요. 반면 라마 유저들은 어느 황자 편에 서서 참전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승리하는 황자 편에서 참전하면 보상이, 패배하는 황자 편에서 참전하면 죽어라 고생만 하고 보상은커녕 경우에 따라서는…….
이지웅의 설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흠, 저거였구먼.”
TV를 보던 현우가 끄덕였다.
현우가 삐라 문제로 아란―레피드―을 마틴 후작에게 보낼 때, 이큘러스는 잠시 붉은학살자에게 맡겨 놓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아란 왈曰.
-그 녀석은 네가 펜타곤으로 간 직후에 갑자기 라마 쪽에도 일이 생겼다면서 돌아갔다.
그 뒤로 이렇다 할 설명이 없었는데 이제 대강 이해할 수 있었다. 붉은학살자는 가장 최근에 있었던 전쟁에서 이름을 날리던 유저다. 당연히 황자들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인재. 아마 붉은학살자는 이미 어느 황자의 스카우트를 받아 황위 쟁탈전에 참전하고 있겠지.
하긴 동원되는 군사만 두 진영을 합하면 전함 200척에 병사 14,000 규모다.
그게 모두 유저만으로 채워지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레벨이 되는 유저는 대부분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으리라.
하지만 뭐 그건 라마 쪽 얘기니 상관없고.
그사이 TV는 다음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슐라트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아슐라트는 은하 3국 중 과학이 가장 진보해 있는 국가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당연히 그만큼 연구소도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최대 최고라면 단연 이젠트 혹성입니다. 혹성 자체가 연구소라고 할 만큼 많은 연구 시설을 갖춘 혹성으로, 은하연방과 라마보다 앞서는 아슐라트의 첨단 병기는 80% 이상이 바로 이 이젠트에서 개발된다고 합니다. 당연히 1급 보안 시설이죠. 그런데 며칠 전, 정체불명의 대함대가 이젠트를 급습, 점거하는 사건이 벌어진 겁니다.
-아슐라트로서는 경악할 만한 사건이네요.
-물론입니다. 이에 아슐라트는 곧바로 실질적인 최고 지도자인 트리나드 중 퍼스트를 제외한 나머지, 세컨드와 서드가 나서서 이젠트 궤도에 군사를 집결시키고 있습니다. 이게 그 영상입니다.
방금 전 라마의 내전 영상이 비쳐지던 스크린의 장면이 바뀌었다. 수백 척의 전함이 일렬로 늘어서 회색 혹성을 포위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역시 아슐라트답게 그 중에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형태의 전함이나 병기도 부지기수였다.
-엄청난 대함대네요.
-네, 하지만 이젠트 탈환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이젠트는 아슐라트의 최고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는 만큼 특수 병기나 방어 시설이 장난이 아닙니다. 궤도 병기도 적지 않죠. 최고의 연구 시설이자 최강의 군사 사실인 것입니다. 그런 곳을 무장 집단이 어떻게 그리 빨리 점거할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지만, 아슐라트 입장에서는 난감할 뿐이죠. 연구 시설이니 무턱대고 공격할 수도 없고 말입니다. 때문에 현재 지휘를 맡고 있는 세컨드와 서드는 지상 병력을 투입할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합니다. 이 사건은 이후 추가 정보가 들어오는 데로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신이 없을 지경이네요.
화면이 사라지자 정혜선이 한숨을 불어 내며 말했다.
-은하 3국에서 동시에 국가 규모의 사건이 터지다니, 우연이 아니겠죠?
-물론입니다. 제작사인 석세스풀 퓨처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지만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오래전부터 계획된 이벤트라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그와 함께 제작사의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제보자가 석세스풀 퓨처에서 곧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가 1시간 만에 삭제되어 관심을 끌기도 했죠.
-뭐 하나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네요.
-그중에서도 역시 가장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것은 역시 이스타나겠죠.
-아! 이제야 말해 주시는 건가요?
정혜선이 기대감에 반짝이는 눈빛으로 물었다.
-네, 사실 이 은하 3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국가 규모의 사건들의 시작은 이스타나 실종 사건이었죠. 그리고 지난 일주일 사이에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도 이스타나입니다. 이스타나가 실종된 이후, 연방군은 놀라울 정도로 침착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사건과 관련해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정작 이스타나 실종 문제에는 아직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사이 이스타나에서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지웅의 목소리가 격앙되었다.
-바로 유저들이 직접 사태 해결을 위해 의용군을 조직한 것입니다!
-의용군요?
-그렇습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시작은 연방군의 고문인 마틴 후작이 이스타나 각지에 뿌린 삐라…… 아, 죄송합니다. 전단이라고 합니다. 이에 가장 먼저 쿠림의 유저들이 봉기해 도시를 봉쇄하고 있던 경비대를 습격해 쿠림을 탈환한 이후, 꾸준히 유저들을 규합하며 이스타나의 수도 타투인으로 진군하고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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