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74)
아크 더 레전드-574화(574/875)
[574] SPACE 9. 업데이트 (3)레피드가 황성에 잠입했을 때, 황제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다. 결국 레피드가 황성으로 잠입하기 전에 이미 이얀이라는 유저가 황제를 빼돌렸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원래는 아크의 공적이 되었어야 하는 일이었다. 애초에 이얀이 황제를 구출할 수 있었던 것은 아크가 타투인으로 돌입했기 때문이니까. 또한 이얀이 아니었어도 ‘아크의 지시’를 받은 레피드와 특수부대원들이 구출했을 테니까. 그런데! 그런데!
‘다 차려 놓은 밥상(?)을 가로채다니!’
그러나 아크가 아무리 분통을 터뜨려도 소용없었다.
이번 공적 순위를 정한 사람은 문제의 바알 황제다. 황제는 그런 세세한 내용 따위는 알지도 못할뿐더러, 설사 알아도 직접 자신을 구출한 이얀을 최고 공훈자로 선정했으리라.
이제 와서 아크가 이얀의 멱살을 쥐고 흔들어도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칫, 2위로 만족해야 하는 건가?”
그래서 아크는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지만.
“2위도 네가 아니다. 네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2위는 데커드라는 사람이다.”
“데, 데커드요?”
당연히 안다! 그 자식 때문에 기껏 세워 두었던 작전이 몽땅 무용지물이 되었으니까!
사실 애초에 아크의 작전대로 레피드 부대가 황성 바로 아래까지 땅굴을 파며 진군했을 때 실드를 부수고 돌입했다면 1위를 이얀에게 빼앗길 이유도 없었다.
실드가 계획보다 너무 빨리 깨지는 바람에 이얀에게 선수를 빼앗기고 의용군도 의용군대로 피해가 커진 것이다.
그런데 벌을 주지는 못할망정 2위 공훈자라니?
아크로서는 어이가 없었지만…….
“타투인 공략의 핵심은 역시 실드다. 어찌 됐든 데커드는 실드를 파괴해 의용군이 타투인으로 진군할 수 있었지. 덕분에 이얀이 황제 폐하를 구출할 수 있었고.”
달리 해석하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그럼 저는 3위입니까!”
이쯤 되니 보상을 떠나 울화가 치민다.
이에 아크가 울컥한 표정으로 따지듯이 소리치자 마틴 후작이 고개를 저었다.
“아쉽지만 3위도 다른 사람이다. 자렘을 몰고 온 이슈람이라는 사람이지. 자렘은 타투인 함락에 핵심 전력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정체불명의 괴수에 처음으로 치명상을 입히기도 했다. 그리고 괴수의 몸속으로 돌입해 전투까지 벌였지.”
이쯤 되면 의문이 생긴다.
좋다. 다른 사람들의 공적은 다 인정한다고 치자.
그러나 아크의 공적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어찌 됐든 이번 사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의용군. 1만이나 되는 의용군이 경비대와 싸우며 쌓은 공적은 어마어마하리라. 그리고 아크는 의용군의 대장. 보통 지휘관은 휘하 부대원이 공적을 세우면 보너스가 주어진다.
그런데 1위는커녕 3위에도 들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었다.
분명 지휘관은 휘하 부대원이 공적을 세우면 그냥 앉아만 있어도 일정 양의 공적치 보너스를 획득할 수 있다.
휘하 부대가 활약했다면 그건 지휘관의 역할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도 되니까.
돌려 말하면, 반대로 병사들의 희생은 지휘관의 책임이라는 말이다. 의용군의 공적이 아크에게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이번 전투에서 의용군이 입은 피해는 장난이 아니다.
마테인의 배신으로 함정에 빠진 부대가 여럿 전멸했고, 괴수가 난사한 광선에 맞아 죽은 유저도 부지기수! 아크는 지휘관이라 공적치 보너스를 받았지만, 그 이상으로 발생한 전사자의 수만큼 공적치가 마이너스되기도 한 것이다.
그래도 괴수를 쓰러뜨렸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사실 괴수의 심장이었던 흑수정을 파괴한 사람도 아크가 아니었다. 아크가 흑수정을 파괴하려는 순간 다급해진 호크가 검기를 뿜었고, 이미 호크의 행동을 읽고 있던 아크는 살짝 회피. 그 검기가 흑수정을 파괴한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괴수의 심장을 파괴한 사람은 호크!
……자폭이었다.
덕분에 아크는 이얀과 데커드, 이슈람에게도 밀려…….
“넌 4위다. 뭐 그래도 나름 선전했다고 할 수 있지. 잘했다. 칭찬해 주마.”
마틴 후작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기쁘지 않았다. 기쁘기는커녕 OTL! 기껏 공들여 차려 놓은 밥상을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놈들―이슈람은 예외지만 어쨌든!―이 처묵처묵했는데 기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사실 아크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 있었다.
레피드 일행이다.
이들은 아크의 호출에 극락 의자로 저승까지 갔다가 타투인으로 날아왔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죽어라 삽질을 한 끝에 황성에 도착했지만 황제는 이얀이라는 녀석이 먼저 채 갔다. 이에 황성을 뒤지던 중에 괴수가 등장하는 바람에 무너지는 잔해에 깔려 사이좋게 ‘유다희’!
두 번이나 죽었지만!
일주일 동안 삽질을 했지만!
공적치는 0! 심지어 황제 이하 마틴 후작, 1만이나 되는 의용군 중 누구도 그들이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것이다.
레피드 안습! 캐안습!
뭐 그런 사실이 딱히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이제 와서 이를 갈아 봤자 치과밖에 더 가겠는가?
‘그래도 레피드보다는 나으니까…….’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
“뭐 이번에는 호크에게 한 방 먹인 것만으로 만족하는 수밖에 없지. 그리고 이로써 T-20과 이큘러스의 안전은 확보한 셈이니 불평만 할 일도 아니야. 좋아. 4위, 뭐 됐어.”
아크는 짐짓 대범한 척했지만, 그래도 4위다.
뿐만 아니라 아크는 다른 유저와 달리 이스타나에 들어오기 전에 먼저 연방군의 《이스타나 실종》 퀘스트를 받은 상태였다. 그리고 《구국의 영웅이 되어라!》 퀘스트가 완료되며 그 역시 같이 완료. 이 두 가지를 퀘스트 보상을 합하면 1위 못지않았다.
그 첫 번째는 당연히 경험치와 모험치, 그리고 명성이다.
캐릭터 정보창
이름 : 아크(R-02788) 레벨 : 203
종족 : 인간 직업 : 엘림의 계승자
명성 : 70,430
생명력 : 4,255(+550)
정신력: 1,330(+500)[마나 : 25 포스 : 1,825]
모험치 : 16,560
힘 : 516(+80) 민첩 : 536(+134)
체력 : 726(+115) 지혜 : 41(+30)
지능 : 506(+95) 운 : 46(+25)
통솔 : 227
※칭호 : 피스메이커(힘, 민첩, 체력, 지혜, 지능, 운 +5)
시공간 돌파자(힘, 민첩, 체력, 지혜, 지능, 운 +10)
기간틱 슬레이어(기계 생명체에 15%, 기간틱에 30% 추가 대미지)
아타마스의 영웅(힘, 민첩, 체력, 지혜, 지능, 운 +5)
히어로 슬레이어(힘, 민첩, 체력, 지혜, 지능, 운 +5)
※세트 아이템 효과 : (힘, 민첩, 체력 +10. 방어력 +20)
※공헌도 : 은하연방 35,020, 아슐라트 2,500
※소속 : 다크에덴(CEO)
※신체 코팅 : 서바이버
+서바이버 코팅으로 환경 적응력이 50% 상승했습니다.
+서바이버 코팅으로 만복도의 감소 속도가 30% 낮아졌습니다.
+서바이버 코팅으로 낙하 데미지를 50% 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서바이버 코팅으로 ‘투시’ 효과가 적용되었습니다.
아크가 이스타나로 들어올 때의 레벨이 184.
의용군을 규합해 진군하며 마지막으로 함락시킨 유리우스의 페어리에 등록할 때는 거기서 7이 더 올라 191이었다. 그리고 타투인 함락과 동시에 《이스타나 실종》과 《구국의 영웅이 되어라!》에서 공적 4위로 받은 경험치로 단숨에 12레벨 상승!
마의 200 장벽을 돌파하고 203레벨이 되었다.
거기에 명성 12,000과 모험치 3,000이 추가로 들어왔다. 그리고 보상은 아니지만 1만 의용군을 지휘하는 사이에 한동안 변화가 없던 통솔 스텟도 107이 상승해 226이 되었다.
그러나 이번 보상의 핵심은 추가 보상이었다.
-공훈 포인트 70,000을 획득했습니다.
이번 퀘스트의 보상은 공훈 포인트라는 방식으로 주어졌다. 이에 대해 마틴 후작은…….
“이번 전투로 은하연방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연방군과 이스타나의 각 도시, 타투인 역시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 그리고 황제 폐하 역시 무사히 구출되기는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발견 당시 미라처럼 변해 있었다. 이번 공훈자를 포상하는 공식적인 행사를 치르지 못하는 것이나, 포상을 훈장으로 대체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쿠테타는 일단 저지했지만 이를 복구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자금이 들어가겠지. 그런 상황에서 수천이나 되는 공훈자들에게 물질적인 보상을 해 주기는 무리. 때문에 잠시 유예 기간을 두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은하연방은 곧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장비품이나 우주선의 파츠를 대거 공개할 계획이다, 공훈 포인트로만 구입할 수 있는.”
……라는 설명을 덧붙였지만 아크는 진실을 알고 있었다.
이게 새로 업데이트된 공훈 시스템을 이용하게 만들기 위한 제작사의 음모라는 것을!
뭐 어쨌든 그런 식으로 따지면 아이템을 받는 것과 다름없다. 아니, 실제로 어떤 신상이 출시(?)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보상을 고를 수 있게 됐으니 더 좋아진 셈이다.
게다가 아크에게는 다른 기회가 주어졌다.
아니, 이게 기회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이번 사건이 모두 마무리됐다고는 할 수 없다.”
대략적인 얘기가 정리됐을 때 마틴 후작이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직 대외적으로 발표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쥬벨과 호크는 살아 있는 것 같다.”
“에? 살아 있다고요? 어떻게요?”
“나도 정확히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괴수의 잔해를 샅샅이 수색했지만 쥬벨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호크 역시 마찬가지. 은하연방의 페어리 시스템을 몇 번이나 검색해 봤지만 호크의 DNA가 복제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혼란을 틈 타 도주했다고 봐야겠지. 너를 따로 부른 이유가 그 때문이다. 일단 쿠테타는 막았지만 이번 사건은 이스타나가 사라진 것이나, 황성 지하에서 나타난 괴수를 포함해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이 많아. 또한 쥬벨과 호크가 살아 있다면 아직 안심할 수 없다. 쥬벨도 그렇지만 호크도 이대로 포기할 리가 없으니까.”
그건 아크도 동감이다. 그리고 마틴 후작이 무슨 말을 할지도 대강 짐작이 되었다.
“쥬벨의 근거지는 이스타나였지만 호크는 개척지다. 호크는 개척지에 하이브까지 가지고 있는 자이니 아마도 놈들이 무사히 이스타나를 탈출했다면 개척지로 갔겠지. 하지만 연방군은 범우주 특별 조약 탓에 개척지에 들어갈 수 없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쥬벨과 호크가 이스타나를 무사히 탈출했다고 공표하기도 힘든 입장이다. 그러니…….”
“저밖에 없겠군요.”
“그렇지.”
마틴 후작이 씨익 웃으며 끄덕였다.
“네게 모든 짐을 떠넘길 생각은 없다. 하지만 연방군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먼저 쥬벨과 호크의 소재를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 네가 해 줘야 할 일이 그것이다.”
“공훈 포인트는 팍팍 주시는 겁니까?”
“하는 것 봐서.”
마틴 후작은 슬쩍 대답을 회피했지만.
《쥬벨과 호크(개척 퀘스트)》
한때 은하연방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쥬벨과 호크의 음모는 의용군과 연방군의 협공으로 분쇄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이 많을뿐더러, 정작 주범인 쥬벨과 호크는 그 과정에서 도주한 정황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마틴 후작은 이번 사건에 깊이 개입되어 있는 당신에게 이들의 행방을 찾아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이는 은하연방의 미래와도 관련되어 있는 일. 임무를 성실히 수행한다면 그만한 보상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난이도 : -》
개척 퀘스트! 그러니까 레어 퀘스트다.
뿐만 아니라 정보창에 버젓이 보상이 빵빵하다고 적혀 있었다.
‘게다가 거저먹는 퀘스트나 다름없어. 호크는 예전부터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던 놈이다. 그리고 이번 일로 분명 더 세차게 이를 갈아 대고 있겠지. 뭐 당장은 입장상 대놓고 싸돌아다니지 못하겠지만 좀 잠잠해지면 굳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언젠가는 놈이 먼저 내 앞에 나타날 거야.’
그때 잽싸게 마틴 후작에게 일러바치면 OK!
그러면 호크는 X 되고, 아크는 빵빵한 공훈 포인트를 받는 것이다. 좋은 소식은 더 있었다.
“그리고 하나 더 말해 줄 것이 있다.”
그때 마틴 후작이 히죽거리며 퀘스트를 받아 챙기는 아크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네 여자 친구와 관련된 일이다.”
“네? 여자 친구? 혹시 이리나 말입니까?”
좀 뜬금없는 마틴 후작의 말에 아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아크는 이리나를 만나지 못한 지 꽤 되었다.
칼리의 습격에 이어 쥬벨 후작의 쿠테타까지, 줄지어 사건이 일어나 아크도 시간이 없었지만, 이리나도 나름 바빴기 때문―왜인지는 모르지만―이다. 그런데 갑자기 마틴 후작이 이리나 얘기를 꺼내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어지는 말은 더 당혹스러웠다.
“그래, 나도 일부러 알아보지 않아서 모르고 있었는데 이리나는 마티우스라는 곳에 있었던 모양이다. 공교롭게도 네가 선처를 부탁했던 정의남이라는 사람이 징용된 혹성이지. 아, 그리고 얼마 전에 이큘러스를 습격했던 칼리 일당도 그곳에 있다.”
“에? 에? 에? 에에에?”
느닷없이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져 뭐부터 놀라야 할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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