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60)
아크 더 레전드-560화(560/875)
[560] SPACE 3. 승리의 조건 (4)“우리의 계획이 완성될 때까지 실드를 지키려면 어느 쪽이든 괴멸시켜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애초에 무서워서 숨어 있는 것도 아니니, 딱히 망설일 필요조차 없죠. 뭣보다…… 아크라는 놈이 다른 잔꾀를 부리기 전에 없애는 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래, 아크! 그 빌어먹을 놈! 그놈이 죽는 꼴은 나도 이 두 눈으로 꼭 보고 싶네. 그냥 전쟁이 끝나니 죽어 있더라, 이런 식으로는 그 놈에게 쌓인 내 분이 풀리지 않아. 자네가 직접 나서서 놈의 목을 따 준다면 나로서도 바라마지 않던 일이지.”
“보여 드리지요, 곧.”
호크가 그렇게 대답하며 몸을 돌릴 때였다.
쩡쩡 울리는 실드 영상이 비쳐지던 검은 기운의 영상이, 한순간 타올랐다. 뒤이어 굵은 균열이 번지는 실드 표면을 타고 퍼져 나가는 푸른 스파크!
움찔하며 고개를 돌리자 흩어지는 스파크 너머로 수 척의 전함이 다가오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놀랄 만한 GEM 성능으로 쏟아지는 포격을 요격하며 돌진해 오는 함대!
“함대? 이게 아크의 노림수였단 말인가?”
호크가 당혹성을 터뜨리는 그 순간!
“에? 저, 저건 또 뭐야?”
아크의 입에서도 당혹성이 터져 나왔다.
SPACE 4. 이건 뭐냐고! (1)
“음…….”
며칠 전, 데커드는 고민하고 있었다.
그가 서리의 유적에서 헤매고 있을 때, 이스타나에서는 은하계를 들썩일 정도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건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유저가 아크와 호크―이제 알 만한 사람은 안다―, 데커드는 그 부분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데커드도 현재 이스타나에 있다.
그런데 아크와 호크라는 두 유저가 이스타나를 통째로 흔들어 대고 있다. 순간 데커드는 상대적으로 자신이 마치 피라미 취급을 받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논리적인 이유 따위는 필요 없다. 중요한 건 그가 그렇게 느꼈다는 것이고, 데커드는 그런 기분이 들어도 참고 넘어갈 만큼 성격 좋은 유저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하여 곧바로 타투인으로 Fly!
“뭐 일단 오기는 왔는데…….”
막상 타투인에 와 보니 상황이 참으로 애매하다.
문제의 호크는 실드를 겹겹이 둘러치고 타투인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의 아크는 그 앞에서 벼룩시장을 열고 앉아 있었다.
1만 명 규모의 벼룩시장이다.
구경하러 가 보고 싶다. 아니, 그게 아니라!
“어이, 저 자식들 정말 싸우고 있기는 한 거야? 왜들 저래? 호크도 그렇지만 아크라는 놈도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군.”
데커드는 눈앞의 상황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어쨌든 기세 좋게 왔으니 당연히 뭐라도 해야 한다. 그런데 상황이 이러니 뭘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에 참가하려면 의용군에 참전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뭐 그건 상관없지만…….”
데커드에게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내가 대장이 될 수 있을까?”
“무리 아닐까요?”
“난데?”
“물론 형님이야 인품으로 보든 실력으로 보든 대장을 맡아야 마땅한 분이죠. 하지만 의용군이 조직된 것은 벌써 보름도 전의 일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의용군을 이끌어 온 사람이 아크고요. 누가 봐도 형님이 진정한 대장 감이지만 유저들에게도 의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의리! 음, 그렇지. 그렇다면 무리지.”
바로 이 부분이 데커드가 고민하는 이유였다.
데커드는 나름 ‘협객’을 자처하는 남자다. 그러니 다른 건 몰라도 ‘의리’ 때문이라면 다짜고짜 대장 자리를 빼앗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아크 밑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는 말인데, 다른 사람 밑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그에게 있을 수 없는 일. 그렇다고 이제 와서 돌아갈 수도 없다. 남자가 일단 엉덩이를 떼면 뭐라도 해야 하는 법이니까.
그래서 생각했다.
“어이, 저렇게 보여도 언젠가 싸우기는 하겠지?”
“뭐 그야…….”
“좋아. 그럼 일단 여기서 상황을 지켜본다. 그리고 전투가 시작되면 결정적인 순간에 난입하는 거야. 그리고 이 몸께서 화끈하게 처리해 버리면…….”
“형님이 주인공이 되는 거죠.”
“그거다!”
그리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기다리던 전투가 시작되고 몇 시간, 타투인의 실드에 균열이 번지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이에 데커드는 바로 출격! 경비대와 의용군이 서로 상대방에게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에 데커드는 전함 1척, 전투선 2척으로 구성된 함대를 스텔스 모드로 진격시켰다.
“데커드 님이 오셨다! 일제 공격! 쏴라!”
콰콰콰콰! 퍼퍼퍼펑!
그리고 느닷없이 나타나 다짜고짜 주포 발사!
그들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거리가 너무 가까워 GEM 시스템도 대처하지 못했다. 타투인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불의의 일격! 무방비 상태로 주포에 직격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자렘의 ‘충차’ 공격에 내구도가 급감하던 중이라고는 하나, 아직 이 정도는 버틸 여력이 있었다.
문제는 바로 타투인의 바로 앞까지 접근한 데커드의 함대 그 자체였다. 그리고…….
“형님이 간다! 길을 열어라!”
데커드의 부하들은 ‘형님’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자들이라는 것이다.
“형님 만세! 우와아아아!”
콰쾅! 콰콰콰쾅!
전투선으로 실드를 들이받는 짓도!
자렘의 ‘충차’에 이어 주포, 거기에 전투선의 육탄 돌격까지! 거듭된 ‘예상 밖’의 대미지에 결국 타투인의 실드는 굵은 균열에 번져 나가며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싸움이 뭔지도 모르는 애송이들! 이 몸께서 전쟁을 끝내 주지!”
그리고 데커드는 그대로 타투인으로 돌입했고…….
* * *
“빌어먹을! 저 자식들은 대체 뭐야?”
아크의 입에서는 욕이 나왔다.
이번 전투를 위해 아크가 세운 전략은 이런 것이다.
레피드 부대가 황성 내부까지 땅굴을 판다→그 시점에 의용군이 실드를 파괴→타투인으로 돌진해 시가전에 돌입→아크와 의용군이 적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이 레피드 부대는 황성 내부로 숨어 들어가 황제 구출→이후 마틴 후작과 연방 함대가 올 때까지 버팀→이미 황제가 구출됐으니 연방 함대는 꺼릴 것 없이 쥬벨 후작과 호크를 쓸어버림→해피 엔딩.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타이밍이다.
첫째, 실드가 부서지기 전에 레피드 부대가 황성으로 잠입할 땅굴을 완성해야 한다.
둘째, 마틴 후작과 연방 함대가 오기 전에 황제를 구출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해피 엔딩을 위해 필요한 조건!
타투인을 포위하고도 닷새나 기다린 이유도! 그리고 지금까지 실드를 부수지 않고 있던 이유도!
그렇다. 아크는 지금까지 실드를 부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부수지 않고 있었다.
자렘에 탑재되어 있던 아슐라트의 신병기 충차, 아토믹 파워 빔Atomic Power Beam. 이른바 ‘APB’! 아크는 타투인을 포위한 첫날 이슈람을 통해 이 APB에 대해 알게 되었고, 덕분에 이런 작전을 구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APB를 이용하면 몇 시간 안에 타투인의 실드를 파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제는 타이밍!
아크는 그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APB 공격을 조절하고 있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엉뚱한 함대가 나타나 분위기 파악도 못 하고 실드를 박살 냈다. 동시에 아크가 세운 작전도 박살나 버린 것이다. 그러나 당황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리고 아직 최악의 상황은 아니야!’
아니…….
“저, 저 전함은 뭐지?”
“뭘 물어? 아군이잖아! 동지라고!”
“뭐든 상관없어! 중요한 것은 드디어 실드가 부서졌다는 것이다!”
“해냈어! 드디어 우리가 타투인의 실드를 부쉈다고!”
“우와아아아아!”
어쨌든 의용군의 사기는 치솟는 중이다.
계획보다 2~3시간 앞서 실드가 부서졌지만, 이대로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의용군도 그렇지만 경비대 역시 이대로 멀뚱멀뚱 서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은 길었지만 판단은 신속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다! 실드가 벗겨진 타투인은 이미 알몸이나 다름없는 도시! 각 부대의 붐버는 신속하게 펜스에 폭탄을 설치하라! 아사드, 펜스와 인접한 전사들은 방어 태세로 전환시켜 붐버를 지켜라! 히터, 총기병을 지휘해 엄호하라! 마테인, 자렘과 페이 부대에 화력 지원을 요청하라!”
전투 중이니 이제 존댓말 따위는 생략!
아크의 지시 사항이 전파되자 고여 있던 물이 갑자기 급류로 변하는 것처럼 모든 일이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모두 방어 태세로 전환!”
아사드가 방패로 경비병의 탄환을 막으며 소리쳤고, 말이 없는 히터는 총기병을 지휘하며 펜스 위의 경비대를 향해 일제사격, 그사이에 폭파 전문의 붐버들이 펜스에 엄청난 양의 폭탄을 설치했다. 거기에 자렘과 페이 부대의 포격이 더해지자…….
퍼펑! 콰쾅! 콰콰콰쾅!
실드가 없는 펜스는 그저 철근 콘크리트에 불과했다.
연이은 폭발에 굵은 균열이 번져 나가던 펜스는 곧 산산이 부서져 무너져 내리고, 펜스 위에 설치돼 있던 기관포와 경비대는 그 잔해에 묻혀 최후를 맞이했다.
“자! 돌격하라!”
동시에 1만의 의용군이 타투인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당황하지 마라! 전력은 우리가 위다!”
경비대도 이런 상황을 구경만 하지는 않았다.
타투인은 말 그대로 적진! 경비대의 홈그라운드다.
뿐만 아니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타투인을 가득 채우고 있는 크고 작은 빌딩은 이미 포탑과 경비대원들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다.
투투투투! 퍼펑! 퍼펑!
당연히 돌입과 동시에 사방에서 포탄과 탄환이 쏟아졌다.
그러나 아크도 이미 준비는 충분히 해 두었다.
“아사드! 1군으로 진입로를 사수하라!”
“공병 부대를 2조로 나누어 1조는 펜스의 잔해를 이용해 진입로 주위에 바리케이드를 설치, 2조는 후열에 터렛을 설치한다! 방패병은 적의 총격을 막으며 공병 부대를 보호한다! 중화기병, 적의 포탑을 요격하라!”
파티의 리더 경험이 많은 아사드는 확실히 상황 파악이 빨랐다. 아크가 지시하기 전에 이미 1군 병력을 동원해 진입로 주위에 바리케이드와 터렛 설치 작업을 시작하는 한편, 중화기병을 동원해 RPG로 포탑을 공격하고 있었다.
히터 역시 마찬가지.
1군이 진입로를 확보하는 사이, 히터는 직속부대와 함께 연막탄을 터뜨리며 주위의 빌딩으로 돌입했다.
투투투투! 퍼펑! 퍼펑!
뒤이어 빌딩 내부에서 총성과 폭음이 잇따르기를 10여 분.
-(^∇^)
최상층에 의용군의 깃발이 꽂혔다.
히터의 성향에 따라 유격 전문가로 편성된 2군의 특수부대의 위력이었다.
투콰콰콰콰! 투콰콰콰콰!
그때 굉음이 울리며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공병들의 위로 포탄이 퍼부어졌다. 이를 시작으로 무너진 펜스 주위로 새까맣게 몰려드는 크고 작은 우주선!
수척의 바스타드급 전함을 중심으로 수십 척의 샤크, 돌핀급 전투선, 그리고 그 몇 배에 달하는 소형 우주선은 경비대의 비행 편대! 처음 타투인에 도착했을 때 경비대가 과시하듯이 우주선을 보여 준 적이 있었지만 지금 상공을 뒤덮은 우주선은 그 배는 되어 보였다.
‘하지만 비행 편대 정도는 우리도 있어!’
위이이잉! 투콰콰콰콰! 투콰콰콰콰!
때맞춰 포화를 뿜어내며 돌진해 오는 또 다른 비행 편대!
의용군과 페이 부대 소속의 우주선이었다.
퍼펑! 콰콰콰콰! 위이이잉! 퍼퍼펑!
양측의 비행 편대는 곧바로 공중전에 돌입했다.
쉬지 않고 뿜어져 나오는 기관포와 간간이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주포! 그러자 불길과 폭음, 피격당한 우주선의 잔해가 타투인 전역에 우박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편대 전력은 우리 쪽이 조금 딸린다.’
의용군에 참가한 유저들의 우주선은 소형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건 페이 부대도 마찬가지.
군부파 귀족들은 대부분 전용 전함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연방군 사령부, 그러니까 타투인의 도크에 정박시켜 두고 있었다.
사실 경비대가 예상보다 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 타투인은 점거함으로써 연방군 사령부가 보유하고 있던 전함과 기간틱, 기타 등등의 전투 병기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수만에 달하는 경비대의 전력은 둘째 치고, 그 화력만으로도 이미 의용군을 압도하고도 남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퍼퍼퍼펑! 퍼퍼퍼펑!
난전이 벌어지는 상공으로 뻗어 오는 수백 발의 포탄!
순간 의용군의 비행 편대를 몰아붙이던 경비대의 전함 1척이 폭광에 휩싸이며 추락했다. 이 포격을 날린 것은 동부에서 타투인의 펜스를 넘어오는 공중요새 자렘!
‘자렘의 전투력이면 비행 편대의 열세를 극복하기에 충분하다. 당초 계획과는 다르지만 이슈람 형님이라면 적함을 잘 견제해 줄 거야. 그러니 지금 내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싸우는 전함보다…….’
쿠쿵! 쿠쿵! 쿠쿵!
그때 굉음이 울리며 빌딩 사이로 거대한 물체가 나타났다.
‘……저런 것이겠지!’
고개를 돌린 아크의 눈가가 일그러졌다.
비싼 세금으로 닦아 놓은 도로를 무식한 중량으로 뭉개며 다가오는 기계는 기간틱!
머리 부분에서 뻗어 나오는 붉은 레이저를 따라 기관포와 로켓이 뿜어지자 펜스에서 불길이 터졌다. 진입로가 뚫려 버린 펜스의 좌우 벽을 허물어뜨려 그 잔해로 막으려는 것이다.
당연히 두고 볼 수는 없다.
“아사드, 정예를 데리고 따라붙어라!”
아크가 지체 없이 이퀄라이저를 휘두르며 기간틱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 뒤를 따라 아사드와 200여 명의 전사가 돌진하자 기간틱이 포탑을 회전시키며 난사했다.
이에 아크의 ‘소드 디펜스’와 아사드를 선두로 한 방패병은 ‘철벽’으로 포탄을 막아 내며 돌진하자 돌연 기간틱의 머리 아래에서 열기를 발하는 파이프가 솟아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