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6)
아크 더 레전드-56화(56/875)
[56] SPACE 2. 사선을 넘어서 (3)“아니야!”
아크가 벌떡 상체를 들어올렸다.
“이건 아니라고!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이제 더 이상은 아무런 희망도 방법도 없다.
그렇게 생각한 아크는 깔끔하게 포기, 겸허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죽어버리면 지금까지 한 개고생은 대체 뭐냐고!”
막상 죽으려고 하니 너무 억울하고 분통이 터졌다.
기왕 죽을 거였다면 피라미드에서 나오자마자 죽었으면 좋았다.
그러나 살겠다고 아둥바둥, 개 떨 듯이 떨어대며 주린 배를 움켜쥐고 눈 폭풍을 뚫고 며칠을 걸었다. 이대로 죽으면 그 시간과 고생은 삽질! 그냥 삽질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하던 아크는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산다! 살 거야! 흙을 퍼먹어서라도!”
아크가 홀린 듯한 표정으로 삽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다짜고짜 진짜 삽질을 시작했다.
파파파파! 파파파파!
그렇게 벌집을 쑤시듯 주변을 파헤치고 다닐 때였다.
땅—!
-‘이리듐 원석’을 발견했습니다.
쇳소리와 함께 묵직한 이리듐 덩어리가 나왔다.
어림잡아도 3~4킬로그램은 되어 보이는 굵직한 이리듐 덩어리,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빌어먹을, 이딴 돌덩어리는 필요 없어!”
그러나 아크는 볼 것도 없다는 듯이 내팽개쳤다.
보급소에서 10쿠퍼 짜리 우주식량이 이리듐 100그램에 거래되니 1킬로그램이면 1실버. 3~4킬로그램이라도 실제 가치는 3~4실버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론 죄수들에게는 그런 이리듐이 식량을 얻을 유일한 방법. 적어도 벨타나의 죄수들에게는 목숨만큼의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아크에게는 먹지도 못할 돌덩어리, 그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 또한 지금 아크의 가방에는 시가 2~3골드의 잘리만 광석이 꽉꽉 들어차 있었다. 3~4실버 짜리 이리듐 따위는 넣을 가방 공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그 뒤로도 마찬가지였다.
파파파파! 파파파파!
-‘이리듐 원석’을 발견했습니다!
파파파파! 파파파파!
-‘이리듐 원석’을 발견했습니다!
뭐랄까…… 정말 욕 나온다.
평소에는 손발이 부르트도록 삽질을 해야 겨우 몇 개 얻을 수 있는 이리듐 원석이다.
그런데 가방에 넣을 공간도 없을 때 삽질을 하니 아예 우수수 쏟아진다. 아니, 실제로 그냥 삽으로 땅을 쿡쿡 찌르기만 해도 이리듐 원석이 툭툭 튀어나오고 있었다.
일부러 염장을 지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아크는 쏟아지는 이리듐 원석을 무시하며 쉬지 않고 삽질을 계속했다.
그렇게 대략 20여 분, 또 한 차례 흙더미를 퍼 올리자 움푹 파인 땅 속에서 뭔가가 움직였다. 순간 삽질이 거듭될수록 더욱 더 퀭해져가던 아크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리고 냅다 삽을 집어던지고 맹수처럼 달려들어 손으로 흙을 파헤치기를 잠시.
“헉헉헉! 자, 잡았다!”
그렇게 소리치는 아크의 손에 들린 것은…….
발발발발. 발발발발.
8개의 다리를 꼬물거리는 작고 시커먼 벌레였다.
영하 50도, 혹한의 혹성 벨타나. 그러나 이런 환경에도 적응해서 살아가는 생명체가 있었다. 그게 바로 지금 아크가 잡고 있는, 마치 바퀴벌레처럼 생긴-절대 바퀴벌레는 아니다-곤충이었다. 지금까지는 관심도 없어서 이름조차 모르지만. 아니, 이름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리듐 채취 작업 도중에 퍼 올린 흙더미 속에서 종종 보였던 벌레였다.
모든 걸 포기했을 때 아크의 머릿속에 떠오른 게 바로 이 벌레였다.
‘어쨌든 이 놈도 생물이다. 그리고 생물이라면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크가 미친 듯이 삽질을 해댄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발발발발. 발발발발.
그러나 막상 잡아들고 보니 뭐랄까…….
손안에서 발발대는 검은 벌레를 보자니 도저히…….
그러나 아크는 곧 어금니를 질끈 깨물며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딴 배부른 소리 할 때가 아니야. 열흘 넘게 올린 경험치와 별 5개 짜리 스킬을 몽땅 잃느냐 마느냐가 걸려있다. 지금 내가 걱정해야할 것은 이걸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이 녀석이 정말 만복도를 올리는데 도움이 되느냐 하는 것. 사실 따지고 보면 우주식량도 우주벌레를 가공해서 만든 거잖아. 새삼스러울 것도 없어.’
그러나 돼지고기를 먹는 것과 살아있는 돼지를 씹어대는 것은 다른 차원의 얘기다.
막상 발발거리는 벌레를 입으로 가져가려니 쉽게 손에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그러나 레벨 13이다! 별 5개 짜리 스킬이다!
“우와아아아아앗!”
아크가 비명 같은 고함을 내지르며 벌레를 입에 넣었다.
그리고…… 우적, 우적, 우적, 꿀꺽!
“어라? 이거 생각보다 맛이 나쁘지 않은데?”
눈을 질끈 감고 씹어 삼킨 아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중얼거렸다.
눈앞에 메시지가 떠오른 것은 그때였다.
-만복도가 5%상승했습니다.
“만복도가 올랐다!”
그야말로 한 줄기 서광과 같은 메시지!
비록 5%밖에 되지 않지만 만복도가 올라갔다. 게다가 보기에는 끔찍하지만 일단 입에 넣으면 맛도 나쁘지 않았다. 뭣보다 벌레는 땅만 파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지 않은가?
덕분에 의욕이 샘솟은 아크가 본격적인 벌레 사냥을 시작하려 할 때였다.
“됐어, 살 수 있다! 살 방법을 찾았어! 이제 벌레를 모으면…… 아욱!”
갑자기 아랫배를 엄습하는 복통!
생각지도 못했던 복통에 아크가 배를 움켜쥐고 주저앉아 또 다시 메시지가 떠올랐다.
-정제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해 ‘식중독’에 걸렸습니다!
생명력 -50, 정신력 -100, 추가로 10분 동안 심각한 복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배고프다고 아무거나 주워먹지 맙시다!
“시, 식중독?”
아크가 식은땀을 뚝뚝 흘리며 떠듬거렸다.
식중독과 함께 시작된 복통은 게임 속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리얼했다.
그야말로 위장이 꼬이는 듯한 통증! 어지간한 통증에는 면역이 되어있는 아크조차 한동안 배를 움켜쥔 채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식은땀만 뚝뚝 흘려야했을 정도! 그러나 그런 복통보다 아크를 더 걱정스럽게 만드는 것은 식중독 그 자체였다.
‘크윽! 결국 이 벌레는 식용이 아니라는 말인데…….’
벌레를 먹으면 안 된다. 지금의 아크에게 그건 곧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말이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아크는 무턱대고 절망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가만? 식중독에 걸리기는 했지만 그 전에 만복도가 5% 올랐잖아. 그 직후에 생명력과 정신력이 깎이기는 했지만 만복도가 깎이지는 않았어. 뭐 정신력이야 0이 돼도 죽는 건 아니니 상관없고, 생명력도 0이 되지 않는 한 죽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생명력이 0이 될 때까지는 벌레를 먹어도 된다는 말이야. 그리고 원래 만복도가 떨어지는 속도보다 생명력이 회복되는 게 몇 배는 더 빠르다. 뭣보다 생명력은 그냥 있어도 자동으로 회복되는 것, 자동으로 회복되는 생명력을 대가로 만복도를 올릴 수 있다면 나쁠 게 없잖아?’
생명력이 깎이니 무턱대고 많이 먹을 수는 없다. 자칫하면 식중독으로 사망할 테니.
그러나 생명력이 0이 되지 않는 선까지는 만복도를 올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만복도가 떨어지는 속도보다 생명력이 회복되는 속도가 몇 배나 더 빠르니 어느 정도 생명력을 회복한 뒤에 다시 벌레 먹기를 반복하면 굶어죽을 걱정이 없다!
‘문제는 이 복통인데…….’
죽기 일보직전에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겁나 아프지만! 숨이 턱턱 막히지만! 복통이 무서워서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 이거다! 이것밖에 없어! 복통 따위, 겁낼 쏘냐!’
아크가 식은땀을 닦아내며 어금니를 깨물고 삽을 들어올렸다.
그때부터 생존을 위한 눈물나는 투쟁이 시작되었다.
파파파파! 파파파파!
네팔림과 벨타나에서 갈고 닦은 중급 삽질 스킬 난사!
삽이 움직일 때마다 얼어붙은 흙더미가 솟구치며 땅이 움푹움푹 파여 들어갔다.
그러다가 흙더미 속에서 꿈틀거리는 벌레가 보이면 잽싸게 잡아서 덥석, 우물우물!
-만복도가 5%올라갔습니다!
-식중독입니다! 생명력 -50, 정신력 -100, 배가 아파 옵니다!
-만복도가 5%…… 더욱 더 배가 아파 옵니다!
-만복도…… 배가 찢어질 듯 아파 옵니다!
-배가…… 배가……!
“으으으, 아직! 아직이다! 배가 아프다고 죽지는 않아!”
찢어질 듯한 배를 움켜쥐고 쉬지 않고 삽을 휘둘러대기를 장장 3시간 여!
피나는 노력 끝에 아크는 10%대까지 떨어졌던 만복도를 60%까지 올릴 수 있었다. 뭐 그 덕분에 숨이 턱턱 막힐 듯한 복통 탓에 한동안 쭈그리고 앉아 낑낑대야했지만.
“휴, 이제 한동안 만복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군.”
겨우 복통을 가라앉힌 아크가 흥건한 땀을 닦으며 일어났다.
일단 굶어죽을 위기는 넘겼다. 그러나 아직 안도의 한숨을 불어내기에는 일렀다.
아직 기지까지는 290킬로미터. 게다가 앞에는 거대한 설산이 가로막고 있었다.
“먼저 산을 넘느냐, 아니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돌아가느냐를 선택해야하는데…….”
잠시 고민하던 아크는 산을 넘어보기로 결정했다.
마치 병풍처럼 좌우로 길게 뻗어있는 산. 주변의 지역정보가 없는 현재로서는 그 산맥이 대체 어디까지 뻗어있는지, 혹은 정말 돌아갈 길이 있기는 한 건지도 알 수 없다. 그러니 무턱대고 돌아가기보다는 좀 위험하더라도 최단 코스로 이동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눈 덮인 산이니 위험하고 이동속도도 많이 떨어지겠지만…….’
아크는 늪지보행술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설산을 앞에 두고 웬 늪지보행술이냐고 하겠지만, 거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사실 아크도 얼마 전까지는 늪지보행술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늪지에서 이동속도를 올려주는 스킬이니 사방이 빙판이나 눈밭으로 되어있는 벨타나에서는 쓸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며칠 동안 눈밭을 이동하며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푹! 푹! 푹! 푹!
때는 바야흐로 눈 폭풍이 휘몰아치는 시기.
당연히 바닥에는 눈이 쌓여 걸을 때마다 발이 푹푹 빠졌다.
한시라도 빨리 기지로 돌아가야 하는 아크 입장에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동속도를 올릴 방법을 궁리하던 도중 떠오른 게 늪지보행술이었다.
‘눈밭과 늪지, 종류는 다르지만 이동하기 불편한 건 마찬가지야. 그래도 늪지보행술은 늪지에서만 적용되는 스킬이라 눈밭에서는 발동되지 않겠지만…… 늪지보행술의 핵심은 불필요한 힘을 빼고 체중을 분산시켜 발이 늪지에 깊이 빠지지 않게 하는 것. 그런 요령이라면 스킬이 발동되지 않아도 적용시킬 수 있을지도 몰라.’
정답이었다.
R-14에서 자렌족에게 처음 늪지보행술을 배울 때처럼 아크는 힘을 빼고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키며 걷기 시작하자 확실히 발이 덜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크가 만복도가 50%이하로 떨어져 페널티를 받으면서도 불과 이틀만에 150킬로미터를 주파한 비결이 그것이었다.
궁하면 통한다. 그런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그런 요령을 잘 응용하면 설산도 어떻게든 넘을 수 있으리라.
그렇게 각오를 다진 아크는 곧바로 설산 등반에 돌입했다.
“휴, 역시 만만치 않군.”
아크가 잠시 숨을 고르며 가파른 경사를 올려다보았다.
설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10여 시간, 예상대로 설산 등반은 만만치 않았다.
얼음과 눈에 뒤덮인 경사라 조금만 방심해도 미끄러져 위험한 고비를 넘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게다가 당연히 평지보다 몇 배나 체력 소모가 심해 움직일 때마다 만복도가 쭉쭉 내려가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굶어죽기 직전까지 몰렸던 때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이미 아크는 지옥의 문턱까지 갔다온 경험이 있었다.
다른 때라면 힘들다고 생각했을 일도 그런 경험 직후에는 하찮은 일에 불과할 뿐이다.
“게다가…….”
아크가 히죽거리며 정보창을 열어보았다.
-새로운 스킬(직업 공통☆☆)을 익혔습니다.
강철같은 위장(유저, 패시브): 은하계를 여행하다보면 때때로 예기치 못했던 위기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런 위기상황 가운데 가장 흔한 게 바로 식량 고갈입니다. 은하계는 언제나 풍족한 식량 공급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아닌 것입니다. 이럴 경우, 현지에서 식량을 조달하는 게 최선입니다. 그러나 우주에는 식용이 가능한 동식물만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대체로 지구와 다른 환경에서 자생하는 동식물은 지구인의 신체에 독이 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게는 가벼운 식중독에서, 심하면 즉사에 이르는 맹독을 품은 동식물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혹독한 우주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신체코팅을 받은 개척자가 이런 음식을 꾸준히 섭취할 경우, 내성을 기를 수도 있습니다.
《독성 음식에 대한 내성이 생겨 가벼운 식중독을 견딜 수 있는 면역이 생겼습니다. 이로서 가벼운 식중독을 유발하는 음식을 섭취해도 페널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영양분을 제대로 소화시킬 수 있게 되어 식량 섭취 시 만복도가 3%더 상승합니다.》
복통에도 불구하고 살기 위해 꾸준히 잡아먹은 벌레!
그런 벌레를 수백 마리 먹자 이런 생각지도 못했던 스킬이 생겨버린 것이다.
‘일단 어디서든 입에 넣을 수 있는 것만 찾으면 굶어죽을 걱정은 없다는 말이다.’
비록 별 2개 짜리 스킬이었지만 그 가치는 어마어마했다.
원래 온라인 게임에서는 기본적인 스킬일수록 쓰임새가 많다는 게 상식.
그러나 당장은 벌레를 먹어도 배가 아프지 않게 됐다는 게 뭣보다 기쁜 일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설산은 벌판에 비해 벌레가 적다는 것이었다. 1시간 동안 삽질해도 찾을 수 있는 벌레는 잘해야 4~5마리. 만복도 20%수준이었다. 그러나 그 정도만 돼도 만복도 50%를 유지할 수는 있을 정도여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돌아갈 수 있어! 이 산만 넘으면!”
몸을 일으킨 아크는 또 다시 설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눈 폭풍이 쉴새 없이 몰아쳤지만 희망에 찬 아크의 행군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산 정상까지 올라갔을 때였다.
“맙소사!”
그곳에서 아크는 절망의 또 다른 형태를 목격하게 되었다.
……절벽!
가파른 경사로 이루어진 산의 반대편.
그러니까 연방군 기지 방향의 산은 깎아지는 듯한 절벽으로 이루어져있었던 것이다.
그건 좌우, 어디를 둘러봐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직각삼각형처럼 길게 이어진 설산의 반대편은 모두 수십 미터에 달하는 절벽, 발 디딜 틈 하나 없는 그곳으로 내려가기는 무리였다.
“빌어먹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돌아가는 건데…….”
산행을 시작한지 꼬박 12시간.
헥헥거리며 죽어라 올라온 게 몽땅 삽질이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동안 멍하니 절벽 너머를 바라보던 아크가 한숨을 푹푹 불어내며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내려가려 할 때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