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61)
아크 더 레전드-561화(561/875)
[561] SPACE 4. 이건 뭐냐고! (2)이 파이프의 정체는 화염 방사기!
동시에 엄청난 화염이 아크 일행을 향해 뿜어져 나왔다.
아크의 ‘소드 디펜스’나 아사드의 방패로도 막을 수 없는 공격! 그러나 아크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기간틱을 향해 돌진했다. 믿는 게 있었기 때문이다.
“대對화염 실드!”
푸화아아아! 푸화아아아!
뒤에서 마테인의 목소리가 울리자 아크와 기간틱 사이에 투명한 장막이 펼쳐졌다.
화염 방사기에서 뿜어지는 불길은 물결처럼 그 장막을 타고 퍼지다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1군이 진입로 주위를 정리하고, 2군이 주위 빌딩에 배치된 방어 병력을 제압하는 사이, 마테인을 선두로 한 3군 병력도 이미 타투인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힘을 합쳐라! 정신 감응!”
마테인이 소리치자 10여 명의 에스퍼가 그의 뒤로 늘어섰다. 그리고 마테인을 향해 손을 뻗자 폭풍 같은 기류가 일어나며 몸이 허공에 떠올랐다. 여러 명의 정신력을 하나로 모아 상위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정신 감응!
“파멸의 번개!”
콰지지지지! 콰지지지지!
순간 마테인의 손에서 시퍼런 번개가 뿜어져 기간틱을 후려쳤다. 전격 계열은 기계와 실드, 양쪽에 효과를 발휘하는 공격이다. 게다가 10명의 에스퍼가―뭐 그렇다고 공격력까지 ×10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힘을 모아 발동시킨 상급 스킬!
번개가 들이치자 기간틱이 여기저기에서 스파크를 튀기며 휘청거렸다.
“소닉 소드!”
그리고 화염을 뚫고 뻗어 나오는 백색 검기!
아크는 쿠림에서 헌터를 처치하고 ‘기간틱 슬레이어’의 칭호를 얻었다. 그리고 이 칭호는 기계에 15%, 기간틱에는 30%의 추가 대미지를 주는 효과가 붙어 있는 것이다.
거기에 번개에 맞고 휘청거리는 기간틱에 일격을 먹이자…….
-치명타!
경쾌한 타격음이 울리며 무지막지한 대미지가 들어갔다.
“지금이다! 모두 공격하라!”
“방패 치기!”
“분쇄!”
아사드와 200여 전사가 뒤를 이었다.
상대를 잠시 경직시키는 ‘방패 치기’가 수십 번이나 중첩되고, 철퇴나 해머 따위의 둔기로 아머를 부수는 ‘분쇄’가 쉬지 않고 기간틱을 두들겨 댔다.
아무리 강해도 쪽수에는 장사 없는 법, 그건 두꺼운 장갑과 각종 병기로 무장한 기간틱이라도 마찬가지였다.
기기기기! 퍼펑! 쿠쿠쿠쿵!
몰매를 맞은 기간틱은 몇 분도 되지 않아 폭염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 정도는 기뻐할 일도 아니었다.
이스타나 최대 규모의 타투인에는 이런 기간틱이 수십 대, 전차 역시 수십 대, 그리고 수만에 달하는 경비대가 포진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와라, 룬 문자! 샴! 하자스카! 쿠엠라돈!”
아크가 양손으로 룬 문자를 그리자 상공에 빛나는 눈동자가 떠올랐다.
상공에 정찰 위성(?)을 띄우자 역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장면은 타투인 상공에서 공방전을 펼치는 수백 척의 우주선들이었다. 그중에는 느닷없이 나타나 실드를 부수고 들어온 정체불명의 함대―라고는 해도 전함 1척과 전투선 1척이지만(전투선 1척은 실드를 처박고 자폭!)―도 보였다.
가장 먼저 타투인으로 돌진해 들어온 함대.
퍼퍼퍼펑! 콰쾅! 콰콰콰쾅!
당연히 가장 먼저 타깃이 되어 경비대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것은 대단하지만, 이미 기간틱이 몸소 증명한 바와 같이 쪽수에는 장사가 없다.
정체불명의 함대는 상상 이상의 전력을 보여 주며 분전하고 있었지만 전후좌우, 거기에 상하까지. 그야말로 입체적인 몰매에 이미 여기저기서 불길을 뿜어내며 당장이라도 격추당할 것처럼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뭐 그야 내가 알 바 아니고!’
그러나 아크는 딱히 돕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누군지도 모르겠고, 무슨 생각으로 이런 식으로 끼어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모처럼 세운 작전이 뒤죽박죽되었는데 뭐가 예쁘다고 뒤까지 봐주겠는가?
‘지금은 저런 녀석보다 작전을 수정하는 것이 먼저다. 그나마 다행인 건 부담이 좀 커졌지만 아직은 초기 작전에서 크게 빗나가지는 않았다는 거야.’
의용군이 타투인 진입에 성공하자 경비대는 시가지 곳곳에 수천 단위의 병력을 집결시키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먼저 타투인에 진을 치고 있었다는 이점을 이용해 전방위에서 의용군을 압박하려는 계획이다.
일단 여기까지는 아크도 예상하고 있었던 대응이다.
‘문제는 예상보다 실드가 빨리 깨지는 바람에 페이 부대와 제대로 공조하지 못한 채 타투인에 진입해 버렸다는 점이다.’
페이 부대 역시 실드가 깨지자마자 진군을 준비했다.
그러나 전차 부대의 시지 모드를 해제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어 방금 전에야 타투인으로 진군을 시작했다.
전차와 기간틱을 다수 보유한 적과 교전하기 위해 필요한 전차 부대가 너무 늦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도 없었다. 그사이에 경비대가 포위망을 완성하고 밀어붙이면 자칫 각개격파당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뭣보다…….’
아크의 작전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그러나 아크가 바라는 해피 엔딩을 위해서는 지금, 여기서 승부를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아니, 아크는 알고 있었다. 지금! 여기서 물러나면 두 번 다시 기회는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아사드, 히터, 마테인, 최종 작전 D로 전환한다!”
* * *
“실드가…….”
쥬벨 후작이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깨지다니? 이건 말도 안 돼! 아크! 또 아크! 빌어먹을 아크 자식! 용서하지 않겠다! 저게 얼마짜리 실드인데!”
“가격은 상관없지만 아크를 욕할 상황인지는 모르겠군요.”
“그건 또 무슨 말인가?”
“실드가 부서지고 난 뒤의 상황이 말입니다. 아무래도…….”
호크는 눈을 감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방금 전의 상황을 ‘◁◁’, 되돌리기 하는 중이다.
자렘의 충차(APB) 공격으로 실드를 공격해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이, 화력이 강한 함대를 스텔스 모드로 숨겨 GEM이 반응하지 못하는 거리까지 접근시켜 결정타를 먹인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름 대담하고 치밀한 작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타투인의 모든 에너지를 실드로 집중시키기 직전의, 기가 막힌 타이밍의 일격이었다. 하지만 그런 타이밍을 잡고 실드를 부순 것치고는 그 뒤의 대처가 너무 어설퍼. 그 정도 작전을 세우고 있었다면 당연히 다른 부대도 만반의 준비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크 부대는 실드가 부서진 다음에서야 부랴부랴 펜스를 뚫고 들어왔고, 비행 편대나 자렘 역시 반응이 느렸다. 심지어 서부에 주둔하고 있던 전차 부대는 아크 부대가 타투인에 들어선 뒤에야 시지 모드를 해제하고 진군을 시작했다.’
뭣보다 실드를 뚫고 들어온 전함.
그 전함은 완전히 따로 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타투인으로 돌입하자마자 경비대의 포화에 뒤덮여 실제로 전함을 제대로 본 것은 잠깐. 실드를 부수고 들어올 때뿐이었지만.
‘본 적이 있는 전함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아크와 상관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호크가 눈을 뜨고 검은 기운 위로 떠올라 있는 영상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저런 상황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죠.”
영상 속의 타투인은 시가지 곳곳에서 폭연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아크는 타투인에 돌입한 직후, 1만 병력을 여러 부대로 나누어 시가지 전역으로 분산, 곳곳에 집결한 경비대를 상대로 게릴라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달리는 의용군이 타투인을 함락시키기 위해서는 역시 서부의 전차 부대와 자렘을 중심으로 전력을 집중시키는 전술이 최선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게릴라전을 펼치면 화력 지원을 받기 힘들어 각개격파당할 위험이 더 높다. 다름 아닌 아크가 그 정도도 모르고 병력을 움직일 리가 없다. 때문에 호크는 방금 전까지도 이런 의용군의 움직임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아크도 실드가 이렇게 빨리 파괴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해명이 되죠. 전장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입니다. 아무리 치밀한 작전을 세워도, 아니 치밀하게 세운 작전일수록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되죠. 지금 놈은 예상하지 못했던 전함의 출현으로 그 타이밍을 놓친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 역시 타이밍을 잡지 못하게 하기 위해 전투 범위를 시가지 전역으로 넓힌 겁니다.”
거기까지 설명한 호크의 입술이 휘어졌다.
“멍청한 짓이죠.”
“하지만 우리도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네. 우리는 방어하는 입장이야. 놈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힘들어지는 것은 좋지 않아. 실제로 우리는 지금 그 망할 아크 자식이 어디에서 뭘 하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알고 있습니다.”
호크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게 제가 이곳에 남아 있는 이유입니다.”
* * *
챙강! 퍼펑! 푸슈슈슈슈!
창이 깨지며 서너 개의 작은 물체가 날아 들어왔다.
그리고 폭음과 함께 반짝이는 금속 가루와 짙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채프와 연막탄! 깨진 유리창 사이로 한 인영이 뛰어 들어온 것은 그 직후였다.
“크윽! 습격이다!”
“누군가 들어왔다! 쏴라!”
실내에 있던 병사들이 고함을 지르며 기관총을 난사했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다. 딱히 장애물도 없다. 거기에 다섯이나 되는 병사가 기관총을 난사해 댔으니 벌집이 되어 죽었거나, 최소한 중상을 입고 쓰러졌으리라. 병사들은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다음 순간!
위이이잉-!
짙은 연기 속에서 백색 검광이 번뜩였다.
단숨에 탄창 하나를 비우고 재장전 하던 병사가 흠칫 놀라며 황급히 총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백색 검광의 속도가 몇 배나 빨랐다.
잔상만 보일 정도로 빠른 백색 검광은 병사의 총신을 올려치고 곧바로 직각으로 꺾이며 병사의 손목을 내리쳤다.
아니, 팔꿈치! 어깨! 가슴! 그리고…… 목!
퍼펑! 퍼펑! 퍼펑! 퍼펑!
백색 검광은 마치 돌풍처럼 팔을 휘감고 거슬러 올라가며 스파크를 일으켰다. 그리고 그 스파크가 목에 도달했을 때, 병사는 비명조차 터뜨리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러자 백색 검광은 곧바로 다른 병사를 향해 움직였다.
“헉! 저, 저 자식, 살아 있어! 쏴라!”
투투투투! 투투투투!
병사들이 당혹성을 터뜨리며 기관총을 난사했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분명 탄환은 정확하게 연막 속에서 선명하게 떠올라 있는 백색 검광을 향해 날아갔다. 아무리 견고한 아머를 입고 있어도 부상은 입어야한다. 그러나 백색 검광은 움찔하는 기미조차 없었다. 좌우로 회전하며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혹시 실수로 공포탄을 장전했나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백색 검광을 쫓으며 기관총을 난사하니 때때로 이런 아군의 비명이 들려왔다.
“헉! 이, 이봐! 나, 나야! 크악!”
다행(?)히 공포탄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아군의 몸에는 가차 없이 구멍을 내는 탄환이 백색 검광을 휘두르는 사람만은 그냥 지나치는 것이다.
그야말로 유령!
“뭐야, 저 자식은? 대체 뭐냐고!”
짙은 연기 속에서 움직이는 소름 끼치는 백색 검광을 지켜보는 병사들은 처음에는 당혹, 다음에는 충격, 마지막은 공포에 휩싸여 비명 같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런 그들의 눈앞에서 백색 검광이 돌연 부챗살처럼 펼쳐졌다. 반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검광의 잔상이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수십 개의 검으로 나뉜 것이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 검이 회오리를 일으키며 병사들을 뒤덮었다.
“카프레 검술 3식! 갤럭시소드!”
콰콰콰콰콰! 콰콰콰!
검기의 폭풍에 찢겨 흩어지는 연기 속에서.
“휴, 이것도 수십 번 반복하니 피로도가 장난 아니군.”
한숨을 불어 내며 주위를 둘러보는 사람은 다름 아닌 아크였다. 그 주위에 흩어져 있는 다섯 구의 시체는 경비대원.
좁은 실내에서 다섯이나 되는 경비병이 기관총을 난사한 탓에 벽이며 바닥이며 온통 벌집처럼 변해 있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조준했던 아크의 몸에는 총상 하나 보이지 않았다. 말할 것도 없이 ‘소드 디펜스’ 덕분이다.
그리고 거기에 하나 더!
-‘영혼의 질주’ 효과가 적용 중입니다.
《이동 중일 때에 한해 발사체의 공격에 대해 50%의 회피율이 적용됩니다.》
오신기 팬텀 부츠의 특수 스킬 ‘영혼의 질주’!
이 두 가지 효과가 합쳐지면 웬만한 수준의 총기병이 쏴 대는 탄환은 공포탄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경비대원들 입장에서는 유령으로 착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그래도 나는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툭툭.
그때 뭔가가 등을 두드렸다.
아무런 기척도 느끼지 못했는데 뭔가가 등을 건드린다. 하물며 이곳은 전장! 당연히 기겁해야 마땅하지만, 아크는 놀라지 않았다. 처음 겪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진짜 유령이지.’
아크가 내심 한숨을 불어 내며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뒤에서 멀뚱멀뚱 쳐다보는 작은 체구의 사내가 눈에 들어왔다.
아크는 서바이버의 ‘투시’ 특성 덕분에 따로 장비품이나 스킬을 사용하지 않아도 웬만한 스텔스는 바로 간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녀석만큼은 도무지 간파할 수가 없었다.
뭐 그건 스텔스 등급이 높아서 그렇다고 하면 그만이지만, 이 녀석은 기척조차 없는 것이다. 게다가 말도 없어서 같이 있어도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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