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62)
아크 더 레전드-562화(562/875)
[562] SPACE 4. 이건 뭐냐고! (3)진짜 유령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이 사내는 바로.
“히터, 나머지는?”
히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크가 돌격해 들어온 건물에는 수십 명의 경비대가 매복하고 있었다. 아크가 방 하나를 처리하는 사이, 히터는 휘하 부대원과 나머지 방의 경비대를 전멸시킨 것이다.
그러나 적은 경비대만이 아니었다.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포탑은?”
퍼펑! 콰콰콰콰!
이어지는 질문에 히터가 씨익 웃으며 손가락을 동그랗게 만들어 보이자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위쪽에서 폭음이 울렸다.
……처리된 모양이다.
‘역시 이 녀석과 함께 오기를 잘했어.’
아크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히터를 바라보았다.
여기서 잠시 상황을 되돌리면, 의용군이 타투인으로 진격해 들어온 직후.
아크는 ‘D’ 작전을 실시했다.
이는 의용군을 대대 단위로 나눠 타투인 전역에서 게릴라전을 펼치는 것으로 원래는 경비대의 전력에 밀릴 때, 최후의 방법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페이 부대와 합류하기 전에 포위될 위험이 있어 앞서 ‘D’로 전환한 것이다.
그건 아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른 점은 ‘소수의 적은 격파, 다수의 적은 치고 빠지며 끊임없이 적을 교란시킨다.’는 ‘D’ 작전의 내용과 달리 아크는 뚜렷한 목적지가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황제 구출이다. 황제가 놈들의 손아귀에 있는 이상, 설사 마틴 후작의 함대가 도착해도 제대로 공격하기 힘들어. 아니, 궁지에 몰리면 놈들이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다. 그리고 만약 황제가 죽기라도 하면…….’
설사 전쟁에서 이겨도 배드 엔딩.
아크가 다른 군장을 제치고 히터와 함께 행동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애초에 군장의 직속 정예부대를 만든 이유는 필요에 따라 활용하기 위함. 만약 전투가 전면전으로 진행되면 전사 위주로 편성된 1군장 아사드의 직속부대와 함께, 만약 방어전이나 퇴각하는 형태가 되면 에스퍼 위주로 편성된 3군장 마테인의 직속부대와 함께 움직일 계획이었다.
그리고 지금처럼 게릴라전을 시작할 경우에는…….
‘쥬벨 후작이나 호크는 누구보다 황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당연히 염두에 두고 있을 터. 지금은 시가지 전역에서 벌어지는 전투에 정신이 팔려 있겠지만 우리의 움직임이 알려지면 황제 구출은 무리다. 황제 구출은 은밀함이 생명!’
따라서 필요한 것은 유격전 전문 부대!
바로 히터의 직속부대였다.
그리고 히터 이하, 150여 부대원들은 아크의 기대에 실력으로 보답해 주었다.
부대 단위로 나뉜 의용군이 시가지 곳곳에서 전투를 벌이는 사이, 히터 부대는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동하며 포진하고 있던 경비대를 급습! 외부와의 교신을 차단하고 신속하게 경비대를 괴멸시키며 황성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근방의 경비대도 우리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했다.’
아크가 우측 상단에 떠 있는 창을 바라보았다.
마치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건물을 중심으로 주변 100미터 범위의 영상이 떠올라있는 창.
‘샴’으로 ‘쿠엠라돈’과 ‘하자스카’를 결합해 만든 천공의 눈, ‘옵저버’였다. 시가지 곳곳에 매복해 있는 경비대를 피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 ‘옵저버’ 덕분이었다. 그리고…….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히터, 부대원을 집결시켜라. 바로 이동한다.”
아크는 바로 부대원을 데리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의용군은 대부분 타투인의 외곽에서 게릴라전을 치르고 있었다. 당연히 경비대도 대부분 외곽에 배치되어 아크가 이동하는 중심지에는 규모가 큰 부대는 없었다.
그래도 요소요소에 매복하고 있는 경비대가 있었지만 부대 단위의 복병은 방금 전처럼 기습 공격으로, 그리고 감시나 정찰을 위해 배치된 서너 명 수준의 적은…….
“저쪽이다. 우측 300미터 지점.”
아크가 ‘옵저버’로 찾아내 위치를 지정하면.
투퉁! 투퉁! 투퉁! 투퉁!
그 즉시 10여 명의 스나이퍼가 저격!
동시에 10발의 탄환에 일점사로 헤드샷을 당한 경비대는 머리가 폭발하는 끔찍한 장면을 연출하며 쓰러졌다.
그러면 바로 기동대원이 신속하게 이동해 시체를 은폐. 주위를 경계하는 사이 나머지 대원이 다음 포인트로 이동했다.
그리고 잠시 후.
‘……황성!’
아크가 모퉁이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황성을 바라보았다.
이런 상황이라도, 당연히 황성에는 상당한 병력이 배치되어 있을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처럼 몰래 잠입해 기습적으로 황제를 구출하는 것. 그러나 황성은 시가지와는 다르다.
황성 주위로 300여 미터는 몸을 숨길 장애물 하나 없는 광장. 뿐만 아니라 각종 탐지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들키지 않고 황성으로 잠입하는 것은 불가능!
“모두 준비를 철저히 해라.”
황성의 경비를 살피던 아크가 이퀄라이저를 고쳐 잡으며 말했다.
“아마도 황성에는 상당한 병력이 배치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들키지 않고 잠입하기는 무리. 따라서 지금부터는 속도전. 최대한 빨리 황제를 구출해 탈출하는 수밖에 없다. 뒤처지거나 부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된 부대원은 버리고 간다. 남겨진 부대원이 할 일은 오직 하나, 죽을 때까지 적을 막는 것뿐이다. 모두 그만한 각오는 돼 있겠지?”
“물론입니다.”
대원들이 결연한 표정으로 끄덕였다.
이에 잠시 숨을 고른 아크가 모퉁이 밖으로 뛰어나가며 소리쳤다.
“자, 시작이다! 모두 돌격!”
챙강! 챙강! 챙강! 퍼펑! 퍼펑! 퍼펑!
그때였다. 돌연 정면으로 보이는 황성이 창문이 일제히 깨지며 연속적으로 포성이 울렸다. 그와 함께 아크와 히터 부대를 향해 뻗어 오는 수십 발의 RPG!
“헉! 무, 무슨…… 피해라! 소드 디펜스!”
아크가 황급히 이퀄라이저를 휘두르며 소리쳤다.
그러나 ‘소드 디펜스’도 모든 포탄을 막기는 무리! 게다가 150의 대원이 모여 있어 ‘소드 디펜스’로 궤도를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여기저기에서 폭발이 일어나자 미처 피하지 못한 대원들이 부상을 입고 쓰러지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문제는 당장의 피해가 아니다.
‘반응이 너무 빠르다! 설마……?’
“유流!”
위이이이! 쇄애애액!
그때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함께 번뜩이는 물체가 날아왔다. 아크가 황급히 뒤로 물러나자 바로 앞에 푸른빛을 뿜어내는 검 한 자루가 박혔다. 본 적이 있는 검이었다.
‘이 검은 분명…….’
“폭爆!”
그때 뒤를 이어 아크를 향해 폭사되는 붉은 검!
아크가 반사적으로 이퀄라이저를 치켜들자 마주친 검이 폭발을 일으켰다. 이에 튕겨 날아가 몇 바퀴 구르다가 고개를 들어 올리자 황성에서 수백 명의 병사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아크의 눈은 오직 1명, 2층에서 해골 문양이 새겨진 망토를 펄럭이며 떨어지는 사내에게 꽂혀 있었다.
오랜만이지만 반갑지 않은 얼굴.
“너무나 예상대로라 되레 김이 빠지는군.”
사내가 손을 들어 올리자 방금 전에 날아왔던 검 두 자루가 빨려 들어가듯 돌아갔다. 그 검을 쥐고 너무도 편해 보이는 표정으로 아크를 바라보는 외눈의 사내는 호크!
“간파……당한 건가?”
아크는 호크, 그리고 그 뒤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병사들을 훑어보며 신음처럼 중얼거렸다.
그러자 호크가 같잖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뭐라고 대답해 줘야 할지 모르겠군. 혹시 너, 자신이 굉장히 똑똑하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나를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건가?”
“그야…….”
아크가 입술을 깨물며 호크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잠시 후, 그 입술이 갑자기 좌우로 길게 찢어졌다.
“둘 다지.”
“호오! 죽이기 전에 들어 볼까? 이런 상황에서도 그런 건방진 생각을 할 수 있는 이유를?”
“호오! 그렇다면 죽이기 전에 말해 주지, 이런 상황에서도 그리 건방지게 생각하는 이유를.”
아크가 호크의 말투를 흉내 내며 대답했다.
“실은 내가 말이지. 얼마 전에 새삼 깨달은 것이 있거든. 그것도 두 개나. 그중 첫째는, 게임은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잠시 말을 멈춘 아크가 씨익 웃었다.
“게임은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레피드’ 님에게 통신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님프가 진동하며 메시지가 떠올랐다.
SPACE 5. 반격의 시작 (1)
들썩들썩. 팍!
들썩이던 바닥에서 뭔가가 솟아 나왔다.
묵직한 포석 사이를 뚫고 나온 그 금속 물체는 삽!
이어 삽이 주위를 수차례 왕복하더니 포석이 옆으로 밀리며 시커먼 얼굴이 불쑥 솟아 올라왔다.
“뚜, 뚫었다!”
감격스러운 표정의 사내는 퍼거슨!
그는 해내고야 말았다. 느닷없이 극락 의자에 결박되어, 느닷없이 저승→T-20을 경유해 타투인 외곽에 도착하자마자 아무도 모르는 땅속에 처박혀서 피눈물을 쏟으며 삽질!
그리고 다시 삽질! 또 삽질! 더 삽질!
장장 일주일 만에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밖으로 나온 것이다. 그 감동을 자세히 표현하자면…….
“어이! 뭐 해? 빨리 나가!”
“윽! 찌르지 마세요! 그거 삽이죠? 악! 아프다고요! 게다가 나는 그쪽에 지병이…… 악!”
퍼거슨이 비명을 터뜨리며 황급히 기어 올라왔다.
그러자 마치 개미가 몰려나오는 것처럼 줄지어 사람들이 기어 나왔다.
그의 동생 B와 일명 ‘친위대’라고 불리는 아크의 졸개. 그리고 아크의 졸개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리 보나 저리 보나 졸개로밖에 보이지 않는 레피드.
바로 퍼거슨의 극락 의자 동기이자 지난 일주일간 진한 우정을 느끼며 함께 삽질을 했던 동지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작전 지역을 확보하라.”
“알파, 현 지점 이상 무. 확보 완료.”
“브라보, 출구 좌우 복도 상황 확인 이상 무. 확보 완료.”
“좋아, 팀원들은 그 상태로 대기하고 각 팀장은 작전 지역과 내용을 검토한다. 이번 작전은 신속함이 생명이다. 시계를 맞추고 1분 안에 모든 내용을 숙지하라.”
“3, 2, 1, 셋!”
실제 특수부대를 방불케 하는 기민한 움직임.
당연하다. 이들은 실제 특수부대니까, 그것도 현직으로. 레피드 일행을 따라 나온 50명의 사람들은 이슈람 휘하에 있던 루시퍼 헌팅 대원들인 것이다.
이들이 이런 곳에 있는 이유는…….
“작전 목적은 인질 구출, 요구주자는 은하연방의 황제 바알이다. 모두 인상착의를 재확인하라.”
……이거다!
일주일 전부터 아크가―정확히는 레피드 일행이― 진행하던 땅굴 작전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이게 사실 아크가 작전 ‘D’를 실시하고 히터 부대와 함께 황성으로 진격해 온 진짜 이유였다.
-상대는 다름 아닌 호크다. 어떤 상황이든 내가 황제를 구출할 거라고 생각할 거야. 그러니 설사 전황이 불리해도 황성을 비우지는 않겠지. 그게 이번 작전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다. 호크가 황성에 남아 있는 한, 설사 땅굴을 뚫어도 성공 확률은 낮아. 하지만 놈이 내가 직접 황제를 구하러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방법은 있다!
아크가 미끼가 되는 것.
사실 아크는 아무리 은밀하게 움직여도 호크가 자신의 동선을 예상하지 못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너무 드러내 놓고 움직이면 의심을 사겠지.
때문에 일부러 히터의 유격부대와 함께 최대한 은밀하게 황성으로 진군해 왔던 것이다.
진짜 구출 부대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서.
그러나 아무리 아크가 나타나도 황성의 병력을 모두 동원할 리가 없다. 황제를 지키기 위한 병력은 남겨 두리라. 루시퍼 헌팅 대원들이 필요한 이유가 그것이다.
첩자의 존재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호크의 감시를 100% 피할 수 있는 병력은 이들밖에 없으니까. 게다가 이슈람에게 빌려온 50의 대원들은 하나 같이 고렙―이슈람 덕분에―에 이런 분야의 전문가!
“일단 지형부터 확인한다. 탐색병.”
“네, 소나 스캔Sonar scan.”
한 대원이 님프를 조작하자 그들이 들어온 곳, 황성 지하의 지형이 입체로 떠올랐다.
그러자 지휘를 맡은 하퍼라는 사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편하군. 이런 기계가 현실에도 있다면 편할 텐데 말이야. 자, 이게 작전 지역이다. 작전을 개시하면 따로 지도 따위를 볼 시간은 없을 테니 모두 숙지하라. 현 위치가 이곳.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황제는 지하 시설 어딘가에 감금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그중에서도 당연히 지키기 쉬운 곳이겠지. 따라서 가장 확률이 높은 곳은 이곳이다.”
“카피.”
하퍼가 한 지점을 가리키자 팀장들이 끄덕였다.
“자, 작전 개시. 알파 팀 선두. 브라보 팀은 주위를 경계하며 따라붙는다.”
그리고 바로 행동 개시. 50명이 움직이면서도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과연 대한민국의 특수부대라고 할 수 있었지만…….
“실패하면 모두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해라, 현실에서. 진짜 뒈지는 거다.”
이어지는 하퍼의 말에 대원들이 부르르 떨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이들의 뒤에는 ‘이슈람의 공포’가 존재하는 것이다. 뭐 어쨌든.
“에…… 그러니까…… 이번 작전의 주역은 우리가 맞죠?”
정작 일주일 동안 죽어라 땅굴을 뚫은 레피드와 퍼거슨, B, 친위대원은 막상 황성에 도착하니 할 일이 없었다.
레피드와 퍼거슨, B도 나름 고렙 유저.
친위대원도 나름 아크 밑에서 상당한 훈련을 해 왔지만 루시퍼 헌팅 대원들은 조직력의 수준이 다른 것이다. 그러나 레피드는 자존심이 상한다기보다는 당혹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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