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81)
아크 더 레전드-581화(581/875)
[581] SPACE 2. 돌아오다 (3)-바이엔의 호감도가 150 상승했습니다.
바이엔의 호감도 급상승!
뭐 말했듯이 이제 와서 큰 의미가 없지만, 업무 효율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사장에 대한 호감이나 충성도가 높을수록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은 당연지사!
“무턱대고 좋아할 일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법인 것만은 분명하군. 덕분에 나도 한숨 돌릴 수 있겠어.”
멜린이나 바이엔에 비해 하마드란은 좀 더 신중한 태도를 취했지만 그 역시 만족하는 눈치였다.
“그럼 일단 복구 자금 문제는 합병 문제가 끝난 뒤에 다시 의논하기로 하고, 문제는 민원이군. 자네도 봐서 알겠지만 지금 T-20은 이번 전투로 받은 피해보다 그 피해로 생긴 민원 문제가 더 심각하네. 특히 방역 시설에서 유출된 약품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제는 미룰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야. 또한 무턱대고 돈만 쏟아붓는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지. 다행히 T-20에도 전문가가 있기는 하지만…….”
하마드란이 슬쩍 제피를 바라보았다.
제피는 생체 해부학, 생체 물리학, 생체 마법학 등등 그녀의 성격을 생각하면 위험하기 짝이 없는 분야의 박사 학위를 6개나 가지고 있는 자칭 천재였다.
뿐만 아니라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오늘은 자기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임에도 먼 산을 바라보며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이유는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아크는 할 말이 많았다. 그러나 일단 지금은 다른 문제를 논의 중이니 보류.
하마드란의 말이 이어졌다.
“지금 방역 시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각종 문제는 제피 혼자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넓고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네. 일단 급한 대로 관련 지역을 격리시켜 놓기는 했지만 빠른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네.”
“있습니다, 전문 인력.”
아크는 1초도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아크의 대답에 하마드란이 눈을 동그랗게 만들며 되물었다.
“있다고? 아, 혹시 자네와 함께 수송선에서 내린…….”
“아니요. 그들은 아닙니다. 제가 말한 전문 인력은 이미 T-20에 있습니다.”
“T-20이라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간단합니다. 일을 만든 녀석들에게 처리를 맡기겠다는 말입니다. 그건 바로…….”
아크가 히죽 웃으며 대답했다.
마틴 후작과 T-20 복구 문제로 얘기할 때 얻은 수확이 있다면 단 하나, 이것이었다.
“조건이 있습니다.”
마틴 후작이 뒷짐을 지고 창밖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T-20 복구 자금은 나중에 주면 안 될까?’라는 말을 한 직후, 뚱한 표정을 짓던 아크가 말했다.
“T-20 복구 자금의 지원을 무기한 연장하는 대신 조건이 있다고요.”
“빚쟁이처럼 말하는군.”
“뭐 받을 돈이 있으니 빚쟁이는 빚쟁이죠. 사실 그렇잖아요. T-20 복구 자금은 누가 봐도 은하연방이 물어줘야 하는 돈이잖아요.”
“누가 안 준다더냐?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거잖아!”
“나 참, 후작님은 돈 빌려 본 적도 없어요? 아니, 뭐 없겠지만. 외교도 비슷하잖아요. 상대가 사정을 봐서 한발 양보하면 이쪽도 뭔가 하나 더 던져 주는! 뭐 그런 거!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런데 양보하라면서 내 조건은 들어 볼 생각도 않고 화부터 내다니! 후작님이라고 힘없는 시민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겁니까? 국가 권력의 횡포입니다!”
“이노무 자식이…….”
마틴 후작이 울컥한 눈으로 노려봤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입맛을 다시며 물었다.
“대체 뭔데 그래?”
“사람을 좀 빌려주십시오.”
“사람을? 하아, 이 상황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냐? 타투인이 쑥대밭이 되었다. 그리고 이스타나의 치안을 담당하던 수도 경비대는 모두 체포되어 재판을 기다리는 상황이야. 지금 연방군은 타투인 복구 작업은 물론 이스타나의 치안까지 맡아야 한다는 말이다.”
“연방군의 인원을 빼 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아니면?”
“경비대원입니다.”
“경비대? 하지만 그들은 모두 이미 체포되어 재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아무리 나라도 그런 자들을 마음대로 빼낼 수는 없어.”
“빼낼 필요 없습니다, 제 타운에 있으니까.”
T-20을 공격했던 이한 이하 400여 경비대원들이다.
“제 말은 그들을 연방군에 인계하는 시기를 좀 늦춰 달라는 말입니다. 뭐 후작님의 이름으로 연방군에 인계될 때까지 내 지시를 따르라는 명령서 1장 써 주시면 더 좋고.”
“아하, T-20을 공격한 자들을 복구 작업에 동원한다는 말이군. 그거 괜찮은 방법이데? 아니, 타투인 재건 작업에도 써먹을 수 있겠어.”
사실 마틴 후작도 경비대의 처리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쥬벨 후작에게 동조해 경비대를 움직인 것은 총감과 각 지역의 경무관, 말하자면 윗대가리들이었다.
만약 이게 지방의 분쟁 정도의 일이었다면 그저 명령에 따르기만 한 일반 대원들은 처벌 대상도 아니었으리라. 그러나 쿠데타다, 심지어 황제까지 감금하고 벌인. 일개 경비대원이라고 어영부영 넘어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괴수가 폭발한 뒤에 투항한 경비대의 숫자는 15,000! 마틴 후작은 이들이 재판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지만 지금처럼 어수선한 정국에 그런 재판을 하기는 무리. 아니, 당장은 그만한 숫자를 가둬 둘 감옥조차 없는 것이다.
이에 마틴 후작은…….
“모두 들어라! 너희는 황제 폐하를 감금하고 반란을 일으킨 죄인들이다. 법대로 처리한다면 최소 수년은 감옥에서 썩어야 하겠지. 하지만 모든 일에는 예외라는 것이 있는 법. 나 역시 군인이라 상관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너희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또한 황제 폐하 역시 너희들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기시는 바, 너희 스스로 죗값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이에 따라 이제부터 너희들은 타투인의 재건 사업에 동원될 것이다. 너희 손으로 직접 무너진 건물을 일으키고 부서진 도로를 닦으며 자신이 저지른 죄를 반성하라. 이에 충분한 성의를 보이는 자는 황제 폐하의 하해와 같은 은혜로 형을 면해 주겠다.”
아크의 아이디어를 슬쩍해 적당히 편집한 뒤에 발표했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타투인에서 투항한 경비대가 약 15,000. 차고도 넘치는 숫자다. 그러니 굳이 네 타운의 경비대까지 데려올 필요는 없겠지. 뭐 복구 자금 지원이 늦어지는 데 대한 이자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마틴 후작에게 <업무 지시 명령서>를 획득했습니다.
그리하여 ‘업무 지시 명령서’ 겟!
T-20을 공격했던 이한 이하 400여 경비대는 늦어지는 복구 자금 지원의 이자로 계산되어 아크에게 팔리는 신세가 되었다.
“경비대를…….”
하마드란이 살짝 찜찜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T-20을 이런 상태로 만들어 버린 범인들. 그런 자들을 T-20에 풀어놓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마틴 후작님이 그에 관한 공식 문서를 작성해 주셨습니다. 만약 경비대가 지시를 따르지 않고 또다시 T-20을 공격하거나 도주하면, 단순 가담자가 아닌 쿠데타의 주범이 돼 버리는 겁니다. 쥬벨과 호크가 쿠데타에 실패하고 행방조차 묘연한 지금, 일개 경비대원들이 그런 위험을 감수할 리가 없습니다.”
“그야 그렇지만…….”
“그리고 지금 T-20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들만큼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관리 사무소에 잡혀 있는 경비대는 대대 규모다.
그리고 대대는 단독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병과의 균형이 잡혀 있는 부대다.
당연히 의료 팀도 있을 터. 약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메딕도 서너 명은 될 것이다.
현재 T-20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 방역 시설에서 유출된 약품으로 인해 발생하는 민원을 맡기는 데 최적의 재원이었다. 다른 민원도 마찬가지다.
수도 경비대는 이스타나 전역의 치안을 담당하는 기관.
다시 말해 이스타나의 민원처리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전문가가 400여 명이다.
칼리의 습격으로 컴퍼니의 전력이 모두 이큘러스로 이동했다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발이 묶이는 바람에 수북이 쌓여 버린 민원도 400명의 경비대라면 제없이 해결되리라.
개중에는 엔지니어도 있을 테니 복구 작업에 필요한 인력도 OK!
‘그럼 이제 인력 부족 문제도 해결됐고…….’
“그런데 말이네.”
아크가 서류를 들척이며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려 할 때였다. 멜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럼 응접실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자네와 같은 수송선을 타고 온 사람들 말이네. 난 지금까지 T-20 복구 작업 때문에 데려온 인력이라고 생각했는데?”
“아, 그들은…….”
때는 바야흐로 어제, 장소는 타투인의 외곽.
페이에게 끌려간 아크는 의용군의 유저들과 술판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아크 님, 부탁이 있습니다!”
두 사내가 아크에게 다가오며 소리쳤다.
이들은 피터와 하퍼스, 마몽 준장의 부하들이었다. 아니, ‘한때’ 부하였다. 마몽 준장 탓에 본대와 떨어져 버린 이후, 피터와 하퍼스는 공공연히 아크의 부하라고 떠들고 다닌 전력이 있었다. 이들이 아크를 찾아온 이유가 바로 그거였다.
“저희를 직원으로 받아 주십시오!”
“……에?”
아크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동안 피터와 하퍼스가 하는 말을 그냥 농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니, 뭐 딱히 이 둘이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은 아니다.
이 둘은 일반 NPC―개척자 NPC가 아닌―지만 눈치도 빠르고 제법 실력도 있었다. 그리고 아크도 피터와 하퍼스가 마음에 들었다. 문제는 이들이 연방군이라는 점이다.
연방군을 직원으로 삼다니, 들어 본 적도 없는 것이다.
아크가 그런 표정으로 바라보자 피터가 대답했다.
“마몽 준장님의 허락은 받았습니다!”
“준장님이?”
“그래, 내가 허락했다.”
그때 이미 거나하게 취한 마몽 준장이 다가오며 대답했다.
“내가 준장이야! 준장이면 엄청 높은 거라고! 그런데 슬쩍슬쩍 무시하질 않나, 대놓고 네 말만 듣질 않나. 그딴 놈들, 난 필요 없어. 그래서 전역시켜 버렸으니 너나 가져.”
“아니, 그건…….”
“됐, 다, 고, 했, 잖, 아.”
마몽 준장이 눈에 힘을 주며 아크의 말을 잘랐다. 그리고 당혹스러워하는 아크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난 싸우는 것밖에 모르는 무식한 인간이다.”
……그건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그러나 취기 탓인지 답지 않게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고 있으니 일단 넘어가자.
“때문에 싸울 때는 항상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일개 사병에서 준장까지 될 수 있었지. 하지만 내가 싸울수록, 지위가 높아질수록 연방군에서 내 자리는 점점 사라졌다. 그래, 나도 알아, 내가 연방군 장군으로서 부족하다는 것쯤은. 하지만 말이다. 나도 원해서 장군이 된 게 아니야. 말했듯이 난 최선을 다해 싸웠을 뿐이다. 부하를 지키기 위해서, 전우를 지키기 위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아, 젠장. 뭐지? 이런 말을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그건 마몽 준장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그때 머리를 긁적이던 마몽이 불쑥 말했다.
“어쨌든, 지금까지 그런 나를 제대로 마주 보고 이해해 준 사람은 마틴 후작님과 내 휘하의 부하들뿐이었다. 그리고 이제 한 사람 더 늘었지. 너다, 아크.”
그건 인정한다.
확실히 마몽 준장은 이래저래 문제가 많은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크는 마몽 준장이 싫지 않았다.
그와 함께하면서 알게 됐기 때문이다.
마몽 준장은 항상 작전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제일 먼저 뛰어나간다. 당연히 항상 적의 포화가 집중되었지만 그는 아크가 기억하는 한, 단 한 번도 피한 적이 없었다.
일견 무식해 보이지만 그건 그 나름대로 전우를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그런 무식함, 싫어할 수 없지 않은가.
그때 마몽 준장이 피터와 하퍼스를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저런 녀석들이라도 나에게는 가족과 같다는 말이다. 그래서다. 나는…… 너와 이대로 헤어지는 게 싫어. 그러니까…… 뭐랄까…… 그렇다는 거다. 알았지?”
뭔 말인지 모르겠지만, 의미는 알아들었다.
마몽 준장은 아크와 어느 정도 인연의 끈을 만들어 두고 싶은 것이다.
가족처럼 생각하는 부하, 피터와 하퍼스를 아크의 컴퍼니에 넣는 방법으로. 그리고 그건 아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실 피터와 하퍼스의 말을 듣고 당황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괜히 마몽 준장과의 사이가 틀어질까 걱정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말한다면!
“네, 알겠습니다. 간간이 연락드리겠습니다.”
“하! 쪽팔리게 사내자식들끼리 계집애처럼 펜팔이라도 하자는 거냐?”
마몽 준장이 콧방귀를 뀌며 님프를 부딪쳤다.
-마몽(NPC)의 인식 코드(A-073)가 님프에 저장되었습니다.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어쨌든 이로써 피터와 하퍼스는 전역, 아크의 컴퍼니로 들어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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